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1. 타란티노 영화를 좋아하고, 디카프리오와 브래드 피트의 연기를 믿는다면 강추. 영화의 모티브가 된 실화를 알지 못한다면 영화 후반부의 전개가 너무 뜬금없다. 그런데 뭐, 타란티노라면... 이라는 생각이 절로.

 

 

2. 그야말로 '옛날에 할리우드에서 말이야 이런 사건이 있었는데~'라며 이야기를 끌고 가는 재미가 솔솔. 만약 이 영화의 모티브가 된 샤론 테이트의 피살사건을 알고 있다면 영화 종반으로 갈수록 결말이 어떻게 맺어질지 심장이 쫄깃쫄깃.

 

 

3. 그런데 타란티노는 이 실화를 맥거핀으로 사용해버린다. 할리우드에서 실제 벌어진 사건은 찰스 맨슨(별을 왕창 달고 있는 범죄자, 차라리 감옥에서 살고 싶어했으나 사회로 나오게 되자, 당시 유행하던 히피의 생활방식을 차용해 자신을 따르는 집단까지 형성한다. 살인사건으로 사형을 선고받지만, 사형이 폐지되어 현재까지도 수감 중) 추종집단이 떠오르는 샛별 배우이자 임신중이던 샤론 테이트를 살해한다. 그런데 영화에서는 히피들이 맨슨의 지시대로 하지않고 릭 달튼(디카프리오 분)을 죽이려한다. 그야말로 샤론 테이트라는 인물 자체가 맥거핀(중요해 보이지만 실은 중요하지 않은)이 된다.

 

4. 타란티노는 [원스어폰어타임인 할리우드]에서 소위 '우상'들을 비튼다. 노이즈 마케팅이라 의심될만큼 시끄러웠던 이소룡을 바라보는 시선도 그 중의 하나이다. 개인적으론 타란티노가 이소룡을 인종차별적, 편견적 시선을 가지고 그렸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의 초기작 [킬빌]에서는 영화 전체가 이소룡에 대한 오마주이지 않은가? 이번 영화 속 이소룡도 그렇고 릭 달튼도 그렇고, 대중의 인기를 먹고 사는 배우들의 허세를 그려보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또한편으론 당시 시대의 아이콘이었던 히피에 대해서도 곱지않은 시선을 보여준다. 이것또한 우상 비틀기의 하나로 보여진다. 모든 '떠받듬'에 대한 차가운 시선이 불편할 수도 있겠지만, 비틀어진 시선으로 바라볼 필요도 있지않을까.

 

5. 릭 달튼과 그의 스턴트맨(매니저에 가까운) 클리프 부스(브래드 피트 분)의 관계는 영화 [라디오 스타]의 안성기와 박중훈을 떠오르게 만든다. 한때 최고의 인기를 얻었다 점차 내리막길을 걷는 배우의 옆에서 든든한 힘이 되어준 존재. 하지만 아내를 얻으면서 비용 문제로 클리프를 해고할 수밖에 없었던 릭. 영화가 끝나면 과연 이 둘은 어떤 관계를 계속 유지해 갔을지 궁금해진다. 감독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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