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 노지에서 (방울)토마토를 기르는 경우에는 해당 사항이 없을 수도 있지만, 하우스 안에서 재배할 때는 어느 시기가 되면 적심이라는 것을 한다. 적심이란 (방울)토마토의 생장점을 자르는 것을 말한다. 더 이상 자라는데 힘쓰지 말고 열매를 맺고 익게 하는데 힘을 쓰라는 것이다. 즉 성장을 멈추고 성숙하라는 것이다. 물론 생장점은 줄기 끝에만 있는 것(끝눈 생장)이 아니라 곁눈(곁눈생장)에도 있다. 그래서 적심을 한 이후에도 곁눈생장점에서 자라는 곁순들을 제거해야만 한다.

이렇게 끝눈과 곁눈의 생장점을 활용해-외떡잎식물은 곁눈 생장점이 없다- 나무의 가지를 쳐서(전정) 원하는 모양이나 쓰임새로 만드는 작업을 하는 경우는 많다. 사람을 포함해 동물들도 마찬가지다. 죽을 때까지 끊임없이 성장하지는 않는다. 일정시기가 되면 성장판을 닫아 성장을 멈춘다. 사람의 경우 성장판이 닫히고 나서도 성장호르몬이 나와 성장을 멈추지 않고 계속 자라게 되면 말단거대증이 된다. 성장을 멈추고 성숙해질 필요가 있다.

하지만 충분히 자라지 않은 상태에서 생장점을 잘라버리면 문제가 된다. 성장이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성장을 멈추면 열매를 맺고 익히는 과정도, 즉 성숙의 과정도 약해진다. 성숙할 수 있는 힘을 가질 정도로의 성장은 필요로 한다는 것이다.

지금 우리 사회는 성장만을 강요한다. 피로사회의 이유라 생각된다. 성장을 멈추고 성숙할 시간이 필요하다. 성숙의 시간을 넘어 숙성의 단계로까지 나아가야 한다. 그것은 멈춤을 통해 가능하다. 잠시라도 멈추어보아야 한다. 물론 충분한 성장이 이루어진 뒤에 말이다.

성장을 주저하거나 반대로 성장만을 강요해서는 안 된다. 성장과 성숙, 그리고 숙성이 모두 이루어져야 훌륭한 열매를 맺는다. 우리에게도 적심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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