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레이] 밀리언 달러 베이비 : 풀슬립 일반판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 클린트 이스트우드 외 출연 / 다일리컴퍼니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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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장이 왜 거장인지 알 수 있는 영화.

인생이란 무엇인지 끊임없이 생각하게 만든다.

 

개봉한지 10여년이 넘어서야 이 영화를 보게 되었다. 그 동안 봐야겠다고 다짐했으면서도 보지 못했다. 그게 아쉽기도 하고, 일종의 컴플렉스처럼 느껴진 적도 있었는데 지금쯤 본 게 오히려 더 좋았던 것 같다. 10여년 전에 봤더라면 이 영화를 이해하기 힘들었을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최근 있었던 일의 충격에서 벗어나기 힘들었는데, 이 영화가 마치 말을 걸어주듯 위로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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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카고 (dts, 1disc) - 할인행사
롭 마샬 감독, 르네 젤위거 외 출연 / 스타맥스 / 200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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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으로 베낭 여행을 갔을 때의 일이다.

런던 웨스트엔드에서 뮤지컬을 보는 것을 추천하는 여행 가이드 책 때문에 이리 저리 돌아다니다 베낭 여행객의 시간과 돈을 전부 충족시키는 공연을 보게 되었는데 그게 바로 시카고였다.

 

꽉꽉 들어찬 공연장, 들어가는 계단이 좁았던 기억이 있고, 밖에서 보는 것보다 안이 의외로 커서 놀랐던 기억, 그리고 맨 뒤의 높은 위치에서 배우들의 얼굴은 잘 보이지 않았지만 배우와 객석을 내려다봤던 느낌, 그리고 공연장 안을 압도했던 사운드는 아직도 기억이 난다.

 

그 공연이 바로 시카고였다.

 

우스운 게 그때가 벌써 10년 전인데, 그 이후로 이 영화를 한 번도 보지 않았다. 최고의 뮤지컬 영화라고 극찬받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왠지 모르게 아껴두고 싶은 마음이 컸던 것 같다.

 

캐서린 제타 존스는 한때 엄청나게 팬이었는데, 최근 모습을 볼 때마다 사람이 늙는 것은 어쩔 수 없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한편으로는 쓸쓸해질 때가 있다. 이 영화에서는 주인공 록시보다 벨마가 단연 돋보인다. 르네 젤위거는 아카데미 여우 주연상을 놓쳤지만, 캐서린 제타 존스는 아카데미 여우 조연상을 받게 된 것은 아마 그 떄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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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 : 일반판 - 아웃케이스 없음
송강호 외, 이창동 / 아트서비스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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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도연에게 칸의 여왕이라는 수식어를 가져다 준 이 영화는 영화를 보지 않았다 하더라고 영화의 줄거리, 주제, 영화 개봉 후 이어진 논란에 대해서는 이미 수많은 매체를 통해 접했기에 마치 이미 본 영화 같다는 생각이 늘 들던 영화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에서 전도연의 연기는 경이로울 정도이다. 이 무거운 주제가 영화에 이렇게 오롯이 잘 담겨 있을 수 있는 것은 전적으로 전도연 덕분이다. 왜 칸에서 여우주연상을 주었는지 알 수 있고, 반대로 영화를 보면서 이 상의 권위를 다시 인정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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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레이] 더 리더: 책 읽어주는 남자 - 슬립케이스 일반판
스티븐 달드리 감독, 케이트 윈슬렛 외 출연 / 다일리컴퍼니 / 2014년 9월
평점 :
절판


몇 년 전 시놉시스만 접했을 때는 쓸데없는 자존심 때문에 인생을 버리고 만 여자의 이야기라고 생각했었다. 이 영화의 방점은 뒤에 찍혀 있고, 개인적으로 클라이맥스는 성인 마이클이 중요한 사람의 딸을 찾아가 나누는 대화의 장면이라고 생각되지만, 그 결말까지 다다르는 앞의 내용이 아름답고 아릿하고 슬프다. 몰라서 저지르는 죄 또한 죄다. 마이클이 딸에게 한나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대목에서는 전후 독일인의 철저하고도 뼈저린 반성이 앞으로도 계속되어야 한다는 원작 소설 작가의 다짐이 읽혀서 먹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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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양연화 (1disc) - [초특가판]
왕가위 감독, 양조위 외 출연 / 드림믹스 (다음미디어) / 200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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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양연화.

 

여자의 가장 아름다운 한때, 혹은 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운 순간.

 

1960년대 홍콩. 서민아파트의 옆집에 나란히 세들어 사는 두 부부가 있다. 장만옥이 연기하는 리첸 부부, 양조위가 연기하는 차우 부부. 이들은 같은 날 이사를 왔고, 맞벌이 부부이며, 비슷한 나이로 보인다. 어느 날, 리첸의 남편과 차우의 아내가 서로 불륜에 빠진 사실을 알게 되고, 리첸과 차우는 동병상련을 느끼며 서로를 위로하다가 어느새 사랑에 빠진 사실을 알게 된다.

 

스토리만 놓고 보면 우리 나라 영화 '외출'과 매우 흡사하다. 외출 뿐 아니라, 배우자의 외도를 알고 난 후 남은 상대방이 거기에 대응하는 내용이나 결혼한 남녀가 육체적인 선을 넘지 않고 사랑을 이어가는 내용 등은 사실 수많은 영화와 드라마에서 반복되어 왔던 주제이기도 한다.

 

이 영화를 다 보고 나서 가장 처음으로 든 생각은 '아름답다'는 것. 그야말로 제목에 딱 들어맞는다. 장만옥이라는 배우의 영화를 다 보지도 못했고, 잘 알지도 못하지만, 아마도 가장 아름답게 나온 영화가 아닐까 싶다. 영화 속 치파오를 입은 리첸은 너무나 아름답다. 어쨌든 이 영화는 2000년에 개봉된 영화. 21세기에서 바라본 1960년대 홍콩의 모습은, 홍콩이라는 도시의 화양연화가 아닐까 싶다. 왕가위 감독이 기억하는 홍콩의 화양연화는 바로 이 영화의 배경이 되는 그 시간이 아닐까. 영화 속 마지막에서도 세월을 훌쩍 뛰어넘은 후의 남녀가 등장한다. 그렇다면 이 영화는 남녀 주인공이 지난 시절을 회상하는 영화일 수도 있을 것이다. 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운 순간은, 사실 정작 그 순간에는 모르고 있다가 지나고 나서야 깨닫는 것이 아닐까. 그렇게 보면, 배우자의 외도로 가장 바닥을 쳤고, 당시에는 인생에서 가장 힘들다고 생각했을지도 모르지만, 결과적으로 시간이 지나고 나서 두 남녀가 자신들의 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운 순간을 꼽는다면 그 떄로 꼽을 것이라는 생각이 아이러니다. 또 정작 자신의 남편으로부터 버림받은 리첸이라는 여자의 가장 아름다운 한 때이기도 할 것이다. 물론 이것은 양조위가 연기한 차우의 기억에 전적으로 기인할 것이다. 세월이 흐르고나서 차우는 캄보디아를 찾게 되고, 거기에서 절절한 사랑의 기억을 봉인하는데, 그만큼 차우의 기억 속에 리첸은 아름답게 기억될 것이다.

 

처음 이 영화가 나왔을 떄 정말 궁금하고 보고 싶었는데, 그떄가 아닌 지금 보아서 더 좋은 영화 가같다. 10년 후에 보면 더 좋아지지 않을까. 어쩌면 가슴 아파질 지도 모르지. 아무튼 이 영화를 보면서 양조위의 작지만 다부진 체격과 우수어린 눈에, 장만옥의 치파오와 미소에, 익숙한 음악에, 배경인 홍콩에 설레고 또 설레었다. 아, 그리고 국수 먹는 장면이 참 자주도 나오는데, 결국 보다가 국수 대신 컵라면을 끓여서 주인공들과 함께 먹으며 영화를 봤다. 새삼 궁금해졌다. 내 인생의 화양연화는 언제일지. 어쩌면 지금인데 지금은 모르고 먼 훗날 지나야 알게 될 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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