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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 투 원 (리커버) - 스탠퍼드대학교 스타트업 최고 명강의
피터 틸.블레이크 매스터스 지음, 이지연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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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 투 원

 

4. 경쟁 이데올로기

 

언젠가는 죽고야 말 불확실한 목숨을

운명과 죽음, 위험천만한 일에 내맡긴다.

계란 껍질만도 못한 일 때문에.

마땅히 위대하다는 것은,

위대한 논리도 없이 행동하는 것이 아니라

지푸라기만 한 일에서도 싸울 명분을 찾아내는 것이다.

거기에 명예가 걸려 있다면.”

 

햄릿에게 위대함이란 달걀 껍질만큼 얄팍한 이유를 위해서도 기꺼이 싸우는 것이다. 중요한 일을 위해서라면 싸우지 않을사람이 없을 테지만, 진정한 영웅은 개인의 명예를 아주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나머지 중요하지 않은 일을 위해서조차 기꺼이 싸우려고 한다. 이 뒤틀린 논리는 인간 본성의 일부라고 인정할 수밖에 없지만, 비즈니스에서 이런 논리는 곧 재앙이다. 경쟁을 가치의 표식으로 보지 않고 파괴적인 것으로 인식할 수 있다면, 이미 어지간한 사람들보다는 분별이 있는 것이다.

 

61p

 

6. 스타트업은 로또가 아니다

 

불명확하게 낙관적인 우리의 세계

 

불명확한 금융

 

명확하게 낙관적인 미래라면 공학자들이 수중 도시와 우주 정거장을 디자인해야 하겠지만, 불명확하게 낙관적인 미래라면 금융가와 변호사들이 더 많이 필요하다. 금융이야말로 불명확한 사고의 전형이다. 왜냐하면 어떻게 해야 부를 창출할 수 있는지 전혀 모를 때 유일하게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이 바로 금융이기 때문이다.

똑똑한 대학생들이 로스쿨을 가지 않으면 월스트리트로 향하는 이유도 커리어에 대한 제대로 된 계획이 없기 때문이다. 그렇게 골드만삭스에 들어가게 되면, 심지어 금융 내부에서도 모든 게 불명확하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그래도 사람들은 여전히 낙관적이다. 돈을 잃을 거라고 생각하고 시장에 뛰어드는 사람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금융계 내부의 기본적 교리는 시장은 아무 원칙도 없이 움직인다는 것이다. 구체적이거나 실질적인 것은 아무것도 알 수가 없다. 그렇기 때문에 극도로 중요해지는 것이 투자의 다각화.

금융이 불명확하면 이상한 일이 벌어질 수 있다. 성공한 사업가가 자기 회사를 팔았을 때 무슨 일이 벌어질지 한번 생각해보라. 창업자는 회사를 판 돈으로 무엇을 할까? 금융화된 세상이라면 다음과 같은 일이 벌어진다.

 

창업자는 그 돈으로 무엇을 할지 모르므로 그 돈을 대형 은행에 맡긴다.

은행가들은 그 돈으로 무엇을 할지 모르므로 기관 투자자로 구성된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여기저기에 투자를 다각화한다.

기관 투자자들은 자신들이 운영하는 돈으로 무엇을 할지 모르므로 주식으로 잔뜩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투자를 다각화한다.

기업들은 잉여 현금 흐름을 만들어서 주가를 올리려고 애쓴다. 그래서 주가가 오르면 배당을 하거나 주식을 되산다. 이런 순환 고리를 계속해서 되풀이한다.

 

이 순환 고리 속에 있는 누구도 그 돈으로 실물 경제에서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른다. 하지만 불명확한 세상에서 사람들은 무한정의 선택권을 선호한다. 이런 세상에서는 돈으로 할 수 있는 일보다 돈 자체가 더 가치 있다. 돈이 목표가 아니라 목표를 이루기 위한 수단이 되려면 미래가 명확해야 한다.

 

95~96p

 

13. 테슬라의 성공

 

테슬라 역시 청정기술이라는 사회적 유행에 편승했지만 테슬라는 일곱 가지 질문에 대한 제대로 된 답을 갖고 있었고, 그래서 그들의 성공은 많은 교훈을 준다.

 

기술: 테슬라는 다른 회사들이 의지할 만큼 훌륭한 기술을 갖고 있었다. 다임러는 테슬라의 배터리팩 기술을 사용했고, 메르세데스벤츠는 테슬라의 구동 장치를, 토요타는 테슬라의 모터를 사용했다. 제너럴모터스는 테슬라의 다음 움직임을 파악하려고 전담 팀을 만들기까지 했다. 하지만 테슬라의 기술적 성취 중에서도 가장 훌륭한 부분은 어느 한 부분이나 부품이 아니었다. 오히려 많은 부품들을 결합해 하나의 뛰어난 제품을 만들어내는 능력이었다. 테슬라의 세단 모델 S’는 단순한 부품들의 합계를 넘어 끝에서 끝까지 우아한 디자인을 유지한다. <컨슈머리포트>는 모델 S에 그때까지 자동자 제품에 부여한 최고 점수를 주었고, <모터트렌드><오토모빌>은 둘 다 모델 S“2013년 최고의 자동차로 지명했다.

 

시기: 2009년에는 정부가 청정기술 기업들을 계속해서 지원할 것이라고 생각하기 쉬웠다. ‘녹색 일자리 창출은 정치권에서도 최우선으로 추진하는 과제였고, 연방 보조금도 이미 책정되어 있었으며, 의회는 탄소배출권 거래제를 통과시킬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다른 회사들은 넉넉한 보조금이 끝없이 흘러들 거라고 생각하고 있을 때, 테슬라의 CEO 일론 머스크는 기회가 한 번 밖에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20101(오바마 행정부 하에서 솔린드라가 무너지고, 보조금 문제가 정치 쟁점화되기 약 1년 반 전이었다), 테슬라는 미국 에너지국으로부터 46500만 달러의 대출금을 확보했다. 2000년대 중반에 5억 달러에 가까운 보조금은 상상조차 하기 힘든 액수였고, 그것은 지금도 마찬가지다. 이것이 가능했던 순간은 역사상 단 한 번뿐이었는데, 테슬라가 그 기회를 완벽하게 포착한 것이다.

 

독점: 테슬라는 자신이 지배할 수 있는 아주 작은 하위 시장에서부터 시작했다. 바로 고가의 전기차 스포츠카 시장이었다. 2008년 첫 로드스터가 생산 라인에 오른 이후, 테슬라는 로드스터를 겨우 3000대 정도밖에 팔지 못했다. 하지만 한 대에 109000달러짜리 차량이었으니 적은 액수는 아니었다. 작게 시작했기 때문에 테슬라는 약간 덜 비싼 모델S의 연구개발에 착수할 수 있었고, 이제는 고급 전기차 세단 시장까지 차지하게 되었다. 테슬라는 2013년에 2만 대 이상의 세단을 팔았고, 지금은 더 큰 시장으로 확장하기에 좋은 위치에 와 있다.

 

사람: 테슬라의 CEO는 완벽한 공학자인 동시에세일즈맨이었다. 그러나 그는 자신의 팀도 두 가지를 모두 잘하는 사람들로 구성했다. 일론은 자신의 스태프들을 이렇게 설명했다. “테슬라에 들어왔다면 특수부대에 있기로 한 거나 마찬가지죠. 정규군도 문제는 없지만, 테슬라에서 일한다면 한 차원 높은 게임을 해야 합니다.”

 

유통: 대부분의 회사들은 유통의 중요성을 과소평가하지만, 테슬라는 유통을 너무나 진지하게 생각한 나머지 유통체인 전체를 직접 소유하기로 결정했다. 다른 자동차 회사들은 독립 대리점들의 신세를 져야 한다. 포드와 현대는 자동차를 만들지만 파는 것은 다른 사람이 해주어야 한다. 테슬라는 직영점에서 자동차를 직접 팔고 서비스까지 한다. 이런 방식을 취하면 전통적인 대리점에 비해 처음에는 돈이 더 많이 들지만, 고객 경험을 통제할 수 있고 테슬라의 브랜드를 강화해주기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비용이 절약된다.

 

존속성: 테슬라는 선발주자이면서 누구보다 빠르게 움직인다. 이 말은 곧 향후 몇 년간 뒤에 오는 기업들과의 격차가 더 커질 것이라는 뜻이다. 사람들이 갈망하는 브랜드라는 것 자체가 테슬라가 돌파구를 마련했다는 분명한 신호다. 자동차는 사람들에게 가장 큰 구매 결정 중 하나고, 그런 분야에서 소비자의 신뢰를 얻는 것은 매우 힘든 일이다. 다른 자동차 회사들과는 달리 테슬라는 아직도 창업자가 사업을 책임지고 있으므로 당분간은 느슨해질 걱정이 없다.

 

숨겨진 비밀: 테슬라는 청정기술에 대한 관심을 주도하는 것이 유행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부유한 사람들은 특히나 상자처럼 생긴 프리우스나 못생긴 혼다 인사이트를 모든 한이 있더라도 친환경적으로 보이고 싶어 했다. 이런 차의 운전자들을 근사하게 보이게 만들어주는 것은 환경을 생각하는 유명 영화배우들도 같은 차를 소유하고 있다는 사실뿐이었다. 그래서 테슬라는 누가 운전하든 상관없이 운전자를 근사하게 보이게 만들어줄 차를 만들기로 했다. 그러고 나니 리어나도 디캐프리오조차 프리우스를 버리고 값비싼(그리고 비싸보이는) 테슬라 로드스터를 택했다. 일반 청정기술 기업들은 스스로를 차별화하느라 고전했지만, 테슬라는 청정기술이 환경적 의무보다 오히려 사회적 현상이라는 숨겨진 비밀을 바탕으로 고유한 브랜드를 구축했다.

 

218~221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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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환의 시대 - 코로나 버블 속에서 부를 키우는 세계 3대 투자가 짐 로저스의 대예언
짐 로저스 지음, 송태욱 옮김 / 알파미디어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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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는 운율을 반복한다ㅡ마크트웨인

38살이라는 숫자를 고른 이유는 특별히 없지만, 아무튼 어른이 되어 스스로 성공했으면 좋겠다는 희망이 있기 때문에 40대 직전까지는 유산을 전혀 건네지 않을 생각이다. 스스로 일자리를 찾아 성공하는 것이 독립하지 못하고 부모의 도움을 받는 것보다는 행복할 것이다. 투자에 대해서는 원하면 가르쳐주어도 상관없겠지만 그것을 좋아하지 않는다면 억지로 배울 필요는 없다. 좋아하는 일을 선택하는 것이 성공을 거두기에 가장 쉽기 때문이다. 무슨 일을 해도 좋지만 아무튼 좋아하는 일을 찾아내 노력하고, 그리고 세계라는 것을 스스로 경험해보고 그 안에서 성공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이것이 딸들에게 걸고 있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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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차이나 - KBS 특별기획 다큐멘터리
KBS <슈퍼차이나> 제작팀 지음 / 가나출판사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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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처음 샀을 때만 하더라도 정말 세계는 중국이 주도하는 날이 올 것 같았고, 명동과 강남과 제주도에 넘쳐나는 중국인과그들을 상대하는 가게들을 보며 저 중국인들이 한국에서 빠져나가면 큰 일이 날 것 같았다. 내수 시장에만 집중해도 가뿐히 세계 순위권에 올라가는 중국 기업들과 한류 바람을 한번 타고 일약 중화권 스타가 된 연예인들이 한국으로 금의환향하는 것을 볼때마다 역시 대국이구나 하는 생각을 했고, 이 역사적 흐름에 동참하지 못하면 왠지 뒤쳐져버리지 않을까 조바심이 났다.
지금은 어떻냐고? 금한령, 한한령 이후에 분명히 피해를 보는 분들이 늘어난 것은 맞겠지만 한편으로는 오히려 더 좋다는 사람들도 있다. 백번 양보해 금한령, 한한령은 험한 세계 정세에서 자국의 이익과 생존을 위한 선택이었다 하더라도, 경제 발전의 정도와 마치 반비례하는 것 같은 정치 및 사회 분위기와 최근 미국과의 충돌사를 보면 분명히 '세계의 시장'은 맞지만 세계 최강대국 미국의 자리를 차지하는 것은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은 나처럼 중국이란 나라는 왜 그럴까?하고 이해하기 어려워하는 사람들에게 일종의 길잡이가 되어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세계에 뻗어나가 있는 중국의 힘, 인민의 열렬한 지지를 받고 있는 강력한 공산당의 지도력. 앞으로 어떻게 세계 정세가 바뀔 수는 알 수 없지만, 중국 옆에서 위축된다면 이사가라고 했던 앨빈 토플러의 반어적 지적처럼 한국 사람이라면 어느 분야에 있는 사람이든 한번쯤 중국에 대해 무조건적인 찬양이나 멸시가 아닌 진지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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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의 부상 - 인공지능의 진화와 미래의 실직 위협
마틴 포드 지음, 이창희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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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으로는 흥미진진하게, 한편으로는 다소 떨면서 읽었다. '인공지능 시대에 사라질 직업, 생존 직업' '4차 혁명 시대 어떤 직업 택해야' 등등의 기사들은 더 이상 놀랍지도 않다. 대중의 관심사에서 한참 떨어져 있던 AI가 모두의 화두가 된 것은 당연히 이세돌 9단과 알파고와의 대결이다. 5번의 대국 중 단 한 번의 승리. 한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인간을 인공 지능이 눌렀다는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선을 다해 결국 한 번의 승리를 거뒀다는 것. 인공지능이 차례차례 인간의 직업을 대체해 나갈 때 인간에게 직업이란 대체 어떤 의미를 가진다고 할 수 있을지 여러 생각을 하게 만드는 사건이었다.
이전까지 대부분의 사람들의 예상범위에서, 기계가, 컴퓨터가 대체할 수 있는 직업은 공장의 컨베이어 벨트의 이미지로 떠올려지는 제품의 생산 과정에서의 자동화 정도였을 것이다. 현재 인공지능의 공격은 그야말로 전방위적이고 무차별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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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통념 중 심각한 도전에 직면할 것 중 하나는 자동화가 그저 교육 수준이 낮은 저숙련 노동자들에게 위협이 된다는 생각이다. 이러한 생각의 밑바닥에는 저숙련 노동이 보통 반복적이라는 전제가 깔려 있다. 그러나 이제 이러한 생각에 안주할 수 없다. 기술과 직업의 관계가 얼마나 빨리 변하는가를 보라. 과거에 ‘반복적’ 직업은 아마 조립 라인에 서 있는 상태를 의미했을 것이다. 오늘날 현실은 이와는 판이하다. 저숙련 노동자는 물론 계속 위협을 받겠지만, 소프트웨어 자동화와 예측 알고리즘이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는 오늘날, 대학 교육을 받은 화이트칼라 근로자도 사정거리 안에 들어온 것이 분명해졌음을 깨달을 날이 곧 올 것이다. 
-‘들어가는 말’에서 

자판기는 음료수, 스낵, 맛없는 인스턴트커피 등을 팔던 시절을 뛰어넘어 애플의 아이팟이나 아이패드 같은 첨단 전자제품을 공항이나 고급 호텔에서 파는 수준까지 발전했다. 자동화 소매기계 제조를 선도하는 업체 중 하나인 AVT 사는 사실상 제품에 상관없이 맞춤형 셀프서비스 자판기를 설계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자판기를 도입하면 소매업 분야에서 발생하는 세 가지 주요 비용을 대폭 줄일 수 있다. 그것은 매장 임대료, 노무비, 고객과 종업원의 절도행위이다. 이러한 자판기들은 24시간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 비디오 스크린도 달려 있어서 인간 판매원과 마찬가지로 고객이 관련 상품을 사도록 유도하는 현장 광고를 할 수도 있다. 이 자판기들은 또한 고객의 이메일 주소를 수집하여 영수증을 발송하는 일까지 할 수 있다. 기본적으로 이들은 온라인 주문의 장점을 다 갖추고 있는 것에 더해 상품의 현장 인도라는 장점까지 지니고 있다. 
-‘1장 자동화의 물결’에서 

이 보고서는 자동화로 인해 얼마 후 미국 경제에서는 “인간의 도움을 거의 받지 않고도 시스템화된 기계들이 무한한 양의 생산을 할 수 있는 상태”가 되리라고 예측했다. 그 결과 대규모 실업이 발생하고 불평등이 극심해져 결국 소비자들이 구매력을 잃어 경제성장을 추진할 수 없게 됨에 따라 재화와 용역에 대한 수요가 격감할 것으로 위원회는 내다보았다. 이에 대해 위원회는 다음과 같은 극단적 처방을 내놓았다. 자동화가 널리 보급됨에 따라 ‘풍요의 경제’가 실현될 것이므로, 이를 바탕으로 최저임금을 보장하자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당시 빈곤에 대처하기 위해 시행 중이던 “엉성한 복지 조치”를 대체할 수 있다는 이야기였다. 
-‘2장 이번에는 다를까?’에서 

이렇게 널리 분산된 기계 지능의 영향은 정보 기술 산업 자체 내에서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인터넷으로 인해 고용 인력은 놀랍도록 적은 상태로 엄청난 수익을 올리면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기업들이 탄생했다. 예를 들어, 구글은 2012년에 3만 8,000명도 되지 않는 종업원으로 140억 달러에 가까운 수익을 올렸다. 이를 자동차 업계와 
비교해보자. 1979년, 그러니까 자동차 업계의 고용이 최고에 달한 해에 GM은 거의 84만 명에 이르는 종업원으로 110억 달러의 수익을 올렸을 뿐이다. 이는 2012년 구글이 긁어모은 금액보다 20퍼센트가 적은데, 이는 물론 인플레이션을 감안한 수치이다. 
-‘3장 정보 기술: 유례없는 파괴적 힘’에서 

고용의 문제는 이런 데이터 센터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를 이용하는 업체들에게까지 미친다. 샌프란시스코에 자리 잡은 굿 데이터(Good Data) 사는 아마존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하여 6,000명의 고객에 대한 데이터 분석을 실시하고 있는데, 이 회사의 CEO인 로먼 스테이넥은 2012년에 이렇게 말했다. “과거에는 고객사 하나를 관리하는 데에 적어도 5명의 직원이 필요했다. 그러면 3만 명이 필요하다는 이야기이다. 그러나 지금 직원 수는 180명이다. 
-‘4장 화이트칼라의 충격’에서 

앞서 말한 ‘전문가 모임’의 서명 운동은 채점하는 기계가 “읽을 능력이 없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는 점에서는 옳다. 그러나 빅데이터와 기계 학습이 적용되는 여러 사례에서 본 것처럼 이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통계적 상관관계 분석에 기반을 둔 기술은 최고 수준의 인간 전문가와 대등하거나 심지어 더 뛰어난 결과를 내놓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애크런 대학교 사범대학 연구팀이 2012년에 기계 채점 결과와 인간이 채점한 결과를 비교해보니 기계가 “인간과 사실상 동일한 수준의 정확도를 보였으며, 어떤 경우에는 더욱 신뢰도가 높았음”을 알아냈다. 여기서 연구팀은 미국 6개 주 공립학교에서 수집한 1만 6,000건 이상의 논술 과제를 9개 업체가 내놓은 소프트웨어로 채점한 결과를 연구 대상으로 삼았다. 
-‘5장 대학가의 지각변동’에서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캘리포니아 대학병원 약국은 매일 약을 1만 건 정도 처방하지만, 약사는 약병이나 알약 하나도 만지지 않는다. 거대한 자동 시스템이 납품된 방대한 양의 약을 보관하는 작업으로부터 알약 하나하나를 꺼내서 포장하는 일까지 수행하면서 수천 가지의 약품을 관리한다. 로봇 팔이 쉴 새 없이 줄지어 늘어선 약통 여기저기에 들어가 알약을 꺼낸 뒤 작은 비닐 주머니에 담는다. 각 환자당 투여량은 별도의 주머니에 담겨 바코드 레이블이 부착되어 무슨 약이 어느 환자에게 가는지를 확인할 수 있게 해준다. 이어서 로봇은 해당 환자의 하루 투여분을 투여 순서에 따라 정렬해서 하나로 연결한다. 이 약을 받은 간호사는 비닐 주머니 표면의 바코드와 환자 손목에 채워져 있는 바코드를 스캔해서 일치 여부를 확인한다. 둘이 일치하지 않거나 약을 정해진 시간이 아닌 시간에 투여하면 알람이 울린다. 주사용 의약품을 자동으로 준비하는 특수 로봇도 세 대가 있다. 이들 중 하나는 독성이 강한 암 환자용 화학요법제만을 전문으로 다룬다. 전체 작업 과정에서 사람이 거의 완전히 배제되어 있기 때문에 이 시스템에서 사람에 의한 오류가 발생할 가능성은 사실상 없다. 
-‘6장 의료 시장의 변화’에서 

3D 프린터의 가장 와해적인 측면은 이를 건설 공사용으로까지 거대하게 만들 수 있다는 점이다. 서던 캘리포니아 대학교의 공학 교수인 베로크 코슈네비스는 24시간 만에 집 한 채를 지을 수 있을 정도로 거대한 3D 프린터를 제작 중이다. 이 프린터는 건설 공사장에 설치된 임시 레일을 따라 움직이면서 거대한 노즐을 이용해 컴퓨터의 지시에 따라 콘크리트 층을 쌓아 올린다. 공정은 완전히 자동화되어 있고, 이렇게 해서 세운 벽은 기존의 기술로 세운 벽보다 상당히 더 견고하다. 이 프린터는 주택이나 사무실, 심지어 여러 층짜리 건물을 짓는 데에도 사용할 수 있다. 현재 3D 프린터는 건물의 콘크리트 벽을 세우는 일만을 담당하며, 문, 창문, 기타 설비는 사람이 설치해야 한다. 그러나 업그레이드된 미래의 프린터들이 콘크리트 이외의 재료도 다루는 모습은 쉽게 상상할 수 있다. 
-‘7장 미래의 기술과 산업’에서 

이제까지 이 책에서 한 이야기의 골자는 가속적으로 발달하는 기술이 숙련도의 고저를 막론하고 모든 산업 분야에서 일자리를 위협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이러한 경향이 실제로 나타나면 전체 경제에 심각한 영향을 끼칠 것이다. 무자비한 자동화로 인해 일자리가 사라지고 이에 따라 소득이 없어지고 나면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경제성장에 필수적인 수요 창출에 필요한 구매력을 상실할 것이다. 
-‘8장 부와 경제성장의 위기’에서 

커즈와일의 예측 중 가장 중요한 점은 인간과 미래 기계의 융합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뇌에 삽입된 임플란트를 이용하여 인간의 지적 능력은 비약적으로 개선된다. 실제로 인간이 싱귤래리티를 지난 다음에도 기술을 이해하고 이를 지배하려면 이렇게 지적 능력이 폭발적으로 개선되는 것은 필수적이다. 싱귤래리티 이후에 대한 싱귤래리언들의 시각 중 가장 논란이 많고 수상쩍은 측면은 불멸을 매우 강조한다는 점이다. 이들은 대부분 자신이 죽으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들은 ‘장수 탈출 속도’에 도달하면 불멸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무슨 뜻인가 하면, 수명을 연장하는 혁신이 발생할 때까지 일단 살고, 그다음 혁신이 일어날 때까지 살아 있는 방식으로 계속하면 불멸을 얻으리라는 이야기이다. 
-‘9장 초지능과 싱귤래리티’에서 

소득보장제도는 오늘날의 정치 환경에서 볼 때 진보주의자들에게 더 설득력이 있을 것이다. 하이에크가 그렇다고 주장하지는 않았지만, 다수의 자유주의자들도 사회경제적 정의 구현의 한 방법으로 이 생각을 환영할 것이다. 소득보장제도는 빈곤을 줄이고 소득 불균형을 완화시키는 단순한 알고리즘으로 효과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미국 대통령이 
서명만 하면 미국에서 극심한 빈곤과 노숙 등의 문제를 효과적으로 근절할 수 있을 것이다. 
-‘10장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을 향하여’에서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을 제외한 국가에서는 상황이 훨씬 더 위험하다. 앞서 본 것처럼 공장 노동자의 일자리는 전 세계적으로 급속히 사라져가고 있다. 개발도상국들이 지금은 노동집약적 제조업을 바탕으로 번영을 향해 나아가고 있지만, 이러한 제조업도 마치 효과적인 영농기술로 인해 사람들이 농업 생산에서 밀려났듯 사라져버릴 것이다. 이들 중 여러 나라가 기후변화의 충격을 훨씬 더 심하게 겪을 것인데, 지금 현재도 그곳에서는 환경 파괴가 상당한 수준으로 계속되고 있다. 최악의 경우 경제 불안, 한발, 식량 가격 상승 등이 결합되어 결국 정치 사회적 불안정을 야기할 것이다. 
-‘나가는 말’에서

인류 역사상 유래없는 싱귤래러티의 시대, 세계 최고의 학자들마저도 예측이 엇갈리는 미래가 유토피아가 될 지, 디스토피아가 될 지 알 수가 없다. 다만 그 미래가 최대한 느리게 오기를, 그리고 이 책에서 제시한 대안이 꼭 아니더라도 전세계적 재앙을 피하기 위한 대책이 나와주었으면 하는 바람말고는 할 수 있는 게 없다는 생각에 답답하고도 으스스한 기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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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아 2018-04-13 20:3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네, 레이 커즈와일이 주장했던 기술이 인간을 초월하는 ‘특이점‘의 시기가 눈 앞에 다가오고 있음을 부정할 수 없는것 같네요. 인간이라면 어느 누구도 외면할 수 없는 과학기술의 윤리성에 관심을 가져야 할 것 같아요. 좋은 글 보고 갑니다~~
 
티핑 포인트 - 작은 아이디어를 빅트렌드로 만드는
말콤 글래드웰 지음, 임옥희 옮김 / 21세기북스 / 200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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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앞날개를 보니 바로 이 책이 말콤 글래드웰의 첫번째 저서인 것 같다.

내가 읽은 책은 <아웃라이어>인데, 핵심을 짚어내는 능력과 그의 글솜씨에 감탄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사실 이런 책은 시의성이 중요하다. 책 앞의 추천의 글에 보면, 싸이월드에 대한 예가 나오는데, 만약 지금 나왔다면 페이스북이나 트위터의 이야기가 나왔을 것이다. 물론 그것도 꽤 낡은 예가 되겠지만. 깨진 유리창 법칙이나 케빈 베이컨 게임 등 상당수가 이미 다른 책에서 읽은 내용이었고, 저자가 연구한 결과도 아니지만, 아마도 이 책이 나왔을 무렵에는 대중들에게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연구 내용들이 태반이었을 것이다.

 

사회 현상을 설명하거나 경제 동향을 따라잡기 위해 수많은 이론이 등장하고, 전문가가 아니라면 그 이론의 내용을 파악하는 것조차도 쉽지 않기에 나에게 적용하기란 어불성설이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수많은 비전문가들에게 유용했던 책이었을 것이며, 지금의 말콤 글래드웰을 만들어 준 책이기도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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