현빈과 손예진이 주연으로 나오고 있는 tvN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에선 북한의 일상생활 모습이 생생하게 그려집니다. 비록 실제 북한의 일상을 그대로 보여줄 수 있는 다큐멘터리는 아니지만, 드라마를 통해 꽤나 근접하게 그들의 일상을 유추해볼 수 있을 듯합니다.

극중 현빈은 군인으로 나오는데, 그의 사택엔 작은 저장고가 하나 있습니다. 손예진이 보위부에 발각되는 곳이기도 한데요, 바로 땅 속 저장고입니다. 땅을 판 곳에 문을 달고 그 안에 음식물 등을 보관하고 있는 것이죠. 땅속 저장고는 겨울에는 얼지않고, 여름에는 상하지 않게 일정한 온도를 유지해줍니다. 물론 냉장고만큼 확실하게 일정 온도를 지키진 못하겠지만 말입니다. 하지만 전기에너지를 쓰지않고 음식을 저장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올해 겨울은 매섭지 않지만 그래도 땅은 얼어있습니다. 밭에는 거두다 남은 토종무가 몇 개 있습니다. 무가 필요할 때 하나씩 뽑아서 요리해 먹습니다. 겨울동안 바깥에 그대로 놔두어도 무는 얼지 않습니다. 그리고 마르거나 썩지도 않습니다. 마치 현빈의 저장고처럼 말이죠. 땅이 주는 열과 물 덕분에 여전히 싱싱합니다. 그래서일까요. 맛도 좋습니다. 쉽게 무르지 않고 탱탱한 것이 식감도 좋습ㄴ다.

 

올한해는 땅속처럼 이렇게 푸근하게 뭇생명을 감싸는 해가 될 수 있기를 희망해봅니다. 바이러스가 무서워 서로 접촉하지 못하고, 사람을 지킨다는 명목으로 동물을 살처분하고,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나무를 베고 숲을 없애는 일이 줄어들기를 소망해봅니다.

땅 밖에 있던 무와 땅 속에 있던 무의 비교사진. 땅 속에 있던 것은 여전히 싱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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