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안 한 구석에 제법 오래 자리 변동도 없이 놓여 있던 책이 희한하게도 며칠 전부터 그렇게 눈에 들어와 결국 집어들고 보니 오늘이 어버이날이다. 우연의 일치인지 무의식의 작용인지. 카톨릭의 첫째 딸이라는 별명을 지닌 나라의 책답게 가족의 가치와 세대의 화합을 강조한다. 종교적 향기가 강한 책이라 누군가에게는 읽어가는 과정이 힘겨울 수도 있겠고, 누군가에게는 읽는 내내 따스함을 느끼게 할 수도 있겠다. 나이 들어 가는 부모를 보면서 무력감과 슬픔을 느끼는 것을 어떻게 피할 수 있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우리와 우리 부모가 절망까지는 하지 않도록,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부모자식 간에 부담과 스트레스를 최소화하면서 즐거움과 기쁨을 함께 느낄 수 있도록, 내 삶의 균형이 무너지지 않게 끊임없이 노력하면서 지속적으로 부모님을 살필 수 있도록, 다른 이들의 경험에 귀를 기울이고 또 고민하고 또 노력해야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