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12. 15 겨울날씨답지않게 따듯. 섭씨 10도 정도에 해가 쨍쨍. 미세먼지 나쁨.

 

 

정말 방치에 가까운 블루베리밭을 정리했다. 겨울인데도 아침 한 나절 몸을 움직이다보니 땀이 날 정도다. 봄날씨 같은 햇볕에 일하기가 좋았지만, 오랜만에 힘을 쓰는 것이라 과욕은 부리지 않기로 했다.

 

 

블루베리주변으로 풀이 자라는 것은 좋지 않다는 의견을 주신 분이 있다. 유기농으로 포도를 재배하고 있는 영광포도원의 강혜원 대표는 초생재배를 하신다. 무투입에 가까운 강포도 농법 중 핵심은 풀을 키워 밭에 돌려보내는 것이다. 그런데 블루베리의 경우 산성을 좋아하는데, 풀을 자꾸 키우다보면 땅이 알칼리화되기에 좋지 않다는 의견이었다.

 

 

유기농으로 블루베리를 키우는 블루베리원의 정구홍 대표는 블루베리가 새 가지를 뻗게하기 위해서는 땅에 곰팡이가 피도록 해야한다고 말한다. 블루베리 뿌리가 곰팡이를 먹고 자란다는 것이다. 그래서 소나무 잎이나 버섯배지, 우드칩등을 뿌리 주위로 뿌려주는게 좋다고 한다.

 

 

그래서 실험을 하기로 했다. 이왕 풀을 방치해놨으니 1/4 정도는 풀을 그냥 놔두고 겨울을 나도록 하고, 1/4 정도는 풀을 베고 그 위에 유기농 버섯폐배지(버섯배지의 84%는 참나무톱밥, 15%정도는 미강이다)를 뿌리고, 나머지는 풀만 베어서 뿌리 주변에 깔아놓는 것이다. 올 겨울을 어떻게 나서 내년 봄에 어떤 차이를 보일지 관찰해볼 심산이다.

 

 

방치된 블루베리밭은 마치 짚을 쌓아놓은 모양이다. 풀들이 쓰러지면서 블루베리를 감싸고 있다. 혹시 이게 보온역할을 해 줄 수 있을까.

 

 

먼저 블루베리를 감싸고 있던 풀을 베어서 나무 주위로 쌓아두는 작업을 했다.
 

 

풀을 걷어내고 보니 사마귀가 집을 지어놓은 가지도 보인다. 뭐, 약 한 번 안친 곳이니 벌레 천지였을거다. 퇴비로 거의 안 주다 보니 블루베리가 새 가지를 뻗친게 별로 없다.

 

풀을 걷어내다보니 칡도 많이 보인다. 만약 계속 이런 식으로 방치하면 블루베리밭이 완전히 칡밭이 될 성 싶다. 아무리 자연적 농법을 지향한다고 하지만 자연의 힘을 빌리는 것일뿐, 사람의 힘을 전혀 쓰지 않는다는 뜻은 아니다. 즉 관리는 해야 한다. 최소한의 에너지를 투입하는 방향으로 말이다.

풀을 걷어내니 비로소 가지들이 모습을 보이기 시작한다. 블루베리를 심은지 2년이 되어가건만 맨 처음 심었던 것과 별반 다르게 보이지 않는다. 자라고 있다는 느낌이 없다. 무투입을 원칙으로 하지만, 무투입을 하기 위해선 먼저 땅심을 키워줘야 한다는 것을 새삼 깨우친다.

유기농버섯폐배지를 쌓아둔 곳도 방치상태였다. 한 삽 깊게 파본다.

굼벵이가 나온다. 꽤 많다. 그리고 여기저기 검은알 모양의 뭉쳐진 흙같은 것이 보인다. 이게 알인지 아니면 굼벵이 똥인지 잘 모르겠다.

 

버섯폐배지를 블루베리나무에 빙 뿌려놨다. 올 겨울을 나면서 곰팡이가 많이 생기기를 기원하면서.

 

버섯 폐배지를 뿌린 곳과 뿌리지 않은 곳. 과연 내년 성장은 어떻게 달라질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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