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여행자의 아내 - 아웃케이스 없음
로베르트 슈벤트케 감독, 레이첼 맥아덤즈 외 출연 / 프리지엠 / 2010년 2월
평점 :
품절


‘남자는 배, 여자는 항구’의 맥없는 판타지 버전

 

영화평론가 이동진의 평이다. 이 영화평만 보더라도 갑자기 웃음이 터졌다. 대략적인 로맨스 영화, 그것도 한동안 대세였던 타임슬립 스토리. 평론가들의 평은 박한데도 네티즌들의 평점은 나쁘지 않은 영화. 어떤 영화일지 짐작이 갔다.

 

평론가와 관객 둘 다 평점이 높다면 당연히 보아야 할 영화. 둘 다 낮다면 무조건 피해야 할 영화.

문제는 평점이 갈릴 때인데, 그때는 장르를 본다. 다큐멘터리 영화나 독립 영화 같은 경우는 평론가의 평점을, 멜로 영화일때는 관객의 평에 좀 더 신경을 쓴다. 이 영화는 관객의 평점이 대략 8점 정도, 전문가 평점은 5점대. 그럼 봐야겠지.

 

대중적인 로맨스 영화의 장점이자 단점은 익숙하다는 것. 그 익숙함을 편안함으로 해석하느냐, 식상함으로 해석하느냐에 따라서 별 한 개 반 정도는 차이가 날 것이다. 영화를 직업적으로 보는 평론가라면 수많은 영화를 보면서 비슷 비슷한 코드가 반복된다면 당연히 별점을 깎을 것이다. 그러나 어쩌다 영화를 한 편 씩 보는 사람들, 또한 뻔하디 뻔한 결말임을 알면서도 그 뻔한 결말을 꼭 확인해야만 편안해지는 사람들, 세상 만사 무조건 해피 엔딩!을 외쳐야 안정이 되는 사람들이라면 익숙한 영화를 선호하지 않을까.

 

이 영화 또한 마찬가지이다. 더 이상 특별하지 않은 타임 슬립 소재, 어릴 때부터 꿈꿔 왔던 사랑, 사랑하는 이의 불치병.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는 눈을 떼기 힘든 남녀 주인공의 매력으로 거뜬하게 결말까지 가는 데에 지루함이 없다. 이러니 저러니해도 멜로 영화는 역시 주인공의 외모가 중요할 수 밖에 없다.

 

다만, 이 영화의 원작 소설에 대한 평을 보니, 영화가 원작의 매력을 잘 살리지는 못한 것 같다. 시간 여행자의 아내, 즉, 원작 소설은 어릴 때부터 신비한 매력의 남자에게 끌리고, 그와 결혼 후 하염없이 기다려야만 하는 아내의 심리에 초점을 맞추었다면, 영화는 시간 여행자에 집중한다. 아마도 시간 여행이라는 소재로 결혼 전, 그리고 결혼 후 여성에 대한 심리적인 묘사가 인상적인 소설이 아닐까 생각된다. 소설을 읽어보지는 않았지만, 작가가 나이가 어느 정도 든 여성이며, 원작 소설의 여주인공과 똑같이 화가라는 직업을 가졌고, 꽤 오랫동안 베스트셀러 자리에 머물렀다는 것을 보면 더 좋은 영화가 될 수 있었을텐데 원작을 잘 살리지 못한 게 아닐까 하는 아쉬움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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