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남자친구]가 끝났다. 역시나 해피엔딩이다. "우리 내기해요. 당신은 이별을 해요, 난 사랑을 할테니까. 누가 이기나 해봐요" 누구나 예상했듯이 이별보다는 사랑이 우세한 경기였다.
남자친구에서는 필름 카메라가 중요한 도구로 쓰인다. 인연의 끈이 되어주고, 차수현만 모르고 있던 차수현을 드러내준다. 그리고 얼핏 이것이 사랑이다고 말해주는 듯하다.
● 신중하게 또 신중하게
필름카메라의 셔터는 진중하다. 아무때나 마구 누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찍고 지우고를 반복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도 이를 닮아 쉽게 만나고 헤어지고를 반복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정말 소중하다고 하는 그 찰나를 포착해 담아낸다. 사랑도 정말 소중한 이에게 전해야 하는 감정이다.
● 애타더라도 기다려야
디지털 카메라는 찍는 즉시 확인이 가능하다. 마음에 안들면 삭제. 즉각적으로 답하고 행동한다. 하지만 필름 카메라는 현상과 인화작업이 필요하다. 필름에서 인화지로 옮겨가 그 형태를 드러내는 시간이 필요하다. 사랑하는 이와의 소통도 내 마음이 상대에게 전달되어 다시 나에게로 돌아올 시간이 필요하다. 그 즉시 삭제하고 다시 시작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이 기다림은 설렘과 두려움이 섞여있다. 그 두근대는 마음이 우리를 더욱 사랑하게 만든다. 아름다운 사진이 나오면 환호하고 더욱 더 아름다운 사진을 찍기 위해 온 정성을 쏟듯 말이다.
사랑은 여전히 아날로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