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는 농담을 하지 않는다 꿈꾸는돌 1
루이스 새커 지음, 장현주 옮김 / 돌베개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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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가장 위대한 능력! 인간이 다른 동물과 구별되는 건 그 때문이야. 그래서 '유머'라고 하는 거라고.개가 언제 농담하는 것 봤냐?' 스텐드 코미디언이 되는 것이 꿈인 열두살 게리 분이 있다. 그가 어릴때 아빠가 해주는 농담이 좋았던 게리는 점점 아빠가 웃음을 잃어가는 것을 보고는 더욱 아빠에게 웃음을 찾아 주고 싶고 사람들이 웃지 않는 것을 이상하게 생각을 한다. 웃긴 이야기인데 별 관심이 없다는 듯이 이야기를 하던가 자신이 웃긴 이야기를 하던가 그가 늘 웃기에 친구들은 그를 '얼간이 혹은 바보' 라고 말한다. 그의 이름보다 '얼간이' 라는 이름으로 더 불려진 게리 분은 스텐드 코미디언이 되기 위하여 학교의 숙제는 늘 뒤로 미루고 코미디 연습에 더 시간을 할애한다.

늘 '하 하 하' 웃고 다니는 게리는 얼간이라 불리워지고 친구들에게는 그가 투명인간처럼 있는 듯 없는 듯 그런 취급을 받는다. 하지만 그의 유머를 알아하는 이는 딱 한 명 있다. 여동생이나 마찬가지인 친구 엔젤린만 그를 알아주고 웃어준다. 그의 아버지와 엄마까지도 그가 유머를 하면 반응이 없고 아예 하지 않았으면 하고 바란다. 그러다 정말 일이 벌어졌다. 학교에서 장기자랑대회를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그가 자신의 유머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절호의 찬스인데 유머를 어떻게 짜야할까.

게리는 유머에 빠져 친구들이 하교후에 무엇을 하며 지내는지 지금 유행하는것이 무엇인지 무엇이 그들의 관심사인지 전혀 알지를 못한다. 그러니 친구들과 대화도 제대로 되지 않고 친구들과 어울린다는 것은 기름과 물같이 분리되기만 한다. 늘 허허실실 하는 그를 친구들은 그저 골려 먹거나 이용해 먹으려고만 한다.그런 가운데 아빠와 엄마가 그에게 제안을 한다. 학교장기자랑대회에 나갈 때까지 유머를 하지 않으면 일등 상금을 주겠다는 것이다. 앞으로 삼주, 입을 꼭 닫듯이 늘 하던 유머를 하지 않고 지낼 수 있을까. 그렇게 한다면 아빠가 주신 상금과 장기자랑에서 상금을 탄다면 200달러다. 그돈으로 무얼할까.게임기를 사서 친구들과 놀까,아님 무엇을 할까.

하지만 문제가 있다. 장기자랑에 아무도 참여를 안했다는 것이다. 친구들이 서로가 그를 부축이기도 하고 그가 참여하겠다고 하니 다른 친구들도 하나 둘 참여를 하겠다고는 했는데 이젠 아빠의 명령처럼 내기를 한 유머를 하지 않겠다고 하니 일상이 이상해졌다. 처음엔 친구들의 말을 들으면 '이럴 땐 이런 유머' 라고 생각이 나던 것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유머가 없는 일상에 적응이 되어가는 자신을 본다.유머가 시시해진 것이다. 자신의 꿈은 스텐드 코미디언인데 말이다. 그동안 유머를 하지 않다가 장기자랑에서 한다면 그동안 풍선처럼 부풀었다가 크게 터질까? 하지만 점점 자신이 없어진다. 그동안 했던 자신의 유머가 무척이나 시시해 보인다. 유머를 잃은 대신,아니 꿈을 잃은 대신 친구를 얻었다. 유머를 하지 않으니 친구들과 미식축구를 하게도 되고 친구들과 어울러 놀게도 되었다. 펑범한 아이들과 똑같아진 것이다.

'하지만 정말 중요한 일이라고요. 숙제 못지않게 중요해요. 아니 더 중요해요. 정말이에요! 전 크면 스텐드업 코미디언이 될 거라고요. 역사나 수학은 몰라도 돼요.' 스텐드업 코미디언이 꿈이니 코미디만 하면 된다고 생각하는 게리, 그동안 친구들과도 너무 먼 생활을 했지만 학교 공부 또한 엉망이나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유머를 하지 않고 학교 숙제를 하니 선생님도 놀라신다. 얼간이에게 이런 구석이 있었나하고. 물론 친구들도 그와 함께 하다보니 그의 다른 면을 보게 되지만 얼간이로 굳어졌으니 그는 어찌되었든 얼간이다. 그런 그가 정말 얼간이가 되려고 한다. 장기자랑에 나갈 용기가 없어져 못나가겠다고 하였다가 장기자랑이 시작되기 며칠 전 다시 참가를 하겠다고 말해고는 다시 연습에 돌입한다. 그의 데뷔무대나 마찬가지인 장기자랑에서 정말 잘 할 수 있을까.

'게리, 넌 일을 시작했다 끝을 못 내는 경향이 있어.일백 퍼센트 최선을 다해야 해.'
코미디를 한다고 공부도 게을리 하고 친구들과의 관계도 소홀히 했는데 장기자랑에 나간다 못나간다 그리고 다시 나간다고 했는데 왜 용기가 사라진 것일까. 하지만 마지막에 그는 큰 용기를 얻고는 코미디 원본을 다시 수정하듯 연습을 철저히 자신감을 얻고 그와 친한 아저씨들에게 도움을 요청해 정말 일등을 할 자신감을 가지게 된다. 그렇다면 행운의 그의 편이 되어줄까.장기자랑이 펼쳐지는 강당으로 가니 자신의 이름이 누락되었다. 이건 무슨 일인가. 시작부터 무언가 삐그덕이다. 끝까지 잘해낼 수 있을까. 겨우 이름을 마지막에 넣어 개그를 하게 되었지만 점점 자신감을 잃는 게리, 그러다 자신의 이름이 호명되면서 바지에 오줌을 싸게 되지만 친구들 덕에 위기를 넘기고 준비한 개그를 점점 잘해나가는 게리, 그를 얼간이라 불렀던 친구들도 선생님도 엄마와 아빠도 점점 게리의 개그 능력에 빠져들게 되고 강당안은 점점 게리를 향한 열광의 도가니,그는 그동안 갈고 닦은 실력을 맘껏 모두의 앞에서 자신있게 펼쳐 일등상을 받게 된 것이다. 그를 얼간이라 놀렸던 친구들도 하나 둘 그의 능력에 놀라 그와 친구가 되고자 한다.엄마 아빠는 물론 그를 아는 이들도 모두 그의 능력을 놀라워 한다.

주입식 교육에 남을 이기고 앞으로 나아가야만 자신이 성공할 수 있는 '일등만 기억하는' 그런 교육을 받은 우리 아이들, 자신안에 다른 능력이 있다면 그것을 키우듯 적성을 찾으면 좋으련만 똑같은 교육에 똑같은 경쟁의식에 사로 잡혀 있는 아이들이 이 소설을 읽는다면 어떨까. 모든 사람이 다 똑같을 수는 없다. 저마다 타고난 능력은 다 다른 것이다. 그 능력을 키우기 위하여 노력에 노력을 거듭한다면 자신의 꿈을 이룰 수 있다. 꿈이 있다는 것은 정말 행복한 일이다. 꿈이 없이 어른들이 내 모는 곳으로 함께 달려가기 보다는 자신의 꿈을 향하여 노력한다면 그들의 미래는 어떨까.자신의 꿈을 찾지 못하여 방황하는 청소년들도 많다. 남과 같은 길을 가기 보다는 자신이 잘할 수 있는 꿈을 찾아 일백 퍼센트 최선을 다해보는 어떨까, 아직 꿈을 찾지 못한 청소년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이루고자 하는 꿈이 있다는 것은 얼마나 아름다운 사람인지,그 꿈을 향해 노력하는 사람은 얼간이라 아닌 최고로 빛나는 사람임을 게리가 말해주고 있다. '넌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들키지 않으려고 농담을 하는 거야. 남들에게 진짜 감정을 들키지 않으려고 말끝마다 농담을 해서 벽을 쌓는 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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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 - 소년의 3분은 천상의 시간이었다
토드 버포.린 빈센트 지음, 유정희 옮김 / 크리스천석세스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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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믿는 종교는, 난 정확히는 무교다. 하지만 내 안에 존재하는 것은 불교다. 그리고 나 또한 절에 가거나 그곳에서 마음의 안정을 찾곤 한다. 그렇다고 그외 존재나 믿음을 부정하지는 않는다. 더구나 영적인 세상에 대하여 부정하지 않기에 거리낌없이 읽어나갈 수 있었다. 이 이야기는 어쩌면 '간증' 에 해당하는 것이리라.기독교나 성경에 대한 지식이 없기에 조금 무리가 가는 부분들도 있었지만 그보다 그들이 겪었을 고난의 시간들은 정말 마음이 아팠다.목회자인 콜튼의 아버지인 토드 역시나 힘든 질곡의 시간을 계속적으로 견디어 냈기에 그들의 인내는 바닥에 떨어져 있다고 볼 수 있는 시점에서 다시 만4살이 안된 아들이 사경을 헤매이게 되었으니 어떠했을까.

나도 그런 시간을 보내었었다. 2년 차이로 계속해서 긴 병원신세를 져야했던 큰 사고,산행사고 교통사고 그리고 친정아버지의 폐암선고는 정말 암흑과 같았다.산행사고에서 죽었구나 하는 순간,누군가 날 살려주었다는 것을 어렴풋이 떠올리게 되었는데 뜻하지 않던 사람을 만나 그게 내가 어린시절에 그렇게 따르던 큰할아버지였다는 것을, 정말 어떻게 설명이 안되는 그런 일이었다. 그렇게 생명을 연장하게 되었는데 또 한번의 큰 교통사고로 또 다시 힘든시간을 보내게 되었고 살아날 수 없는 순간이라 남들은 이야기 하는데 난 멀쩡하게 살아났다.그리고 꿈에 보이던 아버지와의 긴 이별연습, 꿈일거라 생각을 했지만 그것은 곧 현실이 되었고 내 꿈은 정말 딱 들어맞았으니 무어라 설명할까. 그렇다면 4살의 어린아이가 보았다는 '천국' 은 믿어야 할까? 세상엔 믿을 수 없는 이야기들이 믿을 수 있는 이야기들과 함께 존재하고 있다.꿈이라 생각했던 것이 현실이 될 수도 있고 거짓이라 생각했던 것이 진실이 될 수도 있다. 그런 세상이 존재하는 것이다.

아버지 토드이 다리 골절및 유방암 등 계속되는 시련 속에서도 꿋꿋하게 버티어간 가족들, 그런 가족들에게 장염이라 생각했던 콜튼이 장염이 아닌 맹장이 터진 것을 모르고 5일여 지속되어 사경을 헤매이게 되었다니 정말 이것은 누구의 잘못이라 해야할지. 교통사고로 입원해 있을 때 특히나 많은 맹장염수술 환자들을 만났다. 아파서 바로 수술을 한 사람들은 2~3일 후면 걸어서 나갔는데 맹장인줄 모르고 배가 아픈것을 참았다가 맹장이 속에서 터져 온 어떤 아줌마는 다른 사람보다 더 심하게 아픔을 호소하며 일주일여 그렇게 심하게 앓고는 다행히 나아져 퇴원을 했다. 책을 읽다보니 그때 생각이 퍼득 떠올랐다. 어린아이에게는 그 시간이 얼마나 힘들었을까, 어른도 참기 힘든 아픔인데. 그런 아이가 한번도 아니고 두번이나 수술을 거듭하고 그 힘든 아픔의 시간에 누구도 경험하지 못하는 '하느님을 만나고 천국을 여행' 했다니 정말 놀랍다.

4살의 꼬마의 말이라 처음엔 그냥 흘러 들었을 이야기가 점점 구체화되고 자신이 보지 못하거나 경험하지 못한 사람들 이야기까지 자세하게 이야기 한다는 것은 이야기를 지어낸 것이 아닌 경험에 의해서라는 것을 믿게 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이 우리가 정말 눈감으면 볼 수 있는 그런 세상이 아니고 정말 선택되어야만이 볼 수 있는 영적인 존재와 영적인 세상을 보았다는 것이 놀랍기만 하다. 유체이탈의 경험은 가끔 느끼었다는 사람들도 있고 나 또한 오래전에 경험을 했던 기억이 있다. 무척 힘들고 아팠던 고등학교 시절,아파서 자고 있는데 내가 나 자신이 자고 있는 그 모습을 위에서 내려다 보고 있었다. 유체이탈의 순간이었다. 얼마나 놀랍던지 깜짝 놀라서 소리를 지르게 되었고 다른 방에 있던 식구들이 놀라 달려와 무슨 일인지 물었는데 이야기를 해주자 믿지 않는 것이었다. 하지만 난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 내가 나 자신을 보았던 순간을. 하지만 단순한 유체이탈이 아닌 천상의 존재인 하느님과 천사들과 그리고 그외 영혼들과 함께 하며 자신이 겪고 있는 힘든 시간을 내려다 보았고 천국을 경험했으니 얼마나 놀라운가. 때묻은 어른이었다면 지어낸 이야기라 했을까? 목회자인 아버지 토드의 성경의 말씀이 곁들여져 좀더 극적인 이야기가 되었다. 아니 아빠 토드의 질곡의 시간들에 이어진 아들 콜튼의 사경의 시간에 본 천국행 이야기라 더욱 극적인 이야기가 되었지만 난 믿고 싶다.

다른 부부보다 콜튼의 위에 가졌던 두번째 아이의 두달만의 유산 때문에 마음 아파했던 엄마 소냐의 마음을 어루만져주듯 천국에서 '누나' 를 만났다는 콜튼, 여자이고 엄마라면 그 부분을 이해할 것이다.아무리 아이가 아이라고 부리기 이전에 유산되었다고 하지만 그것은 평생 지을 수 없는 아픔으로 가슴에 묻게 된다. 그런 아픔에 이름도 지어주지 못했던 아이, 그 아이를 콜튼은 천국에 가서 만났던 것이다.그렇다면 이승에서는 잊혀지고 버려지듯 하는 생명도 천국에서는 모두 그 존재의 의미가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무한한 생이 주어지겠지.그 부분을 읽으며 얼마나 눈물이 나던지. 단지 콜튼의 천국 이야기를 믿지 못한다고 해도,아니 진실이 아니라고 인정하지 못한다고 해도 어느 순간 아픔을 어루만져 주는 이야기라는 것은 알게 된다. 믿음을 떠나 어디엔가 있을 천국, 아니 우리도 언제인가는 한번은 가게 될 그 세계를 죽어서가 아니라 살아서 보았기에 더 특별한 이야기가 될 것이다. 하지만 자신이 사랑하던 사람을 먼저 보낸 이가 있다면 한편으로는 그 세계를 믿고 싶을 것이다. 종교와 무관하게 말이다. 나 또한 내 아버지가 그 세계에 계실 것이라 믿는다.

'콜튼, 네가 천국에 있었고, 이 모든 것들을 ...... 정말 많은 것들을 보고 또 숙제도 했다고 했는데, 그러면 얼마나 오랫동안 거기에 가 있었던 거니? ...... 3분이오.' '3분' 이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무심히 생각했던 3분동안 어떤 소년은 생과 사의 갈릴길에서 '천국' 을 경험했다. 그렇다면 내게 3분의 의미는 무엇일까? 3분동안 할 수 있는 일들을 생각하니 정말 많았다. 라면 하나를 끓여 배고픔을 극복할 수 있고 남편과 싸웠을 때 화해할 수 있는 문자나 통화를 할 수 있고 외출준비에 걸리는 시간등 정말 많은 것을 할 수 있는 시간이다. 만약에 생과 사의 갈릴길에 있다면, 그렇다면... 나 또한 큰 사고를 겪은 시간도 생각해 보면 아주 짧은 순간의 시간 겨우 '3분여' 될까 말까한 시간에 사고를 당했다. 그 순간의 시간으로 모든 것을 달라질 수 있었지만 운 좋게 사의 갈림길에서 벗어나 생의 길을 걷게 되었다. 그때는 살아 있다는 것에 얼마나 감사를 하며 살았는지,정말 모든 것에 감사를 드리며 살게 되었는데 이제 그 느낌이 서서히 잊혀져가고 빛바래가고 있을 때 이 책을 만났다.천국을 경험하고 하느님을 만나고 천사를 만난 것도 중요하겠지만 다시 이승의 삶을 감사하게 누리 수 있음이 더 행복이리라. '소냐가 간호사실에 몇 가지 서류를 작성하러 잠깐 나간 동안, 나는 콜튼의 침대 옆에 앉아 살아 있는 내 아들의 모습을 황홀하게 바라보았다.' 죽음의 문턱에서 살아 돌아 온 아들의 모습, 그 기쁨을 무엇으로 말하리. 천국을 보았다고 해도 천사를 보았다고 해도 모두가 다 행복이겠지만 다시 주어진 삶보다 더 행복한 것은 없으리라.콜튼의 천국행인 짧은 '3분' 의 시간은 지금의 우리의 삶을 한번도 뒤돌아보게 한다. 그대,진실되게 잘 살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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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휴가
나카무라 코우 지음, 현정수 옮김 / 문학동네 / 200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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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여름휴가를 계획하고 계신가요? 아니 어떤 여름휴가를 원하시나요?
말만 들어도 설레이고 기분 좋은 '여름휴가', 그것도 아이들이 어릴때는 좋았다. 중학교나 고등학교에 올라가고 부터는 부모와 함께 하지 않으려 할 뿐 아니라 함께 할 시간적인 여유가 없는 것이 우리네 아이들의 현실이다. 나 또한 여름휴가 뿐만이 아니라 여행을 아이들이 중학교 1학년까지만 실행에 옮긴 듯 하다. 정신을 차리고 나니 아이들이 부쩍 커 있어 우리와 함께 하지 않으려했다. 함께 할 시간도 없었고. 아이들이 어릴때는 체험학습이나 견학 그리고 물놀이등 아이들이 함께 할 수 있는 휴가를 계획했고 그렇게 또한 보내온 듯 하다. 어릴때 물놀이를 가지 사춘기에는 가자고 빌어도 가지 않는다.아니 함께 하려하질 않는다. 어디 여행가자고 하면 '엄마 아빠 둘이서 다녀오세요~' 그게 되돌아 오는 말이다. 아이들이 고등학교에 들어가고부터 휴가는 남편과 둘이서 함께 하는 시간으로 바뀌었다. 아니 아이들과 일주일 집에서 함께 한다. 휴가를 반납했다고 과언이 아니다. 집에서 무작정 쉬겠다는 것이다. 일상이 피곤하고 힘들기에 일주일 만이라도 푹 쉬고 가겠다고 하는 딸들, 덕분에 우린 잠깐씩 주위에 바람을 쐬러 나가기도 하고 가까운 영화관을 찾는 것으로 보내곤 한다.가족이 함께 모이는 것이 이젠 휴가다.

여름휴가, 처음 계획은 거창하다. 아니 그 말만 들어도 가슴 설레이고 무슨 대단한 계획이 나올것 같지만 막상 뜨거운 햇볕아래 돌아다니려 하면 정말 힘들다. 어딜가든 사람에 치이고 더위에 들볶이고 정말 시원한 나무그늘이나 물가에서 쉬는게 최고다. 아이들이 어릴때는 늘 바닷가에 갔다. 하기휴가장에 가서 텐트에서 몇 박씩 잠을 자며 모기도 물려보고 밤에 불꽃놀이도 해보고 갯벌에서 조개도 캐고 물놀이도 하고 그렇게 보낸 시절이 있었지만 그러다 시원한 곳을 찾아 체험학습 비슷한 것으로 발전하던 여름휴가를 중학교에 올라가고 한번은 산행을 가자고 했다.기겁하는 녀석들을 데리고 비가 올 듯한 날씨에 산으로 했는데 장마가 시작된 것이다. 산 초입에서 바로 뒤돌아 나왔는데 잠깐의 시간이었지만 많은 것을 경험하고 돌아 오기도 했다.거창하게 세웠던 계획들은 하나 둘 힘들고 더위에 지쳐서 '집이 최고야..' 하며 집으로 향하기를 원하던 시간, 이젠 모두가 추억이 되었다.

그렇다면 '여름휴가' 는 어떤 내용일까. 우리나라 소설이 아니고 일본 소설이라 그런지 조금은 낯설기도 하고 밋밋하기도 하다. 하지만 그 안에는 여름휴가에 누릴 수 있는 것들이 모두 담겨져 있다. 불꽃놀이 밤산책 게임 여행 물놀이...밋밋한 속에서 작가가 감추어 놓은 소재들을 따라가다보면 여름휴가를 다 보내고만다. 재택근무로 매뉴얼을 작성하는 직업을 가진 마모루는 직업만큼이나 꽤 꼼꼼한 성격의 소유자같다. 그가 대면하는 사람들을 표현해 나가는 글을 읽다보면 여자처럼 세심한 성격의 소유자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런 반면에 그와 함께 하는 유키는 반대로 활달하다.게임을 할 때도 보면 마모루 보다는 더 활달하고 적극적이지 않나싶다. 동거를 하던 그들은 강변이 보이는 집이 당첨이 되어 유키의 엄마와 함께 살게 된다. 차를 끓이는 남다른 솜씨를 가지고 있는 유키엄마, 번역이 그래서일까 장모임이라기 보다는 '그사람' '엄마' 로 표현되던 유키의 엄마와 마모루는 딸 유키보다 함께 하는 시간이 더 많다. 그러니 장모님의 장점을 정말 잘 집어내는 마모루, 특히나 차에 대한 일가견이 있는 장모님 그래도 그들은 별 마찰없이 잘 지낸다.

그러다 그 집에 첫손님으로 유키의 친구인 요시다와 마이코 부부가 오게 되었고 그들은 게임을 하게 된다. 유키와 요시다가 게임에 그래도 소질이 있고 마모루는 별 기대를 하지 않는 것이 좋다. 게임도 하고 강변산책도 하던 그들은 한부부가 이혼하게 되면 다른 두사람도 이혼을 하겠다는 말을 꺼내게 된다. 그리고 어느 날 카메라를 분해하고 다시 조립하는 취미를 가진 요시다가 갑자기 가출을 하게 된다. '십여일 후에 다시 돌아오겠음' 하지만 그것은 엄연한 가출이다. 그가 왜 가출을 했을까.그를 찾으러 가자는 의견에 모두가 '여름휴가'를 가자고 하고 유키와 마이코가 먼저 떠나게 된다. 하지만 그 사이 요시다가 돌아오게 되고 마모루와 요시다는 함께 그녀들과 중간에서 만나자는 전보를 보내고 그녀들과 함께 하기 위하여 온천으로 떠난다.

마모루와 요시다의 어울리지 않는 '가출겸 여름휴가' 가 시작된 것이다. 가출이라고 했지만 휴가를 보내러 가는 그들, 그들이 묵을 곳엔 그녀들의 전보가 와 있고 다음날에 오겠다는 것이다.그렇다면 낯선 곳에서 남자 둘이 함께 하룻밤을 보내야만 한다. 잘 알지도 못하는데 두남자 과연 잘 보낼 수 있을까? 남들의 시선에 둘은 어떤 모습으로 보였을까? 처음엔 어색하던 분위기를 마모루가 역전시켜 둘은 가까운 사이처럼 새벽에 함께 온천욕도 즐기고 꽤 즐겁게 보낸다. 하지만 그녀들은 그들이 있는 곳에 오지 않고 다시 집으로 간다는 전보, 그들은 어색하게 다시 집으로 향한다. 집에는 또다시 그녀들의 전보가 기다린다. 요시다의 가출을 '게임한판' 으로 승부를 겨루어 요시다가 지면 이혼하겠다는 것,갑자기 무슨 게임 한 판으로 인생을 결정하겠다는 것인지. 하룻밤을 보내고 스스럼없어진 그들은 머리를 맞대고 그녀들을 이길 방법을 모색한다.

하지만 그녀들 역시나 열심히 함께 게임연습을 하고 있다. 서로의 역할을 잘 찾아 연습하고 있는 그녀들, 그들을 이길 수 있을까? 마모루는 '트릭' 을 써서 그녀들을 이겨보려고 했지만 2:2 게임에서 그들은 그녀들에게 진다. 요시다는 유키와 둘이 단판으로 게임을 하자고 신청, 유키를 이긴 요시다와 마이코는 이혼을 하지 않게 된다. 게임 승리후 나오는 <위풍당당 행진곡> 처럼 그들 두 커플은 그런 시간을 다시 보내게 되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엄마' 가 '가출선언' 을 한것이다. 왜, 엄마가 가출을 해야하는가? '당초의 목적을 달성하지 못했습니다. 사태는 최악이라고 말해도 좋을지 몰라요. 하지만 이렇게 돌아왔습니다. 가출이라든가 여행 같은 걸로 뭔가가 변할 거라는 생각은 하지 않습니다. 돌아왔으니까 무엇을 어떻게 하느냐가 중요하다고 봅니다.' 여름휴가,처음 시작은 무언가 대단하거나 그런 것을 얻을 것이라 생각을 하고 떠나지만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집 나가면 고생이고 역시나 집이 좋듯이 변한것은 없다. 휴가도 좋지만 일상을 어떻게 살아가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요시다 역시 집을 떠나보고는 혼자만의 취미인 카메라조립을 버리기도 한다. 그리고 마이코와 함께 살아야 함을 간절하게 느끼고 왔는데 그녀들은 그런 요시다가 흔들리지 않는지 '게임 한 판' 으로 시험을 해 본다. 인생은 게임과 같다. 자신이 원하지 않아도 어떤 변수에 의해 자신하는 게임에서 질 수도 있는 것이다.

어찌보면 황당하기도 하다. 여름휴가에 난데없이 가출에 게임이라니, 어른들 맞아...진지하게 차를 우려내는 엄마만이 인생의 답을 알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그 엄마마져 남자를 만나 집을 나간다.인생의 정답은 어디에도 없는 듯 하다. 적벽대전의 제갈량의 말처럼 '한 잔의 차에 인생이 담겨 있다' 라는 말처럼 인생은 좀더 우려내고 또 우려내고 하룻밤 동안이라도 우려내야 하는 것이다. 진정한 맛의 차를 얻으려면. 단순한 게임도 노력하지 않으면 능력이 있다고 해도 어떤 상대와 어떻게 싸우느냐에 따라 질 수도 있는 것이다. 인생은 자신하는 것이 아니다. 여름휴가는 그야말로 '여름휴가' 다 어떻게 보내든 돌아와 자신의 자리에 다시 섰다면 어떻게 살아가느냐가 중요한 것이다. 가볍게 읽고 좀더 깊게 생각을 하게 만들었지만 차를 우려내듯 몇 번을 우려내게 하는 소설처럼 지난 추억까지 들추어보게 해 짧지만 여름휴가에 빠져들게 한 소설이다. 무거운 이야기보다는 웃을 수 있는 '게임' 으로 이야기를 끝내어 어쩌면 더 의미가 있지 않았나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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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고 싶은 스무살, 연애하고 싶은 서른살 - 심리학, 상대의 속마음을 읽다
이철우 지음 / 한국경제신문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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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고 싶은 스무살도 지나고 연애하고 싶은 서른살도 지났다. 나 그러면 무얼해야 하나, 그냥 서로에게 맞추어가며 사는게 트러블이 없는 듯. 아니 살다보니 어느새 자신도 모르게 서로에게 맞추어 가고 있는 것은 아닌가,서로 닮아가고 있다 어찌된 일인지. 사랑과 연애를 하기 전 이 책을 읽었다면 좀더 이해를 했을까.우리의 처음 시작도 날마다 '삐그덕' 이었다. 서로 다른 생각과 환경을 이해하지 못하고 아니 자신의 고집을 굽히지 않으려는 서로에게 화가 나기도 하고 화를 내기도 하여 싸우기도 하고 잠시 떨어져 지내기도 했는데 어쩔 수 없는가보다 남녀사이란. 하지만 결혼하여 무사히 지금까지 살고 있다. 지난 시간을 돌이켜보면 싸우지 않고 지내는 것보다 싸우더라도 대화를 하면서 서로의 마음을 헤아려 주고 마음속을 들여아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을 한다.

잡아 놓은 고기에겐 밥을 주지 않는다.
이 말은 요즘은 '잡아 놓은 고기에게 밥을 주지 않으면 다시 바다로 돌아간다' 라고 바뀌었다고 한다.그러니 남성들이여 어찌할것인가 AS기간이 지났다고 하여 무책임하게 보리자루처럼 여성들을 그냥두지 말고 빈말이라도 챙겨야 한다.' 나, 돌아갈래..' 하며 다시 바다로 간다고 하면 어찌할것인가. 자신의 과제가 끝났다고 하여 손을 털털 털고 뒷짐지고 있다가는 모든 것이 떠난 후에 외양간을 고치게 된다는 것이다. 여자의 마음을 가졌다고 그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여자는 관계를 지속하고 싶은 것이다. 끊임없이 대화를 통하여 서로의 사이를 좀더 가깝게 무언가 인생의 공통분모를 늘려 가고자 하는게 여자인데 서로 다르다고 아니 자신의 과제가 끝났다고 돌아보지 않는다면 어느 순간 후회하게 된다는 것이다.

'가벼운 연애관계에서 먼저 상대방을 만지는 것은 남성이었다. 진지한 연애관계에서는 남녀가 비슷했다. 부부관계에서는 남성보다는 여성이 먼저 손을 내미는 것이 보통이었다.' 개인차가 있겠지만 읽다보니 남자는 정말 숙제를 하듯이 모든 절차대로 움직인다는 것이다. 나 또한 그랬던 것 같다.하지만 여자는 그러지 않는다는 것이다. 남자가 목적하는 것과 여자가 원하는 것은 다르다는 것이다. 그런 간극에서 오는 마찰로 삐그덕 대는 커플도 있을 것이고 급기야 이별을 하기도 할 터인데 서로 다른 사람들이 하나가 된 다는 것은 정말 힘든일이다. 결혼 후 살면서도 얼마나 많은 잔트러블이 많은가. 그런 생각을 하면 연애와 사랑만 하면서 결혼을 하지 않고 살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하게 되는데 해도 후회 안해도 후회 하는 것이 결혼인데 그 또한 이젠 남녀의 성비가 맞지 않으니 남성들이여, 분발할지어다. 거기에 요즘은 결혼을 원하지 않는 여성들도 많으니 더욱 문제다.

'연애에서 여성은 확실히 우월한 위치에 있다. 그냥 웃어만 주어도 자기를 좋아한다고 착각해주는 남성들이 주위에 널려 있으니 말이다. 그렇다고 해서 아무나 보고 웃다가는 큰일 난다. 특히 파트너가 생기고 나서도 아무 남성에게나 잘해주고 웃음을 흘렸다가는 골치 아픈 일이 생긴다. 남성은 자기에게 웃는 것뿐 아니라 다른 남성들에게 웃는 것을 보고서도 그사람을 좋아해서 웃는 것이라고 지레짐작하기 때문이다.' 남자와 여자의 생각이 너무도 다르다. 남자를 여자를 외모,성적,유혹 이런 면으로 먼저 보게 된다.진실된 사실을 먼저 보기에 앞서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먼저 보기에 문제가 발생하기도 한다.외모에 가려진 진실을 보는 눈을 가진다면 연애와 사랑에 성공할 수 있을까.

여자와 남자의 심리게임을 읽는 듯 하다. 연애시간을 그리 많이 가지지 않고 결혼을 한 난 결혼초가 연애기간이나 마찬가여서인지 많이 싸우고 후회를 하기도 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다 하찮은 것들로 싸움을 시작하고 무언가 서로의 우위에 서려는 생각에서 싸움이 일어나지 않았나한다. 지나고나면 아무것도 아니다.어찌보면 서로에 대한 탐색전이나 마찬가지인 시간들 속에서 남자와 여자의 다른 성향이 시간이 지나고 나면 조금씩 바뀌게도 되면서 점점 서로를 이해하게 되지 않나싶다.다르다는 것을 인정하고 시작한다면 받아들이지 못할 것이 없다.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 힘들다.다른데 다르다고 금을 그어 놓기 전에 다른 것을 인정하며 받아 들이고 부딪히며 서로 한발짝 물러나 포용하다보면 연애도 사랑도 오케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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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비아스와 수호천사 읽기의 즐거움 2
수산나 타마로 지음, 우테 크라우제 그림, 유혜자 옮김 / 개암나무 / 2011년 7월
절판


세상에는 얼마나 많은 말들이 있는지,아니 우리가 하고 있는 말중에도 소중하게 간직하는 말이 있는가 하면 그냐 버리듯 내뱉는 말이 있기도 하고 남을 아프게 하는 말이 있는가 하면 남이 들으면 고마운 말도 있다. 같은 말이라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말, 그런 말이 열 살 꼬마아가씨에 어떤 일을 벌어지게 했는지 부부 사이에 한마디 말이라도 한번 더 생각해 보게 내뱉어야 함을 느낀다. 무심코 내뱉는 한마디에 아이들이 상처를 받을 수 있다. 말 속에서 그동안 억눌려 온 자신의 감정이 담겨 있는 것이다. 무엇이 좋고 나쁜지 그것을 분간할 능력이 열 살 꼬마아가씨에겐 부족하다. 하지만 그 마음의 문을 할아버지가 열어 주었지만 그녀는 점점 말을 잃어가고 있다.


'세상에 얼마나 많은 말들이 있을까?'
처음 시작이다. 정말 세상에는 얼마나 많은 말들이 있고 얼마나 많은 말들이 허공중에 떠돌고 있는 것일까? 열 살 마타리나의 엄마아 아빠는 늘 화를 내고 싸운다. 마타리나를 일찍 가지된 부모님들은 그녀로 인해 자신들의 꿈을 포기해야 했다면서 늘 싸움으로 일관하고 아빠는 술주정뱅이가 되어가듯 삶은 황폐하다. 그런 속에서 할아버지가 일 나가고 엄마 아빠가 안계실 때 오셔서 일주일에 두번씩 그녀의 숙제를 도와주며 세상의 문을 하나 하나 열어준다. 할아버지와 있을 때는 말도 잘하고 잘 통하고 너무 좋은데 엄마 아빠와 함께 있거나 학교에 가서 친구들과 있으면 말들이 그녀에게 와서 맺히지 않는다. 아니 그녀의 말과 섞이지 않고 겉돈다. 그녀는 선생님이 물어보면 선생님과 친구들에게 자신의 가슴에 있는 말이 통하나 보려고 마음 속으로만 말을 하고 입도 벙긋하지 않는다. 왜 그럴까. 자신은 가슴으로 말을 하고 있는데 남들은 자신의 말을 알아 듣지 못하고 화를 내거나 '바보' 라고 생각한다.그런데 할아버지와 함께 있으면 바람의 말도 나무의 말도 모두 들을 수 있고 이야기도 나눌 수 있다.


'그래. 떡갈나무는 나뭇잎을 다 떨어뜨리지 않는단다. 그 이유가 뭔지 아니?......들었지? 저게 바로 겨울 떡갈나무의 말이야. 나뭇잎이 다 떨어지고 없다면 밤나무나 단풍나무라고 착갈할 수도 있었을 거야.나무들마다 하는 말이 따로 있단다. 귀를 잘 기울이면 그것을 구분할 수 있지.' 자신은 나무의 말도 나뭇잎의 말도 바람의 말도 들을 수 있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데 엄마와 아빠는 왜 날마다 싸우는 것일까? 내가 그렇게 엄마 아빠에겐 화나게 하는 존재인가? 갑자기 열 살 꼬마는 자신의 존재와 정체성에 빠지게 된다. 그리고 할아버지가 오셔야 하는 날 할아버지가 안오시고 엄마와 아빠도 다투고 집을 나갔다.엄마와 아빠가 다툴 때는 침대 밑에 들어가 엄마와 아빠의 말을 색깔로 표시해 보기도 하는 그녀, 엄마와 아빠의 결혼사진에 행복해 보이고 아름다운데 왜 날마다 싸우는 것일까? 그렇다면 황새가 자신을 잘못 가져다 놓은 것일까. 다른 집에 가야 하는데 엄마 아빠에게 잘 못 배달한 것은 아닐까.


'어른의 말은 할아버지의 말만 빼고 거의 다 듣기 싫은 말들이다. 쓸데없는 말,어리석은 말,버리고 싶지만 버릴 곳이 마땅치 않은 말들이 뒤엉킨다.' 그 속에서 마타리나의 존재성 또한 엉키고 만다,엄마 아빠의 삶과 함께.그렇다면 이 난관을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그 답을 알고 있을것만 같은 할아버지는 오시지도 않고 전화를 해도 받지를 않는다. 할아버지에게도 자신이 필요 없는 것일까. 집 앞 밤나무는 엄마와 아빠가 싸우고 집을 나간 것처럼 그녀에게 집을 떠나라고 한다. 백과사전처럼 모든 것을 알고 있는 할아버지를 찾아갈까,아님 자신의 운명을 찾아 나선다. 과연 그녀가 자신의 운명을 찾을 수 있을까?


'세상에는 많은 말이 있다.특히 길에 많다.'
엄마와 아빠를 떠나서 그녀 혼자 길을 나서게 되었지만 길에는 더욱 많은 말들이 있다. 그녀가 듣지 못했던 무수히 많은 말들이 그녀에게 와서 그녀를 혼란스럽게 한다. 그리고 집을 나오면 그녀의 운명이 어디엔가 있을것만 같았는데 춥고 배고프고 위험하고 무섭다. 그러다 만나게 된 잃어버린 물건들의 성의 주인인 트롤라 부인을 만나게 되고 그곳에서 그녀처럼 버려진 토끼인 아토스를 만나게 된다. '이 세상 어느 누구도 아무 이유 없이 이 세상에 태어나지 않아. 네가 이 땅에 태어났다는 것은 누군가 너를 간절히 원하고 있었다는 의미야.'하며 토끼는 그녀의 존재의 소중함을 깨우쳐 준다. 하지만 엄마와 아빠는 그녀를 찾지도 않는 것 같다. 너무 멀리 있다.


우여곡절 끝에 트롤라 부인의 성에서 나오게 되고 다시 혼자가 된 마르티나는 지하철 역에서 자신의 수호천사를 만남으로 해서 자신의 소중함과 모든 사람들이 다 수호천사에 의해 지켜지고 있음을 알게 된다. 수호천사를 만나고 자신감을 찾은 그녀,엄마와 아빠의 노력으로 다시 가족을 만나게 되고 할아버지도 만나게 된다. 할아버지는 교통사고가 나셔서 그녀에게 오지 못했던 것.서로 어려움을 겪고 난 후에야 서로의 소중함을 깨닫게 되고 말의 소중함도 깨닫게 되는 가슴 따듯해지는 이야기,열 살 꼬마의 눈을 통해 그동안 막 뱉어냈던 내 말들에게 괜히 미안해졌다. 그리고 내 가족을 진심으로 포근히 감싸주고 안아주어야겠다는, 무엇이든 옆에 있고 곁에 있을 때가 소중한 것이다. 떠나고 난 후에 후회해도 소용없는 일이다. 소 잃고 외양간을 고치기 전에 가족을 품에 안아 주고 말을 하기 전에는 한번 생각해 보는 그런 여유를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 화가 날 땐 생각하는 '인내' 보다는 먼저 자신안에 고여 있는 화를 밖으로 토해내기 바쁘다. 타인이 자신의 말로 인해 화를 입거나 상처를 입을 것을 생각하기 보다는 자신 안에 있는 불을 먼저 끄려고 한다. 참을 인 세번이면 살인도 면한다고 하지 않던가.제일 가까운 사람에게는 '사랑해' 라는 말조차 아끼고 잘 하지 않는데 옆에 있을 때 남발하듯 한번 해보는 것도 좋을 듯 하다.가슴 안에서 숙성시키기 보다는 자주 뱉어내야 할 말이 있고 숙성시켜야 하는 말들이 있고,하지만 가족에겐 좋은 말들은 자주 해보자. 싸우는 소리보다 더 아름다운 말이지 않은가.더불어 세상에 소중하지 않은 것은 없다.모두가 그 존재의 소중함을 간직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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