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농, 팔랑귀가 되지마라

 

귀농을 한다는 것은 농부로서 초보자로 출발하는 것을 의미한다. 모든 것에 서툴다보니 주위의 도움이 절실할 때가 있다. 그런데 농사란 것이 정답이 없다보니-실은 작물의 특성을 잘 파악하고, 농사지을 땅의 성질을 잘 알고 있으면 정답이 보이긴한다. 하지만 땅이란 것이 모두 제각각이어서 모두에게 공통된 답을 찾는 건 쉽지않다 - 가르쳐주는 사람들마다 처방이 모두 다른 경우가 허다하다.

무슨 농사를 지을 것인가부터 시작해서, 작물에 나타나는 증상에 대한 원인과 처방이 농부들마다 달라 혼돈스럽기까지 하다. 이럴땐 줏대를 가져야 한다. 줏대와 열린귀 사이의 균형을 잘 잡아야 하는 것이다.

 

■ 귀농, 줏대를 잡아라

충주에서 블루베리를 키우고 있는 김진희 진농원 대표가 7년 전쯤 자신이 키울 작물로 블루베리를 결심했을 때 주위에서 반대하는 사람이 많았다. 블루베리는 FTA페업지원금을 신청하고 받을 정도로 레드오션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 대표는 친환경농업과 체험교육농장, 6차산업 등을 계획하고 있었기에, 이에 적합한 작물로 블루베리만한 것이 없다고 판단했다. 자신만의 줏대가 확고했던 것이다. 이후 블루베리 농사를 열심히 배워 평가회에서 1등을 할만큼 좋은 과실을 맺고 있다. 좋은 품질이다보니 가격도 높게 책정되어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게됐다. 하지만 한편으론 투자 대비 소득을 따져 블루베리 최저 가격이 어느 수준까지 떨어지면 과감히 블루베리도 접겠다는 계획까지 잡아놓았다. 주위의 말에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길을 굳건하게 가고 있는 것이다.

 

방울토마토를 키우고 있는 강사영 별농장 대표는 지난해부터 망고 재배에 도전하고 있다.

■ 귀농, 원칙을 지켜라

방울토마토를 키우는 강사영 별농장 대표는 초보농부들이 하지 말아야 할 것이 '주위 농부들 따라하기'라고 말한다. 방울토마토를 재배한다면 방울토마토에 대해 공부하고 이 공부를 토대로 원론적인 재배 방식을 기본으로 해야 한다는 것이다. 경험이 많은 농부들은 갑작스러운 상황에 대처하는 능력이 갖추어져 있다보니, 새로운 시도에 도전하는 경우가 있다. “매년 똑같은 방식으로 짓다보면 지겹기도 하고, 보다 더 나은 방법을 찾고 싶기도 하고...” 그런데 초보농부들이 무턱대고 이런 방식을 따라하다가는 재배 노하우를 쌓아가는 것이 아니라 우왕좌왕하기 쉽다는 것이다. 기본적인 재배를 따라가면서 여러 상황에 대처하는 법을 하나하나 터득해가야 하는데, 주위 농부들의 말에 휘둘려 이렇게도 저렇게도 농사를 짓다보면 실력을 쌓을 수가 없다는 것이다.

특히 농사는 스스로 생각하고 관찰, 판단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충북 옥천의 이선우 산계뜰 대표는 "농약사에서 가르쳐주는대로 농사를 짓다보면 점차 바보가 되어간다"며 팔랑귀가 되지 말라고 당부한다.  

 

반면 자신만의 철학을 가지고 자신이 생각해온 대로 농사를 짓다 실패하는 경우도 간혹 있다. 실전 경험없이 자신만의 방식이 옳다고 고집하는 바람에 귀농 후 3년 이내에 두 손을 드는 농부들도 생겨난다. 이런 경우는 줏대가 아니라 옹고집일 것이다. 줏대를 세우대 귀는 열어두어야 한다. 그리고 이 열린 귀는 전에 말했듯 인턴과정 속에서 빛을 발해야 한다. 열린 귀로 탐색기와 인턴 과정을 거쳐 자신만의 줏대를 세워야 하는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