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에 읽는 손자병법 - 내 인생의 전환점
강상구 지음 / 흐름출판 / 2011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스물에 읽어야 할 책도 많고 서른에 읽어야 할 책도 많지만 내 나이가 마흔이 넘다 보니 제목에 '마흔'이 들어간 책은 괜히 읽어줘야할 것만 같은 그런 책임감이 따른다.마흔을 지나 오십을 향해 달려가다보니 인생의 전화점, 터닝 포인트로 직장에서도 점점 밀려나는 나이기도 하지만 노후를 대비하여 무언가 준비를 해야겠다고 생각을 하지만 막상 아이들 키우며 자수성가하듯 하여 노후준비까지 마친다는 것은 힘에 부친다. 맞벌이를 하는 것도 아니고 가진 것이 많은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완전하게 노후가 준비 된 것도 아니지만 우리의 인생이 점점 길어지고 있고 부모님세대를 보아도 '준비'가 필요하고 직장인이라면 좀더 직장에 붙어 있어야겠다는 것을 느끼며 젊을 때는 '굵고 짧게' 라고 하던 것을 지금은 '가늘고 길게' 라며 말하곤 한다.

 

인생이란 엄마의 자궁에서 탯줄을 자르고 나오는 순간부터 '싸움'의 연속인 듯 하다. 입하나 늘어나면 그만큼 형제들끼리 먹을 것이 줄어들던 시대에 태어나고 그럭저럭 다녀도 모범생이라는 말을 들어가며 학업을 마칠 수 있는 시대를 살았지만 지금은 내가 살아 온 시대와는 너무도 다르다. 아이들이 앉아서 공부하는 학교는 전쟁터나 마찬가지이고 친구는 적이다. 그런 속에서 '경쟁과 승자' 가 되는 길의 가르침만 받는 아이들은 그 길을 벗어나면 자신이 어디로 가야할지 모르고 모두가 가는 '고속도로'를 원하지 우회도로인 오솔길을 가면 큰일이라도 나는 줄 안다. 난 늘 딸에게 '고속도로가 지름길이 아니라고 우회도로로도 네 꿈에 다가가는 방법은 얼마든지 있지만 네 자신이 꿈을 포기하지 않고 얼마나 노력하느냐에 달려있다' 라고 하지만 친구들보다 뒤쳐지면 인생이라는 게임에서 완전히 패자가 되는 것처럼 받아 들인다. '싸움의 기술' 이 많고도 많다는 것을 알지 못하기 때문이기도 하고 우물안에서 살았기 때문에 세상 경험이 부족해서라고 말하며 재촉하지 않고 기다린다. 싸움의 능사가 재촉하고 다그치는 것은 분명 아니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고 지름길은 어디에나 존재한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지피지기면 백전불태' 자기자신을 알고 남을 알면 백번을 싸워도 위태롭지 않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을 하면 좋겠지만 결코 백번을 이긴다고 얻는 것이 더 많을까,독단적이고 우월감에 빠져 자기자신을 잃어버릴 수가 있다. 늘 성공하다면,딸의 말을 빌리자면 친구들은 잘 되는데 '왜 나만..' 이란 말을 많이 한다. 한걸음 한걸음 산을 올랐다면 정상으로 향하며 무수히 많은 것들을 기억하고 보고 듣고 남에게 해줄 말이 많겠지만 단번에 정상을 밟는다면 얼마나 재미없고 하산의 길은 또 얼마나 빠를까? 실패 속에는 자신을 알아가는 과정도 포함되어 있다.지금 현실은 힘들겠지만 먼 훗날에는 그 모든 것이 약이 되고 도움이 되고 앞으로 힘차게 달려 나갈 수 있는 힘의 원동력이 될 수 있다. 늘 승승장구를 하는 별은 그만큼 그 빛도 빨리 잃게 되는 법이다. 실패 속에서 자신을 알게 되었다면 앞으로 자신을 위태롭게 하지 않을 방법을 알고 있는 것이다. 남보다 조금 천천히 나아갈 뿐이지 정상은 멀지 않다. 빨리 먹은 밥이 체하고 쉽게 얻은 성공은 금방 손아귀를 빠져 나가는 것이다. 그만큼 자신을 지킬 단단한 능력과 경험을 잉태하지 못한 것이다. '때로는 지름길이라고 생각하는 길이 사실은 우회로고, 우회로라고 생각하는 길이 실제로는 지름길이다.'

 

 

나 또한 젊다고 할 때는 '바른 말'을 많이 하여 어느 소속에 들어가면 그곳의 단점을 잡아내어 젊은 혈기로 바꾸려고 하거나 맘에 들지 않으면 중이 절이 싫으면 떠나면 그 뿐이라는 생각으로 뒤도 돌아보지 않고 팽개치고 나오는 경우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의 나는 변했다. 내 입장만 생각하는 것이 그들도 '생존' 한다는 것을 나와 함께 '공생' 한다는 것을 알기에 이해하고 덮어주려 하고 좋게 좋게 받아 들이고 끝낸다. 마흔이 넘도록 내 인생의 바퀴를 굴리다보니 처음엔 귀퉁이마다 모가 나서 잘 굴러가지 않던 것이 이젠 남과 함께 공존한다는 것을 알기에,세상은 혼자서는 절대 살아갈 수 없음을 알기에 둥글둥글 원만해졌다. 내가 살아야 남도 살고 남이 살아야 나도 살 수 있는 것이 세상이다. 모두가 함께 어우러져야 살 수 있지 독불장군처럼 혼자서는 살 수 없다. 나무가 혼자서 '숲'이 될 수 없듯이 사람 또한 군중속에 어울려 살아야 한다. 아무리 내 이익을 찾으며 승승장구하며 늘 승자가 된다해도 남이 있어야 싸움을 할 수 있는 것이고 경쟁을 할 수 있는 것이며 별이 혼자서 빛날 수는 없듯이 함께 있으므로 해서 내 존재가 더 빛날 수도 있는 것이다. 그만큼 세상을 살아오다보니 인생에 '비굴'해지지 않을 수가 없다. 아니 비굴해야 좀더 길게 살아 남을 수 있는 세상이 되었다. 오래 버틸 수 있다면 버텨야 한다. 혼자가 아나라 모두와 함께 말이다.'그 이름도 거창한 <손자병법>은 어쩌면 비겁의 철학,새가슴의 철학인지도 모른다'

 

 

지피지기면 백전불태의 손자병법은 물론 싸움에서 이기는 것도 중요하지만 싸움이란 무릇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그것이 내가 취할 이익,적이 가진 것을 잃지 않고 고스란히 내가 취할 이익에 손해가 나지 않는 방법으로 취한다면 더욱 그 싸움은 승자라고 말하지만 무한경쟁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에게 '마흔에 읽는 손자병법'은 '인생병법' 혹은 '공존과 상생의 병법' 이라 할 수 있을 듯 하다. 어려운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역사의 전쟁이야기를 예로 들거나 경제면을 들어 이야기를 해주니 쉽게 읽을 수 있는 '손자병법' 이 되었다. 무한경쟁 속에서 '백전불태'가 되지 않기 위하여 호랑이를 잡으러 호랑이 굴에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호랑이를 산에서 끌어 내는 방법을 알려주며 좀더 혼자가 아니라 모두와 공존하고 상생하는 길을,인생 한 방에 역전하는 것이 아니라 좀더 힘들게 가도 자신을 지키며 함께 상생하며 세상을 살아가야 함을 함축하고 있다. 딸은 늘 말한다. '친구들이 공부를 하지 않았다고 하는데 시험보면 무척 잘봐,거짓말쟁이들' 딸은 친구들의 속임수에 그대로 넘어간 것이다. 자신을 지키지 않고. 지금은 적이지만 그렇다고 적을 적으로 간주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에 나가면 모두가 동지가 되고 인생을 함께 걸어가는 사람들이 친구들과 벽을 쌓지 말라고 한다. 적을 만들지 말라고. 남을 제치고 정상에 미리 등극을 하면 정말 고독하고 외롭고 재미가 없는 것이다. 싸움판에서 허우적 거리고 있을 때가 행복일 수 있다. 나 혼자 이기려는 무리수를 두기 보다는 함께 이길 수 있는 공존의 방법을 모색하며 좀더 인생의 싸움판에서 오래 버티는 방법을 취하는 것은 어떨까.어떻든 인생의 정답은 없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