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때문일까. 비로자나불을 모신 비로전 앞 쪽엔 연못을 새로 만들어 풍취를 더했다. 각연사 비로자나불은 보물 제433호인데 광배와 대좌를 모두 갖춘 완전한 형태로 보존되어있는 점이 높게 평가되는듯하다. 비로자나불은 석가모니가 완전한 깨달음을 얻은 이후 현현한 모습이라고 한다. 사진처럼 엄지를 주먹 안에 넣고 왼손 검지를 오른손으로 감싸고 왼손검지와 오른손 엄지가 맞닿은 형태를 하고 있는 불상은 모두 비로자나불이라고 보면 된다. 지금 이곳에서 깨달음을 얻은 자가 바로 부처이자 그 모습이 비로자나불이니, 비로자나불은 세상 곳곳에 다양한 모습으로 나타날 수 있음을 표현한 것이라고 생각해본다. 그러니 비로자나불을 모시는 비로전은 실제론 지금 여기 서 있는 나의 모습이 바로 비로자나불의 모습이 되도록 수행에 정진할 것임을 맹세하는 장소였지 않을까 싶다. 복을 비는 자리가 아니라....
어쨌든 불상은 꽤나 호화롭다. 특히 광배는 화려하기가 이를데 없다. 광배를 들여다보고 있으려니 불상을 조각한 조각가의 조심스러움과 정성이 느껴진다.
지금 이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나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알아채는 길 속에 비로자나불이 기다리고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