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블랙코미디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추천. 폭소가 터진다거나 미소 또는 실소를 자주 짓게 하는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지루한 구석없이 이야기가 흘러간다.
2. 국도변의 남루한 카센타를 운영하는 재구와 순영 부부(박용우, 조은지 분). 읍내 카센타를 운영하는 청년회장의 텃세로 마을 사람들 자동차는 전혀 받지 못한다. 그러던중 우연히 '빵꾸'가 난 차 한 대가 들어온다. 공사장을 오가는 덤프 트럭에서 떨어진듯한 금속조각이 박혀 있었던 것. 재구는 퍼뜩이는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도로에 일부러 금속조각을 뿌려놓아 차들을 빵꾸내 돈을 벌겠다는 것이다. 생계형 범죄가 시작된 것이다.
3. 재구는 범죄로 돈을 모으기 시작하면서 금속조각을 뿌려놓는 것을 넘어 점차 범죄형태가 대담해진다. 처음엔 말렸던 순영도 적극적으로 범죄에 가담한다. 빵꾸를 때우러 오는 사람들에게 바가지를 씌우는 것도 여전하다. 그렇지만 돈을 더 벌겠다고 내리막길에 못을 박지는 않는다. 대형사고가 우려되서다. 나름 한계는 짓고 있었다. 하지만 정녕 아무도 이 생계형 범죄사실을 모르고 있었을까.
4. 개인적으로 영화[카센타]는 마치 김동인의 소설 <감자>를 떠올리게 만든다. 가난(돈)이 우리를 어떻게 파괴해가는지를 지켜보게 만든다.
5. 오늘도 생활고를 이유로 온 가족이 목숨을 저버리는 일이 발생했다. 차마 인간으로서의 자존감마저 버릴 수 없기에 선택했을지도 모를 이런 사건들은 우리를 슬프게 만든다. "그래도 우린 사람이잖아" 라는 재구의 목소리가 허공에서 메아리친다. 사람으로서 살아갈 수 있는 최소한의 조건은 오직 개인만이 스스로 해결해야 할 문제일까. 정말 누가 그들을 <생계형> 범죄로 내몰고 있는가. 묻지 않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