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중순 블루베리 밭의 풍경이다.
도대체 어디가 풀이고 어떤 것이 블루베리인지 구별이 안갈 정도이다.
다리 염증으로 다시 농작업을 하지 못하면서 벌어진 일이다.
물론 풀과 함께 기르는 생태농법을 하겠다는 의도도 다분히 포함되어 있지만, 현재 상태는 그 정도를 살짝 넘어간듯 판단된다.
과연 풀을 어느 정도까지 자라도록 놔두어야 할까.
그리고 한계선을 그은 풀을 제거할 때는 베어야 할까, 눕혀버려야 할까.
지난해에도 올해와 비슷한 모양새였다. 하지만 블루베리 주위의 풀은 블루베리를 가리기 전에 베어주었다. 골과 골 사이는 충분히 자라게 놔두고(허리춤까지 자랐다) 발로 밟아 눕혀주었다. 그 덕분에 올해 봄에 풀들이 자라는 시기가 한참 늦게 시작되면서 작업량을 줄여주었다. 또 퇴비를 뿌리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블루베리가 어느 정도 열려주었다.
그래도 자세히 살펴보면, 비료를 주면서 생장에 집중한 블루베리에 비해 새가지가 나온 것이 적고, 키도 별로 크지 못했다. 수확은 어느 정도 챙겼지만 나무의 성장은 너무 더딘 것이다.
지금 상황은 풀이 블루베리의 성장을 방해하는 것 같다고 판단된다. 얼른 블루베리 옆의 풀을 제거하는 게 좋을성 싶다. 몸이 낫는대로 낫으로 벨 계획이다. 얼른 몸을 추스리면 좋겠다.
골 사이에 풀은 지난해처럼 충분히 자라도록 둔 후 발로 눕힐 생각이다.
이처럼 풀을 놔두는 이유는 풀이 자란만큼 뿌리도 땅 속 깊숙히 풍부하게 자라면서 땅의 물리성, 그러니까 물과 공기가 잘 통하는 길을 만들어주고, 또 미생물의 먹이가 되는 유기물도 풍부해지기 때문이다. 반면 풀을 매개로 하는 곤충들이 블루베리의 성장에 방해가 될 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있다.
아무튼 성장이 조금 더딘 것을 빼면 올해까지는 예상대로 커가주고 있다. 풀과의 싸움 덕인지는 모르지만 겨울에 동해 피해도 많지 않을만큼 건강하다는 것도 마음에 든다. 그렇다하더라도 지금은 나무 주위에 풀을 베어주어야 할 때.
농사도 체력(건강)이 기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