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풍당당 - 성석제 장편소설
성석제 지음 / 문학동네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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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이란 무엇일까? 서로 피를 나누고 함께 모여 앉아 밥을 먹고 같은 집에서 서로의 온기를 나누며 함께 사는 사람들일까? 하지만 요즘 가족들은 서로 흩어져서 자신의 삶을 살기 바쁘다. 함께 밥을 먹는 다는 것도 마주 앉아 대화를 나눈다는 것도 먼 과거의 일처럼 까마득하여 헤아리고 또 헤아려봐야 생각이 난다. 점점 대화의 단절이고 집안에서는 서로의 공간에서 서로 맘에 드는 것에 몰두해 있으면 방해하지 않기를 바라며 개인생활를 하는 것이 가족이다. 점점 온기가 식어가는 어느 남극의 풍경처럼 우리집 또한 가족이 함께 모인다는 것은,함께 모여 기본적인 것을 한다는 것은 하늘에 별 따기보다 힘들다. 하지만 그런 가운데도 요즘은 가슴으로 낳은 자식을 입양하여 키우는 정말 대단한 사람들도 많고 멀리 지구촌에서 도움의 손길을 요하는 아이들에게 매달 일정액으로 가족이 맺어진 경우도 있다.가족의 의미는 점점 세계화되고 넓어지지만 정작 가정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가족이란 해체되어 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하는 생각을 가져본다.

 

여기 가슴으로 뭉친 가족이 있다. 그들을 가족이라 말할 수도 없다. 모두가 가슴에 옹이 하나씩 박혀 있는 아픔을 간진한 사람들이다. 부권의 무너짐으로 인한 피해를 입은 사람들, 결혼도 하지 않고 화원을 하다가 교장선생님과 재혼하여 나무를 가꾸고 꽃을 가꾸고 살았지만 그녀 30년의 인생은 남편에겐 '조화' 였던 소희,왜 자신이 가꾸는 생화처럼 살아 있는 존재가 되지 못하고 조화처럼 버려져야 했을까. 강간범과 같은 남편의 칼날이 저능아인 딸을 죽였다. 아빠가 자신의 딸을 죽이고 아내마져 거리로 내 몰듯 한 부권의 붕괴, 그렇게 남자라면 경기를 하듯 하던 이령이 강마을에 들어왔다. 새미와 준호,그들은 왜 어떻게 하여 강마을까지 흘러 들어 왔을까? 새미 또한 부권의 해체로 피해를 입어 말 못하는 동생 준호와 함께 이곳까지 도망쳐 오게 되었으며 여산과 함께 물고리를 잡아 그것으로 생활하는 영필노인은 만석지기에서 부모의 갑작스런 죽음과 조부의 죽음이후 친척들에게 모든 재산을 빼앗기고 정신병원까지 들어갔다가 소희를 보고 이곳까지 흘러 들어오게 되었다. 그들이 사는 곳은 '강마을',버려진 드라마 세트장이다. 마을 옆으로는 강이 흐른다. 그들은 물처럼 강마을에 흘러 들어와 가족 아닌 하나의 가족을 이루며 서로 도와가며 살고 있다. 소희여사는 그들의 인분까지 받아 천연비료로 이용하며 허브며 먹거리를 황무지 땅을 일구어 재배하고 거둬들여 그들의 식생활을 책임지듯 한다. 조화처럼 죽었던 그녀의 삶이 다시금 황무지를 개간하여 향기로운 식물을 재배하면서 다시금 되살아 난 것이다. 그런 평화롭던 전화도 잘 터지지 않던 오지마을에 까만 차에 선글라스를 낀 전국구 조폭들이 들어왔다. 생리대를 사러 먼 길을 걸어 갔다 오는 새미를 길에서 본 그들은 그만 침을 질질 흘려가며 그녀의 뒤를 쫒는다. 일은 그렇게 벌어진 것이다.

 

그들의 시커먼 눈에서 벗어났다고 생각했는데 뒤가 급한 세동에게 딱 걸리고 말았다. 하지만 새미가 누군가 어떻게 이곳까지 와서 살고 있는데. 그녀와 준호는 세동을 죽음에 임박하게 해 놓고는 도망친다. 그 소식은 마을에 전해지고 그들은 도망을 가야하나 아니면 이곳에서 그들을 맞아 싸워야 하나 하고 의논을 하게 된다. 그들이 도망가면 또 어디로 가겠는가? 지금도 세금 한 푼 내지 않고 살고 있고 강에서 불법 어로행위를 하며 근근히 살아 가고 있는데 물러난다면 어디로? 모두가 조금씩 모자란 구석이 있지만 그들은 함께 뭉쳐 싸우기로 한다. 전국구 조폭들이 더 센가 무지렁이 모래알 같은 뿔뿔이 강마을 가족이 더 강한가 싸움개시 작전개시.

 

전국구 조폭은 머리 끝부터 발끝까지 명품으로 치장을 했는가하면 힘은 넘쳐나는데 조금 모자란 구석도 있고 이곳 지형에 대하여 문외한이라는 것이다.며칠 전에 <마흔에 읽는 손자병법>을 읽었지만 먼저 싸움에 이기려면 전략도 좋아야 하고 명장이 있어야 하고 그리고 지형지물을 잘 알아야 한다. 상대편보다 먼저 선점을 해야 하는데 전국구 조폭은 전략도 없고,더운날 그들이 왜 체력단련은 하지 않고 이곳에서 촌닭과 같은 강마을 사람들과 싸워야 하는지 정말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사백여미터의 산도 만만하게 보고 덤비지만 그들의 명품 옷은 산행에는 맞지 않고 지리도 모르니 고난의 연속이며 강마을에 들어서도 제대로 지형파악도 되지 않았는데 대형화장실에 감금되는,빠지는 가 하면 세트장을 너무도 잘 아는 강마을 사람들의 일치 단결에 걸려 들어 거미줄에 걸린 먹잇감처럼 발버둥쳐 보지만 하면 할수록 자신들의 생명줄은 더욱 조여드는 것처럼 그들에게 호되게 당하게 된다.

 

한편 가족이라 칭할 수 없었던 강마을 사람들은 하나로 일치 단결하여 전국구 조폭들을 유인하고 그들에게 천연폭탄을 날리기도 하고 모두가 힘을 합쳐 전국구 조폭도 잡고 강마을도 지켜 낼 수 있게 된다. 싸움의 과정에서 느끼게 되는 '가족애',말 못하던 준호는 싸움에서 힘을 잃어가는 여산을 발음도 시원찮은 '아빠' 라고 부르게 되어 여산을 힘을 얻기도 하는가 하면 영필노인은 소희여사와 연결이 되기도 한다. 서로 가슴에 하나씩 옹이를 가지고 있어 가족을 받아 들이기 힘들었던 사람들, 하지만 그들의 아픈 상처는 전국구 조폭으로 인해 말끔히 씻기어 강물에 떠내려가 버린 듯 그들은 더욱 단단하게 결속이 된다. 모래알도 뭉치면 단단해 진다는 것을 그들은 보여준다. 소희여사가 가꾸었던 곳이 더이상 황무지가 아니고 허브가 자라고 그들의 먹거리가 자라는 '비옥'한 땅이 될 수 있었던 것은 그들의 천연 비료 덕분이었듯이 그들 또한 강마을을 지키고 모래알 같은 가족을 지키기 위하여 그들이 단합했듯이 이젠 그들의 가족이라는 비옥한 땅은 더욱 단단해진 것이다. 비바람이 불어도 거친 눈보라가 불어도 그들 '가족'이라는 땅은 더이상 흩어짐 없이 모든 것을 비옥하게 키워낼 준비가 된 것이다.

 

위풍 당당하게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명품으로 휘둘렀던 전국구 조폭들은 그야말로 강마을에 들어와 위풍당당함이 땅에 떨어지고 말았다.어디가서 강마을 할배와 아이에게 휘둘렸다는 말을 꺼내기도 겁난다. 그런가 하면 모래알처럼 서로 뿔뿔이였던 강마을 사람들은 전국구 조폭으로 인해 '위풍당당' 해질 수 있는,전국구 조폭이 딸에 떨어뜨린 '위풍당당'을 당당하게 줍워 자신들의 것으로 만든 것처럼 한가족으로 거듭나 위풍당당해졌다.이제 그 무엇으로라도 이들을 떼어 놓는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서로 다른 한 방울의 물이었지만 흐르고 흘러 강으로 바다로 들어가 하나의 물로 거듭나듯 그들 또한 서로의 존재 이유를 이곳에서 찾았다.가족이라는 이름으로. 작가만의 웃음과 해학을 가미하면서 감동과 진한 여운까지 남겨주니 웃어야 할지 울어야할지. 하지만 전국구 조폭도 강마을 사람들에게 '한 수' 배우고 돌아가게 되었으니 웃어야할까? '사람과 얼굴을 마주 보며 대화하고 냄새를 맡고 음식 씹는 소리를 들으며 함께 밥을 먹는 것.노래하고 듣는 것. 영필은 강마을에 사는 사람들이 자신처럼 헛된 것을 좇다가 인생을 허비하지 않기를 바랐지만 간섭하지는 않았다.' 인생은 흐르는 물과 같아서 흘러가고 나면 잡을 수가 없고 뒤돌아 후회를 해도 소용이 없다.살아가고 있는 현재,지금이 중요하지만 흘러 가고 있느라 현재를 보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나도 예전에 그런 줄 알았더라. 그런데 꼭 그런 거 아니더라.같이 살면 식구다. 사람은 나이 먹어서도 배운다. 세월한테서 공꼬로.' 피를 나누어야 식구이고 가족인가 함께 살면 식구고 가슴으로 나누어도 식구다. '가족'이라는 울타리는 서로를 더욱 단단하게 단도리해주는 그들만의 공통분모가 되는 감동 찐한 유쾌 통쾌한 이야기, 사월의 황사바람으로 가슴이 메마르다면 한번 만나봐도 좋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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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추고 싶어요 비룡소 창작그림책 42
김대규 글.그림 / 비룡소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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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가 가지고 우리에게 주는 의미는 '용맹'이다.그런데 여기 용맹과는 거리가 먼 사자가 있다. 먹잇감을 사냥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꿈은 '춤'이다.춤을 추고 싶은 사자, 그러니 당연히 다른 사자들에게 따돌림을 당할 수밖에.그런데 정말 사자라고 춤을 추면 안될까? 자신이 좋아하면 춤이면 어떻고 노래면 어떤가? 하지만 초원에서 사자는 날카로운 발톱과 날렵함과 힘으로 사냥을 해야 하는데 날마다 춤을 추겠다고 하니 동료들이 그를 따하듯 하여 그는 혼자 평원에서 춤을 춘다.

 

 

 

그런가 하면 춤을 추고 싶은 사자가 있는가 하면 사냥꾼인데 '피리'를 불고 싶어하는 소년이 있다.누구보다 조용조용, 적을 살피며 소리를 죽여야 하는데 소년은 피리 부는 것을 좋아한다. 피리를 잘 부는 것이 꿈이다. 사자처럼 꿈을 간직하고 있지만 부족은 소년을 멀리하니 소년은 혼자 평원에서 피리를 분다.단지 꿈을 간직하고 있다는 이유로 사자와 소년은 자신들의 그룹에서 멀어져야 했다.

 

 

 

그런데 정말 큰일이 벌어졌다. 사자들이 초원으로 사냥을 나온 것이다.그런가 하면 부족들도 사냥을 하러 왔다.그러다 사자와 부족이 마주쳤다. 어떻게 되었을까? 싸움이 벌어지고 말았다. 그런데 그때 춤을 추는 사자가 나와서 춤을 추고 소년은 피리를 불었다. 소년의 피리소리에 맞추어 사자는 더욱 멋진 춤을 추었던 것이다. 그러자 하나 둘 사자를 따라서 춤을 추기 시작이다. 사자들도 부족민들도... 그렇게 하여 그들이 사냥감을 사이에 두고 싸우고 있었다는 것도 잊고 모두모두 여유롭게 춤을 추고 있다. 따돌림을 받던 그들에 의해서 초원에는 평화가 온 것이다. 초원의 평화는 밤하늘까지 이어져 밤하늘에 무수히 많은 별들이 빛나고 있었다. 초원은 오래도록 평화가 지속되겠지.

 

 

 

꿈이란 무얼까. 사자가 춤을 추게 만들고 사냥꾼이 소년이 피리를 불게 만드는,자신이 하고자 하는 마음이 원해서 하고 싶은 것을 좇아 가는,그 꿈으로 인하여 행복과 위안을 얻을 수 있고 꿈을 포기 하지 않으면 언젠가는 꿈을 이루게 된다. 꿈이 없는 인생은 인생이라 할 수 있을까. 이룰 수 있는 꿈이든 이루지 못할 꿈이든 우린 늘 꿈을 꾸고 있다. 타인이 허황된 꿈을 꾸고 있다고 하여 비난하면 안된다. 그 꿈으로 인해 그사람은 살아가는 이유를 찾고 삶의 희망이 그 속에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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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에 읽는 손자병법 - 내 인생의 전환점
강상구 지음 / 흐름출판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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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에 읽어야 할 책도 많고 서른에 읽어야 할 책도 많지만 내 나이가 마흔이 넘다 보니 제목에 '마흔'이 들어간 책은 괜히 읽어줘야할 것만 같은 그런 책임감이 따른다.마흔을 지나 오십을 향해 달려가다보니 인생의 전화점, 터닝 포인트로 직장에서도 점점 밀려나는 나이기도 하지만 노후를 대비하여 무언가 준비를 해야겠다고 생각을 하지만 막상 아이들 키우며 자수성가하듯 하여 노후준비까지 마친다는 것은 힘에 부친다. 맞벌이를 하는 것도 아니고 가진 것이 많은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완전하게 노후가 준비 된 것도 아니지만 우리의 인생이 점점 길어지고 있고 부모님세대를 보아도 '준비'가 필요하고 직장인이라면 좀더 직장에 붙어 있어야겠다는 것을 느끼며 젊을 때는 '굵고 짧게' 라고 하던 것을 지금은 '가늘고 길게' 라며 말하곤 한다.

 

인생이란 엄마의 자궁에서 탯줄을 자르고 나오는 순간부터 '싸움'의 연속인 듯 하다. 입하나 늘어나면 그만큼 형제들끼리 먹을 것이 줄어들던 시대에 태어나고 그럭저럭 다녀도 모범생이라는 말을 들어가며 학업을 마칠 수 있는 시대를 살았지만 지금은 내가 살아 온 시대와는 너무도 다르다. 아이들이 앉아서 공부하는 학교는 전쟁터나 마찬가지이고 친구는 적이다. 그런 속에서 '경쟁과 승자' 가 되는 길의 가르침만 받는 아이들은 그 길을 벗어나면 자신이 어디로 가야할지 모르고 모두가 가는 '고속도로'를 원하지 우회도로인 오솔길을 가면 큰일이라도 나는 줄 안다. 난 늘 딸에게 '고속도로가 지름길이 아니라고 우회도로로도 네 꿈에 다가가는 방법은 얼마든지 있지만 네 자신이 꿈을 포기하지 않고 얼마나 노력하느냐에 달려있다' 라고 하지만 친구들보다 뒤쳐지면 인생이라는 게임에서 완전히 패자가 되는 것처럼 받아 들인다. '싸움의 기술' 이 많고도 많다는 것을 알지 못하기 때문이기도 하고 우물안에서 살았기 때문에 세상 경험이 부족해서라고 말하며 재촉하지 않고 기다린다. 싸움의 능사가 재촉하고 다그치는 것은 분명 아니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고 지름길은 어디에나 존재한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지피지기면 백전불태' 자기자신을 알고 남을 알면 백번을 싸워도 위태롭지 않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을 하면 좋겠지만 결코 백번을 이긴다고 얻는 것이 더 많을까,독단적이고 우월감에 빠져 자기자신을 잃어버릴 수가 있다. 늘 성공하다면,딸의 말을 빌리자면 친구들은 잘 되는데 '왜 나만..' 이란 말을 많이 한다. 한걸음 한걸음 산을 올랐다면 정상으로 향하며 무수히 많은 것들을 기억하고 보고 듣고 남에게 해줄 말이 많겠지만 단번에 정상을 밟는다면 얼마나 재미없고 하산의 길은 또 얼마나 빠를까? 실패 속에는 자신을 알아가는 과정도 포함되어 있다.지금 현실은 힘들겠지만 먼 훗날에는 그 모든 것이 약이 되고 도움이 되고 앞으로 힘차게 달려 나갈 수 있는 힘의 원동력이 될 수 있다. 늘 승승장구를 하는 별은 그만큼 그 빛도 빨리 잃게 되는 법이다. 실패 속에서 자신을 알게 되었다면 앞으로 자신을 위태롭게 하지 않을 방법을 알고 있는 것이다. 남보다 조금 천천히 나아갈 뿐이지 정상은 멀지 않다. 빨리 먹은 밥이 체하고 쉽게 얻은 성공은 금방 손아귀를 빠져 나가는 것이다. 그만큼 자신을 지킬 단단한 능력과 경험을 잉태하지 못한 것이다. '때로는 지름길이라고 생각하는 길이 사실은 우회로고, 우회로라고 생각하는 길이 실제로는 지름길이다.'

 

 

나 또한 젊다고 할 때는 '바른 말'을 많이 하여 어느 소속에 들어가면 그곳의 단점을 잡아내어 젊은 혈기로 바꾸려고 하거나 맘에 들지 않으면 중이 절이 싫으면 떠나면 그 뿐이라는 생각으로 뒤도 돌아보지 않고 팽개치고 나오는 경우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의 나는 변했다. 내 입장만 생각하는 것이 그들도 '생존' 한다는 것을 나와 함께 '공생' 한다는 것을 알기에 이해하고 덮어주려 하고 좋게 좋게 받아 들이고 끝낸다. 마흔이 넘도록 내 인생의 바퀴를 굴리다보니 처음엔 귀퉁이마다 모가 나서 잘 굴러가지 않던 것이 이젠 남과 함께 공존한다는 것을 알기에,세상은 혼자서는 절대 살아갈 수 없음을 알기에 둥글둥글 원만해졌다. 내가 살아야 남도 살고 남이 살아야 나도 살 수 있는 것이 세상이다. 모두가 함께 어우러져야 살 수 있지 독불장군처럼 혼자서는 살 수 없다. 나무가 혼자서 '숲'이 될 수 없듯이 사람 또한 군중속에 어울려 살아야 한다. 아무리 내 이익을 찾으며 승승장구하며 늘 승자가 된다해도 남이 있어야 싸움을 할 수 있는 것이고 경쟁을 할 수 있는 것이며 별이 혼자서 빛날 수는 없듯이 함께 있으므로 해서 내 존재가 더 빛날 수도 있는 것이다. 그만큼 세상을 살아오다보니 인생에 '비굴'해지지 않을 수가 없다. 아니 비굴해야 좀더 길게 살아 남을 수 있는 세상이 되었다. 오래 버틸 수 있다면 버텨야 한다. 혼자가 아나라 모두와 함께 말이다.'그 이름도 거창한 <손자병법>은 어쩌면 비겁의 철학,새가슴의 철학인지도 모른다'

 

 

지피지기면 백전불태의 손자병법은 물론 싸움에서 이기는 것도 중요하지만 싸움이란 무릇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그것이 내가 취할 이익,적이 가진 것을 잃지 않고 고스란히 내가 취할 이익에 손해가 나지 않는 방법으로 취한다면 더욱 그 싸움은 승자라고 말하지만 무한경쟁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에게 '마흔에 읽는 손자병법'은 '인생병법' 혹은 '공존과 상생의 병법' 이라 할 수 있을 듯 하다. 어려운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역사의 전쟁이야기를 예로 들거나 경제면을 들어 이야기를 해주니 쉽게 읽을 수 있는 '손자병법' 이 되었다. 무한경쟁 속에서 '백전불태'가 되지 않기 위하여 호랑이를 잡으러 호랑이 굴에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호랑이를 산에서 끌어 내는 방법을 알려주며 좀더 혼자가 아니라 모두와 공존하고 상생하는 길을,인생 한 방에 역전하는 것이 아니라 좀더 힘들게 가도 자신을 지키며 함께 상생하며 세상을 살아가야 함을 함축하고 있다. 딸은 늘 말한다. '친구들이 공부를 하지 않았다고 하는데 시험보면 무척 잘봐,거짓말쟁이들' 딸은 친구들의 속임수에 그대로 넘어간 것이다. 자신을 지키지 않고. 지금은 적이지만 그렇다고 적을 적으로 간주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에 나가면 모두가 동지가 되고 인생을 함께 걸어가는 사람들이 친구들과 벽을 쌓지 말라고 한다. 적을 만들지 말라고. 남을 제치고 정상에 미리 등극을 하면 정말 고독하고 외롭고 재미가 없는 것이다. 싸움판에서 허우적 거리고 있을 때가 행복일 수 있다. 나 혼자 이기려는 무리수를 두기 보다는 함께 이길 수 있는 공존의 방법을 모색하며 좀더 인생의 싸움판에서 오래 버티는 방법을 취하는 것은 어떨까.어떻든 인생의 정답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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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통 Feel通 - 머리 좀 굴리며 살고 싶은 그대를 위한 카피라이터의 뇌 소통법
김이율 지음, 송진욱 그림 / 대교북스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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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를 보다보면 정말 생각지도 못한 생각의 반전이나 작은 부분에서 마음을 움직이는 한 줄의 카피가 가슴에 쏙 들어올 때가 있다. 그래서일까 딸들은 '광고'를 원한다. 꿈이 그 길이라 하여 광고를 보다가 딸들과 가끔 이야기를 잘한다. 잘 만든 30초의 광고가 순간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데는 영상도 필요하지만 정말 단 한 줄의 글에서 진한 감동을 받을 때가 종종 있다. 책 한 권이나 영화 한 편,광고 한 편으로 정말 인생을 바꾸는 계기를 만나는 사람들도 있고 잠깐의 '소통'으로 인해 세상이 환하게 보일 때가 있다.그런 소통법이 재밌는 그림과 함께 나의 하루를 즐겁게 하는 책을 만났다.

 

정말 타인과 생각이 통하고 마음이 통하는 그런 글을 쓴다는 것은 쉬울수도 있지만 막상 하려고하면 힘들다. 남이 써 놓은 것을 읽거나 볼 때는 정말 쉽게 느껴지고 '나도 이런것 생각했는데' 라는 생각을 가질 수도 있지만 그것을 글로 그림으로 옮겨 놓거나 정리해 놓은 일은 힘들다. 글 한 줄로 사람 마음을 움직인다는 것은 쉽고도 정말 힘든 일이다. 그런데 읽다보면 모든 글에서 '긍정,희망,유쾌' 한 통함이 있다.여운이 길게 남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읽는 그 순간,찰나에 가지는 감동과 통함 또한 책 읽기에서는 중요할 것이다.

 

'막상 해보면 별 개 아니다. 두려움은 멈춤이 아니라 건너뛰어야 할 허들에 불과하다. 설령, 두려움에 걸려 넘어져도 상관없다. 허들 경기에서 장애물을 넘어뜨려도 실격되지 않으니까. -인생의 허들 중에서' '고통이 없는 삶은 없다. 고통이 없는 삶이란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닌 것이다. 고통이 있다는 것, 그건 살아 있다는 행복한 증거고 희망을 품을 수 있다는 거다. -통통통 중에서' '두려움을 없애는 건 불가능하다. 그저 관조하거나 받아들이거나,이게 두려움을 극복하는 가장 현명한 방법이다. -두려움 극복법 중에서' '암보다 무서운 병은 그 어떤 약으로도 고칠 수 없다. 그 무서운 병은 바로 '짜증'이다. 한 번씩 짜증을 낼 때마다 마음속에 병이 깊어가고 삶이 건빵처럼 무미건조해진다. 건강하게 사는 방법은 바로 짜증을 제거하는 것이다.짜증을 잡는 유일한 약은 웃음이다. 웃음은 활력을 불러일으키고 긍정을 믿게 한다. -건강하게 사는 법 중에서'

 

한 장 한 장 넘기면서 마음과 영혼에 행복에너지와 긍정바이러스를 옮기는 기분이 든다. 한참 공부를 하느라 힘든 딸들은 '짜증' 나는 일이 없어도 늘 '짜증나' 하면서 짜증을 입에 달고 산다.그러지 말라고 하지만 자신들이 지금 처한 시간이 너무 짜증난다면서 온통 짜증으로 일관하는데 위 글을 읽으면서 꼭 딸들에게 말해주고 싶은 글이란 것을 깊이 새겼다. 누구나 현재는 고통이고 두렵고 짜증난다. 하지만 그것을 받아 들이고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 라는 말처럼 받아 들이면서 현재를 즐긴다면 좀더 희망적이고 긍정적인 나날이 될터인데 미리 걱정하고 너무 욕심내고 덜어낼 줄 모르는 욕심에 더욱 현실이 번거롭고 고통으로 일관한다. 그럴 때 이 책을 손에 들고 읽는 다면 마음과 뇌가 소통을 하여 인생과 세상과 일상과 순수가 통하여 유쾌하고 긍정적이고 희망으로 충전될 것이다. '인생의 한계에는 끝이 없다. 아울러 꿈도 끝이 없다. 이 세상에서 가장 개발되지 않은 것은 바로 당신이고 또한 발전 가능성이 가장 큰 것 역시 당신이다.' 스스로 한계를 정하지 말고 무한 가능성이 있는 당신의 뇌와 소통해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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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에 없는 마을 - 제16회 창비 좋은 어린이책 대상작 창비아동문고 267
최양선 지음, 오정택 그림 / 창비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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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시대가 발전해 나가면서 인간의 욕심 또한 그와 비례해 가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가져본다. 대량생산과 문명의 발달,어제 산 것은 새것이 아닌 낡은 것 취급을 받는 시대에 다른 사람이 '스마트폰' 을 가지면 나도 너도 모두가 스마트폰을 가지고 카카오톡을 해야 하는 것처럼 여겨지는 세상에서 난 그런 유행에 편승하지 않고 내 지조를 지켜며 살고 싶지만 그런 마음보다는 '시대에 뒤떨어지는' 그런 사람 취급을 하는 시대이기도 하다. 문명은 점점 발달하여 가지고 싶은 것도 더욱 많아지고 해보고 싶은 것도 더욱 많아지지만 그런 속에서 인간의 욕망의 끝은 어디인지 알 수 없는, 빠른 것보다는 느린 것을 한편으로는 찾는 시대가 아닌가 하는 생각도 가져본다.

 

우린 쉽게 새것을 사서 쓰면서 그동안 나와 함께 했던 추억이 어린 것들을 쉽게 버리는데 한편으로는 지구 어느 마을에는 문명의 쓰레기들이 마을을 이루고 있고 그 쓰레기로 생활하는 사람들도 있다고 한다. 정말 아이러니한 세상이다. 만약에 우리가 버린 문명의 쓰레기가 없었다면 그들의 삶은 어떠할까? 한편으로는 땅이 오염되고 사람들 또한 쉽게 쓰레기를 뒤져가며 살아가려는,그리고 언젠가는 그런 마을이 한 곳만 있으란 법이 없이 넘쳐나는 쓰레기들을 어떻게 감당할 것인가 하는 것은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닌 바로 당면한 문제들이다.

 

여기에 그런 섬이 또 한 군데 있다. 지구의 끝에 있는 자작나무 섬,왜 저자는 이 섬을 자작나무 섬이라고 이름하였을까 궁금하여 자작나무에 대하여 찾아보니 꽃말이 '당신을 기다립니다' 이다. 아마도 나무의 다른 것보다는 난 이 꽃말 때문에 저자가 '자작나무 섬이라 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당신을 기다립니다.' 처음 시작은 일반적인 어린이동화처럼 시작을 했는데 점점 추리와 환타지적으로 변하면서 사람들의 '실종'을 다루고 있고 그 없어진 사람들이 버려진 물건과 관계가 있다는 것을,물론 실종자 가족들은 얼마나 그들을 기다리고 있을텐데. 그런 이유로 자작나무 섬이라 하지 않았을까. 유독 물건에 대하여 욕심이 많던 사람들이 하나 둘 없어진다. 그런 사람들이 한두명이 아니라 전국에서 여기저기 많다. 그런 실종자 정보를 가지고 있는 새로오신 교장선생님의 정체는, 그리고 섬의 아이인 보담이와 소라의 추리활동이 박차를 가하면서 소설은 점점 미스터리하게 변한다. 그리고 의문의 거대한 '고물상' 은 무엇을 하는 곳일까? 그곳은 해모라는 할머니와 소라의 엄마가 일하는 곳이고 많은 사람들이 그곳에서 일을 한다. 하지만 해모와 소라 엄마인 리안은 밤에 둘이서 무언가 극비의 일을 한다. 그리고 '출입제한구역' 이 있다. 그렇다면 그곳에는 무언가 비밀이 숨겨져 있지 않을까.

 

동화 '인어공주'의 이야기와 물질에 대한 인간의 욕망을 빗대어서 함께 묘하게 얽혀 놓은 추리동화이면서 환타지적이다. 사물에 집착을 보이던 사람들이 자신이 욕망을 보이던 사물로 들어가버렸다면, 그리고 그 영혼이 다시 사람으로 돌아올 수 있다면, 믿기지 않은 이야기지만  교장선생님과 보담이와 소라 등 그외 인물들이 함께 '실종,사물,교감' 에 대한 추리와 고물상에 대하여 파헤쳐 들어가다가 '사물과 교감' 하는 사람들을 알게 되고 그리고 바다 마녀에 대한 존재를 밝혀지면서 소라가 마지막 그들의 영혼이 다시 돌아오게 할 수 이는 주문과도 같은 것을 알게 되어 그들을 다시 사물에서 인간으로 되돌려 놓는다는 조금 황당한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어찌보면 인간의 욕심이 부른 화가 이보다 더 큰 비극을 만드는 시대에 살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가져본다.

 

새로 오시는 교장선생님의 방에 몰래 CCTV를 설치하는 보담이의 호기심이 무척 재밌는 이야기로 발전하기도 하고 소년이 직접 추리에 뛰어 들어 함께 파헤쳐 나가는 그야말로 흥미진진한 이야기라 바로 손에서 놓지 않고 읽어나갈 수 있는 스피드가 있는 이야기이며 쉽게 쓰고 쉽게 버리는 물건에 대한 애착이나 고마,감사보다는 새것을 지향하면서 욕심을 부리는 우리 아이들에게 경종을 울리면서 자신을 한번 뒤돌아보게 만드는 이야기다. 너무 쉽게 버리는 것은 아닌지,내가 버린 쓰레기와 물건들은 다 어디로 가는지 한번 생각해 본다면 너무 쉽게 버리고 사달라고 조르기 보다는 좀더 유효기간을 연장하고 자원낭비보다는 재활용이나 그외 다른 부분에 관심을 더 갖게 하지 않을까.'그건 인간들이 자초한 일이다. 물건에 대한 집착...... 끊임없이 사고 버리면서 그들의 마음과 감정은 사물처럼 딱딱하게 굳어지고 있어.' 인간의 마음이 점점 사물처럼 되어가는 것은 아닌가. 일회용으로 사고 버리는 것을 좋아한다면 나 자신 또한 누군가에게 그런 일회용 존재는 아닐까, 자연과 환경 문제까지 생각해 볼 수 있는 폭 넓은 의미로 재밌게 읽을 수 있는 이야기 책이며 어린이 뿐만이 아니라 어른인 나 자신조차도 한번 뒤돌아보게 하는 이야기다.모든것이 넘쳐나는 세상이라 '버림의 행복론' 이 대두되기도 하는데 나처럼 버리지 못하고 쌓아두거나 낡은 것을,오래된 것을 더 선호하는 사람도 있고 빠른 것에 편승하기 보다는 추억이 깃든 것에 더 애착을 느끼는 사람도 분명 있다. 결코 빠르고 쉽고 새것이 좋은 것만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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