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판으로의 출장. 빡빡한 일정이었다. 기내에서 2박을 포함한 2박 4일의 일정.

사이판은 휴양지다. 마음을 풀어놓고 시간을 잊으며 지낼 수 있는 곳.

가이드의 말이 마음을 흔들었다.

한국사람들이 오면 빨리빨리 가자고 자꾸 요구하는데요, 이해가 안가요. 이 조그마한 섬에서 빨리가면 뭘 하려고 그러는지... 도대체 무슨 할일이 있다고 빨리 가자는 건지 말이죠.

그런데 난 이곳에서 왜 이리 허겁지겁 난리법석인가.

바다에 나가 2시간 동안 고기를 잡고 돌아와 친구들과 술마시며 이야기를 나누며 한가롭게 지내는 어부에게 한 도시인이 물었다. 조금만 더 고기잡이에 나서면 고기를 내다 팔 수 있을테고 돈을 모을 수 있을텐데요.

돈을 모아서 뭘 하게요.

그러면 배를 한척 더 사서 더 많은 고기를 잡을 수 있고, 그러다보면 고기를 가공해서 팔 수 있는 공장도 지을 수 있죠.

공장을 지으면 뭐가 좋은데요.

훨씬 더 돈을 잘 모을 수 있죠. 그러면 노후에 돈 걱정없이 친구들과 술 마시며 이야기도 나누고, 한가롭게 지낼 수 있을테니까요.

전 지금 그렇게 살고 있는데요.

 

지금까지 제일 부러워했던 사람은 열정을 지닌 사람들이었다. 하지만 어느 순간 조금씩 균열이 가기 시작하더니 이번 사이판에서 그 틈새가 꽤 벌어졌다. 열정, 정열은 정말 최고의 미덕으로 삼을만한가?

살아가는 것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본다. 어떻게 살 것인가는 아직도 풀리지 않는 의문이다. 그래서 내 삶도 갈팡질팡이다. 언제까지 내 인생이  흔들거릴지 걱정이다. 그런 마음마저 내버려둬야 할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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