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마켓 스타
가쓰라 노조미 지음, 양억관 옮김 / 북폴리오 / 200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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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10년차 공무원 노무라 사토시. 새로운 정책으로 1년간 민간기업에서 특별연수를 받게된다. 하지만 부임처는 시 외곽의 할인마트점. 종업원 72명이 근근히 버티고 있는 곳이다.
소설은 주인공 노무라와 종업원들간의 충돌을 재미있게 묘사한다. 곳곳에서 웃음이 터져나오는 소설은 웃음 뒤에 숨은 교훈을 하나 남겨준다. 쳇바퀴 같이 돌아가는 일상, 그냥 묻혀 지내면 쳇바퀴를 굴릴 뿐이지만 자신이 변한다면 쳇바퀴도 변하다고 이야기한다.
소설의 내용은 이렇다. 복지부동의 표산 공무원 노무라. 다 쓰러져가는 할인마트의 꿈도 없이 그럭저럭 하루를 버텨나가는 종업원들. 노무라는 진급을 하고 싶고, 종업원들은 정리해고의 대상이 되고싶지 않다. 하지만 예전처럼 살아간다면 결과야 뻔한 일. 노무라는 민간기업을 대하던 무사안일주의에서 벗어나 정말로 사람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깨우치게 된다. 종업원들은 하루하루 포기하던 삶에서 꿈을 하나 둘 찾아간다. 포기하고 있었던 삶 속에서도 실은 나름대로 가치를 찾으려 했던 사람들은 노무라의 패기와 뭉쳐 일을 저지른다. 매출의 가파른 성장세. 인간의 의지가 구조마저 바꾼다는 소설의 내용은 현실 속에서 가능한 일인지 더듬어 볼 일일테지만, 희망을 품게 만든다.
엄마는 친구 있어? 친구가 어쩌구 저쩌구 하는 건 미숙한 어린애들이나 가지는 환상이다. 평생의 친구가 되자고 굳게 맹세한들 생활환경이 바뀌면 눈 깜짝할 사이에 마음에서 지우ㅝ져버린다. 대체 친구가 있어 뭘 하겠다는 거야.(40쪽) 마트의 파트타임으로 일하고 있지만 마트를 가장 잘 알고 있는 니노미야. 생각도 말도 모두 쌀쌀맞지만 정작 마음은 따뜻하다. 그리고 노무라에 의해서 그 마음이 활짝 빛을 발하게 된다.
모순이 가득한 이 세상에서, 아무리 억울한 일이 있어도 살아갈 수밖에 없다는 것을 어떻게 이 애에게 가르칠 수 있을까(135쪽) 니노미야의 지독한 비관적 자세. 하지만 살아갈 수밖에 없다는 자세야 말로 바로 희망으로 가는 첫 발일 수도 있다. 억울함을 호소하는 첫 발은 살아가는 그 정신으로부터 나오는 것이다.
책임지고 싶지 않으니까, 지난번과 똑같은 일만 계속하겠지. 책임지면 되잖아. 누구의 눈치를 볼 것도 없이 자기 생각대로 해서 그냥 책임을 지면 폼 나잖아. 지금 하는 일에 대해 의문을 가져봐. 거기서부터 시작하는 거야. (243쪽) 책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변화는 바로 이 말부터다. 관례대로 전례대로 살아가는 삶은 책임을 회피하는 자세로부터 나온다. 내가 책임지면 어때? 새롭게 시작해보는 것도 괜찮잖아. 만약 당신이 지금 이 현실이 못마땅하다면 말이야...
죽음이란 아주 가까운 곳에 있는 거야. 우린 지금 아슬아슬하게 살아가고 있어. 잘 느끼지 못하고 있을 뿐이지만. 내일 죽을지도 모르니까 오늘을 즐기며 살아야 하지 않겠어?(280쪽)
책임지는게 괴로울 거라고 생각하지 말자. 내 일을 만들어 그것을 즐겨보자. <슈퍼스타>라는 노래가 생각난다. "괜찮아, 잘 될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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