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 슬로운
존 매든 감독, 제시카 차스테인 외 출연 / 콘텐츠게이트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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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률 100퍼센트, 업계 최고의 로비스트 슬로운은 승리를 위해서라면 그 어떤 방법이라도 불사한다. 같이 일하는 팀원들은 새벽 3시라도 그녀의 전화를 받아야 하며, 지시 사항에 있어서는 군소리 없이 해내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체 일이 돌아가는 것에 대해서는 마지막까지 모르고 있다. 큰 그림은 슬로운의 머리 안에만 있을 뿐 공유되지 않는다. 최고의 로비회사에서 승승장구하던 그녀가 큰 고객인 총기 회사의 회장에게 제대로 망신을 주며 제안을 거절한 뒤, 그보다 훨씬 규모가 작은 로비회사의 제안이 들어온다. 지금 있는 회사를 나와 총기 규제 법안 통과를 위해 함께 일해보자고.

영화는 관객으로 하여금 수많은 질문에 잠기게 한다.
정의로운 의도라면 방법이 부정해도 될까, 상대가 비열하게 나올 때에도 선한 과정을 추구해야 할까.
슬로운의 마지막 카드는 신념을 관철시키기 위해 스스로를 희생한 것일까, 승률 100퍼센트라는 명성에 흠집이 가지 않기 위해 혼자 발화한 것일까, 자신의 건강과 인생이 무너지는 것을 무기력하게 바라보지 않고 마지막으로 온 힘을 다해 지금까지의 인생의 방향을 튼 것일까.
아니, 무엇보다도 정의란 무엇이고 선악은 무엇일까.

로비가 합법인 미국에서 로비스트를 다룬 영화는 많았다. 이 영화의 주제 의식도 함부로 결론을 내릴 수 없을 정도로 무겁지만 독특한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가 특별히 느껴지는 이유는 제시카 차스테인의 연기 때문이다. 그야말로 완벽한, 흠잡을 데 없는 열연 덕에 이 영화가 끝나고 나서도 오래 잔상에 남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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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레이] 설국열차 : 초회한정 프리미엄 스틸북 리미티드 패키지 (2disc+188p 초호화 아트북) - 스틸북 + 아트북 + 설계도 + 아웃박스
봉준호 감독, 송강호 외 출연 / CJ 엔터테인먼트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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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이 기획을 들었을 때에는 할리우드 초특급 배우들이 어떤 면에 끌려서 출연을 결정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를 다 보고 나서야 알았다. 그 동안의 할리우드 영화에서는 볼 수 없었던, 한편으로 생각해보면 보기 힘든 것이 당연하다고 이해되는 영화다. 좁은 기차를 사회에 빗대는 것이 납득이 가능할까 생각했는데, 어느새 기차 안 각종 인물에 나를 대입해보는 것이 아무런 장벽 없이 가능해졌다. 그리고 마지막 장면에 도달했을 때의 충격과 공포. 단 한 번의 감상으로도 장면 하나하나가 깊게 새겨지는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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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레이] 바닷마을 다이어리 - 미니 포토 카드(8종)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나가사와 마사미 외 출연 / 아트서비스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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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진의 빨간 책방을 통해 만화 원작을 알게 되었고, 이후 원작을 바탕으로 한 영화에까지 관심을 갖게 되었다.

 

정말 정말 비현실적인 것은, 어쩜 자매 4명이 다 이렇게 각각 다른 매력으로 예쁠 수 있나, 하는 것이었다. 어쩔 수 없이 상처를 준 것에 대해 두고두고 마음 아파하며 서로를 보듬어 주는 착한 사람들의 이야기.

 

아야세 하루카는 몸매로만 승부하는 배우인 줄 알았는데 어느새 고전적인 아름다움을 상징하는 여배우가 되었다.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 이 영화 때문에 최근에 다녀 온 호주 여행에서 무리하게 울루루 일정을 집어넣었는데 영화는 별로였지만 정말 반짝반짝 빛이 나던 나가사와 마사미는 그때나 지금이나 여전히 넋놓고 볼 수 밖에 없는 미모이다. 의외로 보수적일 것 같은 일본의 영화계는 오히려 여성들끼리 나오는 영화 중 볼만한 것이 많은 것 같다. 이런 영화가 우리 나라에서 나온다면 인기를 끌 수 있을까?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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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D 블루레이] 혹성탈출: 반격의 서막 - Fisheye Oring 한정판 콤보팩 (2disc: 3D+2D)
매트 리브스 감독, 게리 올드만 외 출연, 앤디 서키스 목소리 / 20세기폭스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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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되어가는 유인원이라고 할 수 있겠다.

얼굴만 유인원일 뿐, 리더를 뽑아 사회를 만들고 각자 살아가는 모습은 인간 사회와 너무나 흡사해서 소름이 끼친다. 마치 조지 오웰의 소설 동물 농장을 보는 느낌이었다. 1편의 제임스 프랭코와 프리다 핀토의 아름다운 얼굴을 더 이상 보지 못한 것이 안타깝지만 여주인공인 캐리 러셀을 볼 수 있었다는 것은 반가웠다. 어디서 봤는지 낯익은 얼굴이었는데 이름이 낯설어 찾아봤더니 어거스트 러쉬의 그 여주인공이다. 그 영화 보고 밴드 음악을 하는 조나단 리스 마이어스와 첼로를 연주하는 캐리 러셀이 서로 다른 음악을 추구하면서도 그 열정에 서로 끌리는 장면이 참 아름답다고 기억에 남았는데(물론 영화적 완성도는 별개다), 그 이후에 조나단 리스 마이어스는 생각만큼 확 뜨지는 않고 약간 주춤하는 것 같아 안타까웠지만. 찾아보니 단 한해도 쉬지 않고 때로는 한해에 여러 편씩 영화와 드라마에 출연하며 골든글러브를 수상하기도 하고 우디 앨런 감독의 영화에도 출연하여 올해에만 4편의 영화를 찍었다니 언젠가 제대로 점화만 되면 활활 타지 않을까 싶다. 천재적인 아들 역할의 프레디 하이모어도 할리우드 스타로 성장했다고 하는데 여주는 그동안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쉬었던 걸까, 생각했는데 굵직한 상을 받지는 못해도 꾸준히 후보에 오르며 (주로 드라마 위주이기는 하지만) 성실하게 열일해 온 것 같다. 그러고보니 이 둘은 연인 이전에도 같은 영화에 출연한 적이 있었다. 톰 크루즈 주연의 미션 임파서블 III. 조나단은 톰의 팀의 일원으로, 캐리는 영화 시작하자마자 임무 수행 중 사망하는 톰의 후배로 나온다.

 

어쨌든 이 영화는 사람은 조연일 뿐이니까.

 

누군가는 이 영화에 혹평을 하고, 누군가는 이 영화에 칭송을 한다. 1편보다는 못하다는 것이 중론이지만, 3편으로 가는 연결고리로는 이만한 영화가 없다는 생각이 든다. 1편이 유인원의 월등함과 대비되는 인간의 무능함이 부각되었다면, 2편은 유인원에 빗대어서 인간 사회를 그려낸 것 같았다. 올해 개봉하는 3편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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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레이] 혹성탈출 : 진화의 시작 - 아웃케이스 없음
루버트 와이어트 감독, 앤디 서키스 외 출연 / 20세기폭스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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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가 아주 오래 전에 나온 SF 영화이고, 최근에 리메이크 되었다는 정도는 알았지만 딱히 볼 마음은 나지 않았다. 원래 SF 영화나 괴수(?)가 나오는 영화를 잘 보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고, 시리즈로 나오는 영화들은 중간부터 들어가기가 꺼려지기도 하고, 그렇다고 처음부터 보자니 부담스러워서이다. 영화는 영화일 뿐, 즐거움을 넘어선 의무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이상하게 최근 개봉하는 영화들은 예년과는 다르게 이거다! 싶은 영화가 없었다. 볼거리만 잔뜩 나열되어 있고 알맹이가 없이 숭숭 구멍이 뚫려 있거나, 그게 아니면 서사의 흐름은 인상적이나 심장을 쿡 찌르는 듯한 한 방이 없어서 보고 나면 맨숭맨숭한 느낌만 들었다. 2016년의 캡틴아메리카: 시빌 워, 주토피아, 데드풀, 2015년의 킹스맨, 인사이드 아웃, 스파이, 위플래쉬, 2014년의 겨울왕국, 인터스텔라, 엣지 오브 투모로우, 2013년의 그래비티, 레미제라블, 라이프 오브 파이도 있다. 벌써 상반기가 지나갔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올해는 이거다! 싶은 영화라면 연초에 봤던 라라랜드 정도? 인셉션, 다크나이트, 엑스맨 퍼스트 클래스 같은 영화가 왜 올해는 없었던 것인지?

 

다가오는 8월에 혹성 탈출 리부트 3부작 중 마지막 3편이 개봉한다고 한다. 앞서 두 편에 대해서는 정말 우연한 기회에 보게 되었다. 마침 시간과 기회가 맞아떨어졌다고 할까.

 

여태까지 혹성탈출이 총 열 편 정도 나왔고, 그 중 제일 처음 나온 60년대의 작품이 벤허의 찰톤 헤스턴이 주인공이었다는 사실은 이번에 처음 알았다. 얕게(?) 봤는데 의외로 이 시리즈는 역사가 깊다. 영화를 보는 내내 인간이란 정말 한 치 앞날도 모르는 존재로구나,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이 나중에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전혀 상상도 못하는 존재라는 것을 다시 느끼게 된다. 시저가 처음으로 말을 하는 순간은 마치 영화 아티스트에서 처음으로 소리가 나는 장면과 맞먹는 충격을 주었다. 무성 영화에서 처음 유성 영화를 봤을 때의 충격이라고 할까. 알츠하이머에 걸린 주인공의 아버지가 바꿔 쥐고 있는 포크를 살짝 반대로 잡아주는 장면은 또 어떻고. 만물의 영장이라고 까불어대는 인간이 뭐 그리 대단하고 잘난 존재일까하고 영화 보는 내내 생각하게 된다. 인간은 끝까지 영장류를 오인한다. 전투에서 번번이 진 것도 영장류를 얕본 탓이며, 마지막 순간까지 윌조차도 영장류를 보호해야 할 대상 이상으로 보지 못한다. 현재로서는 한참 먼 미래처럼 느껴지는 첨단 기술의 발전을 소재로 하여 어쩌면 고전적인 주제일지 모르는 리더십과 휴머니즘에 대해 이야기하는 영화다. 그 이질적인 소재들의 결합이 그야말로 마스터피스가 이런 것이구나 하고 느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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