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어족이 온다 - 금융위기 후 전 세계 젊은이들을 사로잡은 라이프스타일 혁명
스콧 리킨스 지음, 박은지 옮김 / 지식노마드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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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오는 주말 로또 1등에 당첨된다면 무엇부터 할까?

당장 생계를 위해 해야만 했던 일을 집어치우고, 평소 하고싶었던 일들을 마음껏 하고 싶다. 만약 이렇게 생각했다면 <파이어족이 온다>라는 이 책에 조금은 공감할 듯싶다. 하지만 좋은 세단에 명품옷, 값비싼 음식 등을 먹고싶다고 생각했다면 이책 <파이어족이 온다>가 커다란 자극제가 되거나, 반대로 멀리 던져버리게 될 책이 될 것이다.

 

파이어(FIRE)족이란 '경제적 자립, 조기 퇴직'(Financial Independence, Retire Early)의 첫 글자를 따 만들어진 신조어다. 소위 금융위기 이후 밀레니얼 세대에게 새롭게 다가간 트렌드 중의 하나이다. 몇주 전 방영됐던 fvN시프트 김난도의 <트렌드 로드 뉴욕>에서도 언급되기도 했다.

 

앞에서 말했듯 로또 1등 당첨금이 있다면 평소 하고 싶었던 일을 하겠다는 이들에게 돈이란 수단이다. 파이어족이 뜻하는 경제적 자립에 방점을 둔 매개체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파이어족은 희박한 확률의 복권 대신 소비를 줄이고 열심히 일해서 복권당첨금과 같은 은퇴자금을 빨리 마련하는 것이 1차 목표다. 그리고 이 목돈이 마련되면 돈이 돈을 벌 수 있도록 굴려놓고 자신은 하고 싶었던 일을 마음껏 하겠다는 것이다. 자본주의적 시스템을 활용해 돈을 모으지만, 삶의 방식은 소비를 줄이고 자신에게 행복이나 가치를 줄 행위를 중시한다는 점에서 소비 줃심의 자본주의와는 거리를 둔다는 점이 특이하다. 물질적 풍요를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물질에 얽매이지 않을 자유를 돈을 통해 구축해놓고 정신적 풍요로움을 추구하겠다는 것이다. 즉 돈이란 자유를 위한 수단인 셈이다. 

 

그런데 우리나라 현실에서 이 조기은퇴가 가능한 사람은 얼마나 될까. 고소득, 고연봉자가 아닌 이상, 돈벌이 없이 생활할 수 있는 자금을 모아 일찍 은퇴한다는 것은 꿈속에서나 벌어질 일이다. 더군다나 임금격차가 더 벌어지면서 아무리 아끼고 아껴도 돈을 모으는 일조차 버거운 계층이 더 늘어나고 있다. 즉 파이어족의 취지에는 공감하더라고 그것을 실천할 수 있는 대상은 소수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먼나라 이야기이지 꿈같은 이야기라고 느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다만 아파트 한 채 사겠다고 목숨걸 것이 아니라, 파이어족이 지향하는 '행복의 최적화'를 위해 노력해볼 만한 의지를 불태우는 자극제는 될성싶다. 파이어족이 지향하는 것처럼 완벽한 소유물의 유혹에서 빠져나와 자유롭과 완벽한 삶을 위한 길을 모색해 보아야 하지 않을까. <파이어족이 온다>는 다소 우리 현실과 거리가 있어보이지만, 삶의 가치를 어디에 둘 것인지를 곱씹어 보고 싶어하는 이들에겐 일독을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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