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 2019.09.25. 개봉 119분 한국 15세 관람가

감독 이성태

 

1. 영화 제목 짓기가 얼마나 힘든지 보여준 영화. 통쾌한 범죄액션물의 제목이 뜬금없이 양자물리학이라니? 제목을 보고 관객은 어떤 상상을 해야 할까? 영화는 내가 생각한대로 만들어진다? 하지만 제목의 민망함을 이겨내고 영화는 꽤나 잘 짜여져 있다.

 

2. 박해수라는 배우의 연기에 놀라다. 주연 뿐만 아니라 조연들 모두 연기가 영화 속에 잘 녹아들어가 있다. 너무나 자연스러워 한 장면도 거슬리는 곳이 없다.

 

3. 연예인 마약 사건과 이를 둘러싼 비호세력의 이야기는 현실 속에서 현재진행형. 영화가 현실과 전혀 동떨어져 보이지 않는다. 여기에 더해 정경유착이라는 적폐와 이 유착의 접착제 역할을 하는 검찰의 등장. 단순히 음모이론일까?  

 

4. 영화 속에 비쳐지는 검찰은 그야말로 권력과 권위주의에 푹 젖은 모습이다. 피의자를 대하는 고압적 자세와 협박이 몸에 배어있는듯 보여 분노를 끓어오르게 만들 정도다. 그만큼 배우들의 연기가 잘 녹아져 있다.

 

5. 양자물리학이 영화의 제목으로 쓰인 것은 주인공 박해수가 ‘생각이 현실을 만든다’ '상황은 항상 변한다'와 같은 양자물리학적 신념을 입에 달며 살기 때문. 하지만 우리가 접하는 현실에서 양자물리학의 법칙을 실감하는 일은 없다. 원자 이하의 작은 세상의 일일뿐. 현실은 뉴턴의 역학과 마주친다. 원인엔 결과가 따르는 법. 때론 이해하지 못하는 일들이 벌어지지만 이것은 우리가 그 사건의 조건과 상황을 모두 알지 못하기 때문일터. 아니면 진정 불확정성의 법칙을 따르는 양자물리학이 우리 세상을 지배하고 있는 것일까. 

 

6. 양자물리학에서 생각이 현실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전제조건은 바로 행동이다. 행동하지 않으면 현실로 나타나지 않는다.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는 사람, 집단에게 책임을 지우기 위해 우리가 행동에 나서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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