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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비티
알폰소 쿠아론 감독, 조지 클루니 외 출연 / 워너브라더스 / 2014년 2월
평점 :
타임지가 선정한 올해의 영화.
아바타의 제임스 카메론 감독이 극찬한 영화.
국내외 수많은 영화 산업 종사자, 평론가, 관객들이 극찬한 바로 그 영화.
영화관에서 놓친 게 참 아쉬웠다. DVD로 볼 때 방 안을 완전히 캄캄하게 한 상태에서 모니터만 최대한으로 크게 키우고 보기는 했지만, 내가 직접 우주에서 표류하는 것 같은 체험을 하는 것은 영화관에서 직접 보지 않고는 불가능할 테니까.
대략 영화관에서 보면 압도되지 않을까, 짐작은 갔다. 만약 그랬다면 정말 나도 이 영화를 보고 한 평론가처럼 별 다섯개를 주었을지도 모르지.
영화의 구성은 간단하다. 우주 비행사들이 사고로 표류하게 되고 유일하게 살아남은 산드라 블록이 지구로 귀환하는 과정. 아름답고 평화로운 우주 공간에서 너무도 무력하게 사람들이 죽어나가고, 고요해서 편안하게 느껴지던 우주 공간의 적막함이 한순간에 모든 것을 집어삼킬 정도로 침묵만이 가득한 공간으로 전환되는 순간, 형언할 수 없는 공포가 밀려온다.
이 영화는 딱 보아도 제작비가 많이 들었을 것 같지는 않다. 비중있게 등장하는 인물도 단 두 명이며, 아마도 우주 공간 세트를 정교하게 짓는 데에만 제작비를 쏟으면 되었을 테니 마지막 장면만 제외하면 모든 장면이 실내에서 촬영되었을 테니까.
이런 저런 매력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는 과학적으로는 맞지 않는 부분이 몇 개 있는 것 같다. 그런 점들 떄문인지, 아니면 지극히 단순한 구성 떄문인지, 그도 아니면 짧은 러닝 타임 떄문인지, 나는 별 세 개 반, 그 이상을 주지는 못할 것 같다. 아마도 영화관에서 봤으면 별 네 개까지는 줬겠지만, 그래도 별 다섯 개까지는 아닌 것 같다.
영화관이 아니라 DVD로 보면서 좋았던 점 하나는, 영화 속에서 잠깐 동안 산드라 블록이 지구의 누군가와 통신을 하는 장면이 나왔는데, 그 부분이 별도의 짧은 단편 영화로 만들어져 있다는 것이었다. 알폰소 쿠아론 감독의 아들이 이 영화의 각본을 썼고, 그 단편 영화를 만들었다고 한다. 창의력 또한 유전되는 것일까. 아이디어가 참 흥미로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