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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석 달린 셜록 홈즈 6 - 바스커빌 씨네 사냥개 | 공포의 계곡, 셜록 홈즈 탄생 150주년 기념판 주석 달린 셜록 홈즈 6
레슬리 S. 클링거 엮음, 인트랜스 번역원 옮김, 아서 코난 도일 원작 / 현대문학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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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셜록 홈즈 완독이 끝났다!

작품이 많지 않아 빨리 끝낼 수 있어서 다행이기도 했고, 한 편으로는 이제 한 번 시동 걸려고 하는데 벌써 끝나버린 것 같아 아쉬움도 있었다. 『바스커빌 씨네 사냥개』는 아마도 아서 코난 도일의 셜록 홈즈 작품 중 가장 독특한 소설일 것이고, 그의 마지막 장편인『공포의 계곡』은 여러모로 『주홍색 연구』를 떠올리게 했다. 개인적으로는 아서 코난 도일의 셜록 홈즈 시리즈에서 가장 매력적이고 인상 깊은 캐릭터가 『공포의 계곡』의 남자주인공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상대적으로 셜록 홈즈가 이 소설에서 희미하게 느껴졌던 것은, 결국 홈즈가 최종적으로 실패해버린 까닭도 있겠지만, 홈즈를 덮어버릴 정도로 다른 캐릭터가 흡입력 있었기 때문이다.

 

바스커빌 씨네 사냥개

『바스커빌 씨네 사냥개』는 《스트랜드 매거진》에 실렸으며, 1901년 8월호부터 1902년 4월호(22호와 23호)까지 나누어 연재되었다. 단행본은 1902년 조지 뉸스 출판사에서 처음 출판되었는데 아직 《스트랜드 매거진》에 마지막 회가 실리기도 전이었다. 미국 초판 역시 1902년 매클루어 필립스 출판사에서 출판되었다. 책 서두의 다양한 감사 글에 대해서는 부록 2를 참고하기 바란다.


  머리말

불멸의 한마디 말, "홈즈 씨, 그건 아주 커다란 사냥개 발자국이었어요!"는 20세기 어느 문헌에서도 느껴보지 못할 공포를 자아낸다. 역대 가장 뛰어난 추리소설로 불리는 이 작품은, 검은 개들과 복수를 꿈꾸는 유령에 대한 지역의 전설을 기초로 해서 영국의 환상적인 황야에서 펼쳐지는 고딕풍의 공포소설로서 기묘한 경고한 단서들, 영악한 다수의 용의자들 때문에 (이 이야기가 연재되었던) 《스트랜드 매거진》의 독자들을 단숨에 사로잡았다. 이 이야기에서 왓슨의 활약은 눈부시다. 홈즈가 현장을 급습해 드라마를 한층 더 고조시킬 때까지 왓슨은 이야기의 서술자로, 그리고 주요 조사관으로 활약한다. 이 소설은 20세기의 첫 베스트셀러라고 널리 인정되지만, 1893년 「마지막 문제」에서 살해당한 것으로 되어 있는 홈즈가 혹시 악랄한 모리아티 교수 때문에 죽음을 가장한 것은 아닌가 하는 문제에 대한 해답을 기다리고 있던 독자들의 실망을 잠재울 수는 없엇다. 충실한 독자들은 안타깝게도 이 소설이 홈즈가 죽은 것으로 알려진 시기보다 먼저 일어난 사건이라는 점을 인식할 수밖에 없었다. 홈즈가 확실히 살아 돌아왔다는 소식을 듣기 위해 대중들은 1903년 「빈집」이 출판될 때까지 기다려야 했다.

  제1장 셜록 홈즈
  제2장 바스커빌 가문의 저주
  제3장 문제
  제4장 헨리 바스커빌 경
  제5장 끊어진 세 개의 고리
  제6장 바스커빌 저택
  제7장 머리핏 하우스의 스테이플턴 남매
  제8장 왓슨 박사의 첫 번째 보고
  제9장 왓슨 박사의 두 번째 보고
  제10장 왓슨 박사의 일기
  제11장 바위산 위의 남자
  제12장 황야에서의 죽음
  제13장 그물 치기
  제14장 바스커빌 씨네 사냥개
  제15장 회상

  부록 1 나비와 난초
  부록 2 『바스커빌 씨네 사냥개』의 출처
  부록 3 리처드 캐벌은 ‘휴고 바스커빌’인가?
  부록 4 바스커빌 저택을 찾아서
  부록 5 『바스커빌 씨네 사냥개』의 연대

공포의 계곡

『공포의 계곡』은 1914년 9월부터 1915년 5월까지 《스트랜드 매거진》에 연재되었다. 그리고 장편 연재물로서는 특이하게 매번 연재될 때마다 편집자가 이야기를 소개하는 형식을 취했다. 영국 초판은 1915년 6월에 스미스, 엘더 앤드 컴퍼니를 통해 발행되었고 미국 초판은 그보다 빠른 1915년 2월 뉴욕의 조지 H. 도런 출판사에서 발행했다. 《스트랜드 매거진》에 발표된 작품과 미국 판본 사이에 다른 점들이 적지 않아 그중 일부는 아래에 따로 주석을 달아 놓았다. 데이비드 A. 랜들의 「참고 문헌을 통해 살펴본 '공포의 계곡'」을 참고하라.

 

  머리말

『공포의 계곡』은 제1차 세계대전이 발발하던 시점에 발표되어 홈즈와 왓슨 장편소설의 대미를 장식하는 작품이 되었다. 이 소설은 모든 고전적인 요소가 담긴 흥미진진한 '잠긴 방'의 수수께끼(모리아티 교수에게 반감을 가진 그의 수하가 보낸 암호문에서 비롯된 한판 두뇌 싸움)와 20년 전 사건의 희생자에 초점을 맞춘 하드보일드 탐정 이야기를 완벽하게 결합시켰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물론 현대 독자들은 이 수수께끼 자체를 재빨리 간파할 수 있을지 모른다. 당시에는 대단히 기발하다고 여겨졌던 작품 속 장치들이 요즘은 너무 자주 도용되어 진부하기까지 하니 말이다. 그렇지만 《스트랜드 매거진》에 연재된 이 작품은 에드워드 7세 시대를 살았던 독자들의 마음을 송두리째 빼앗기에 충분했다. 1880년대 펜실베이니아 탄광 지대의 노동자 분규에 연루된 비밀 조직, 몰리 머과이어스의 격렬한 역사가 이 작품의 배경이 되었다는 사실 역시 흥미롭다. 『공포의 계곡』 2부는 앨런 핑커턴이 소설화한 작품 『몰리 머과이어스와 탐정』(1877)에서 착안하여 구성되었다. 그리고 아일랜드 광부와 그들이 의도적으로 관여한 노동자 폭동을 비판적인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다. 현대의 역사학자들은 몰리 조직이 압제자의 악랄함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라고 말한다. 또 핑커턴의 역할이 왜곡되었으며, 영웅의 캐릭터도 완벽하지 않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왓슨이 말하는 『공포의 계곡』의 높은 기개는 독자들이 한시도 눈을 뗼 수 없게 만든다.

 

  제1부 벌스턴의 비극
    제1장 경고
    제2장 홈즈의 이야기
    제3장 벌스턴의 비극
    제4장 암흑
    제5장 드라마 속 등장인물
    제6장 떠오르는 태양
    제7장 해결

  제2부 스코러즈
    제1장 한 남자
    제2장 보디마스터
    제3장 버미사 341지부
    제4장 공포의 계곡
    제5장 암흑의 시간
    제6장 위기
    제7장 버디 에드워즈의 함정

  에필로그

  부록 1 “그렇다면 폴록의 정체는 무엇일까?”
  부록 2 『공포의 계곡』에 등장하는 인물, 장소, 사건 및 펜실베이니아 해당 명칭
  부록 3 『공포의 계곡』연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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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석 달린 셜록 홈즈 5 - 주홍색 연구 | 네 사람의 서명, 셜록 홈즈 탄생 150주년 기념판 주석 달린 셜록 홈즈 5
레슬리 S. 클링거 엮음, 승영조.인트랜스 번역원 옮김, 아서 코난 도일 원작 / 현대문학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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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석 달린 셜록 홈즈 시리즈 다섯 번째 책이다. 앞의 네 권이 단편을 수록하였고, 이 책에서는 『주홍색 연구』, 『네 사람의 서명』 두 장편이 수록되어 있다. 아서 코난 도일은 연속으로 장편을 두 편 연재한 후 단편을 연재했다. 이 두 소설은 현재 일어난 사건이 알고 보니 과거 수십 년 전에 일어났던 일의 연장선상에 있다는, 애거서 크리스티의 소설에서 흔하게 등장하는 '과거의 그림자가 현재까지 드리워진다'(정확하게 기억하지는 못하지만 이런 의미였던)는 구성이다. 물론, 셜록 홈즈의 활약상을 전부 읽었음이 분명한 크리스티가 선배 작가에게 영향을 받아 좀 더 세련되게 다듬었다는 것이 사실이지만, 확실히 아서 코난 도일의 셜록 홈즈는 다소 거친 면이 많다. 마치 애거서 크리스티의 작품이 매끈한 도자기라면, 아서 코난 도일의 셜록 홈즈는 유약을 바르지 않은 도자기랄까. 결혼으로 인해 콤비 관계가 종료되는 설정도 푸아로와 헤이스팅스의 관계와 동일하지만, 이후 푸아로가 다른 조력자와 함께 활동하거나, 헤이스팅스가 푸아로와 동행할 때마다 합당한 이유를 만들어주는 것에 반해서, 왓슨의 결혼 이후에도 종종 홈즈와 함께 생활하는 모습이 설명 없이 그려져 있어, 후대의 학자들은 왓슨이 사별했다거나, 별거했다거나, 이혼했다거나 하는 등 여러 가지 해석을 내놓고 있는 형편이다. 또 베이커 221B에 살고 있는 홈즈가 그의 행동 반경을 영국 밖으로 확장시키지 않는 반면, 애거서 크리스티의 소설 속 푸아로는 영국은 물론이고 온 유럽과 아시아까지 돌아다니는 탐정이다. 셜록 홈즈는 충분히 매력적인 캐릭터지만, 소설 자체의 오류는 눈감아주기에는 많은 편이다. 애거서 크리스티는 셜록 홈즈 소설들의 장점을 잘 문질러 더 빛나게 했고, 단점은 영리하게 제거하였다. 주석 달린 홈즈 시리즈는 분명히 재미있었지만, 크리스티 소설 속 완벽한 세계가 가끔 그립기도 했다.

 

 

주홍색 연구

『주홍색 연구』는 1887년판 《비턴의 크리스마스 연감》에 다른 희곡 작품 두 편, C. J. 해밀턴의 「네 잎 클로버」와 R. 앙드레의 「화약밥」(화약밥은 전시 징병된 신병을 뜻하는 말-옮긴이)과 함께 발표되었다. 『주홍색 연구』단행본은 1888년 7월 워드, 록앤드 컴퍼니에서 처음 발행했다. 미국 초판은 1890년 J. B. 리핀콧 컴퍼니에서 발행했다. 워드, 록 앤드 보든 출판사(당초 출판사의 후신)에서 발행한 1893년판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의 '발행인 주석'이 추가되었다. "셜록 홈즈 씨가 대중에게 처음 소개되고, 그의 추리 방법이 묘사된 『주홍색 연구』가 그랬듯이, 코난 도일의 은사이자 셜록 홈즈의 모델인 의사 조지프 벨이 최근 《북맨》에 기고한 글 또한 《북맨》을 읽어보지 못한 독자들에게 자못 흥미진진할 것이라고 우리 발행인들은 생각했다. 환자를 다루는 의사 조지프 벨의 '직관력'은, 그의 제자였던 의사 코난 도일이 《스트랜드 매거진》에서 우리에게 말했듯이, "그저 경이로운" 것이었다. 아래 코난 도일의 이야기를 들으면 이해가 빠를 것이다.

"'알 만하군요.' 벨 선생님이 말했다. '당신은 술 때문에 아픈 겁니다. 코트 안주머니에 술병을 갖고 다닐 정도니 말입니다.'"

또 다른 예를 들어보겠다.

"'제화공시군.' 그러고는 학생들에게 몸을 돌리고, 그 남자의 바지 무릎 안쪽이 닳았다는 것을 지적했다. 제화공이 무릎에 끼고 가죽을 두드리는 무릎돌이라는 것 때문에 생긴 것으로, 그건 제화공들에게서만 발견되는 특징이었다.

이 모든 것이 내게 아주 강렬한 인상을 심어주었다. 그의 모습-뚜렷한 이목구비, 매부리코, 꿰뚫어 보는 듯 날카로운 눈-은 줄곧 내 뇌리에서 떠나지 않았다. 그는 항상 양손의 손가락을 맞댄 채 앉아서(그는 손재주가 아주 뛰어났다), 앞에 선 사람을 관찰하곤 했다. 학생들에게는 정말 훌륭한 친구처럼 아주 자상하고 정성스러웠다. 내가 학위를 받고 아프리카로 떠난 뒤에도, 은사의 탁월한 개성과 남다른 솜씨에 대한 깊은 인상을 한시도 떨쳐버릴 수 없었다. 그 덕분에 어느 날 갑자기 의학을 저버리고 글을 쓰게 될 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

덕분에 의사 코난 도일은 "의학을 저버리고 글을 쓰게" 되었고, 그 결과가 어떠한지는 이제 누구나 알고 있다. 그리고 이제 셜록 홈즈 씨는 만인의 입에 오르내리게 되어, 거의 공인이 되기에 이르렀으니, 의사 도일이 초기에 받은 교육과 훈련의 몇 가지 특징을 언급한 글, 곧 의사 도일이 면밀한 관찰을 하는 습관을 기르도록 한 의사 조지프 벨의 다음 글이 많은 독자들에게 흥미롭게 읽히기를 우리 발행인들은 바라 마지않는다. 의사 도일과 벨에게 감사드리며, 그 글의 게재를 허락해준 《북맨》의 편집자와 사주들에게 충심으로 감사드린다."(의사 벨의 글은 이번 이야기 말미의 부록에 실려 있다.)


  머리말

오늘날 학자들은 물론이고 일반 셜로키언들도 『주홍색 연구』(1888)를 매혹적인 창세기로 여기게 되었다. 이 글에서 셜록 홈즈가 공식적으로는 최초로 모습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여기서 우리는 베이커 스트리트에 살기 전의 왓슨을 잠깐 엿본 후, 셜록 홈즈의 '보즈웰'인 존 H. 왓슨 박사가 병원 실험실에서 홈즈를 처음 만나는 중요한 사건을 목격하게 된다("발견했어! 내가 발견했어!" 이것이 홈즈의 첫말인데, 과연 홈즈다운 적절한 말이다). 두 사람은 하숙집을 같이 쓰기로 한다. 왓슨은 홈즈가 세계 유일의 자문탐정이라는 이색적인 작업을 갖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곧이어 왓슨은 복수와 살인이라는 어두운 세계의 이야기에 휘말리게 된다. 홈즈의 뛰어난 탐정 활동에 대한 왓슨의 이야기는 '회상'을 중심으로, 익명의 작가가 1인칭 시점으로 쓴 것이다. 여기서는 브리검 영의 지도 아래 있던 유타 주의 모르몬교도들이 등장한다. 모르몬교도와 미국 서부의 역사에 대해 흡인력 있게 생생히 기록하고 있지만, 그래도 빅토리아 시대 영국인의 왜곡된 견해가 드러나 있다.

왓슨을 처음 만났을 때 27세였던 청년 홈즈에 대한 이번 묘사와 다른 정전의 일반적인 묘사를 비교해보면, 세월이 오래 흘렀어도 홈즈라는 인물이 거의 변함이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비밀을 잘 털어놓지 않는 무거운 입, 보헤미안 기질, 경찰을 낮잡아 보는 태도 등이 이번 이야기에도 고스란히 드러나 있다. 또한 홈즈의 마약 사용에 대해서는 암시만 하고 있지만, 다른 여러 악덕과 미덕을 여기서 일찌감치 독자에게 두루 선보이고 있다. 『주홍색 연구』초기 출판본은 저자에게 거의 돈이 되지 않았지만, 나중에 단편 시리즈를 발표해서 대성공을 거둘 수 있는 든든한 밑거름이 되었다.

  제1부 전 육군 군의관 존 H. 왓슨 박사의 회고록 재판
    제1장 셜록 홈즈 씨
    제2장 추리의 과학
    제3장 로리스턴 가든 사건
    제4장 존 랜스의 증언
    제5장 광고를 보고 찾아온 손님
    제6장 토비아스 그레그슨 형사의 솜씨
    제7장 어둠 속의 빛

  제2부 성도들의 나라
    제1장 알칼리 대평원에서
    제2장 유타의 꽃
    제3장 존 페리어, 선지자와 이야기를 나누다
    제4장 목숨을 건 탈주
    제5장 복수의 천사
    제6장 의사 존 H. 왓슨의 회상 계속
    제7장 결론

  부록 「셜록 홈즈 씨」―의사 조지프 벨의 에세이


네 사람의 서명

『네 사람의 서명』은 1890년 2월 「네 사람의 서명, 그리고 숄토가의 의혹」이라는 제목으로 《리핀코츠 매거진》에 실렸다. 『네 사람의 서명』으로 출간된 것은 1890년 10월 영국의 스펜서 블래킷 출판사에 의해서였다. 미국판과 영국판 책들 중에는 저작권을 허가받은 책도 있고 해적판도 허다했다. 원본은 특정 개인이 소유하고 있어서 손에 넣기 쉽지 않았던 터라 텍스트 변용 사례가 무수히 많았다. 뉴트와 릴리언 윌리엄스의 『주석 달린 '주석 달린 책'』은 주석이 소설의 가치를 전혀 떨어드리지 않는 대단히 유익한 서적이다.


  머리말

『주홍색 연구』의 신입 탐정 홈즈는 이제 잊어라. 『네 사람의 서명』(1890)에서 홈즈의 자신감은 최고조에 달하고, 수수께끼 같은 과거의 일로 고통 받던 미모의 의뢰인 메리 모스턴 양의 사건에 강렬한 흥미를 느끼고 깊이 빠져든다. 대단히 만족스러운 탐정 이야기인 『네 사람의 서명』에서 홈즈는 거의 모든 장면에 핵심 인물로 등장한다. 한편 왓슨은 나름대로 인생의 장밋빛 순간을 맞이하여 홈즈와 함께하던 생활을 끝내게 되고, 베이커 스트리트에 홀로 남겨진 홈즈는 마약에 빠진다. 『주홍색 연구』사건이 해결된 지 7년, 홈즈는 그사이 평생 기억에 남을 경험을 많이 한 것 같다. 그런 경험들을 밑거름으로 하여 그가 해결하고자 한 이번 사건의 발단은 인도 폭동이라는 역사적 항쟁의 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모험은 기묘한 난쟁이와 의족을 한 사나이, 믿음직한 개, 템스 강 아래로의 숨막히는 추격전 등 영화와 같은 흥미로운 요소들로 가득하다. 『네 사람의 서명』결말 부분에서 범인이 털어놓는 살인과 강도, 배신과 복수의 뒷이야기에서는 영국 식민정책의 속국이었던 인도의 모습과 식민정책이 빅토리아 시대에 미친 영향이 잘 요약되어 있다.

  제1장 추리의 과학
  제2장 사건 진술
  제3장 해결책 모색
  제4장 대머리 남자의 이야기
  제5장 폰디체리 저택의 비극
  제6장 셜록 홈즈의 현장 조사
  제7장 통에 얽힌 일화
  제8장 베이커 스트리트 이레귤러스
  제9장 끊어진 고리
  제10장 원주민의 최후
  제11장 아그라 보물 상자의 비밀
  제12장 조너선 스몰의 이상한 이야기

  부록 『네 사람의 서명』 연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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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석 달린 셜록 홈즈 4 - 그의 마지막 인사 | 셜록 홈즈의 사건집, 셜록 홈즈 탄생 150주년 기념판 주석 달린 셜록 홈즈 4
레슬리 S. 클링거 엮음, 승영조 옮김, 아서 코난 도일 원작 / 현대문학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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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두껍다! 주석 달린 셜록 홈즈 시리즈 네 번째 권을 보고 든 생각이다. 672쪽. 앞의 세 권의 분량도 만만치 않았지만, 이 책을 보고 나니 상대적으로 여태껏 읽었던 세 권의 책이 가벼워 보일 지경. 침대에 벌렁 누워서 책을 보는 것을 좋아하는데, 이 책은 함부로 들고 훌쩍 누웠다가는 좀 과장해서 내 손목이 삐끗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아서 코난 도일이 《스트랜드 매거진》에 먼저 단편을 발표하고, 또 그 단편의 책 한 권의 분량이 되면 책으로 나오고, 이런 과정을 당시에 반복했을 텐데, 앞의 세 권은 각각 단편집 한 권이지만, 이 네 번째 권은 단편집 두 권을 묶었다. 하나씩 출판하기에는 양이 좀 부족했겠지. 그래도 각각 300쪽 정도는 되기에 합쳐 놓았더니 600쪽이 훨씬 넘는 두꺼운 책이 되었다.

 

첫 번째 권에서 화려하게 데뷔하였고, 두 번째 권에서 충격적으로 실종되었으며, 세 번째 권에서 영웅이 되어 귀환했다면, 네 번째 권에서는 과연 어떤 이야기가 나올까? 생전에 아서 코난 도일은 장편 4편과 단편 56편을 썼는데, 1~4권까지는 단편이 순서대로 실려 있으며, 5~6권에는 각각 2편씩 장편이 실려 있다. 물론 단편만 죽 쓰다가 장편을 쓴 것이 아니라, 현대문학에서 장편과 단편을 나눈 후, 다시 그 안에서 순서대로 편집한 것이다.

 

주홍색 연구(1887년)-장편-주석 달린 셜록 홈즈 5

네 사람의 서명(1890년)-장편-주석 달린 셜록 홈즈 5

셜록 홈즈의 모험(1892년)-단편집-주석 달린 셜록 홈즈 1

셜록 홈즈 회고록(1894년)-단편집-주석 달린 셜록 홈즈 2

바스커빌 씨네 사냥개(1902년)-장편-주석 달린 셜록 홈즈 6

돌아온 셜록 홈즈(1904년)-단편집-주석 달린 셜록 홈즈 3

공포의 계곡(1914년)-장편-주석 달린 셜록 홈즈 6

그의 마지막 인사(1917년)-단편집-주석 달린 셜록 홈즈 4

셜록 홈즈의 사건집(1927년)-단편집-주석 달린 셜록 홈즈 4

 

그러니까 생전에 장편 두 권을 먼저 쓰고 나서 단편 연재를 시작하여 독자들에게 작별을 고했다가, 다시 장편을 연재하였고 이어 단편집으로 귀환을 화려하게 알렸으며, 이후 마지막 장편이 나오고 단편집으로 작별을 고한 후 마지막으로 그의 사건집을 수록한 책이 나온 셈이다. 즉, 시리즈의 네 번째 책인 이 책에서 홈즈의 마지막이 들어 있는 셈이다.

 

단편 56편을 네 권으로 연이어 읽다 보니, 만약 홈즈의 이 활약을 주석없이 읽었더라면 책을 읽는 재미가 반감되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세어보지 않아서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조금 과장해서 주석의 절반 가까이가 소설의 오류를 지적하는 부분이었다. 문학사의 기념비적인 이 소설이 왜 이렇게 오류가 많은 것인가, 하는 의문이 쉬지 않고 계속 머릿속에 남아 있는 상태에서, 그 의문에 대한 수많은 학자들의 설명을 읽다 보면, 하나하나 읽어나가는 과정 자체 때문에 지칠 지경이었다. 평생을 셜로키언 혹은 홈지언을 자처하며 살았을 수많은 학자들의 그 노력들이 가상하다는 생각과 함께, 이렇게나 구구절절한 설명이 필요한 작품이 과연 그렇게 찬사를 받는 일이 온당키나 한 일인가, 하는 근본적인 의문이 떠올랐다. 실망은 이게 다가 아니다. 시리즈에 실린 단편 중 절반은 이미 내가 읽어본 소설이었다. 그러나 나머지 절반 중 상당수의 소설에서 범인과 범죄 수법을 짐작하는 것이 어렵지 않았다. 크리스티 소설 전집을 독파한 다음에 읽어서 내 눈이 밝아진 탓인지, 아니면 애초에 아서 코난 도일의 한계인 것인지는 알 수 없었다.

 

다만, 아서 코난 도일의 셜록 홈즈가 후대의 수많은 작가들에게 영향을 미친 것은 확실한다. 특히 내가 애정하는 애거서 크리스티에게는. 같은 영국 출신의 작가여서인지는 모르나 직접적으로 그녀의 소설에 홈즈가 등장하는 부분도 꽤 많으며, 홈즈에 대한 크리스티의 존경과 애정이 간접적으로 드러나는 부분도 많다. 아마도 셜록 홈즈가 없었다면, 추리 소설의 여왕 크리스티도 존재하지 않을 것이라는 내 결론은 절대 지나친 게 아니라고 생각된다. 홈즈와 왓슨의 관계는 푸아로와 헤이스팅스로 변주되었고, 아서 코난 도일이 제1차세계대전을 배경으로 쓴 첩보물은 크리스티의 작품에서는 제2차세계대전을 배경으로 바뀌었다. 다만, 버터 속의 파슬리와 같이, 홈즈가 소설 속에서 이야기하는 상당수의 사건들이 그저 언급만 되고 지나버리는 데에 반해서, 크리스티는 자신이 직접 썼던 소설 속 사건들을 이후에 이어지는 소설 속에 계속해서 집어넣어서 환기시킨다. 그로 인해 크리스티의 소설을 읽을 때에는 작가가 축조해 낸 세계가 그 자체로 완벽하다는 느낌이 들고, 사소한 부분에서까지 꼼꼼함을 잃지 않기 때문에 허술한 부분이 눈에 띄지 않는다. 그 대신 독자들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측면에서는 아쉬운 점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도 하게 되었다.

 

홈즈의 활약상 중 어색한 부분이 눈에 띌 때마다 열렬한 독자들은 스스로 의문을 해결한다. 아마도 왓슨의 친구인 아서 코난 도일이 개인적으로 첨가한 부분이라고 해석하거나, 의뢰인의 신분을 감추기 위해 왓슨이 의도적으로 이름과 배경에 손을 대다 보니 실수가 일어났다고 변명해 주는 부분이다. 아서 코난 도일이 머릿말에서 명확하게 밝혔듯이, 홈즈와 왓슨은 그저 작가의 상상 속 인물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도 그가 실존 인물일 것이라고 굳게 믿는 사람들이 이렇게나 많다는 것은 놀라운 부분이다. 다만, 셜로키언 또는 홈지언이라 자처하는 수많은 사람들의 인생은, 그들이 셜록 홈즈를 처음 알게 되었을 아주 어린 시절부터 지금까지 늘 활기찼고 즐거웠을 것이라는 강한 확신이 든다. 살면서 그게 언제이든지 소설 속 인물에 푹 빠져서 인생의 상당 시간을 보냈던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그 반짝거리는 시간을 기억하는 사람이라면 셜로키언들의 열정을, 홈지언들의 신념을 이해할 수 있으리라.  

 

 

 

그의 마지막 인사

『그의 마지막 인사』라는 제목으로 묶인 이야기 일곱 편이 영국에서 처음 단행본으로 나온 것은 1917년 10월 22일이다. 존 머리 출판사에서 나온 이 책 초판 발행 부수는 1만 684권이었다. 그와 동시에 오스트레일리아 등의 식민지판 단행본 1만 122권이 G. 벨 앤드 선스 출판사에서 발행되었다. 미국 초판도 같은 달 조지 H. 도런 출판사에서 나왔다.


  머리말


  등나무 별장

『그의 마지막 인사』는 일곱 편의 이야기를 모아 1917년 단행본으로 나왔다. 머리말에서 왓슨이 밝힌 것처럼 홈즈가 은퇴를 했다 해도 이야기 보따리를 풀지 않은 사건이 많이 남아 있어서 독자를 기쁘게 했다. 왓슨이 「그의 마지막 인사」에 덧붙인 여섯 편의 이야기는 「소포 상자」를 제외하고 1908년부터 1917년 사이에 간간이 《스트랜드 매거진》에 발표된 것들이다. 첫 번째 이야기인 「등나무 별장」에 대해 왓슨은 사건 시점을 1892년이라고 했지만 그것은 그의 실수로 보인다. 1891년 「마지막 문제」사건 이후 홈즈는 여행 중이었기 때문이다. 여기서 홈즈는 「금테 코안경」에서처럼 정치적 망명자를 다루는데, 이번에는 남아메리카 출신이다. 20세기 스릴러에서는 부두교가 약방의 감초 격이지만, 영국 도서관에 그 방면의 책이 가장 처음 선보인 것은 1893년이다. 따라서 이번 이야기는 부두교에 관한 선구적인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평소와 달리 홈즈는 이번 사건에서, 왓슨의 이야기에 잘 등장하지 않는 유능한 지역 정치가의 도움을 받는다.


  붉은 원
    비밀 메시지

소설가 마리오 푸조와 영화감독 프랜시스 포드 코폴라가 마피아를 낭만적으로 그려내기 오래전, 「붉은 원」사건에서 홈즈가 이탈리아 비밀 조직과 너무 깊이 연루되는 바람에 왓슨은 이 조직의 이름을 감추지 않을 수 없었다. 런던의 이탈리아인 거주지는 풍경이 매우 독특했고, 이곳 사람들은 다른 주민들과도 확연히 구분되었다. 정전에서 이탈리아인이 범인으로 등장하는 것은 이 사건과 「여섯 개의 나폴레옹 석고상」뿐이다. 여기서 홈즈는 미국 최고의 사립탐정 사무소인 핑커턴 탐정 사무소의 탐정과 힘을 합쳐서 대서양을 오간 살인자를 잡고자 한다. 핑커턴 사무소는 『공포의 계곡』에도 나오지만, 거기서는 홈즈와 함께 일하지 않는다. 여기서 홈즈가 아리다운 여성에게 속아서 진짜 살인범을 놓아주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는 학자들도 있다.


  브루스파팅턴호 설계도
    정부의 임박한 변화
    해전
    라소의 무반주 다성 성가곡

참신한 단서와 기발한 이야기 전개로 탐정사상 최고의 미스터리 가운데 하나로 손꼽히는 「브루스파팅턴호 설계도」는 셜록의 형 마이크로프트가 적극적인 역할을 하는 두 번째 사건이다(첫 번째는 「그리스인 통역사」). 이번 사건에서 셜록은 「그리스인 통역사」에서 말한 것과 달리 자기 형이 영국 정부의 단순한 회계원이 아니라는 사실을 밝힌다. 떄로 그의 형이 곧 영국 정부라는 것이다. 영국 정부의 '브루스파팅턴호' 잠수함 개발 계획이 이번 이야기의 핵심을 이루고 있는데, 마이크로프트는 이 계획이 성공하면 잠수함의 막강한 위력 때문에 해전이 불가능해질 거라고 예견한다. 잠수함에 매료된 코난 도일은 1914년에 「위험!」이라는 제목의 단편을 쓰기도 했다. 그 단편에서는 잠수함 전쟁의 위험이 세상에 알려지기 전에 일찌감치 그 위험을 경고하고 있다. 왜 영국 정부가 세계대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었을 '브루스파팅턴호' 잠수함 개발에 실패했는가에 대해서는 학자들 사이에 논란이 많다.


  죽어가는 탐정

단행본 『그의 마지막 인사』에 실린 새로운 사건 일곱 가지 가운데 홈즈가 1894년 실종되기 전에 일어난 사건은 바로 「죽어가는 탐정」뿐이다. 학자들은 사건 시점을 대체로 1887년에서 1890년 사이로 잡는다. 이번 사건에서 홈즈가 가장 가까운 친구인 왓슨에게 모질게 대하는 것에 대해 여러 가지 말이 많았다. 여기서 홈즈는 환자인 척하며, 즉 꾀병으로 살인자를 속인다. 그러면서 왓슨에게도 그가 죽어가고 있다고 믿도록 했을 뿐만 아니라, 의사인 왓슨의 능력을 짐짓 깎아내리기까지 했다. 홈즈가 극적으로 범인을 체포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지만, 홈즈와 왓슨의 사이가 어긋나 보이는 모습도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홈즈가 왓슨을 속인 일은 이번뿐만이 아니다. 1891년 「마지막 문제」때 더욱 크게(그리고 더욱 잔인하게) 속인 적이 있다. 그가 죽었다고 3년이나 믿도록 했으니 말이다. 이번 이야기가 뒤늦게 발표된 것은 왓슨이 사랑하는 친구의 성격이 한편으로 냉혹하다는 것을보여주기가 싫어서였을지도 모른다.

 
  프랜시스 카팩스 여사의 실종
    “그녀를 매장해버릴 수…….”

이번 사건에서 왓슨은 여느 때와 달리 적극적인 역할을 한다. 홈즈는 "여우들의 세상에서 길을 잃은 한 마리 병아리"를 찾아 대륙으로 여행을 떠나달라고 왓슨에게 부탁한다. 이번 이야기에는 19세기 후반에 여자를 보는 사회적 관점과 홈즈의 '남성 우월주의'가 여실히 드러나 있다. "병아리"란 중년의 부유한 독신 여성을 뜻하는 말이다. 그런 여성을 홈즈는 이렇게 규정한다.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계층 가운데 하나......, 타인의 범죄를 자극하는 존재." 왓슨은 정열적으로 이 사건에 매달린다. 그러나 홈즈는 평소처럼 왓슨의 성과를 얕잡아 본다. 홈즈 역시 이번 사건에서 한 일이 뭐가 있느냐고 학자들은 꼬집는다.


  악마의 발

아프리카 탐험은 19세기 중반 유럽인의 상상력을 사로잡았다. 그러나 「악마의 발」사건이 일어난 1897년 (혹은 발표된 1910년) 무렵에는 이 대륙도 더 이상 미지의 땅이 아니었다. 일찌감치 "대단한 사자 사냥꾼이자 탐험가"의 길을 걸은 이 사건의 핵심 인물, 리온 스턴데일 박사는 이례적인 존재다. 학자들은 이 사건을 샅샅이 파헤쳐서, 콘월의 위치와 '악마 같은 약'(환각제를 연상시키는 약물)의 성격에 대해 논쟁을 벌였다. 그러나 이번 이야기의 진정한 가치는 홈즈와 왓슨의 우정이 얼마나 깊은지, 그것이 여실히 드러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이번 이야기에는 홈즈와 용의자 사이의 잊을 수 없는 재치 문답도 나온다. "뒤를 밟았습니다." "나는 아무도 못 봤소I saw no one." "내가 쫓아갈 때 상대가 볼 수 있는 게 바로 그겁니다."


  그의 마지막 인사

「그의 마지막 인사」라는 제목의 이야기에서, 우리는 홈즈가 제1차 세계대전 때 첩보 활동을 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코난 도일은 1916년 전선을 여행하는 동안 홈즈가 국가를 위해 무엇을 하고 있느냐는 질문을 받았다. 홈즈의 근황을 알지 못한 그는 이렇게 대답했다. "그는 너무 나이 들어서 군 복무를 할 수 없습니다." 다행히 사실은 그렇지 않았다. 「그의 마지막 인사」는 왓슨의 1인칭 시점이 아니라 3인칭 시점으로 기록되었는데, 정전의 또 다른 3인칭 시점의 예로는 「마자랭 보석」밖에 없다. 3인칭 시점이라는 집필자가 누구인가에 대한 의문을 불러일으키지만, 대체로 학자들은 이것도 왓슨의 저술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 한다. 그렇지 않다면 머리말을 단 단행본에 이번 작품을 포함시키지 않앗을 것이다. 이번 사건 때 왓슨은 잠깐만 동참을 했기 때문에, 이야기보따리를 푸는 데는 전지적 관점을 택하는 게 더 편하다고 생각했읗ㄹ 것이다. 이번 이야기에서 우리는 홈즈가 은퇴해서 그 유명한 양봉을 했다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고, 왓슨 또한 은퇴를 했다는 암시가 나온다. 이번 이야기는 독자들이 감상적으로 가장 선호하는 이야기로 꼽힌다. 배질 래스본과 나이절 브루스가 홈즈와 왓슨 역을 맡은 1940년 영화에도 여기 나오는 애국적인 주제가 반영되어 있다. 제1차 세계대전이 끝나기 전해인 1917년에 발표된 이번 이야기에서 "동풍(대륙에서 잉글랜드로 부는 바람)"이 불어올 거라는 홈즈의 통찰력은 당시 평화를 갈망하는 세상 사람들의 바람을 반영하고 있다.



 

셜록 홈즈의 사건집

『셜록 홈즈의 사건집』단행본 초판은 1927년 6월 16일 존 머리 출판사에서 1만 5150부를 발행했다. 자회사인 머리스 임피리얼 라이브러리에서는 식민지판 5000부를 같은 날 발행했다. 미국에서도 같은 날 같은 제목으로 조지 H. 도런 출판사에서 초판을 발행했다.


  머리말


  유명한 의뢰인

단편 모험담들을 엮은 단행본으로는 마지막 책인 이번 『셜록 홈즈의 사건집』은 1921년부터 1927년까지 《스트랜드 매거진》에 발표된 열두 편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상하게도 이 책은 아서 코난 도일이 머리말을 달았다. 이 책에서 왓슨이 화자로 나오는 이야기도 모두 왓슨이 썼는가에 대해서는 의문이 제기되어 왔다. 일부 이야기는 왓슨의 아내나 친척이 썼을 거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다. 심지어는 아서 코난 도일이 썼을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유명한 의뢰인」은 사건 시점이 1902년으로, 원숙한 홈즈의 모습을 보여준다. 홈즈는 습격을 받지만, 「여섯 개의 나폴레옹 석고상」에서처럼 언론의 힘을 이용해서 악당을 속인다. 홈즈는 왓슨을 중국 도자기 전문가로 변장하게 했지만, 학자들은 그런 방법이 그리 현명하지 못했다고 지적한다. 잔뜩 멋을 낸 제임스 데이머리 경을 다루면서 홈즈가 은근히 속물을 비꼬는 또 하나의 예를 보여주며 사건이 시작된다.


  피부가 하얘진 병사
    보어 전쟁

「피부가 하얘진 병사」는 왓슨이 아니라 홈즈가 쓴 두 편의 이야기 가운데 하나다. 다른 하나인 「사자의 갈기」도 『사건집』에 실려 있다. 어느 쪽도 문학적 개가라고 볼 수는 없다. 「글로리아스콧호」나 「머스그레이브 씨네 의식문」에서 홈즈가 보여준 탁월한 이야기 솜씨에 한참 못 미치기 때문이다. 두 이야기 모두 홈즈만이 알고 있는 지식으로 해결한 사건을 선보이고 있는데, 아서 코난 도일은 그런 초기 스타일의 추리물을 공공연히 경멸한 적이 있다. 영국인들에게 보어 전쟁의 기억이 희미해진 1926년에 발표된 이번 이야기에서 홈즈는 탐정 솜씨보다 의학 지식을 과시한다. 또한 이번 이야기에서는 사건이 발생한 1903년에 일반인들이 정신병과 전염병에 대해 어떤 태도를 취했는지 씁쓸하게 되돌아볼 수 있다. 이 사건에 등장하는 실제 의사 제임스 손더스 경은 셜로키언들에게 워낙 강렬한 인상을 남겨서, 오늘날 '제임스손더스경협회, 베이커 스트리트 이레귤러스의 피부병학적 자손'이 존재하기에 이르렀다. 이 협회 회원들은 해마다 모임을 갖고 엄격한 '자격 갱신' 시험을 치른다.


  마자랭 보석
    「마자랭 보석」의 저자

「마자랭 보석」은 「그의 마지막 인사」처럼 3인칭으로 쓰였다. 이야기가 왓슨의 감회로 시작하는데도 대다수 학자들은 이것을 왓슨이 썼다고 생각지 않는다. 일련의 모든 사건이 베이커 스트리트의 하숙집 방에서 벌어지는데, 이번 이야기가 아서 코난 도일 경의 희곡 「왕관 다이아몬드」를 본인이 각색한 것이라고 보는 이들도 있다(코난 도일은 그 희곡을 같은 시기에 무대에 올려 꽤 성공을 거두었다). 여기서 홈즈는 전에 없이 매우 냉소적이다. 이야기의 일부는 왓슨의 「빈집」에서 따온 것으로 보인다. 베이커 스트리트의 거실 배치에 대한 묘사는 왓슨의 다른 이야기와 다르다. 그라나다 방송국에서 「마자랭 보석」을 텔레비전용 드라마로 제작할 때, 과거 39편의 홈즈 이야기에 주인공으로 등장한 제러비 브렛이 너무 아파서 홈즈 역으로 나오지 못했다. 그래서 연출자는 이야기를 고쳐 홈즈의 형 마이크로프트를 탐정으로 내세웠다. 「마자랭 보석」은 실화가 아니라고 보는 이들이 있는데, 정말 그렇다면 각색을 한 것도 충분히 용서가 된다.


  세 박공 집

이번 이야기를 왓슨이 쓰지 않았다고 생각하는 학자들이 있다. 스티브 딕시에 대한 홈즈의 신랄한 냉소에는 분명 오늘날 보기에 인종주의적 편견이 짙게 배어 있어서, 「노란 얼굴」에서 명백히 보여준 타 인종에 대한 관용과는 그 태도가 사뭇 다르다. 탐정 활동을 하는 모습도 거의 볼 수 없다. 또 홈즈는 입구 홀에 있는 짐 꾸러미 단서를 포착하는 데 굼뜬 모습을 보여준다. 하지만 여기서도 예리한 재능을 보여주긴 한다. 빅토리아 시대의 '가십 칼럼니스트' 랭데일 파이크와 홈즈의 관계가 끈끈한 것을 보면 홈즈에게 '조직'이 있었다는 우리의 생각이 더욱 굳어진다. 홈즈는 '사교계'와 '상류층' 정보통을 필요로 했을 것이다. 베이커 스트리트 이레귤러스(거리의 소년들)도 "뚱땡이" 신웰 존슨도 그런 정보는 제공해줄 수 없었으니까. 홈즈가 이사도라 클라인과의 만남에서 보여준 고압적인 모습은 그답게 보인다. 재판정에 세우지 않고 스스로 재판하는 모습을 앞서 여러 차례 보여주었기 때문이다(예를 들어 「보스콤밸리 사건」, 「푸른 석류석」, 「애비 농장 저택」에서). 개인 소장자가 지니고 있는 이번 원고에 대한 면밀한 분석을 하지 않는 한, 「세 박공 집」의 저자가 누군지는 확실히 밝혀낼 수 없을 듯하다.

 

  서식스의 뱀파이어
    “그런데 뱀파이어에 대해 우리가 알고 있는 게 뭐지?”

「서식스의 뱀파이어」가 왓슨의 이야기라는 데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 즉, 정전의 몇몇 이야기는 진짜 저자가 누군지 의심스러운데, 여기서는 다행히 한 점 의혹도 없다. 홈즈의 대단한 색인집에 관한 왓슨의 이야기에 대해서도 학자들은 의심치 않는다. 위조범 빅터 린치, "아직 세상에 알릴 수 없는 이야기"라는 수마트라의 거대한 쥐, 반더빌트와 금고털이, 서커스단의 미녀 비토리아, 그리고 해머스미스의 명물 비거 등이 그것이다. 왓슨이 블랙히스 팀의 럭비 선수로 뛰었던 청년 시절에 대한 언급도 믿을 만한 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제대로 밝혀지지 않은 그런 이야기에 대해 왓슨의 친구인 아서 코난 도일 경은 어떻게 생각했는가에 관한 기록은 없다. 1924년 무렵 '영지주의자 요한 바울로'로 알려진 도일이 초자연적인 존재의 실재에 대한 믿음을 전파하는 데 열을 올린 것으로 볼 때, 아마 도일도 「서식스의 뱀파이어」를 특히 좋아했을 것이다. 도일과는 사뭇 대조되는 성격의 홈즈는 스스로 확고한 회의주의자임을 밝히다. 초자연적인 현상에 관한 설명이나 전설에 대해 홈즈는 이렇게 말한다. "탐정 일이란 확실한 근거에 입각해서 하는 것이고, 언제나 그래야만 해....... 유령들이 끼어들 필요는 없지." 이러한 태도는 『바스커빌 씨네 사냥개』에서 보여준 홈즈의 실용적인 태도와 일치한다.


  세 명의 개리뎁 씨

"개리뎁"이 정작 누구인가를 알아낸 학자는 아무도 없다. 이렇게 독특한 성씨는 이번 이야기에서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한다. 「세 명의 개리뎁 씨」는 분명 후기의 사건인데, 사건 시점은 아마도 1902년일 것이다. 범인은 왓슨의 독자였을 가능성이 높다. 범죄 수법이 「빨강머리연맹」과 「증권회사 직원」의 수법과 아주 비슷하기 때문이다. 이번 사건에서는 홈즈와 왓슨의 관계에 대한 언급이 자못 주목할 만하다. 후기의 다른 사건인 「악마의 발」에서처럼 홈즈가 왓슨의 안전을 염려하는 훈훈한 모습을 보여준다. 어쩌면 어느새 홈즈의 나이(48)도 지긋해졌다는 표시로, 아니면 1903년의 은퇴를 눈앞에 두었다는 표시로, 홈즈와 왓슨의 관계가 1881년의 단순한 룸메이트 관계에서 더없이 가까운 친구 사이로 원숙해진 모습을 보여준다.


  토르교 사건
    전편 이야기 줄거리
    「토르교 사건」 원작

왓슨이 「토르교 사건」의 저자인 것은 분명한데, 여기서 그는 "인도 육군"에 복무했다는 뜬금없는 주장을 한다. 이번 이야기가 발표된 1922년에 고희를 맞은 홧슨의 기억이 어느덧 침침해지기 시작한 것인지도 모른다. 이번 이야기에서 왓슨은 돈과 힘을 지닌 "황금왕" 닐 깁슨이라는 익명의 인물과 맞선 홈즈의 활약상을 기록한다. 미국인 백만장자의 정체가 무엇인가는 많은 추리를 불러일으켰지만, 아무튼 이 부자에게는 '도금시대' 미국인에 대한 영국인의 생각이 고스란히 반영되어 있는 듯하다. 미국인은 터무니없이 돈이 많으며 거칠고, 완고하고, 냉혹하고, 폭력적이라는 생각 말이다. 또한 아름다운 여성 가정교사, 검은 머리의 남아메리카 미녀 등 홈즈의 세계에서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는 인물도 나온다. 그러나 여기서 겉으로 드러난 것이 전부는 아니다. 홈즈는 돌난간이 떨어져 나갔다는 단서를 가지고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고심하게 된다.


  기어다니는 남자
    “무엇보다도 큰 수수께끼는 자네가 말한 그 날짜야.”

「기어다니는 남자」는 추리 이야기라기보다는 SF에 더 가깝다. 그러나 여기 나오는 과학은 황당한 것이 아니라 당시의 의학에 토대를 두고 있다. 이번 이야기에서 홈즈는 존경할 만한 프레스베리 교수가 딸 또래의 여성과 결혼하려고 하면서 발생한 사건을 다룬다. 홈즈는 『주홍색 연구』에서 자신의 추리가 옳다는 것을 입증하기 위해 냉혹하게(잔인하지는 않아도) 개를 독살한 적이 있는데, 여기서는 개에 대한 태도가 사뭇 달라진 모습을 보여준다. 이제 홈즈는 개를 집안의 거울로 보고, 심지어는 개에 관한 논문을 쓸 생각까지 한다. 약물을 이용한 '젊음의 샘'이라는 색다른 소재를 보여주는 이번 사건이 오늘날 보기에는 우스꽝스러운 데가 없지 않지만, 프레스베리 교수와 당시 빅토리아 시대 사람들의 젊어지고자 한 강박 관념은 오늘날의 의료계 뉴스에서 엿볼 수 있는 강박관념과 다를 게 없다.


  사자의 갈기

「사자의 갈기」를 연구하는 학자들의 주된 의문점은 홈즈가 이것을 왜 썼는가 하는 것이다. 사건이 범죄의 모습을 띠고는 있지만, 홈즈는 책에서 읽은 내용을 기억해내는 것만으로 수수께끼를 푼다. 사실상 범행은 일어나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 이야기는 주목할 가치가 있다. 정전에서 홈즈의 은퇴 이야기를 다룬 유일한 글이기 때문이다. 1907년 7월에 홈즈는 서식스 주에서 살고 있는 것으로 나온다. 이번 이야기에는 알려진 홈즈의 집 가운데 가장 나중에 살았던 집(홈즈가 지금도 거기서 살고 있다고 독자들이 믿고 싶어하는 집)의 위치에 관한 단서가 많이 나온다. 이번 사건 희생자인 약혼녀인 모드 벨라미는 매우 매력적인 여성인데, 홈즈가 그녀에게 '정feelings'을 느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한 언급이 설득력은 있지만, 결국은 추측에 지나지 않는다. 「그의 마지막 인사」에서 그녀가 언급되지 않기 때문이다.


  베일을 쓴 하숙인
    홈즈의 이력

「베일을 쓴 하숙인」은 왓슨의 이야기 가운데 가장 짧고, 사실상 수사하는 모습도 보여주지 않는다. 「붉은 원」에서처럼, 고민이 있는 집주인 여자가 홈즈에게 하숙인을 조사해달라고 의뢰한다. 하숙인은 살해 음모가 잘못되어 크게 낙담한 여성이다. 주저 없이 사회규범을 무시하곤 하던 홈즈도 여성이 자살하려는 것은 막고자 한다. 이번 이야기를 정말 왓슨이 썼는가에 대해서는 다소 미심쩍은 데가 있다. 하지만 여기서 더 높은 정의에 대해 발언을 하고 있는 홈즈의 태도는 「푸른 석류석」과 「보스콤밸리 사건」에서 보여준 태도와 일치한다. 또한 "정치인과 등대, 길들인 가마우지와 관련되 이야기"를 운운하는 화자의 어투가 왓슨의 것이라는 데 어깃장을 놓을 사람은 없을 것이다.

 

  쇼스콤 고택

「쇼스콤 고택」은 왓슨이 홈즈에 대해 마지막으로 쓴 이야기다. 그러나 본문에는 이것이 마지막이라는 언급이 전혀 없다. 이 이야기가 발표된 1927년에는 왓슨의 나이가 어언 76세였다. 아마 왓슨은 갑작스러운 질병이나 노쇠로 더는 글을 쓸 수 없게 되었을 것이다. 어쩌면 아내의 성화 때문에, 또는 아내의 죽음 때문에 펜을 놓았을 수도 있다. 아무튼 은폐된 죽음과 지하 납골당의 비밀을 조사하는 이번 사건은 최후의 이야기로 손색이 없다. 이번 이야기에 나옷듯, 홈즈는 여전히 최첨단의 탐정 기법을 보여준다. 그가 수사 도구로 현미경을 사용한 것은 매우 선구적이다. 왓슨은 경마에 심취한 모습을 보인다(이 사건이 일어난 시점으로 짐작되는 1902년에는 아무튼 그랬다). 「기어다니는 남자」에서처럼 홈즈는 개를 관찰함으로써 새롭게 발견한 사실을 수수께끼를 푸는 데 이용한다. 그리고 부도덕한 로버트 노버턴 경과 대면했을 때 또다시 상류층을 경멸하는 모습을 보인다. 홈즈는 그에게 싸늘하게 대꾸한다. "당신이 한 일의 도덕성이나 품격에 대해서는 가타부타 말하고 싶지도 않습니다."


 

  은퇴한 물감 제조업자
    카리나의 정체

「은퇴한 물감 제조업자」는 홈즈의 이야기 마지막 권에 있는 마지막 단편이다. 왓슨이 75세 생일을 맞은 1926년 말경에 쓴 이번 이야기는 홈즈가 1903년 은퇴하기 여러 해 전에 일어난 사건을 다룬 것이다. 왓슨은 이제 자기 인생에서 사라진 72세의 홈즈를 회상하며 이번 사건에 적극 참여한 것을 즐거워하고 있는 듯하다. 처음에 홈즈는 이 사건이 단지 "케케묵은 이야기"일 뿐이라고 판단한다. 바람난 아내와 배신한 친구 이야기 말이다. 그는 왓슨에게 조사해보라며 사건을 넘겨주는데, 홈즈의 말에 따르면 왓슨은 중요한 것을 모두 놓치고 만다. 그러다가 "서리 해안의 언짢은 라이벌"(전에 우리가 들어보지 못한 인물)이 등장하자, 홈즈는 냉혹한 살인 사건이 일어났다는 것을 알아차리게 된다. 이야기에 허술한 구석이좀 있고, 왓슨의 설명에도 흠이 없지 않지만, 진짜 셜로키언이라면 이번 이야기가 꾸며낸 것이라는 어느 학자의 논문을 결코 받아들일 수 없을 것이다. 셜록 홈즈와 왓슨 박사에 관한 책을 이제 덮어야만 하는 마지막 이야기가 가짜라니! 이번 이야기가 맨 끝에 실린 이유에 대해서는 그저 추측만 해볼 수 있을 뿐이다. 존 왓슨이 아니라, 머리말을 쓴 아서 코난 도일이 『사건집』을 편집했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감사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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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석 달린 셜록 홈즈 3 - 돌아온 셜록 홈즈, 셜록 홈즈 탄생 150주년 기념판 주석 달린 셜록 홈즈 3
레슬리 S. 클링거 엮음, 승영조 옮김, 아서 코난 도일 원작 / 현대문학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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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석 달린 셜록 홈즈 세 번째 권이다. 코난 도일의 단편들은 《스트랜드 매거진》에 연재되었고 현대 문학에서 나온 전집은 연재된 순서대로 단편들을 수록하였다. 두 번째 권의 「마지막 문제」에서 홈즈는 사망한 것으로 암시되었다. 이후 독자들의 엄청난 반발과, 아마도 작가인 코난 도일의 경제적인 이유 때문에 10년의 시간이 흐른 후 홈즈는 다시 등장한다. 소설 속 세계에서 홈즈는 3년만에 왓슨 앞에 나타났지만, 왓슨은 홈즈의 부탁으로 10년 동안 홈즈의 이야기를 세상에 내놓지 않았다고 설명되며, 10년 후 홈즈는 완전히 은퇴했기에, 그의 허락을 받아 홈즈의 실종 후 3년부터의 사건을 다시 세상에 공개하게 된 것이다. 이 책의 첫머리에 나오는 「빈집」이 바로 절벽에서 왓슨에게 편지를 남기고 사라진 후 3년 만에 왓슨을 찾아온 홈즈의 이야기로 시작되는데, 코난 도일 입장에서는 홈즈의 부활을 최대한 자연스럽게 표현하기 위해 무단히 노력한 흔적이 보이지만, 아무래도 작가가 완전히 세상에서 없애 버리려고 마음 먹었던 인물을 우여곡절 끝에 다시 살려낸 탓에, 이야기가 종종 어색한 부분이 눈에 띈다. 놀라운 것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홈즈 연구가들은 나름의 상상력으로 그 부분을 채워넣었다는 것이다. 사실 이런 부분은 아서 코난 도일의 거의 모든 작품에서 오류로 등장한다. 예를 들면, 「마지막 문제」에서 홈즈와 맞서 싸운 악당의 이름은 모리아티라고만 제시되고, 그의 동생 이름이 '제임스 모리아티 대령'이라고 나온다. 대령은 홈즈가 자기 형을 죽였다고 비난했다는 내용과 함께. 그런데 이 작품에서는 '제임스 모리아티 교수'라고 풀네임이 나오는데, 그렇다면 형인 모리아티 교수와 동생 모리아티 대령은 둘 다 이름이 제임스라는 이상한 결론에 도달한다. 내가 보기에 이것은 코난 도일의 단순한 실수라고 생각된다. 10년의 세월이 흘렀으니 그 부분에서 부주의 했을 수도 있다. 어쩌면 편집자의 실수가 더 컸다고 생각될 수도 있다. 그런데 셜로키언, 혹은 홈지언들은 여기서 나오는 동생은 「빈집」에서 홈즈와 맞선 모런 대령이며, 실제 두 사람은 피붙이 관계가 아니라 가까운 친구이자 동료로, 모런 대령은 권위를 확보하고 일당을 다시 소집하기 위해 모리아티의 이름을 빌려썼다는 해석을 한다. 이 정도면 원작자인 코난 도일과는 별개로 홈즈는 살아 숨쉬는 인물이라고 할 수 있다. '셜록학'이라는 단어가 전혀 과장이 아닌 셈이다. 심지어 단 세 개의 단편에만 등장하는 홈즈의 형, 마이크로프트를 두고 그가 자기 동생과 모리아티 교수를 모두 도운 이중 첩자였으며, 당연하지만 홈즈를 돕기 위해 그가 덫을 친 것이라는 논문도 있다고 한다. 셜록은 왓슨이 마이크로프트를 쓸데없이 경계하거나 지나치게 자신을 걱정할까 봐 일부러 그 사실을 숨겼다는 것이다. 이 정도면 정말 꿈보다 해몽이라는 우리 속담이 딱 들어맞는다. 정말 뛰어난 문학 작품은 작가의 의도와 재능을 뛰어넘기 때문에 문학사에 남게 된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즉, 애초에 작가는 거기까지 생각하지는 않았는데, 최종적으로 만들어진 작품이 결과적으로 작가가 가지고 있던 의도와 재능의 총합보다 커져서 고전이 된다는 것이다. 여기에 해당하는 작품은 셜록 홈즈 시리즈 뿐만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그 어떤 작품보다 셜록 홈즈 시리즈야말로, 작가의 역량과, 그 작가가 빚어낸 산물과의 격차가 크다고 할 것이다.

 

 

돌아온 셜록 홈즈

단행본 영국 초판은 조지 뉸스 출판사에서 1905년 3월 7일 1만 5000부를 발행했다(시드니 패짓의 삽화도 실렸다). 그와 동시에 자회사인 롱맨 콜로니얼 라이브러리에서 1만 5000부를 발행했다. 미국 초판은 1905년 2월 매클루어 필립스 출판사에서 찰스 레이먼드 매콜리의 삽화를 넣어 발행했다. 이 미국판은 2만 8000부 이상 인쇄되었다.

 


  빈집
    대공백기
    바리츠
    어두워지는 하늘
    모런 대령이 쏜 총알의 진로

전체 정전 가운데 박수갈채를 가장 많이 받은 이야기가 바로 「빈집」이다. 《스트랜드 매거진》에 발표된 것은, 「마지막 문제」를 통해 홈즈가 죽었다고 알려진 지 10년 만인 1903년 10월이다. 이때 잡지 표지에는 '셜록 홈즈'의 이름이 대문짝만 하게 실렸고, 본문 이야기 첫 면에는 팡파르를 울리듯 우람한 활자로 '돌아온 셜록 홈즈'라고 인쇄한 후, 「빈집」이라는 제목은 그 아래 조그맣게 인쇄했다. 1903년 9월 《스트랜드 매거진》은 미리 이렇게 광고했다. "정황 증거를 토대로 한 [홈즈의] 사망 소식은 천만다행히도 오보인 것으로 드러났다." 독자들은 홈즈와 왓슨의 감격적인 재상봉 장면을 보는 것만으로도 무척이나 즐거웠다. 그러나 이번 이야기에는 엉성한 구석이 많다. 예를 들어 모런이 지나가는 승합마차 위에서 총을 쏜 게 아니라면, 로널드 아데어를 살해하는 게 불가능해 보인다는 것도 그렇고, 이 범죄 후 모런이 왜 교수형을 당하지 않았는지도 수수께기다. 한편 이번 이야기에서는, 길 건너편의 '빈집'을 묘사한 대목을 통해 베이커 스트리트 221번지의 위치에 대한 단서를 추리해볼 수 있다.


  노우드의 건축업자
    셜록 홈즈와 지문

「빈집」을 발표한 1903년 홈즈가 은퇴하자(독자들은 이 사실을 몰랐지만), 왓슨은 마침내 홈즈의 사건집에 나오는 모든 사건을 마음대로 골라서 발표할 수 있게 되었다. 홈즈가 돌아온 해인 1894년에 해결한 사건 가운데 하나가 「노우드의 건축업자」다. 이것은 정전 가운데서 지문을 핵심 단서로 삼은 최초의 사건이다. 홈즈는 당시 경찰은 물론이고 법정보다 먼저 지문의 중요성을 알아차렸다. 학자들은 홈즈의 의뢰인이 쓴 이상한 유언장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홈즈가 법에 무지한 것을 꼬집었다.


  춤추는 사람들
    춤추는 사람들 알파벳

힐튼 큐빗이 아내의 은밀한 과거를 파헤치기 위해 셜록 홈즈를 고용했을 때, 홈즈는 '춤추는 사람들'이라는 암호를 풀어야 했다. 이번 이야기가 홈즈의 몇 안 되는 실패담 가운데 하나라고 생각하는 이들도 있다. 비극을 막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범인을 잡아들이긴 했다. 정전의 여러 사건에 미국인이 등장하지만, 범인이 미국인인 이야기는 『주홍색 연구』와 「다섯 개의 오렌지 씨앗」둘뿐이다. 그런데 뉴욕 경찰 윌슨 하그리브를 홈즈의 친구라고 언급한 이번 이야기는 홈즈가 미국인이었을지도 모른다는 것을 암시한다. 코난 도일은 순회강연차 뉴욕에 가본 적이 있다. <어둠의 천사들>이라는 연극을 보면 왓슨도 한동안 미국에서 지낸 적이 있는 것으로 나온다. 이번 이야기에서도 우리는 왓슨에 대해 좀 더 많은 것을 알게 된다. 서스턴이라는 친구가 있다는 것, 당구를 좋아한다는 것, 그리고 씀씀이가 헤프다는 것이 그것이다. 당시 암호해독학은 셜록 홈즈만이 아니라 암호해독 아마추어와 전문가들이 열렬히 연구하던 분야였다. 여기 나오는 암호의 기발함과 독창성 덕분에 왓슨의 이번 이야기를 무척이나 사랑하는 독자가 많다.


  홀로 자전거 타는 사람
    셜록 홈즈 시대의 자전거 타기

이번 이야기에서 우리는 당시 영국에서 '미개척지'라고 여겼던 곳 가운데 하나를 엿보게 된다. 남아프리카의 광산이 그것이다. 이 광산에서 바이올렛이라는 여성이 예기치 않은 위험에 맞닥뜨린다(곤경에 처해서 홈즈의 도움을 받는 바이올렛이라는 이름의 젊은 여성이 정전에 네 명이나 나온다.) 1895년을 무대로 한 이 사건에서는 빅토리아 시대 후기에 크게 인기를 끈 자전거가 중심 역할을 한다. 왓슨이 『주홍색 연구』에서 홈즈가 노련한 권투 선수라는 얘기를 한 적 있지만, 그의 권투 솜씨에 대한 언급은 딱 두 곳에만 나온다. 「해군 조약문」과 이번 이야기가 그것이다. 이번 사건에서 그리 중요한 것은 아니지만, 학자들은 당시 잉글랜드의 결혼법과 악당들의 터무니없는 행위에 관해 흥미로운 여러 가지 의문을 제기한다.


  프라이어리 스쿨
    홀더니스 공작
    자전거는 어느 쪽으로 갔는가?

이번 이야기는 아주 우스꽝스럽게 시작한다. 소니크로픙트 헉스터블 박사가 베이커 스트리트 221번지에 등장하자마자 곰 가죽 깔개 위해 너부러진다. 그러나 유괴되어 큰 위험에 빠진 소년을 홈즈가 구해야 한다는 사실이 드러나자 분위기가 곧 가라앉는다. 결국 유괴범이 밝혀지자 홈즈조차도 놀란다. "홀더니스 공작"의 진짜 정체에 대해서는 학자들 간에 논란이 많다. 아이 아버지의 실명, 자전거 바큇자국에 대한 홈즈의 대단한 추리(그리고 그가 엄청난 요금을 받은 것)에 대해서도 많은 학자들이 토론에 열을 올렸다.


  블랙 피터

이번 이야기에서는 범죄자와 희생자 중에 누가 더 악당인가를 판가름하기가 어렵다. 살인과 누명의 이야기인 「블랙 피터」는 홈즈가 푸줏간에서 돌아오면서 시작한다. 푸줏간에서 홈즈는 얄궂게도 죽은 돼지를 향해 한참 작살을 던졋다. 우리는 홈즈를 따라, 정전에서 가명을 쓰지 않은 몇 안 되는 지역 가운데 한 곳에 이른다. 포리스트 로(로 숲)의 브램블타이 호텔이 그곳인데, 오늘날 이 호텔에서 자랑하는 술집이 바로 블랙 피터 바다. 홈즈는 12년 전의 수수께끼를 해결함으로써 누명을 쓴 젊은이를 구한다. 이번에 왓슨은 발표하지 않은 두 사건을 또 들먹여서 독자를 감질나게 한다. "토스카 추기경의 돌연사"와 "악명 높은 카나리아 조련사"가 그것인데, 전자는 1998년 J. 리지스 오코너가 『비밀의 봉인』이라는 이야기를 통해서 파헤쳤고, 후자는 셜록 홈즈가 등장하는 『7퍼센트 용액』(1974)으로 대성공을 거둔 작가 니컬러스 마이어가 홈즈와 오페라의 유령 이야기인 『카나리아 조련사』에서 깊이 있게 다루었다.


  찰스 오거스터스 밀버턴

찰스 오거스터스 밀버턴 사건에서 협박과 회유가 실패로 돌아간 후, 홈즈와 왓슨은 범법자가 된다. "런던에서 가장 못된 인간"의 공갈 협박 음모를 막기 위해서. 그러다 뜻하지 않게 살인을 목격하게 된다. 그들의 행동이 윤리적이었는지, 살인자가 어디로 사라졌는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 이들이 있다. 이 사건의 발생 시점이 홈즈의 대공백기인 1891-1994년 이전인지 이후인지는 분명치 않다. 아무튼 왓슨은 1904년까지 발표를 미루었다. 왓슨의 발표로 명예가 훼손될지 모를 희생자들을 배려한 것일 수도 있지만, 경찰이 홈즈와 왓슨을 추궁할지도 모른다는 것이 걱정되어 그랬을 수도 있다.


  여섯 개의 나폴레옹 석고상

독자들이 가장 좋아하는 이야기로 손꼽히는 이번 이야기에서는 「푸른 석류석」에서처럼 홈즈가 보석 도둑을 쫓는다. 그런데 홈즈가 도둑을 쫓는 동안 레스트레이드는 정신병원에서 도망쳐 나온 광인만 뒤쫓는다. 홈즈가 탐정 경력을 접는 마지막 해에 일어난 이번 사건 때는, 그동안 런던 경찰국을 줄곧 낮잡아 보던 홈즈가 경찰에 경의를 표한다. 고의적인 뉴스 조작에 관한 이야기로는 최초의 사례라고 할 수 있는 「여섯 개의 나폴레옹 석고상」에서 홈즈는 이런 얄궂은 말을 한다. "왓슨, 언론기관은 더없이 소중해. 이용할 줄만 안다면 말이야."


  세 학생
    초기 영국 헌장 연구

학자들이 홈즈의 대학 생활에 대해 배경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이야기가 바로 「세 학생」이다. 여기서도 물론 범죄가 일어난다. 시험 때 부정행위를 하려는 한 학생과 관련된 이번 이야기는 다른 이야기에 비해 짜임새가 부족하지만, 대학 생활과 관련한 풍성한 일화 덕분에 읽는 재미를 더해준다. 이번 사건을 더욱 기억에 남도록 하는 것은 편집자이자 문학평론가인 앤드루 랭이 셜록학 최초의 발표문이랄 수 있는 글 가운데 하나를 쓰면서 이번 사건을 치밀하게 파헤친 일이다. 이번 이야기는 전혀 실화 같지가 않아서, 홈즈의 옛 친구와 왓슨이 홈즈를 신비화하기 위해 심심풀이로 꾸며낸 이야기라고 주장하는 학자도 더러 있다.


  금테 코안경

홈즈가 돌아온 1894년 이후, 홈즈와 왓슨은 분명 바쁜 나날을 보냈다. 「금테 코안경」에서 왓슨이 기록한 바에 따르면, 같은 해에 다섯 건 이상의 미발표 사건을 다루었고, 적어도 세 건의 발표된 사건을 다루엇다. 홈즈는 "대로 암살자"를 생포한 공로로 프랑스의 레지옹 도뇌를 훈장을 받아서, 프랑스와도 연고가 있다는 추측을 불러일으킨다. 이번 이야기의 러시아 배경에 대해서도 주목할 가치가 있다. 물론 1904년 당시 폭력이 난무한 러시아의 역사적 사건들이 대중에게는 여간 뜨악하지 않았을 것이다(1904년 2월 러일 전쟁이 일어났고, 1903년 러시아의 총파업이 온 세상에 보도되었다). 경찰국가 러시아의 독재자들에 대한 공포와 환멸에 관련된 언급은 정전 중에서 이번 이야기에만 나온다.


  실종된 스리쿼터백
    럭비 규칙

이것은 정전 가운데서 아마추어 스포츠와 관련된 유일한 사건이다. 코난 도일과 왓슨 모두 단체 스포츠 경기를 즐겼다. 도일은 크리켓에 심취했고, 왓슨은 럭비 선수였다(「서식스의 뱀파이어」에 나오듯이). 홈즈도 펜싱이나 목검술, 권투 등 일대일 스포츠에 능했다. 이번 사건에서 홈즈는 중요한 경기를 앞둔 스타 럭비 선수를 찾아달라는 의뢰를 받는다. 여기서는 다른 두 선수가 주목을 받는다. 잉글랜드에서 어쩌면 가장 부자이자 가장 인색한 마운트 제임스 경, 그리고 가장 관심을 끄는 악당으로 여겨졌다가 친구인 것으로 밝혀지는 레슬리 암스트롱 박사가 그들이다. 케임브리지가 사건의 무대라서, 학자들은 두 달 먼저 발표된 「세 학생」과 더불어 여기서도 홈즈의 대학 생활에 대한 단서를 찾는 데 촉각을 곤두세운다. 여기서 홈즈는 개를 이용해 추적에 성공함으로써, 『네 사람의 서명』에서 잡종 토비를 이용했다가 실패한 것을 만회한다.


  애비 농장 저택

스탠리 홉킨스 경위가 등장하는 네 편의 이야기(모두 『돌아온 셜록 홈즈』에 나오는 것으로 「실종된 스리쿼터백」,「블랙 피터」,「금테 코안경」,「애비 농장 저택」) 가운데 하나인 이번 이야기에서 우리는 홈즈가 와인에 해박하다는 것을 아렉 된다. 이런 사실은 「독신 귀족」에서 그가 상류층을 경멸한 것과 사뭇 모순된다. 대담한 여주인공과 그녀의 선원 친구를 동정하면서, 피살자인 부자 귀족 유스터스 브래큰스톨 경에게는 무심한 것도 홈즈의 복잡한 견해를 여실히 드러낸다. 독립심이 강한 메리 브래큰스톨 양은 오스트레일리아 사람에 대한 홈즈의 관심을 자극한다(홈즈가 「글로리아스콧호」와 「보스콤밸리 사건」에서 보여준 관심 말이다). 그래서 홈즈는 앞서의 사건들과 마찬가지로 직접 법을 집행한다. 그러나 여기서 그가 보인 동정심은 지나친 감이 있다. 이 사건에서 영악한 여자 악당이 홈즈를 속였다고 믿는 학자도 많다.


  제2의 얼룩
    벨린저 경과 트렐로니 호프 경의 정체

「해군 조약문」에서 왓슨은 「제2의 얼룩」사건을 이렇게 언급한다. "막중한 이해관계가 걸려 있을 뿐만 아니라 왕국 최고 가문들의 인물 다수가 연루되어 있어서, 앞으로도 한동안은 공개하기 불가능할 것"이라고. 그 사건은 분명 이 사건과 다르다. 하지만 이번 이야기 「제2의 얼룩」역시 국제적으로 아주 중요한 사건이고, 홈즈가 정치범죄와 연루된 몇 안 되는 사건 가운데 하나다(정치 사건으로는 「해군 조약문」,「브루스파팅턴호 설계도」가 있다). 여기서 일어나는 사건은 에드거 앨런 포의 「도둑맞은 편지」를 생각나게 한다. 홈즈는 『주홍색 연구』에서, 「도둑맞은 편지」의 탐정 C. 오귀스트 뒤팽을 "매우 못난 친구"라고 일컬은 적이 있다. 그러면서도 홈즈는 뒤팽이라는 한 시대의 다른 유명한 탐정을 본받으며, 그것을 결코 부끄러워하지 않는다. 「제2의 얼룩」은 홈즈가 은퇴하기 전에 다룬 마지막 사건으로서도 주목할 만한 가치가 있다. 홈즈의 은퇴 소식과 함께  『돌아온 셜록 홈즈』로 알려진 단편 시리즈도 여기서 막을 내리고, 독자는 1908년이 되어서야 다시 홈즈의 이야기를 듣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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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석 달린 셜록 홈즈 2 - 셜록 홈즈 회고록, 셜록 홈즈 탄생 150주년 기념판 주석 달린 셜록 홈즈 2
레슬리 S. 클링거 엮음, 승영조 옮김, 아서 코난 도일 원작 / 현대문학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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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석 달린 셜록 홈즈의 두 번째 권이다. 첫번째 책보다는 쪽수가 100여쪽 이상 줄었는데, 첫번째 책에서는 셜록 홈즈의 전집을 읽기 전 도입으로 머리말과 추천사, 홈즈 연보, 그리고 작가의 생애와 홈즈를 둘러싼 여러 이야기가 수록된 탓에 더 두꺼워졌다. 실제로 실린 소설은 12편으로 편수는 동일하다. 셜록 홈즈의 모험도 12편의 단편을 모은 책이었고, 그 이후에 나온 셜록 홈즈 회고록도 12편의 단편을 모은 책이다. 흔히 애거서 크리스티는 장편에, 아서 코난 도일은 단편에 강하다고 이야기한다. 물론 크리스티도 재기발랄한 단편을 많이 썼고, 코난 도일의 장편도 빼어나기는 하지만, 역시 작가마다의 강점은 각기 있는 것 같다. 아무래도 장편이면 등장 인물의 수도 많아지고, 배경이 복잡해진다. 단편이면 이야기가 압축되어 사건 자체에 대한 몰입도는 높아진다. 어느 쪽이 더 우월하다고 말할 수는 없다. 다만, 장편의 경우 독자의 관심을 끌어당길 수 있는 요소들을 여러 면에서 배치하기가 쉽다. 매력적인 등장 인물이 될 수도 있고, 특이한 장소나 시간을 택할 수도 있다. 그러나 단편의 경우, 한없이 이야기를 펼쳐나가기가 힘들기 때문에 길지 않은 내용에 촘촘하게 여러 요소들을 채워넣는 전략이 필요하다. 아마도 그런 면에서, 셜록 홈즈가 얼마나 문학사에서 매력적인 캐릭터인지 알 수 있다. 애거서 크리스티의 단편 중 상당수가 밋밋한 경향이 있는 것은, 탐정이 덜 매력적이기 떄문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장편의 경우 작가 마음껏 수많은 인물들을 창조해낼 수 있지만, 단편의 경우 철저히 탐정의 개인적 매력에 기대야 할 것이다. 아직까지도 많은 추종자들이 셜록 홈즈가 작가가 창조해낸 인물이 아니라 실제 존재했던 인물이라고 여기며 작가와 무관하게, 홈즈 개인에 대한 연구를 지금까지 하고 있는 것을 보면 셜록 홈즈야말로 전무후무한 캐릭터가 아닌가 생각된다.

 

 

 

셜록 홈즈 회고록

『셜록 홈즈 회고록』 영국 초판은 조지 뉸스가 '스트랜드 라이브러리' 시리즈 세 권으로 1893년 12월 13일에 발행했다. 1만 부가 발행된 이 영국판에서는 「소포 상자」를 뺐고, 시드니 패짓의 삽화 90점이 포함되었다. 미국에서는 1894년 2월 2일 '하퍼 앤드 브러더스' 출판사가 「소포 상자」를 포함해서 초판을 발행했다.


  경주마 은점박이
    “……계산은 간단해”
    “다음 경주에서 내가 좀 딸 것……”

이것은 『회고록』시리즈 첫 사건으로, 『모험』시리즈가 막을 내린 지 5개월 만에 새로 연재가 시작되었다. 이번 이야기는 역대 스포츠 미스터리 가운데 가장 유명한 작품으로 손꼽힌다. 탐정과 독자 모두에게 공평하게 정보를 공개한다는 점에서 이 작품은 「입술이 뒤틀린 남자」에 이어 또 하나의 '페어플레이' 미스터리다. "밤중에 개한테 일어난 이상한 일"이라는 홈즈의 유명한 말은 많은 상황에서 널리 인용되면서 '부정추리'의 표어가 되었다. 말과 경마에 대한 세부 이야기가 정확하지 않다고 꼬집는 사람이 많지만, 이 무렵 홈즈의 능력이 절정에 이르렀다는 것에 딴죽을 거는 사람은 거의 없다. 여기서 홈즈는 순식간에 기차 속도를 계산하는데, 그것이 정확한 계산이었다는 게 널리 증명되었다. 홈즈는 양들에 대한 예리한 관찰로 뜻밖의 살인다를 밝혀낸다. 이번 이야기에 딱 한 가지 흠이 있다면, 그건 홈즈가 비윤리적인 방법으로 경마에 돈을 건 듯하다는 것이다.


  소포 상자

이것은 왓슨의 최고 걸작 이야기 가운데 하나다. 눈부신 추리와 인간적인 강력한 드라마가 결합된 작품인데, 아마 전체 정전에서 가장 흉흉한 이야기일 것이다. 여기서 홈즈와 왓슨이 조사하는 사건은 섬뜩한 소포 상자가 배달되는 것으로 시작해서 간통과 살인을 밝히는 것으로 끝난다. 런던 경찰국의 레스트레이드 경위가 포착하지 못한 실낱같은 단서를 잡아 추적한 홈즈는 심각한 범죄를 발견하는데, 경찰은 이것을 짓궂은 장난쯤으로 본다. 범죄를 조사할 때에는 강심장인 홈즈조차도 자신이 알아낸 것을 두고 고민에 잠긴다. "왓슨, 이것은 무슨 의미일까? 불행과 폭력과 공포가 이렇게 되풀이되는 데에는 무슨 목적이 있는 걸까?" 사실 이 사건은 인간의 감정을 너무나 적나라하게 그려서, 아서 코난 도일은 이것이 청소년 독자에게 부적절하다고 보고 『회고록』초판에서 이 이야기를 빼버렸을 정도다. 그러면서 편집을 멋대로 해서 이 이야기의 앞부분을 잘라 「입주 환자」앞머리에 잔뜩 덧붙여놓았다. 이 책에서는 왓슨이 의도한 대로 《스트랜드 매거진》의 원래 판본을 제대로 복원해서 실었다.


  노란 얼굴

왓슨이 「노란 얼굴」을 왜 『회고록』에 포함시켰는지 고개를 갸웃하는 연구자들이 종종 있다. 홈즈는 그랜트 먼로 씨의 문제에 헷갈려서, 아무런 증거도 없이 이상한 가설만 제시한다. 홈즈가 먼로의 아내에게 완전히 속았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많다. 뼈저린 실패를 잊지 못한 홈즈는 자기가 잘난 척할 때마다 "노버리"라고 귓전에 속삭여달라고 왓슨에게 간곡히 부탁한다. 왓슨이 이번 사건을 기록한 것도 홈즈-완벽하지 못한 추리가-의 이런 생각을 선보이기 위해서가 아닐까? 오늘날의 독자들은 이 사건에 명백히 나타나는 인종차별 세태에 개탄한다. 이 사건으로 미뤄볼 때 당시 영국 사회는 국제결혼을 뜯어말린 것이 분명하다. 그러나 왓슨은 인종 평등을 실천한 먼로 씨에게 갈채를 보내고 있다. 장난기 어린 주석에 의하면, 그랜트 먼로의 아내가 남편을 "잭"이라고 부르는 것을 보고 갈채를 보낸다. 존 왓슨이 아내에게 "제임스"라고 불린 것도 역시 그럴 만했다는 증거를 잡았으니까!


  증권회사 직원

지난 100년 사이에 돈의 세계는 거의 변하지 않았다. 「증권회사 직원」에서는 오늘날 왕왕 문제로 불거지는 '명의 도용'에 대한 섬뜩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여기서 홈즈와 왓슨은 대담무쌍한 강도 행각이 벌어지는 생소한 금융가와 증권회사 분야를 경험하게 된다. 왓슨은 젊은 홀 파이크로프트가 겪은 미스터리를 기록하며 런던 토박이의 속어를 적잖이 듣게 된다. 묘하게도「증권회사 직원」의 음모는 독자에게 어쩐지 낯익어 보인다. 「빨강머리연맹」의 음모를 연상시키기 때문이다. 학자들은 이 사건이 1888년이나 1889년에 발생한 것으로 추정한다. 따라서 범인들은 「빨강머리연맹」을 읽어봤을 리가 없다. 그러나 두 경우 모두 모리아티 교수와 끈이 닿아 있다면 그 유사성도 우연의 일치만은 아닐 것이다. 또 이번 이야기에서는 결혼한 후 의원을 꾸려가는 왓슨의 사생활을 살짝 엿볼 수 있다.


  글로리아스콧호

홈즈와 왓슨이 처음 운명적으로 만난 것은 1881년이다. 그 이전의 홈즈에 대해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은 바로 이 「글로리아스콧호」와 다음의 「머스그레이브 씨네 의식문」에 나오는 약간의 정보가 전부다. 「글로리아스콧호」는 홈즈가 왓슨에게 들려준 자신의 '최초의 사건' 이야기다. 이 사건은 홈즈가 친구라고 인정한 세 사람 가운데 한 명인 빅터 트레버의 아버지와 관련된 것인데, 그 아버지에 대해 홈즈는 몇가지 놀라운 추리를 해낸다. 바로 그 아버지가 홈즈를 자문탐정의 길로 이끈 사람이다. 홈즈는 빅터를 도와, 느닷없이 사망한 그의 아버지에 대한 진실을 밝히지만 홈즈의 솜씨는 아직 무르익지 않았다. 홈즈는 간단한 암호를 해독해 비밀 전갈을 읽게 된다. 이번 이야기에서 왓슨은 주로 듣기만 한다. 그래서 이번 이야기는 왓슨이 아닌 홈즈가 화자로 나선 첫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초기 경력에 대한 홈즈의 이야기에는 빈 구멍이 많다. 무엇보다 아리송한 것은 그가 어느 대학을 나왔는가다. 이번 이야기와 다른 몇 가지 이야기 속의 단서는 수 세대에 걸쳐 수많은 추측을 불러일으켰다.


  머스그레이브 씨네 의식문
    머스그레이브 씨네 의식문

이번 이야기는 시대를 통틀어 가장 유명한 '보물 지도' 사건 가운데 하나다. T. S. 엘리엇은 『대성당의 살인』이라는 걸작 시극詩劇에서 이 이야기를 인용한다. '베이커 스트리트 이레귤러스'는 해마다 모임을 가질 때 바로 이 의식문을 낭송하는 의식을 치른다. 「글로리아스콧호」의 경우처럼 이 사건도 홈즈가 왓슨을 만나기 전에 일어난 것인데, 여기서도 홈즈는 다소 어수룩한 모습을 보인다. 한편 이번 이야기에서도 왓슨은 발표되지 않은 여러 사건을 들먹여서 우리를 감질나게 한다. 또 홈즈가 집 안에서 벽에 대고 총을 쏘아대곤 한다는 얄궂은 버릇을 폭로한다.


  레이게이트의 지주들

홈즈는 우리가 잘 알지 못하는 "네덜란드-수마트라 회사" 사건을 성공적으로 해결한 후 과로로 쓰러진다. 왓슨은 그를 설득해서 같이 서리로 휴양을 떠난다. 왓슨이 군대 시절에 알게 된 헤이터 대령의 집에서 지냈는데, 이 대령은 정전에 나오는 대령들 가운데 유일하게 선한 인물이다. 홈즈의 휴양은 갑자기 막을 내리고, 강도 살인 사건에 뛰어들게 된다. 피해자인 커닝엄 부자는 묘하게도 마지못해 홈즈의 조사를 받아들이고, 홈즈는 일견 무기력해 보인다. 손으로 슨 편지가 이 사건의 핵심 열쇠인데, 그 편지에서 23가지의 추리를 할 수 있다는 홈즈의 주장은 다소 허풍으로 들리지만, 당시 유럽 대륙에서는 홈즈가 아니라도 그 편지에서 중요한 정보를 끌어낼 수 있을 만큼 필적학이 발달했다. 하지만 아직 영국에서는 홈즈를 따를 사람이 없었다. 이번 이야기에 언급되는 애니 모리슨이 누구인가의 수수께끼를 해결한 셜록 학자는 없다.


  등이 굽은 남자
    인도 폭동

왓슨이 「등이 굽은 남자」사건이라고 명명한 이번 '잠긴 방의 수수께끼'를 홈즈가 푸는 데에는 성경 지식도 한몫한다. 이 사건은 인도의 세포이 항쟁(영국 동인도회사에 고용된 인도 용병들이 영국의 인도 지배에 맞서 싸운 일)에 뿌리를 두고 있다. 왓슨의 군 복무 경험과 군대 시절의 지인들 때문에 군대 관련 사건이 정전에 여러 차례 나오지만, 이번 사건은 왓슨과 무관한다. 이야기는 왓슨의 아내가 2층으로 자러 간 밤늦은 시간에 시작된다. 그처럼 고즈넉한 집 안 풍경은 곧이어 왓슨이 그린 다른 가정, 곧 제임스 바클레이 대령 부부의 험악한 가정과 사뭇 대조를 이룬다. 대령은 벽난로 가까이 죽어 있고, 문은 안에서 잠겨 있는데, 아내는 정신을 잃고 쓰러져 있다. 홈즈가 면밀한 관찰을 통해 미지의 방문객 두 명이 있었다는 것을 알아낸다. 그는 베이커 스트리트 이레귤러스를 동원해 그들의 뒤를 밟는다. 이야기는 자백으로 끝나는데, 홈즈가 그 자백에 속았다는 보는 사람도 있다.


  입주 환자
    「입주 환자」의 판본

『회고록』편집자들은 「소포 상자」를 단행본에서 뺐는데, 앞부분만 살려서 이 글에 덧붙여놓았다. 그래서 이번 이야기는 내용이 매우 혼란스러워졌으며, 여기서는 《스트랜드 매거진》에 실렸던 원래의 글을 복원해서 실었다. "입주 환자"(코난 도일이 한때 그랬듯이 의사가 자기 집에 입주시켜서 치료하는 환자) 문제를 해결해달라는 트리빌리언 박사의 부탁을 받은 홈즈는 이 문제가 트리빌리언의 생각보다 훨씬 심각하다는 것을 알아차린다. 그러나 홈즈가 '추리'했다고 할 만한 것은 많지 앟고, 대신 과거 범죄에 대한 막대한 지식과 미해결 범죄에 관한 엄청난 기억력에 기대어 이 문제를 해결한다. 이 사건은 또 의사인 존 왓슨과 아서 코난 도일이 공감할 수 있는 문제, 곧 젊은 의사가 개업을 하는 데 따르는 고충을 잘 반영하고 있어서, 그 덕분에 이 사건이 『회고록』에 포함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그리스인 통역사
    마이크로프트 홈즈

「그리스인 통역사」사건은 홈즈가 탄복할 만한 솜씨를 발휘한 사건이라고 할 수는 없다. 하마터면 의뢰인이 목숨을 잃을 뻔한 데다가, 무고한 사람이 살해되는 것을 막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것은 홈즈의 형 마이크로프트가 적극적인 역할을 한 두 사건 가운데 하나로(다른 하나는 물론 「브루스파팅턴호 설계도」다), 셜로키언들에게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읽을거리다. 셜록보다 일곱 살 위인 마이크로프트는 셜록보다 머리가 뛰어난데 실천력이 떨어진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구태여 편안한 자리를 박차고 나가려 하지 않는 것이다. 셜록보다 "더 크고 건장"하며, "뚱뚱"하고, 손이 물개 발 같은 마이크로프트 홈즈는 정부 부서의 회계감사라는 신분으로 나온다. 그러나 「브루스파팅턴호 설계도」에서 셜록 홈즈는 "때로는 형이 곧 영국 정부"라고 왓슨에게 밝힌다. 마이크로프트를 빅토리아 시대의 비밀 요원, 곧 영국의 중앙정보국 국장이라고 생각하고 싶어 하는 이들도 많다. 그러나 이번 사건에서 마이크로프트의 행동은 그리 논리적이지 않아서, 그가 모종의 음험한 비밀을 가졌다고 생각하는 학자도 있다.


  해군 조약문

왓슨이 쓴 단편 가운데 가장 긴 「해군 조약문」은 예비학교 시절의 동창생이 왓슨에게 부탁한 사건이다. 별명이 "올챙이"였던 퍼시 펠프스는 외무부의 요직에 임명되었는데, 사무실에서 조약문을 도난 당했다. 그 일로 "뇌열병(수막염)"을 앓기까지 한 펠프스는 홈즈와 함께 방문해달라고 왓슨에게 부탁한다. 주로 범죄 현장을 잘 관찰함으로써 조약문을 찾아낸 홈즈는 잔인하면서도 극적인 방법으로 자신의 성공 사실을 밝힌다. 그런데 조약문을 되찾은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지만, 홈즈가 범죄 배후는 캐내지 못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 학자들이 있다. 어느 외국 정부가 어차피 돌려주려고 한 조약문 원본을 전달하는 과정에 있어 그가 꼭두각시 구실을 했을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마지막 문제
    「마지막 문제」에 관한 숱한 논란

왓슨이 표현을 빌려 쓰면, 《스트랜드 매거진》독자들은 "무거운 마음으로" 이번 이야기를 읽기 시작했다. 이번 이야기가 셜록 홈즈에 대한 왓슨의 "마지막 기록"이라니 말이다. 이걸 읽은 영국인들은 경악했고, 2만 명이나 되는 사람이 《스트랜드 매거진》 정기 구독을 중단해버렸으며, 거리에는 팔뚝에 검은 완장을 찬 사람이 즐비했다. 왓슨은 「마지막 문제」를 발표한 후 무려 8년이나 침묵했다. 그러다 마침내 1901년에 또 다른 홈즈 회고록인 『바스커빌 씨네 사냥개』를 발표했다. 오늘날 독자들은 홈즈가 그때 죽은 게 아니고, 1894년에 런던으로 돌아왔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러나 왓슨은 이번 이야기를 마치며 그가 죽었다고 믿은 게 확실하다. 1894년에 왓슨은 돌아온 홈즈를 만났지만, 홈즈는 왓슨에게 사실을 알리지 못하게 했다. 그 이유는 알 수 없다. 그러다 이윽고 1903년에 왓슨은 「마지막 문제」사건의 진짜 결말을 밝혀도 좋다는 허락을 받고 『돌아온 셜록 홈즈』의 첫 번째 이야기인 「빈집」을 발표하며 10년 만에 《스트랜드 매거진》에 새로 연재를 시작했다. 그러나 「마지막 문제」는 그 자체만으로도 한 편의 멋진 드라마다. 윌리엄 질렛은 여기 나오는 홈즈와 모리아티 교수의 팽팽하고 짜릿한 대결을 <셜록 홈즈>라는 연극으로 각색해 대성공을 거두었고, 그 후 속속 수많은 영화로도 제작되었다. 홈즈의 최대 숙적으로서 거의 전설적인 지위를 확보한 모리아티 교수는 「마지막 문제」와 「빈집」, 『공포의 계곡』에만 등장한다. 그래서 학자들은 특히 이번 이야기에 나오는 그에 대한 정보를 철저히 파고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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