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 텃밭에서 수확한 것들이다.

비료는 당연히 주지않았고, 농약도 쓰지 않았다.

심지어 퇴비나 거름조차 거의 주지 않은 땅이었다.

외부에서의 투입이 거의 없이 주어진 환경에서 자랄 수 있도록 키워보고자 했다.

생태 본연의 힘으로 자라도록 한다는 점에서 생태농법이라 이름지어도 될성 싶다.

아무튼 이렇게 지은 농작물의 수확은..... 한마디로 처참하다.ㅜㅜ

수박은 10주를 심어서 3개 정도를 따 먹었다. 장마 전에 1개를 따먹고 장마 이후 다 녹아버린 수박 속에서 겨우 2개 정도를 건졌다. 수박과 풀과의 싸움에서 덩쿨로 자라는 수박이 이길 것이라 예상했지만 빗나갔다. 풀 속에서 비가 쏟아지니 수박잎은 다 녹아들고 열매만 동그라니 남았다. 물이 든 통에 먹을 수 있는 것은 별로 없었다. 게다가 양분이 없어 수박이 크지 못하고 핸드볼공 정도에서 멈춰버렸다.

그나마 참외는 풀과의 경쟁에서 이겨냈다. 하지만 장마 이후인지라 단맛이 덜하다. 그래도 10주 심어서 20개 가까이는 따 먹었으니 나름 성공했다고 말하고 싶다.^^;

옥수수는 키가 어깨까지 자란 것이 3개 정도. 나머지는 무릎에서 허리 수준까지 밖에 자라지 못했다. 그통에 따먹을 만한 옥수수도 별로 나오질 못했다.

수확물이 이처럼 적은 이유는 땅심이 약한데도 불구하고 외부 투입을 하지 않은 탓이리라. 하지만 올해 풀이 자랄만큼 자랐으니 땅 속에서 뿌리도 많이 뻗어 있어 유기물은 풍부해졌을 것이다. 자란 풀들은 베어 땅 위에 뿌려뒀으니 이것들이 썩어 양분도 제공할 것이다.

내년엔 좀 더 나은 땅심으로 농사를 지어볼 수 있지 않을까 희망해본다. 하지만 풀베기는 여전히 고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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