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르세폴리스
마르얀 사트라피 지음, 박언주 옮김 / 휴머니스트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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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를 너무 많이 한 탓일까.
혁명가라고 하기에는 지나칠 정도로 개인적이고, 작가라고 하기에도 역시 지나칠 정도로 개인적인 작품이다. 정치적 사회적 종교적으로 억압되어 있는 이란이라는 나라에서, 독립적이고 진취적으로 살도록 격려받으며 큰 10대 소녀가 내적이든 외적이든 얼마나 갈등이 많았을 것인지는 머리로는 짐작이 가능한데, 이 작품만으로는 십대 시절 특유의 그 휘몰아치는 마음 상태가 제대로 전달되는 것 같지 않다. 지나치게 감정적일 위험에 빠지지 않고 냉정한 관찰자의 입장에서 특정 소녀라기보다는 그 시대른 이란에서 살아냈던 한 소녀의 성장을 담아내고 싶었던 것이라면, 단순히 연대기의 나열이 아니라 일반화를 하기 위한 좀 더 치밀한 구성이 필요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 현실이 작가에게 너무나 뜨거웠다면, 그래서 관조가 어려웠다면 차라리 작가 스스로의 마음 속으로 좀 더 파고들었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들고. 그러나 책을 읽기 전보다 읽고 난 후 아주 조금이지만 이란에 대해 그 전보다 알게 된 것은 분명히 좋았던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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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틀 포레스트 2 - 완결
이가라시 다이스케 지음, 김희정 옮김 / 세미콜론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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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언가 실패를 하고 지금까지의 나 자신을 되돌아볼 때마다
난 항상 같은 일로 실패를 하게 되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
열심히 살아온 것 같은데 같은 곳을 뱅글뱅글 원을 그리며 돌아온 듯한 느낌이 들어서 침울해지고...
...하지만 난 경험을 많이 해봤으니까 그게 실패건 성공이건 완전히 같은 장소를 헤매는 건 아니겠지.
그래서 '원'이 아니라 '나선'이라고 생각했어.
맞은편에서 보면 같은 곳을 뱅글뱅글 도는 것처...럼 보여도
분명히 조금씩은 올라갔던지 내려갔던지 했을 거야.
그럼 조금은 더 낫지 않을까...
근데 그것보다도
인간은 '나선' 그 자체일지도 몰라.
같은 곳에서 뱅글뱅글 돌면서 그래도 뭔가 있을 때마다 위로도 아래로도 자랄 수 있고, 물론 옆으로도...
내가 그리는 원도 차츰 크게 부풀고 그렇게 조금씩 '나선'은 커지겠지. 그렇게 생각하니까 좀 더 힘을 내야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어.

...처음 읽었을 때는 편지 내용을 잘 몰랐었다...
애써서 밭농사 지을 준비를 다 해놨는데.
올해는 감자를 심지 않기로 했다.
내년 겨울에 여기 없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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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틀 포레스트 1 세미콜론 코믹스
이가라시 다이스케 지음, 김희정 옮김 / 세미콜론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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왠지 코모리와 거기서 하는 말은 달라서 말야.
사투리라든가 그런 게 아니라
자기 자신의 몸으로 말야.
직접 시험해보고,
그 중에서 자신이 느낀 것과 생각한 것,
자신의 책임이라고 말할 수 있는 건 그것뿐이잖아?
그런 것들을 많이 갖고 있는 사람을 존경해.
신용도 하고.
아무것도 한 일이 없는 주제에 뭐든 아는 척이나 하는.
타인이 만든 것을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옮기기만 하는 인간일수록 잘난 척만 하지.
천박한 인간의 멍청한 말을 듣는 게 이젠 정말 지긋지긋해졌어.

타인에게 죽여 달라고 하고는 죽이는 법에 불평하는
그런 인생 보내기가 싫어졌어.

여길 나가고 나서야 비로소
코모리 사람들... 그리고 부모님도 존경할 수 있게 됐어.

유우타는 자신의 인생과 마주하기 위해서 되돌아왔다고 생각한다.
난 도망쳐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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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소리의 형태 7 - 완결
오이마 요시토키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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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똑같은 생각을 했어. 그래도... 그래도 역시 죽을 만한 일은 아니란 생각이 들었어. 아... 내가 너한테 이런 소리 할 수 있을 처지는 아니지만서도. 그게... 그러니까... 사실은 네가 울지 않았으면 좋겠지만... 울어서 될 일이면, 울었으면 좋겠어. 나한테 오늘 이후로 꼭 해야 할 일이 있다면 좀 더 모두와 함께 있고 싶어. 많은 걸 얘기하고, 또 놀고도 싶어. 그걸 도와줬으면 좋겠어, 네가. 살아가는 걸 도와줬으면 좋겠어.

오늘부터 제대로 모두의 얼굴을 보고 인사하자. 그리고 듣자. 모두의 목소리를. 좋은 소리든 싫은 소리든.

중학교 시절, 나 자신의 미래는 보잘것없는 것이 되리라고 상상했다. 그러나 지금은 그 상상 속의 미래도 몹시 눈부셔 보인다. 아찔하리만치 희망으로 가득하다. 내가 옛날 니시미야를 싫어했었던 것처럼, 이 문 너머에 있는 것은 분명 쓰라린 과거일 것이다. 그래도 또 하나 있는 것이 있다. 가능성이다. 그것은 언제든 열 수 있다. 살아 있는 한.

이 이상의 결말을 생각할 수 없는 완벽한 결론이다. 완전하지는 않다. 원래 인간은 불완전한 존재이니까. 그런 존재들이 발버둥치며 노력하며 만들어낸 최상의 결론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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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소리의 형태 6
오이마 요시토키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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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 제발 조금만 더 나한테 힘을 주세요. 더 이상 뭐 싫은 게 있다 해서 도망치고 그러지 않을게요. 니시미야 핑계 안 댈게요. 내일부터 애들 얼굴 제대로 볼게요. 내일부터 애들 목소리도 제대로 들을게요. 내일부터 제대로 살게요.

다들 걱정했단 말이야! 저기, 알고 있니? 니시미야! 괴로운 건 너만이 아니야! 다들 괴로워! 괴로워하고 있어! 그게 인생이라는 거야! 하지만 그 인생은 가장 소중한 거야. 알고 있어. 니시미야의 마음. 말할 수가 없지? 괴로워도 털어놓을 수가 없지? 넌 나랑 닮았으니까 알 수 있어. 그러니까 있지, 괴로운 일이 있어도 일일히 신경 쓸 거 없어. 자기 자신의 못난 부분도 사랑하고 앞으로 나아가는 거야. 맞아. 예를 들면 나는 예쁘다... 예쁘다고 생각하는 거야. 그렇잖아. 그렇게 안 하면 죽어버리고 싶어지는 걸.

겉으로는 어찌됐든 괜찮아 보이던 것들이 실제로는 괜찮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누군가는 합리화를 누군가는 회피를 누군가는 직면을 하려고 한다. 누군가를 용서하고 용서받는 것이 얼마나 어렵고시간이 필요한 일인지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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