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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노 사피엔스 - 스마트폰이 낳은 신인류
최재붕 지음 / 쌤앤파커스 / 2019년 3월
평점 :
요즘 청소년들의 희망직업 1순위는 유튜버 크리에이터라고 한다. 최근 조사된 통계치에서는 유튜버의 평균연봉이 약 6,000만원, 부업 유튜버는 4,000만원 가량으로 나타났다. 물론 최고수입 유튜버는 억단위를 넘어서니 통계치의 함정에 빠지지는 말아야 할 것이다. 즉 상위 10~20% 정도가 수입의 많은 부분을 차지할 것이며, 대부분은 월 몇 만원에서 몇 십만원인 경우가 태반일 가능성이 높다. 그럼에도 청소년의 희망직업으로 꼽히는 이유는 경제적 수익구조 너머 다른 이유도 찾아보아야 할 것이다.
<포노 사피엔스>라는 책은 인류가 스마트폰 인류로 진화했음을 선언하고, 역진화는 발생하지 않음을 전제로 이야기를 끌고 간다. 즉 신인류는 스마트폰이라는 문명으로 야기되고 있는 4차산업혁명 속의 인류라는 것이다. 우리가 2차, 3차 산업혁명을 거쳐오듯 다시는 뒤로 돌아서서 갈 수 없음을 주장한다. 또한 스마트폰의 생태계는 자유경쟁시장임을 전제로 하고 있음도 분명하다. 그러니 이런 전제를 인정하지 않는다면, 이 책은 그저 신인류의 선언문에 지나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벌어지고 있는 현상을 설명하는데 이만큼 간략하고 명확한 이야기도 없을 것 같다.
이 책에선 2010년 이전까지, 글로벌 시장의 핵심 산업은 <제조, 금융, 에너지>라고 불릴만큼 과거와 대비해 큰 흔들림이 없었습니다. 따라서 베이비붐세대가 시장을 주도하고 부를 축적하며 사회질서를 결정하는 핵심세대로서의 역할을 하는 게 당연한 상식이었습니다. 라고 평가한다. 하지만 스마트폰의 발명 이후 세상은 급격하게 변하기 시작했다.
스마트폰을 손에 든 소비자는 선택권을 갖게 되었고 강력한 권력을 손에 쥐었습니다... 그래서 소비자의 권력이 정치권력, 자본권력보다 바람직하다고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소비자는 어떻게 제왕이 된 것일까. 그것은 디지털 소비문명이라는 도구의 변화로 야기됐다.
디지털 소비 문명에 맞춰 사업을 기획하려면 디지털 플랫폼, 빅 데이터, 그리고 인공지능에 대한 학습이 꼭 필요합니다. 신산업 기획의 3콤보라고 해두죠.
이 3콤보로 인해 매스미디어의 힘보다 더 강력한 소셜미디어가 등장했고, 이는 개인의 영향력이, 즉 소비자 개개인의 영향력이 그 어느때보다 강력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누군가에게 찍히면 살아남을 수 있는 기업이 많지 않다는 것이다. 반면 누군가의 사랑을 받으면 성장의 기쁨을 맛볼 수 있다. 따라서 누군가의 미움을 받지 않고 누군가의 사랑을 받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시대가 온 것이다. 내가 좋은 것을 만들었으니, 또는 내가 아주 좋은 정보를 갖고 있으니 필요하면 쓰고, 아니면 말아라 식의 접근은 이제 통하기 어려운 현실이 됐음을 뜻한다.
내가 기획하고 준비하고 추진하는 업무들이 포노 사피엔스를 표준으로 봤을 때 어떻게 개선되어야 할지 늘 고민해야 합니다.
그 개선의 방법은 킬러콘텐츠와 팬덤의 양상이다.
팬덤의 힘입니다. 오직 킬러콘텐츠로 승부하고, 성공하면 팬덤이 형성되고, 팬덤이 확장되면 사업이 된다. 이것이 유튜브 생태계의 사업화 법칙입니다. 그러고 보면 모든 결정권은 팬, 즉 소비자가 갖고 있습니다. 이래서 디지털 플랫폼에서는 소비자가 왕이자 절대권력자다 라고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킬러콘텐츠는 이건 꼭 경험해봐야 해 라고 소비자가 자발적으로 권유할 수 있는 상품, 또는 서비스를 의미합니다.)
하지만 킬러콘텐츠와 팬덤은 어떻게 만들 수 있을까.
앵프라맹스(눈에 보이지 않는 너무나 미세한 차이, 그러나 본질을 바꾸는 결정적 차이)를 찾아내려면 디테일에 집착해야 합니다. 인간은 항상 이성적이거나 합리적이지 않습니다. 무한한 잠재력도 갖고 있으며, 대중적이면서도, 한편으로는 매우 개인적입니다. 예측하기 어려워서 매력적이기도 합니다. 이것이 소비자의 특성이라서 앵프라맹스를 찾는 일은 정말 어렵습니다. 그렇더라도 그 출발점은 바로 사람입니다. 소비자가 좋아하는 것을 찾아내기 위한 집착이 디테일을 만들고, 디테일이 완성되면 팬덤이 생깁니다. 인류 문명의 표준이 달라진 만큼 팬덤을 일으키는 앵프라맹스도 미묘하게 달라지고 있습니다.
즉 사람의 마음을 읽어내야 한다는 것이다.
텐센트의 창업주 마화텅은 모든 직원들에게 카피하라고 얘기합니다. 단, 카피를 하더라도 다르게 하라고 합니다. 고양이를 보고 호랑이를 그려라. 이게 텐센트의 사훈입니다. 그러나 고객을 생각하는 마음은 카피할 수 없습니다. 킬러콘텐츠를 만드는 디테일은 바로 거기서 나옵니다. .. 데이터는 곧 고객의 마음을 의미합니다
그런데 사람의 마음을 토대로 삼아 점점 자신의 영역을 키워가고 있는 신산업 기획의 3콤보는 무엇을 자양분으로 삼고 있을까.
갤러웨이 교수가 아이폰의 성공 요소로 꼽은 것은 유희에 대한 욕망입니다. 아이팟이라는 제품을 탄생시켜 음악이라는 인류 공통의 소비재를 장악한 애플은 진정한 괴물, 아이폰을 만들어 비디오와 게임도 장악합니다. 거기에 모든 사람들이 실시간으로 연결해 즐길 수 잇는 앱이라는 생태계를 조성했습니다. 인류는 엄청난 속도로 아이폰과 앱의 생태계에 빠져들며 새로운 방식의 유희에 몰입합니다.
책장을 덮고 나면 이런 생각이 떠오른다. 이제 세상은 게임문명의 신세계관을 갖게 됐다는 것을. 우버나 에어비앤비와 같은 공유경제도 이 책에선 마치 게임처럼 해석을 한다. 참가자가 앱을 들고 우버라는 게임에 동참해 택시를 불러 사용해본 경험을 다른 우버 게임 참가자들과 공유한다는 것이다.
아무튼 지금 우리 눈앞에는 인간의 유희에 대한 욕망과 이를 극대화시킬 수 있는 앱이라는 공간 속에서 포노 사피엔스라는 신인류가 살고 있다. 기성세대인 나라는 종족은 이 신인류의 시대에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이 책은 우리에게 새로 생겨난 맵을 보여주었다. 우린 이제 그 맵에서 생존해야 한다. 생존의 아이템은 플랫폼, 데이터, 인공지능이다. 아이템을 획득하고 나서의 전략 전술은 바로 콘텐츠다. 자, 이제 새로운 생존게임을 시작할 준비가 되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