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에 걸린 사랑
케빈 리마 감독, 패트릭 뎀시 외 출연 / 월트디즈니 / 2008년 4월
평점 :
품절


어린 시절, 매 주 일요일 아침마다 봤던 디즈니 만화동산의 추억과

수많은 디즈니 비디오의 공주들에 대한 기억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영화.

 

환상 속에서 그렇게나 우아하던 장면들이 왜 현실 세계에 오니까 우스워지는 걸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귀엽고 깜찍하고 사랑스럽다.

 

에이미 아담스는 정말 동화 속 공주가 살아온 것 같고, 패트릭 뎀시는 약간 식상하긴 해도 냉소적인 뉴욕 훈남 역이 딱 맞는다. 제임스 마스던도 수잔 서랜든도 적역의 캐스팅이다.

 

아마 찍으면서 배우들도 많이 웃었을 것 같고, 즐거운 기분이 영화 안팎으로 흐르는 것 같은 느낌이다. 두 시간 동안 행복하려면 한번쯤 볼 만한 영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시간 여행자의 아내 - 아웃케이스 없음
로베르트 슈벤트케 감독, 레이첼 맥아덤즈 외 출연 / 프리지엠 / 2010년 2월
평점 :
품절


‘남자는 배, 여자는 항구’의 맥없는 판타지 버전

 

영화평론가 이동진의 평이다. 이 영화평만 보더라도 갑자기 웃음이 터졌다. 대략적인 로맨스 영화, 그것도 한동안 대세였던 타임슬립 스토리. 평론가들의 평은 박한데도 네티즌들의 평점은 나쁘지 않은 영화. 어떤 영화일지 짐작이 갔다.

 

평론가와 관객 둘 다 평점이 높다면 당연히 보아야 할 영화. 둘 다 낮다면 무조건 피해야 할 영화.

문제는 평점이 갈릴 때인데, 그때는 장르를 본다. 다큐멘터리 영화나 독립 영화 같은 경우는 평론가의 평점을, 멜로 영화일때는 관객의 평에 좀 더 신경을 쓴다. 이 영화는 관객의 평점이 대략 8점 정도, 전문가 평점은 5점대. 그럼 봐야겠지.

 

대중적인 로맨스 영화의 장점이자 단점은 익숙하다는 것. 그 익숙함을 편안함으로 해석하느냐, 식상함으로 해석하느냐에 따라서 별 한 개 반 정도는 차이가 날 것이다. 영화를 직업적으로 보는 평론가라면 수많은 영화를 보면서 비슷 비슷한 코드가 반복된다면 당연히 별점을 깎을 것이다. 그러나 어쩌다 영화를 한 편 씩 보는 사람들, 또한 뻔하디 뻔한 결말임을 알면서도 그 뻔한 결말을 꼭 확인해야만 편안해지는 사람들, 세상 만사 무조건 해피 엔딩!을 외쳐야 안정이 되는 사람들이라면 익숙한 영화를 선호하지 않을까.

 

이 영화 또한 마찬가지이다. 더 이상 특별하지 않은 타임 슬립 소재, 어릴 때부터 꿈꿔 왔던 사랑, 사랑하는 이의 불치병.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는 눈을 떼기 힘든 남녀 주인공의 매력으로 거뜬하게 결말까지 가는 데에 지루함이 없다. 이러니 저러니해도 멜로 영화는 역시 주인공의 외모가 중요할 수 밖에 없다.

 

다만, 이 영화의 원작 소설에 대한 평을 보니, 영화가 원작의 매력을 잘 살리지는 못한 것 같다. 시간 여행자의 아내, 즉, 원작 소설은 어릴 때부터 신비한 매력의 남자에게 끌리고, 그와 결혼 후 하염없이 기다려야만 하는 아내의 심리에 초점을 맞추었다면, 영화는 시간 여행자에 집중한다. 아마도 시간 여행이라는 소재로 결혼 전, 그리고 결혼 후 여성에 대한 심리적인 묘사가 인상적인 소설이 아닐까 생각된다. 소설을 읽어보지는 않았지만, 작가가 나이가 어느 정도 든 여성이며, 원작 소설의 여주인공과 똑같이 화가라는 직업을 가졌고, 꽤 오랫동안 베스트셀러 자리에 머물렀다는 것을 보면 더 좋은 영화가 될 수 있었을텐데 원작을 잘 살리지 못한 게 아닐까 하는 아쉬움이 들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그래비티
알폰소 쿠아론 감독, 조지 클루니 외 출연 / 워너브라더스 / 2014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타임지가 선정한 올해의 영화.

아바타의 제임스 카메론 감독이 극찬한 영화.

 

국내외 수많은 영화 산업 종사자, 평론가, 관객들이 극찬한 바로 그 영화.

 

영화관에서 놓친 게 참 아쉬웠다. DVD로 볼 때 방 안을 완전히 캄캄하게 한 상태에서 모니터만 최대한으로 크게 키우고 보기는 했지만, 내가 직접 우주에서 표류하는 것 같은 체험을 하는 것은 영화관에서 직접 보지 않고는 불가능할 테니까.

 

대략 영화관에서 보면 압도되지 않을까, 짐작은 갔다. 만약 그랬다면 정말 나도 이 영화를 보고 한 평론가처럼 별 다섯개를 주었을지도 모르지.

 

영화의 구성은 간단하다. 우주 비행사들이 사고로 표류하게 되고 유일하게 살아남은 산드라 블록이 지구로 귀환하는 과정. 아름답고 평화로운 우주 공간에서 너무도 무력하게 사람들이 죽어나가고, 고요해서 편안하게 느껴지던 우주 공간의 적막함이 한순간에 모든 것을 집어삼킬 정도로 침묵만이 가득한 공간으로 전환되는 순간, 형언할 수 없는 공포가 밀려온다.

 

이 영화는 딱 보아도 제작비가 많이 들었을 것 같지는 않다. 비중있게 등장하는 인물도 단 두 명이며, 아마도 우주 공간 세트를 정교하게 짓는 데에만 제작비를 쏟으면 되었을 테니 마지막 장면만 제외하면 모든 장면이 실내에서 촬영되었을 테니까.

 

이런 저런 매력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는 과학적으로는 맞지 않는 부분이 몇 개 있는 것 같다. 그런 점들 떄문인지, 아니면 지극히 단순한 구성 떄문인지, 그도 아니면 짧은 러닝 타임 떄문인지, 나는 별 세 개 반, 그 이상을 주지는 못할 것 같다. 아마도 영화관에서 봤으면 별 네 개까지는 줬겠지만, 그래도 별 다섯 개까지는 아닌 것 같다.

 

영화관이 아니라 DVD로 보면서 좋았던 점 하나는, 영화 속에서 잠깐 동안 산드라 블록이 지구의 누군가와 통신을 하는 장면이 나왔는데, 그 부분이 별도의 짧은 단편 영화로 만들어져 있다는 것이었다. 알폰소 쿠아론 감독의 아들이 이 영화의 각본을 썼고, 그 단편 영화를 만들었다고 한다. 창의력 또한 유전되는 것일까. 아이디어가 참 흥미로웠다.


댓글(5)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그장소] 2015-03-05 11: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딸이 보고 몇번이나 언급한 영화입니다.
저는 아직 못본.. 이 기회에 한번 봐야겠군요.

마고할미 2015-03-06 01:39   좋아요 1 | URL
이 영화는 영화관에서 보는 것과 DVD로 보는 게 어마어마한 차이가 날 것 같습니다. 영화관에서 놓친 게 굉장히 아쉬웠던 영화였습니다.

[그장소] 2015-03-06 01: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무래도 그럴테죠..그런데 미술관은 괜찮은데..영화관은 싫어요.
이제 못가겠어요.
ㅎㅎㅎ 모르죠..어느날 훌쩍 다시 자연스레 가게될런지.. 지금으론.. 그 공간이 싫으네요..아무리 압도적인 영상이 필요하다고 해도...

죄송합니다...돌연스럽죠.
느닷없이..내미는 이런 대답이요.
제 기억이 아직 거부 상태..뭐..그런가봐요.
영화는 보는데 영화관은 싫다는..몹쓸 반응에..저도 어쩔줄 모르겠어요. ^^;
한참을 영화자체도 멀리했으니..지금은
좀 좋아지고 있는 거라 봐도 될거예요..
실례가..컸습니다..정말..죄송해요.

Andrea님 말씀엔 전적으로 동감 합니다.
저..문제는 지극히 개인적인 제 문제이고요..^^

마고할미 2015-03-06 23:24   좋아요 1 | URL
소설가 김훈 선생이 씨네 21과 한 인터뷰를 보면요, 제일 싫어하는 게 영화라고 하셨습니다. 영화보다도 영화관이라는 공간이 싫다면서 들어가면 컴컴한데 수백 명이 앉아서 이놈 저놈 냄새 막 나고 그런 공간을 문 열고 들어가는게 불가능하다고요. 영화 잡지와 한 인터뷰에서 그런 말씀을 하신 게 참 재미있다고 생각했는데 또 재미있는 것이 그분의 따님이 영화 제작자이십니다. 댓글 보니 그 인터뷰가 생각이 나서 달아봤습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그장소] 2015-03-06 23: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답답해요..멀티플렉스 관이 되면서..
사운드가 더 생생해지면서..어쩐지..엄청 싫어졌어요.
고래 뱃속에 들어가도 이것 보단 나을 거란.. 심정이 되곤 해요.
오버사운드가..압도하는 ..그 울림.
공해에 가까워요..제게는요.
좀 여유있는 게 시대에 뒤떨어졌다고 해도.. 그게 좋아요.영화가 싫진 않아요.
3D에 그런 걸 좋아하지 않을..뿐..ㅎㅎㅎ
 
남자가 사랑할때 (When A Man Loves A Woman)
브에나비스타 / 2000년 7월
평점 :
품절


지금은 세상을 떠난 한 여배우가 생전에 한 인터뷰에서 이 영화를 언급했던 기억이 있다.

 

'남자가 사랑할 때'의 알콜 중독자를 연기하던 멕 라이언의 눈빛을 잊을 수가 없다고. 그러고 보니 그 여배우도 한국의 멕 라이언이라고 할 수 있는 여배우였다. 너무 일찍 세상을 떠났지만. 생전에 그 깜찍하던 모습, 그리고 전국민의 사랑을 받았던 것도 멕 라이언과 흡사하다. 최근 그녀가 출연했던 영화의 리메이크 작을 보았는데 그녀가 출연했던 20년 전 보다 훨씬 못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만 그런 게 아니었나 보다. 그 영화의 네티즌 평점을 보면 그녀가 그리웠다는 평이 많았으니까.

 

그래서 궁금했다. 그녀가 이 영화의 어떤 점에 끌렸을까, 하고.

 

멕 라이언과 앤디 가르시아. 선남 선녀이자 한 때 미국의 수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설레게 했을 배우들이다. 두 사람이 부부로 나오고, 알콜 중독으로 고생하던 아내가 큰딸에게 손찌검을 하자, 결국 부부는 치료원에 가서 치료하기로 결정한다. 문제는 그 다음, 치료 기간이 끝나고 돌아온 아내가 집과 남편에 적응하지 못하며 부부는 별거에 들어간다.

 

영화 중반까지는 멕 라이언의 모습이 자기 중심적이고 이기적인 것 같아서 참고 보기가 힘들었다.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이런 인간형을 너무나 싫어하는데, 혼자 온갖 상처를 받았다고 징징대며 주변 사람을 힘들게 하는 캐릭터가 견디기 어렵다. 치료가 끝나고 돌아온 후 영화는 약간 방향을 달리한다. 일방적인 남편의 행동, 매사 아내를 존중하기보다는 자기 방식대로 밀어붙이는 남편의 모습, 그리고 자신이 필요 없다고 느껴지면서 외로워하는 아내의 모습이 보여지며 대체 이 영화의 제목이 왜 '남자가 사랑할 때'인지가 의심스러웠다. 대체 이 남자는 사랑을 하고 있는 게 맞기나 한지, 사랑이 뭔지 알기나 하는지. 내가 만약 그런 취급을 받았다면 집을 뛰쳐나가지 않았을까, 부부가 대등한 관계가 아니라 일방적으로 한쪽이 베풀기만 하는 관계라면, 대체 그 관계는 뭐라고 규정할 수 있을까.

 

여기서 또 한 번 이야기의 흐름이 바뀐다. 아내는 집으로 돌아온 후 성공적으로 금주를 이어가고 별거 기간 동안 자신이 없이도 잘 살아가고 있는 아내를 보며 남편은 내가 아내에게 더 이상 필요가 없어진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되며 괴로워한다. 알콜 중독자의 가족 모임을 비웃던 남편은 몇 달 만에 모임에 나가 괴로움을 토로한다. 그 장면을 보면서, 아, 영화는 결국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구나, 하고 생각을 하게 되었다. 아내의 외로움을 남편이 비슷하게 느끼면서 아마 둘은 서로를 이해하게 되지 않았을까. 결국 가장 좋은 부부 관계의 해법은 솔직한 대화, 상호 존중, 그리고 쓸데 없는 자존심 버리기, 라는 결론을 내리며 영화는 끝난다.

 

영화를 보다 보면 아내가 한심하게 느껴지다가, 다시 아내에게 감정 이입을 하며 남편이 미워졌다가, 다시 남편이 불쌍하게 느껴지는 과정을 반복하게 된다. 아내를 사랑하면서도 사랑하는 방법을 잘 모르는 남편, 알콜 중독인 아내와 아내의 전남편 사이의 딸까지 돌보면서 감정적인 소모가 어마어마했을 텐데, 거기까지 생각해보니 남편 또한 안쓰러웠다. 가장 가까운 이에게 이해받지 못한다는 생각을 계속하고 있었던 아내는 말할 것도 없고. 결국 부부는 서로 가장 아픈 모습을 보이며, 서로를 불쌍히 여기며, 감싸주며, 그렇게 살아가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봤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사랑이 필요할 때
린 셸튼 감독, 엘렌 페이지 외 출연 / 캔들미디어 / 2014년 7월
평점 :
품절


잔잔하고 담담한 영화.

90분도 되지 않는 러닝 타임인데도 길게 느껴질 정도로 지루하긴 하다.

 

멜로 영화라면 말이 안 되고 현실적이지 못한 설정이라도 영화 보는 내내 관객들의 혼을 쏙 빼놓거나, 그게 아니라면 우리도 몰랐던 인생의 단면과 사랑의 속살을 보여 주어야 할 텐데.

 

이 영화는 둘 중 어떤 쪽도 아니다. 진부하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해서 참신하지도 않다. 재미와 감동, 두 마리 토끼를 아예 좇을 의지도 없어 보이는 느낌?

 

원제인 Touchy Feely 보다 우리말 제목인 '사랑이 필요할 때'가 훨씬 좋다. 찾아보니 원제는 스킨십으로 동정을 표시한다는 그런 뜻으로 나오는데 제목에 비해 영화가 너무 밀도가 없다고 해야 하나? 톤이 굉장히 우울해서 여태 보았던 할리우드 영화 같지가 않았다. 하도 낯설어서 미국이 아니라 캐나다나 호주의 이야기라고 하면 더 사실적으로 느껴질 것 같은 느낌 같은 느낌?

 

아, 엘렌 페이지는 이 영화에서도 매력 넘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