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을 처방해드립니다 - 건강을 지키는 완벽한 식탁 이야기
리나 네르트뷔 아우렐.미아 글라세 지음, 김성훈 옮김 / 반니 / 2018년 4월
평점 :
절판


식약동원(食藥同原)이라는 말이 있죠. '음식이 약과 같다'는 의미로 쓰여, '어떤 음식이 어떤 병을 낫게 하는데 도움을 준다'는 식으로 의학정보처럼 알려지거나, 이를 광고나 홍보로 이용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음식이 약이라는 관점은 정말 맞는 것일까요. 개인적으로는 음식과 약의 차이점은 그 약성의 정도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약이 될 수 있는 성분이 많아서, 즉 성질이 강해서 많이 먹거나 장기 복용시 해가 되는 것들이 바로 약이 될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약과 독은 동전의 양면처럼 느껴집니다. 반면 그런 약성이 약해서 매일 먹어도, 많이 먹어도 크게 상관이 없는 것들이 음식의 재료로 쓰였을 것입니다. 즉 음식과 약은 결코 같은 의미일 수 없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그럼에도 음식도 분명 어떤 약성을 소량이라도 지니고 있기에, 꾸준히 상복하는 것이 몸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충분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약식동원은 맞는 말이기도 할 것입니다. 아무튼 수없이 흘러넘치는 정보 속에서 건강과 관련된 것들이 상당합니다. 그런데 이 정보들이 서로 상반되기도 하고, 정말 그런 것인가 의심이 되는 것들도 있고, 왜 누구에게나 적용되는데, 나에게는 전혀 영향을 주지 않는 것인지 고개를 갸우뚱거리게 만드는 것들도 많습니다. 하루에 술 한 잔은 좋은 것인지, 적당하게 마시는 커피는 정말 몸에 이로운 것인지, 건강 정보는 하루가 다르게 서로 다른 주장의 연구자료들이 발표됩니다. 

 

이런 현상은 비단 우리나라만의 것은 아닌가봅니다. [음식을 처방해 드립니다]의 저자인 리나와 미아도 그들이 살고 있는 스웨덴에서 어떤 건강정보를 따라야할지 혼란스러워 합니다.

 

먹는 음식을 통해 우리가 스스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부분은 얼마나 될까 하는 관심이었죠.

 

그래서 저자들은 건강과 관련된 지식들을 모으고 분석하고 쫓아가다 최근에 주목을 받고 있는 마이크로바이옴에 관심을 갖게 됩니다.  

 

벵마르크 교수는 우리 몸의 면역계 중 80퍼센트 정도가 위장관에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리고 의학자로서의 남은 경력을 사람의 장내세균총을 최적화할 방법을 찾아내는 일에 헌신하겠노라고 결심했습니다.

 

그래서 저자들은 벵마르크 교수의 도움을 받아 장내세균총을 최적화하는데 도움을 주는 음식들을 탐구하기 시작합니다. 이 책은 그 탐구의 과정을 소개한 것들로 영화 '스타워즈'의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루크와 다스베이더를 등장시켜 재미있게 풀어냅니다. 장내세균총이 도움이 되는 음식들은 바로 루크가 좋아하는 것, 해로운 것은 다스베이더가 좋아하는 것으로 의인화해서 말이죠.

 

저자들이 주목하고 있는 것은 위에서 말했듯 장내세균총입니다. 그 중에서도 결장에 관심을 보입니다.

 

결장 속에 살고 있는 세균이 당뇨, 알레르기, 천식, 다발성 경화증, 자폐증, 심혈관 질환, 일부 암 등 다양한 질벙에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뇌와도 소통해서 우리의 체중, 성격, 심지어는 행동에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과학 연구를 통해 밝혀지고 있습니다. 위장관과 뇌 사이의 상관관계가 우리가 알았던 것보다 훨씬 깊어서 어떤 과학자들은 위장관을 두번째 뇌라고 부르기까지 합니다

.

후성유정학은 DNA와 환경을 잇는 연결고리입니다. 어떤 생활방식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이 유전자의 작동방식에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과학자들은 어떤 유전자가 활성화될지, 안 될지 결정하는 요인 중 하나가 바로 장내세균총일 수 있음을 요즘에 들어서야 이해하기 시작했습니다.

 

올바른 식생활은 장내세균총을 개선하고 염증을 막는 가장 간단하고, 빠르고, 효과적인 방법입니다. 인스턴트 음식, 냉동피자, 맥주 등을 주로 먹는 식습관을 다양한 채소가 포함된 식생활로 바꾸면 만성 질환 위험군이었던 사람도 만성 질환의 징후들이 어느새 사라지게 됩니다. 지금 바로 이런 가능성을 높여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장내세균총을 개선하는 음식은 무엇이 있을까요. 이 책에서 소개하는 것들은 서구음식재료들이 많습니다. 그 음식들을 한국인이 그대로 따라하는 것은 쉽지도 않을뿐더러, 그들과 우리의 소화기관이 동일하지 않을 수 있다는 가정하에-우유를 소화시키는 여부가 동양인과 서양인이 다르듯- 우리의 음식을 찾아보는 것도 좋을듯 합니다. 개괄적으로 말한다면 바로 식이섬유와 향신료로 요약할 수 있을듯합니다.

 

저자들은 각종 채소와 케일, 아보카도 등의 식이섬유가 풍부한 음식과 함께 계피, 정향, 생강, 후추 등 향신료를 권유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식이섬유와 향신료라는 범주에서 우리 식단에 맞는 재료들을 찾아보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 여기에 더해 최근 주목을 받았던 간헐적 단식도 권장하고 있네요. 그리고 건강을 추구하는 것을 개인적 차원을 넘어 사회적으로 모색해보자는 제안도 건넵니다.  

 

몸에 해로운 음식에 세금을 매겨서 더 비싸게 만들고 건강을 유지해주는 음식에는 세금을 낮춰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건강에 좋은 음식을 구입할 수 있게 하는 것이죠.

 

공공부문에서 어떤 음식들이 제공되고 있는지 살펴보면 누가 잘못하고 있는지가 분명하게 드러납니다.

 

책에서 소개하는 것들이 까다롭거나 비용이 많이 들거나 하는 방법은 아닙니다. 장내세균총이라는 관점에 맞추어 스스로 그런 음식을 즐겨찾으면 될 일입니다. 이 분야는 이제 기지개를 켜고 있기에, 앞으로 더욱 관심을 갖고 지켜보며 일상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부분을 찾아본다면 좋겠죠.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