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현이 학예회 때문에 머리를 야무지게 묶어 준다고 30분 일찍 가게로 나왔다. 날씨가 춥다고 해도 민수녀석이 엄마 힘들다고 업는 것을 거부하길래  땡자땡자 손 잡고 나왔다. 전혀 힘들지 않는데. 내 등에 몇번이라도 업고 싶는데......요사이 아이들이 더 예쁘서 능력만 되면 하나 더 낳고 싶은 생각이 꿀떡 같다. 옆에 사는 인간의 나이가 5살만 덜 먹었어도 충분히 시도해 보는 건데 참으로 안타깝다. 아이들이 조물 조물 커 가는 모습이 이렇게 예쁘고 남의 새끼도 예쁘서 꼭 깨물고 싶으니 날 보고 변태 아줌마라고 할 만도 하다.
 민수가 엄마가 1등으로 좋아하는 사람이 누구야고 묻길래 속에 없는 빈 말을 했다. "엄마가 1등으로 좋아하는 사람은 아빠" 우웩!!!!!!!!!천 만의 말씀. 사실 불 같은 사랑이 식은 지는 오래 되었는 것 같고 그저 아이들 물고 빨고 하는 낙으로 산다고 할까? 들으면 섭섭하겠지만...섭섭해도 할 수 없고. 상대는 나를 아직까지 이세상에서 어쩌구 저쩌구 하지만 그 말을 들어도 흐흐흐. "뭘 별 말씀을." 한마디로 웃어 버린다.

그저 바라보는 눈길이 서로 그윽하고 아무데서나 방구를 뿡뿡 뀌어도 그 방구 냄새가 구수하다고나 하는 수준이랄까?

머리 허연 남자 6시 출발. 소현이 8시 출발. 민수 8시30분 출발. 청소 마무리 30분 정도 하고 나면 나 출발.....오늘은 내가 발표할 내용을 정리도 채 못 한 채 배짱으로 나섰다. 2시에 소현이 학예 발표회. 그곳에 참석해서 박수 신나게 치고...........우와! 애들이 춤추고 노래하는 모습을 보니 입이 딱 벌어지고...너무 너무 예쁘서 까무라치는 줄 알았다.

집으로 돌아오니 4시 30분 반가운 선물도 와 있고....어머머머......필이 통해 버렸어!!!

 배추 밭에 가서 무시 빼와서 동치미식으로 물김치 담고 무우 줄거지는 쓸 쓸 무쳐서 얼갈이씩 김치를 담아 놓고 땡초 말린 것 튀겨서 꿀과 설탕으로 버무리고.....(이파리님과 이솝님이 다 버무렸다. 흐흐흐흐 손 많이 가는 일은 꼭 여럿이 있을 때 해야 재미있지잉^^^^)

이렇쿵 저렇쿵 . 날은 저물고 있다. 오늘은 고등학교 성적 증명서를 뗐다. 옴마나! 내가 요렇게나 공부를 잘 했나.... 자랑했다. 봐라 봐라....히히히히. 소현이가 옆에서 하는 말 감탄을 해야하는데 "어이쿠 잘했네 " 하고 내 궁댕이를 두들긴다. 가수나!!딱 아지매 같단 말이여....

세월은 활 같이 가버리고 아이들은 성큼성큼 자란다. 그런 세월속에 옆탱이  50되기전에 기반을 닦아 놓아야 된다는 생각은 한시도 머리를 떠나지를 않는다. 적어도 늙어서 돈으로 구애 받으면서 살기는 싫다. 그러면서 늘 안타까운 것은 공부를 안 했다는 것. 돈이 먼저냐. 공부가 먼저냐. 자식이 먼저냐에서 제일 나중에 공부를 잡았었다. 지금에서야 공부를 시작한다고 하니 그 맛이 제법 쏠쏠하다. 머리는 팽팽 안 돌아가는 데도 그 재미는 이루 말 할 수가 없다.

얼마 전에 시작한 피아노도 이젠 제법 동요는 치고 있고 내일부터는 가요에 들어 간다. 바이엘을 3달만에 뗄 각오로 임했는다. 3달은 좀 무리일 것 같고 4달은 되어야겠다. 소현이가 치는 피아노에 늘 감탄만 하고 있다가 이젠 제법 나도 잔소리를 한다. 우히히히. 전에는 계명 하나 볼 줄 모르는 엄마를 보고 한 참을 뻐기더니 이젠  경계 한다. 연습을 더  할려고 해도 저녁 마다 두들기는 통에 밤에 피아노는 꿈도 못 꾼다. 엄마가 배움으로 해서 소현이가 열과 성을 다하니 여러모로 효과는 만점이다.

17살 돈을 처음 만지는 그 날부터 27살까지는 "인생에서 돈이 전부다" 라고 여겼다. 남들이 다가는 흔해 빠진 대학도 돈 때문에 못갔다고 생각했다. 결혼해서 아이를 낳고 또 다른 일을 겪으면서 돈에 가족과 자식이 하나 더 추가 되었다. 건강은 말 할 것도 없고.  뽈뽈 기어다니는 아이들을 들쳐 업고 난 집에서 벌이고 남자는 노가다를 해서 벌었다. 아이가 학원을 가고 나의 최고가 또 하나 추가 되었다. 그동안 하고 싶은 일을 하나씩 하나씩 이루어 나갔다.  지금도 계속 나아가고 있는 중이다. 어느 하나 소중하지 않은 것은 없다. 모두 다 소중하다. 지금도 나 자신의 일을 위해서 가족을 등한시 하거나 아니면 돈을 위해서 남을 무너뜨리는 행동은 절대 안한다는 것이 나의 철칙이다. 무엇이든 적당한 선에서 내가 베풀수 있는 한도내에서 베풀어 나의 텅빈 속을 채워나간다. "연금술사"가 갑자기 생각난다. 내 마음 가는 곳에 나의 보물은 있으며 내 주위가 나의 가장 소중한 보물이다. 내 속에 숨쉬고 있는 아주 하찮은 것일지라도 내 자신이 금덩어리로 여기면 그것은 금덩어리인 것이다. "미쳐야 미친다"에서처럼 한 번 정도는 미치고 싶었다. 뼈가 죽은 뒤 정신으로 남겠다고 했는 데 그것은 소망일뿐이다. 아니 소망이 아닌지도 모른다. 나는 지금 어디론가 미쳐서 살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내가 미쳐 있고 소중하다고 해서 남들도 나와 같으라는 법은 없다.  나와 다른 생활을 하는 사람들. 그들은 또 그들 나름대로 보물을 갖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을 것이고 또 보물을 가지고 있는 지도 모른다. 다만 서로 관심도가 다를뿐이지.........인간은 모두 사랑스런 존재이다.

뭔 말이 이리도 많냐? 도대체 무슨 말을 쓴 것이냐? 본래는 울 소현이 학예회 갔다 온 것을 쓸려고 나섰는데, 살짝 살짝 들어와서 정들은 알라디너들의 글을 읽고 있다고 쓸려고, 했는데  답글을 달고 나오지 않았더라도 항상 생각하고 있다고 쓸려고 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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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여우 2004-10-26 17:13   좋아요 0 | URL
코멘트 막으면 가만 안둘테야!!!^^ 너무 반가워서리..하하하

sooninara 2004-10-26 17:18   좋아요 0 | URL
구구절절 옳은 소리요^^ 박수...흐흐..
나하고 텔레파시 통햇는갑소..갑자기 울타리 아지메가 보고 싶더니 이렇게 글도 쓰고..
그래서 요즘 피아노를 열심히 친다고라고라..다음번엔 '사랑해도 될까요?' 부르면서 피아노 치는거요? ^^번개를 피아노 있는 카페에서 해야겠구만..
소현이 발표회 소식도 좋지만 울타리 친구 사는 이야기가 더 잼나네..
앞으로도 하루에 한번은 글을 남기자구...약속,,나도 친구보고 자극받아서 알라딘 재활 하느라 요즘 알라딘 덜 들어 온다구...(오늘은 오래 있었다..ㅠ.ㅠ..)

물만두 2004-10-26 17:41   좋아요 0 | URL
정말 오랫만에 님의 글을 봅니다요^^ 자주 뵙자구요...

다연엉가 2004-10-26 17:43   좋아요 0 | URL
여우엉가/ 이런 소통이 한 번씩 그립다우 흑흑흑(대 못을 가지고 허벅지를 찌르고 있지만 아직도 살짝살짝 ). 지도 반가워요. 엉가 농사는? 이번엔 기필코 배추를 나르는 일이 없을 것이라고 장담을 했는데. 또!!!!!!!!!!!앙앙! 이 돌 머리!!
수니나라/ 자꾸 자꾸 생각이 나! 먹을 것만 보면 자꾸 자꾸! 처음 치는 가요는 "보고 싶은 얼굴" 이야. 피아노 치면서는 매너님이 생각나구. 날 보고 얼마나 웃을까^^^
검은비님/ 필림을 안 버리고 해 봤지롱. 역시. 나 자식들도 화가로서 희망이 있더구만. 히히히.으쓱으쓱. 참 청바지도 탐나지만 몸매가 더 탐나! 흐흐흐흐.

다연엉가 2004-10-26 17:44   좋아요 0 | URL
그새 물만두님/ 히히 만돌이의 정체를 지도 알아 버렸어요. 하하하. 저 재활 못하고 있어요. 애궁. 잘 계시죠. 지금부터 손을 꽁꽁 싸매야겠어요. 또 병이 도져요. 지금 민수 목욕할 거라고 할딱 벗고 있는데 잠깐만 하고 이러고 있네요. 후다닥~~~~~~~~

2004-10-26 17: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태우스 2004-10-26 17:57   좋아요 0 | URL
누구신가 했어요. 소현이 얘기할 때 비로소 알겠더군요. 반갑습니다 책울님!

숨은아이 2004-10-26 18:50   좋아요 0 | URL
오오... 가난한 자에서 역성 혁명으로... 멋져요. @.@ 매일 일하는 건지 노는 건지 구별 안 되는 제가 부끄럽네요.

조선인 2004-10-26 18:54   좋아요 0 | URL
공부하는 타리언니의 모습을 소현이와 민수가 존경하듯이 저 역시 언니를 존경한다우.
멋져요. 꼭 합격하세요!!!

水巖 2004-10-26 18:55   좋아요 0 | URL
오래만에 읽는 글이 얼굴이나 본듯이 반갑구먼요. 바쁘시더라도 가끔씩 글 올려 주시구료.

깍두기 2004-10-26 20:08   좋아요 0 | URL
참 멋지게 생각하고 열심히 사는 분이셔요, 님은. 항상 그렇게 생각해요. 귀차니스트로 사는 내가 부끄럽구만요ㅠ.ㅠ

미완성 2004-10-26 20:54   좋아요 0 | URL
우흑. 오랜만에 코멘트 열린 글 ㅜ_ㅜ
책울님 덕에 또 깨닫습니다. 저도 열심히 공부하고 열심히 살께요 흙흙..

비로그인 2004-10-26 21:37   좋아요 0 | URL
거 이제부턴 문 닫고 그러지 좀 맙시다. 아, 원체 쑥시람을 많이 타서 성한테 전화는 못 걸겠쥐 디립따 문자질만 지문이 닳도록 날렸네..췌이! 앞으로도 책울성네 가족폐인들의 역성혁명..기대하겠습니다. 간첩수배시 오천만원, 용공분자들은 국번없이 112..혹시 오늘 삼팔선 철조망 뜯어낸 장본인이..흠흠..

다연엉가 2004-10-27 08:01   좋아요 0 | URL
복덜/ 나도 전화로 목소리를 들을려고 하니 당최 부꾸럽어서리.히히. 아따. 그 철조망. 헤이 복덜 넘 크게 뚫어버렸어. 쯔쯔...오천만원. 으매 돈이 아까버시리 자주 나타나야쥐.헤헤헤.
멍든사과님/ 뭘 깨달아유. 기냥 지금 살고 있는 것이 보물이라니까요. 하하하. 쉬는 날 책만 디립따 읽지 말구 여행도 하세요.^^^(돈 안드는 여행 ^^^) 공부는 더 열심히 하지 말구요.^^^
깍두기님/아니다니까요. 깍두기님이야 말로 정말 부지런하시더구만요. 울 소현이 잘 있죠. 잘 키워 놓으세요. 언젠가 찾으로 갈테니까요. 후다닥~~~
수암님/ 아버님. 진석이 이름이 머리에 맴돌아 석자로 끝나는 애를 보고 진석이라고 했어요. 정말 폐인이죠. 가끔 가끔 안부 전할게요.^^^
조선인님/ 소현이 민수 저안 존경해요.-..-. 애미를 장난감으로 갖구 뱅뱅 돌려요.-..-. 마로 잘 있죠. (사실은 매일 보고 있어요.(생일잔치)). 고마워요
숨은아이님/ 역성 혁명! 멋지죠. 히히 책 나올 제목이에요. ^^^님이야 말로 보물을 옆에 두고 있구만요. 잘 보세요.^^^
마태우스님/ 마태오빠. 정말 괜찮은 뇨자더만 왜 그랬슈! 안타깝더니만. 뭐 다 차지할 줄 알았슈? 한가지를 얻을려면 또 한 가지는 뼈를 깍는 아픔이 있더라도 쪼매 옆에 둬야 되는디....이해가 가기전에 국시 먹기 틀렸슈? 마태님 국시 먹여 준다면 아줌마 부대는 우인으로 서는건데요. 아유 안타까버라!!!!!!!!

비발~* 2004-10-27 08:36   좋아요 0 | URL
그대도!^^

BRINY 2004-10-27 08:39   좋아요 0 | URL
지금도 계속 나아가는 중이다->정말 좋은 말씀입니다! 저도 그런 자세를 본받아 오늘도 기운차게!

마냐 2004-10-27 19:30   좋아요 0 | URL
아아. 쿨쩍.
성님...미안해요. 안부도 못 전하구...이제야 소현이 어찌사나 들여다보네요. 뭔가 준비하고 새로 맘 다지구...힘 내시는 걸루 제멋대로 해석하렵니다. 서재 이름은 정말 멋지구리합니다. 예전 글들도 벌써 그립네요. 그래두..이렇게 글 올려주시니...그냥 막 든든해요.

비로그인 2004-10-27 22:15   좋아요 0 | URL
글 읽기전 나도 코멘트 먼저!! ㅋㅋ

연우주 2004-10-27 22:33   좋아요 0 | URL
^^ 저 겨울에 지리산으로 뜰지 몰라요.^^ 아 얼른 여행가고 싶어서 엉덩이가 들썩들썩. 공부는 뒷전이고 말이죠...--;

다연엉가 2004-10-27 22:43   좋아요 0 | URL
절반을 성공했다고 생각했는데 꽝입니다. (재활은 무슨 재활!!!)
우주님/ 겨울에 온다면 나도 하루 쯤 겨울여자가 되어서 얼라들 다 팽개치고 지리산 떳떳한 굴에 푹 파묻힐거예요. 그때까지는 비교 안되게 돈 들여서 성형해서 짠 하고 나타나야지. 히히히히
폭스/ 뭘뭘뭘. 오늘 신문에 폭스바겐이 나오는데 짜짠!하고 폭스가 두둥^^^^혹시 번개 하면 예쁜 사람만 초대했단 봐라. 폭파다!!!
마냐님/ 진짜 진짜 리뷰는 장난이 아니었어요. 책 사라고 유혹을 하고 있더구만요.^^^^ 그러나 이번 겨울까진 긴축재정^^^^빌려서 읽어야지. 다빈치코드도 빌려서 읽으니 대여점에서 대여점에 가서 빌려서 읽는다고 흉보더군요.^^^^^
브라니님/ 아이들 말 잘 듣습니까? 중학생들 엄청 말 안듣는 애들도 있더군요. 스팀이 막 올라오더군요. 고생 많습니다.^^^^
쌤/ 이파리님 엄마 우하하하. 자꾸 생각하면 웃음이 나와요. 추운데 전 아직 짧은 팔 이에요. 다 젊어서 그래요, 으하하하. 쌤 잘 주무세요.흐흐흐흐

이젠 진짜 진짜 집으로 갑니다. 아무도 이젠 코멘트 달지마잉!!!!유혹하는 코멘트!!!!

비로그인 2004-10-27 23:05   좋아요 0 | URL
다 읽었습니다. 그러하셨군요. 흠흠~~~가슴이 아려옵니다. ^^ ^^ 우리는 행복한 사람!!

아영엄마 2004-10-28 00:58   좋아요 0 | URL
지금쯤은 잘 들어가서 주무시고 계시겠죠? 그나저나 피아노를 배우시고 계시다니 존경스럽습니다. (저도 피아노 칠 줄 모르는지라..) 서재 닫으시고 이렇게 간만에 글을 올리시니 다들 반가워 하는군요. 바쁘시겠짐나 이렇게 가끔씩 소식 전해주셔요~

책읽는나무 2004-11-02 10:00   좋아요 0 | URL
파이팅!^^

책읽는나무 2004-11-02 10:01   좋아요 0 | URL
파이팅!^^

책읽는나무 2004-11-02 10:02   좋아요 0 | URL
파이팅!^^

책읽는나무 2004-11-02 10:02   좋아요 0 | URL
파이팅!^^

다연엉가 2004-11-02 17:56   좋아요 0 | URL
책나무님/ 파이팅을 몇번씩이나. 후훗
아영엄마/ 피아노는 겨우 더듬더듬하고 있습니다. 가끔 들려서 짝~~~훑고 다닙니다.^^^
폭스/뭐가 아려? 찌찌가 아퍼??? 헤헤헤헤
 

너무 너무 걱정을 끼쳐 드린 것 같네요.
잘 먹고 잘 살고 있습니다.
늘 마음 한 구석에는 소중한 인연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잠시 비우더라도 걱정하시지 마세요.^^^^^^^^^^^^^

 

 

 

 

 

 

 

 

 



 


 


 











 








 

오랜만에 벌을 세워 봤다. 우하하하. 사진 하나 쯤 남겨 놓을려고ㅋㅋㅋ

 

반복되는 일상이지만 늘 새롭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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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세계지도책
DK 편집부 엮음, 브라이언 델프 그림, 강미라 옮김 / 대교출판 / 2003년 10월
평점 :
절판


이 책 한 권만 있어도 만족한다.


아이들이 있는 집에서 세계지도가 없는 집이 거의 없을 것이다. 우리 집도 마찬가지다. 그 만큼 우리 눈에 안 보이는 세상은 넓고 그 세상과 더불어 아이들의 꿈도 넓다는 것을 보여 줄려는 의도로 벽에도 세계지도가 있고 지구본도 장난감처럼 끼고 산다.

그 중 이 어린이 세계 지도책은 상식이 별로 없는 나에게는 아주 요긴하게 쓰인다. 우리나라의 땅과 다른 나라의 땅을 비교하면서 너희들은 자라서 이 수많은 나라를 여행을 해라고 하고 한 쪽 면에 있는 퀴즈 퀴즈를 통해서 그 나라의 특징을 말하기도 한다. 아이들은 퀴즈 맞추기를 너무 좋아하는 관계로 이 책은 당연 인기가 많다. 가끔 이 것 저 것 거꾸로 말하며 실컷 웃기도 하지만 말이다. 항상 엄마가 퀴즈를 낼 때에는 늘 똑같은 순서대로 내어 달라고 요구를 하니 제사에는 관심도 없고 잿밥에만 관심이 있는 듯 하다. 그러나 그렇게 해서라도 이 세상이 넓다는 것은 보여주고 싶다.


난 초등학생 정도까지는 이 책 한 권만 있어도 만족하리라고 본다. 이 가격에 이 정도라면 별 여섯 개도 주고 싶다. 얼마 전 태풍이 휩쓸고 간 이웃나라 일본을 보면서 큰 아이가 이렇게 말을 했다. “엄마 일본은 산이 많아서 지진도 많이 일어나는 가 봐요. 엄마. 일본이 태풍을 집어 삼켜서 우리나라에는 안 왔나봐요.” 아프리카에 좋아하는 동물들을 보고는 “엄마 아프리카는 왜 못 살아요. 저렇게 좋은 동물들이 많은데요?”


뭐라고 이 것 저 것 아이의 궁금증을 속 시원히 풀어 주어야 하는데 무식한 것이 한이다.

아이들이 없는 틈에 이 책을 훑어보면서 머리에 좀 집어넣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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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려라! 거미나라 생명을 사랑하는 어린이문고 2
임문순, 김승태 지음 / 지성사 / 2000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열려라 거미나라

얼마 전 평소에 집에서 보던 거미(별늑대거미)와는 다른 거미를 발견했다. 호숫가에서 본 그 거미는 호랑이 무늬의 얼룩얼룩한 옷을 입고 있었는데 그때부터 아이들이 거미에 대해서 자꾸 물어 왔다. “거미는 힘이 세요? 거미는 독이 있나요? 거미는 무얼 먹나요? 거미줄은 어디서 나오나요?” 끝도 없는 “왜”에 끝내 엄마도 잘 알지를 못하니 같이 한 번 알아보자고 하면서 고른 책 중의 하나가 바로 이 책이다.


“내가 눈을 뜬 것은 몸을 꼼짝도 할 수 없는 작고 둥근 방에서였습니다.”로 시작하는 이 책은 알에서 갓 깨어난 늑대거미가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를 동화형식으로 꾸며놓았다. 중간 중간 칼라로 된 삽화와 설명이 곁들어져 있어서 무엇보다 지겹지 않으며 아이들이 거미에 대해 물을 때에는 자신있게 대답할 수 있을 정도로 상세히 나와 있다.



빌려서 읽기에는 너무 아쉽고 아무래도 이 책을 꼭 사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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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짝반짝 반디각시 보림 창작 그림책
유애로 지음 / 보림 / 2000년 5월
평점 :
품절


내년에 진짜 반딧불을 보여줄게

아이들이 이 책을 여름 내내 엄청 많이 읽었다. 읽으면서 책 속에 있는 곤충들을 알아갔다. 그 중 이 책의 주인공 반딧불에 대해서 물어보면 이젠 앞 다투어 이야기한다.

 아이들은 아침 일찍 일어나서 이슬로 화장을 하면서 달맞이꽃 마을의 잔치를 준비하는 반디각시를 보면 너무 귀여워서 감탄사를 연발하고 꽃술에 걸쳐 놓은 수건과 아직 잠이 덜 깬 곤충들의 표정을 보면서 “아침에는 일찍 일어나야지” 하면서 곤충들과 이야기를 한다. 거미줄에 걸쳐 놓은 거미 아저씨의 초롱이와 부채는 이제 단 번에 알아본다. 사슴벌레와 장수풍뎅이는 어떻게 다른지도 알고 사마귀 방아깨비 메뚜기 쇠똥구리 냄새나는 노린재 벌붙이파리등 여러 곤충들이 있어 아이들은 무척이나 즐겁다. 반딧불에 대해서도 수컷이 암컷보다 덩치가 작고 애반딧불은 다슬기를 먹고 살며 늦반딘불이는 달팽이를 먹고 산다는 것도 이야기한다. 천연기념물로 정해 놓은 곤충중의 하나는 장소하늘소이고 다른 하나는 반딧불이라는 것을 알고 나서는 “엄마 반딧불이는 엄청 소중한 것이네요!” 한다. 웃으면서도 맴이 찡하다.


아이에게 “형설지공” 이라는 고사성어를 가르쳐 주었다. 놀랜다. 반딧불이 얼마나 있으면 그 빛으로 책을 볼까요 묻는 아이에게 그만큼 책을 가까이 했다고만 말해주었다. 물가에 피는 여뀌며 살짜기 엿보이는 다슬기. 그리고 곤충들이 입은 한복조차도 작가의 우리의 정서에 맞게 그릴려는 노력이 엿보였다.


여름밤 반딧불을 많이 보아온 나는 지금은 무주에서 반딧불축제날 그것도 날씨가 좋은 날에 반딧불을 볼 수 있다는 사실이 마음이 울적했다. 우리 자연과 인간의 관계는 공생일지언정 그 공생이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는것인지..........아이들은 말한다. 반딧불이 살려면 아무데서나 쓰레기를 버리지 말고 엄마가 쓰는 퐁퐁도 많이 쓰면 안된다고 말이다. 이렇게 반딧불을 책에서만 접할 수 있는 아이들에게 그동안 우리는 커다란 실수를 하고 살았는지 모른다. 그래 자연을 사랑하자.


이 책은 하나하나 점을 찍어가며 그렸다는 데 정말 그런 점들이 보이는 것 같다. 그 점만큼 정성껏 그린 그림책이라는 것을 매번 읽을 때마다 느낀다. 우리나라의 그림책이 외국의 그림책만큼이나 활기차게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참! 반디각시가 치장을 할 때 하품을 하면서 보던 그 여치(?)가 반디각시와 반딧총각과의 호박꽃속의 사랑하는 장면에서는 팔짱을 끼고 삐진 듯이 호박꽃줄기에 서있다. 반디각시를 사랑하고 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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