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리가 내린다는 상강. 국화꽃 향기가 은은히 퍼지고 햇볕이 따스한 오후이지만, 아침 저녁으로는 찬 기운이 제법이다. 이 기온차로 인해 서리가 내린다. 무서리는 괜찮지만 된서리가 내리면 풀과 나무들은 죽거나 활동을 거의 멈춘게 된다.

 

봄에 심었던 호박이 꽤 열매를 맺었다. 사방팔방으로 줄기를 뻗치더니10여 개가 넘게 호박이 달렸다. 봄가뭄 때 물을 몇 번 준 것 말고 신경도 쓰지 않았는데도 잘 자랐다. 방치해도 이렇게 잘 자란다면 농사는 식은 죽 먹기일텐데.... ^^; 효율을 따진다면 이렇게 방치해둬도 안될 것이다. 적당히 자라도록 하고 열매는 되도록 많이 맺도록 유도해야 할 것이다.

아무튼 이렇게 자란 호박들 중 유일하게 한 개만 노랗게 익었다. 나머지는 모두 짙은 초록색을 반짝거리며 한여름마냥 달려있다. 왜 한 개 만 노랗게 익었는지를 설명할 수 있어야하는데 도대체 알 수가 없다. 어찌됐든 서리가 내리기 전에 나머지 호박들도 익으면 좋을텐데.... 서리를 맞아버리면 호박 상태도 급격히 나빠질 것이다. 무르익는 것도 시기가 있어 늦지 않아야 한다. 그렇다고 서둘러서 되는 일도 아니다. 무릇 하늘의 뜻이란 이럴 때 쓰는 말이지 않을까.

마찬가지로 방치 상태로 키웠던 야콘도 제법 잘 자라주었다. 야콘은 서리를 몇 번맞아도 크게 문제가 되진 않는다. 느긋하게 기다렸다 서리 맞고 잎들이 쳐지기 시작하면 야콘을 캐볼 요량이다. 퇴비 한 줌 없이 얼마나 크게 열렸을지 궁금하다.

 

시골은 이제 본격적으로 겨울맞이를 준비해야 한다. 수도관이 얼지 않도록 대비해야 하고, 외풍이 들어오지 않도록 집안 곳곳도 단속해야 한다. 이제 벼와 콩잎으로 노랗던 논밭도 점차 그 빛을 잃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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