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사람들이 나를 이해할 수가 없다고 한다. 이유인적은 시어머니와의 관계때문이다.
차 한 잔 먹을려고 가게를 들어섰다가도 어머니와 통화를 하는 것을 아는 순간
1시간후에 와야겠네 하며 알아서들 비켜준다. 그리고 다 들 한마디씩 거든다.
"도대체 시어머니랑 뭔 할 말이 그리도 많느냐" 다들 시어머니와 아침 저녁으로
별일을 제외하곤 1시간 통화가 기본인 나를 보고 비정상이라고 한다. 그래 비정상일수도 있지.
그러나 난 그쪽으로는 비정상으로 살아가기로 작정을 한 사람이다.

타지에 살다가 어머니와 합치면서 난 밤하늘의 별을 자주 봤다. 소현이를 낳자 마자 같이
살게 되었는데 K는 다시 돌아온 고향에서  나를 혼자 내 버려두고 늘상 친구들과 재회의
기쁨을 나누었다.  부모님과 같이 사는 지라 K에게 바가지를 끌기에는  너무나 조심스런
하루 하루였다.  오히려 어머님이 전화를 걸어 어디냐 술 그만 먹어라 빨리 안 들어오냐며
정말 난리셨다. 그러시는 어머니 앞에서 난 할 말도 없었다. 내 속은 모르고 전화를 
좀 해라고 더 애태우셨다.

어머닌 새벽5시도 안되어서 항상 일어나셔서 집을 청소를 하고 다니셨다. 내가 일어나면
집안엔 먼지 하나도 없었다. 또한 세탁기를 전혀 사용하지 않으셨다. 아이를 낳고 일주일이 되던
날부터 난 어머니보다 더 빨리 일어나 이곳 저곳을 헤집고 다녔다. 누워있으라는 어머니의 말씀에
자꾸 움직여야 된다며 마음과는 다른 행동을 하였다. 빨래가 너무 힘들어 어느날은 삶은 것을
세탁기에 넣어 그대로 돌렸는데 용케도 알아 보시고 다시는 세탁기에 돌리지 말라고 하셨다.
손으로 빨면 까실까실해서 좋으시다는 거다. 너무 깔끔한 시어머니 밑에서 살림을 배웠다.
된장 간장 젓갈 담그는것부터 시작하여 .....그러기에 밤하늘의 별들을 너무도 많이 본 것 같다.
그 별을 보면서 엄마가 그리워 울었고 혹 딴 생각이 들 때면 아버지를 생각하며 울었다. 
내가 유일하게 좋아하는 가게를 하면서 문 닫고 들어가면 녹초가 되면서도 남들이
생각하면 멍청하다고 할 정도로 어머님 시키는 대로 행하였다.

그렇게도 완고하고 엄하시던 어머님이 무너지고 계신다. 차츰 애기가 되어가신다.

결국엔 밤 늦게 너무 피곤하다며 가게에서 생활을 하기를 원하셨기에 자연히 분가한
나는 늘상 어머님이 맘에 걸렸다. 극기야는 가게 맞은편 20발자국도 안되는 곳에 집을 사서
어머니가 옮기시길 원했건만 거절당했다. 힘이 남아 돌때 힘차게 돌아다닐란다는 이유다.
그래서 아침 저녁으로 1시간씩 계속 통화를 하는 것이다. 어딜 돌아다니시는 지 바쁘기도
참 바쁘시다. 공짜로 받는 물리치료며 어디서 좋다는 약은 다 듣고 오신다.  그래서 며느리인
나에게 살짝 살짝 귀뜸을 하신다. 당신의 아들에게 말하면 욕만 매일 실컷 먹는다는 이유로
절대 이야기를 안하신다.

이젠 그만 치워라는 소리는 입에 붙어셨고 어머니 옆에 누워라는 소린18번이 되었다.
그렇게 두 여자가 누워서 조잘 조잘 하다가 잠이 든다. 어머니의 애기 같은 웃음소리.....

33살에 더 낳고 싶어도 낳을 기회도 없이 혼자가 되신 어머닌 아직까지도 울 시아버지를
그리며 사신다. 정말 인물이 동네에서 제일 훤하였다고 하시면서 자랑을 하신다.
시아버지가 위암으로 돌아가시고  어린 아이들과 남편이 그리워 산속의 묘를 찾아가셨다는
이야기를 하시고 내려오는 데 사람이 너무 겁이 나서 그 뒤로는 가고 싶어도 못갔었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내 가슴 또한 미어지는 것 같았다. 

난 어머니께 연민을 느끼며 산다. 같은 여자로 보면서 산다. 그래서 무슨 이야기든 속이
상하더라도 들어주려고 한다.

누가 그러더라. 절에 와서 백번 천번 만번 절하지 말고 집에서 부모님께 한 번 절하라구...

어머님께 속상한 일이 왜 없겠는가? 그런데 이젠 그런일을 하도 많이 겪다보니 허허 웃음이 나온다.
남편한테도 죽고 나서 후회하지말고 말이라도 좀 다정히 해 보라고 한다. 그러나 고것이 잘 안되는것이
남편의 성격이다. 전화가 와도 단 두마디다."기다려 봐라. 자 받아라"   그럼 난 쨉싸게
"어무이"하고 받는다.

여러곳에서  시자가 붙은 곳에는 치를 떤다. 그러나 살면 얼마나 살겠는가!  나 늙어 노인되고
내 자식들도 다 마찬가진걸.... 조금 측은한 마음으로 바라보면 한결 나아진다....

요즘 난 어머니를  나도 모르는 새에 닮고 있다. 폭폭 삶은 빨래가 보기에 너무 좋고 여름되기전에
조갯살 사다가 냉동실에 재어놓고 재피잎으로 1년 먹을 장아찌를 담그고 있으며
김치냉장고에 묻은 김치 잔뜩 두고도  새 배추 사다가  다시 김치를 담고....꼬들밥 쪄서
단술 만들고 있으며....

정말 닮아 가고 있다... 그러나 난 내 며느리 한테는 좀 더 현명한 시어머니가 되겠지..
울 며느리도 진심으로 날 사랑해 주면 좋을텐데.....

지금은 잘 주무시고 계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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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ho 2004-05-05 01:31   좋아요 0 | URL
좋은 며느리시네요. 존경스럽네요. 전 시부모님 힘들던데...대단하세요....전 맘이 넘 못됐나봐요.

다연엉가 2004-05-05 07:09   좋아요 0 | URL
아닙니다. 저는 이제 속상한 한계를 넘어서 연민이 되어버린게죠... 그냥 누가 물으면 허허 웃지요.

비로그인 2004-05-05 08:49   좋아요 0 | URL
한수 배우고 갑니다. ^^

waho 2004-05-05 17:31   좋아요 0 | URL
책울타리님 좋은 며느리 맞는데요...뭘. 전 '시'자만 들어도 가슴이 벌렁벌렁하는데..ㅋㅋ
울 엄마도 할머니랑 사이가 별루셨는데 할머니께서 몸 아프시니 젤 열성이시더군요...미운 정이 들었다면...전 아직 모르겠어요. 쩝...

책읽는나무 2004-05-05 19:51   좋아요 0 | URL
강릉댁님 벌렁벌렁하신다니....왜 자꾸 웃음이 날까요??
사실 저도.....시부모님 모시고 살기 전엔 벌렁벌렁~~~...전화기 잡으면 할말이 없어서 어떻게 말을 끊고 수화기를 놓을까?? 노심초사했었는데.....막상 붙어 살아보면...고운정보다 미운정이 더 많이 드는것 같더이다....ㅡ.ㅡ
그래도 전 타리님같은 내공은 힘들것 같네요....^^
저도 님께 많이 배우는 기간이네요!!....참다운 인생선배님이란 생각 많이 합니다.....^^
이제 이번달이나..다음달쯤 분가해서 살림을 하면.......저도 시엄니 생각이 많이 날것 같네요....지금.....제생각도.....평소엔 어휴~~ 어머님은 귀찮게 왜 이일을 손수 하시나?? 생각했었는데.....현재는 이사가면 나도 이렇게 해야지~~ 저렇게 해야지~~ 생각하고 있는 저자신을 발견하고선 깜짝 놀랐어요!!.....근데 한번도 해보질 않아서....음식을 잘할수 있을지 그게 문제죠!!.....
암튼..시어머님과의 오붓한 시간 오래 간직하셨음 하네요..^^

이누아 2004-05-05 22:13   좋아요 0 | URL
저는 어머님과 아주 사이가 좋은 편입니다. 그리 멀지 않지만 같은 도시는 아니라서 2,3주에 한번씩 뵙니다. 거의 매일 통화를 했는데 요즘 제가 좀 게을러져서 2, 3일에 한번 전화드립니다. 가끔 전화가 뜸하면 어머님이 전화해 주십니다. "야야, 무슨 일 있나?" 어머님이 저를 좋아하신다는 걸 느낄 수가 있습니다. 저도 어머님이 좋습니다. 그래도 함께 산다면? 안 살아봐서 그런지 좀 겁납니다.
어쨌든 이렇게 사이가 좋아진 배경에는 저 역시 연민이 있습니다. 제가 결혼하기 직전까지 아흔이 넘은 시할머님을 모시고 사신 시어머님의 어려움(두분은 사이가 안 좋으셨다고)을 생각하면 더욱 그렇습니다. 가정 간에는 다소간의 연민이 이해와 사랑을 낳게 하는 듯.

진/우맘 2004-05-05 23:55   좋아요 0 | URL
저도 울 시부모님께 받기만 하고 사는데...아직까지 책울님의 내공은 못 따르겠군요.^^ 배워야지, 나도.

superfrog 2004-05-08 11:23   좋아요 0 | URL
음.. 열심히 읽기는 했는데 코멘트를 쓰려니 좀 복잡복잡해서리.. 잘 정리가 안 됩니다..
요지는 견딜 수 있는 시련만 내린다, 이런 거창한 말까지 동원할 필요는 없겠지만 사람 사이 감정이란 게 그저 종잇장 하나 차이랄까.. 뒤집어 보면, 그때만 지나면, 왜 그랬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는 게.. 흠냐.. 여튼 인생살이가 쉽지만은 않지만 그리 어려운 것도 아니지 않나.. 하는 생각.. 횡설수설..;;;
 

이 곳은 서재를 만들고 나서 부터 정말 나의 아지트가 되어 버렸다. 그래서 서점에서 주문하고 여러곳을

누비며 사던 아이들과 나의 책들은 얼마전부터 이곳을 많이 이용한다..  오늘 보니 3달동안 구입한 책이

80을 육박한다. 그래서 플래니가 하는 회원이란다..

알라딘은 참 좋다. 첫째 만화책과 책들에 대한 안내가 내 눈에 쏙 들어오게 잘 되어 있다. 특히 만화책에

대해서 타 사이트보다 난 이 곳이 더 좋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종류도 많고...(적어도 내가 아는 사이트로

비교하면)...

그런데 한가지 늘상 아쉬운 점이 있다.  책을 주문하기에 망설이는 이유중 하나가 너무 늦게 도착한다는

점이다.  난 책 대여점을 하는 관계로 좀 더 빨리 받았으면 하는데 영 아니긴 아니다. 그래서 늦게 도착해

도 되는 책만 이곳에서 주문을 한다. 책 배달하는 아저씨보단 알라딘이 신간을 좀 더 빨리 배달해 주면

한 곳에 몰아서 주문하면 나는 더욱더 편리하고 좋을 것인디.... 알라딘에 주문할려고 하였다가 이점 때문

에 자주 그만둔다.... 또 한가지 ...

오늘 아이들 그림책을 보니 영 상태가 안 좋다.  난 내 성격상 그냥 꼼꼼하게 짚고 못넘어가는 성격이라

종종 책이 더러워도 잘 넘어갔는디 오늘은 영 맘이 안 좋다. 만화책은 비닐로 봉해져서 다행인데

그림책은 여기 저기 얼룩이 많이 있다... 새 책을 받아보는 즐거움을 자꾸 알라딘이 빼앗는다.

그렇다고 해서 전화해서 이렇고 저렇고 할 마음적인 여유도 없다.   알라딘이 좀 더 신경쓰서 깨끗한

책을  보내 주길 바란다. 그리고 배송기일도 좀 더 당길수 있도록 ..... 적어도 일주일 정도라니...

휴.....

이것 저것 더 할말도 많은데 손님이 자꾸 나를 부른다....

챱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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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우맘 2004-05-04 14:32   좋아요 0 | URL
우와!!!!! 책울님 직업이 책대여점 사장님이셨군요!!!!!! (오늘에야 안.^^;)
내가 제일 부러워하는, 바로 그 직업!!!!! 좋겠어요~ 좋겠어요~ 진짜루~TT(부러움의 눈물)

비로그인 2004-05-04 14:36   좋아요 0 | URL
에이~ 진우맘님, 책울타리님이 만화당 경영하는거 이제아셨어요? (괜히 잘난체...^^) 그러게요, 예전엔 알라딘 배송도 빠르고, 상품도 좋고 했는데, 요즘 자꾸 그런게 눈에 띄는거 같아 안타까워요.

다연엉가 2004-05-04 14:57   좋아요 0 | URL
진/우맘님 별로 좋은 직업도 아닙니다... 책을 맘대로 사다 들릴수 있는 장점도 있지만^^
동 !!!사!! 당신도 그렇게 느꼈수... 이렇게 무딘 내가 발견하면 알라딘 좀 심각수준이디^^^빨리 마태우스님께(알라딘의 대변인) 전해야 겠수^^^^

*^^*에너 2004-05-04 15:32   좋아요 0 | URL
저도 물건 주문한거 아직 못 받았어요. ㅡㅜ
첨에는 빨리 와서 넘 좋았는데 이것 저것 늘리면서 바빠진 건지...점점 늦어지네요.

AeroKid 2004-05-04 15:44   좋아요 0 | URL
저기 정말 늦게 배송되는 것은 좀 참겠는데요, 책 상태가 넘 안좋은게 많아서요...
그렇다고 반품하기엔 뭐하고 표지에 서로 스쳐서 생기는 약한 상처들이랑 두꺼운 아이들책 모서리가 뭉그러져있는거랑... 책표지에 덧씌워진 종이가 찢어진거등등...
보관또는 운송과정중에 생기는 것 같은데요, 포장을 잘 못해서 생기는 경우도 많은 것 같구요.
저만 그런 불만이 있나 했는데 다른 분들도 그러시군요...

마태우스 2004-05-04 16:01   좋아요 0 | URL
음... 요즘 환절기라 그런가 봅니다. 제가 알아서 조치하도록 하겠습니다.

행복한 파랑새 2004-05-04 16:49   좋아요 0 | URL
전 책 상태는 양호한테 배송시간이 좀 오래 걸려서. ^^;;

아영엄마 2004-05-04 18:09   좋아요 0 | URL
플래티넘(?) 회원이라는 뜻인가...
많이 사니까 그 혜택을 보시는 거겠죠?
저는 아직까지는 여기저기 가격 조사해서 사는터라 회원수준은 비실비실합니다. ^^;;
그나저나 새 책 받는 기분을 뺏는 건 싫죠~
저도 한 권의 책표지 아래쪽이 조금... 파도 두번 탄 것처럼 구불텅하던데 참기로 했습니다. 쩝.
그리고 책 방(서점, 대여점) 주인 하고 싶은 것은 책 좋아하는 사람들의 공통적인인 특성일까?

다연엉가 2004-05-04 20:10   좋아요 0 | URL
모든 분들 마태우스님이 조치해 주신답니다^^^^^^^

다연엉가 2004-05-04 22:32   좋아요 0 | URL
새벽별님 맴 푸시고 마태우스님이 알아서 해 준답니다.^^^^

waho 2004-05-05 17:32   좋아요 0 | URL
전 책 상태가 나빴던 적은 없어서 큰 불만은 없는데...인터파크보다 책 값이 비싸서 나눠 살려니 불편 한 정도만 에로 사항이죠
 

남을 배려할 줄 아는 아이로 자랐으면 합니다.

먼저 사과하고 손 내밀 줄 아는 아이.

자신의 감정에 솔직하고 당당한 아이.

무엇보다 자신을 사랑할 줄 아는 아이로 자랐으면 합니다.

욕심은 많지만 남의 것을 무조건 탐하지 않는 아이.

다른 사람을 위해 호탕하게 웃길 줄 아는 아이.

이것 저것 말하기 좋아하지만 말을 가려할 줄 아는 아이.

자신의 의견을 당당히 말할 줄 아는 아이.

무엇보다 꿈을 가진 아이로 자랐으면 합니다.

최고가 되라 말하지만 언제나 최선을 다하는 아이.

난 "안돼"라고 말하지만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진 아이.

실패를 두려워 하지 않는 아이 .

일등도 좋지만 꼴찌가 꼭 나쁜 것은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아이.

무엇보다 매사에 진지하고 노력하는 아이로 자랐으면 합니다.

이웃을 돌 볼 줄 아는 아이. 넓은 마음을 가진 아이.

남을 칭찬하는 데 인색하지 않고 항상 겸손한 아이. 인사성이 바른 아이로 자랐으면 합니다.

언제부터인가 공부만 잘하는 아이로 크길 바라고 있습니다.

최고의 아이들과 친하게 지내길 바라고 있습니다.

부모들 사이에서 자랑삼아 말하는 아이가 되길 바라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일류가 될 내 아이를 꿈꾸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모든 부모의 잘못된 욕심이 아이를 그릇되게 만들고  있습니다.

부모의 과장된 욕심을 소망을 아이의 어깨에 자꾸 지워 주고 있습니다.

지금 난 무엇을 소망하고 있는 걸까요?

이제 아이에게 한결같은 소망을 가지려 합니다,

한결같은 사랑을 주려 합니다.

제 마음 속에 너무 많은 소망이 자리잡고 있다면 가장 중요한 것

한 가지만 남기고 지워보려 합니다.

아직 어리게 느껴지는 내 아이.

세상의 모든 걸 사랑할 줄 아는 따뜻한 심성의 사람으로 자랐으면

하는 소망하나 간절히 품어 봅니다...



 

 

 

 

 

 

 

 

 

 

 

어느 책에서 본 이 말이 오늘 밤하늘을 뒤덮는다.

아이를 생각하며 몇 자 적어 보며 진정 내가 아이에게 짐을 주고 있는지 아닌지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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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시지 2004-05-03 02: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정한 교육개혁의 주체는 학부모라고 생각합니다. 왕따 문제에 대한 해결책으로 왕따의 가해자들을 대학에서 받아주지 않겠다고만하면, 왕따문제는 저절로 해결될 것이라는 글을 보고 섬찟했던 적이 있습니다. 현재 우리 교육의 실상을 단적으로 드러내는 글이었습니다.
모든 것이 대학으로 귀결되는 교육 문제의 핵심에는 이 세상의 못된 꼴을 너무 많이 보고 겪은 부모님들의 이기적인 자식사랑에서 기인하는 것입니다. 이 못된 세상의 현실이 개선될 때 교육 개혁은 쉬워질 것이고 그것은 결국 어른이라는 부모의 손에 달린 것입니다.
저도 어린아이를 키우고 있습니다. 이제 한참 말하는 재미를 붙였지요. 얼마 전에 제 아이에게 감동을 받았습니다. 자신의 실수로 떨어뜨린 장난감에게 미안하다고 사과를 하는 것이었습니다. 이 모습을 끝까지 지켜주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커갈수록 이런 마음을 지켜가는 것이 어렵지 않기를 바랍니다.

BRINY 2004-05-03 17: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반 소현이는 오늘 비를 맞으며 울었습니다. 친구들이 빌려간 책 언제 가져올거냐고 자꾸 다그치자, 안가져온게 미안하기도 하고, 내일은 꼭 가져오겠다고 하는데도 계속 책 안가져온다고 뭐라하는 친구들이 원망스러웠나 봅니다. 빗속에서 아이들에 둘러싸여 있기에 다가가 왜 그러고 있냐고 묻자 흐느끼며 울기 시작합니다. 늘 갸날프고 얌전한 모습이던 소현이가 내리는 비에도 아랑곳않고 그렇게 서럽게 우는 모습을 보니, 저도 따라서 울고 싶어졌습니다.

waho 2004-05-05 17: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를 갖고 보니 주변 애들을 유심히 보게 되더군요. 시끄럽고 버릇 없는 아이는 어김 없이 부모들이 문제더군요. 요즘 아이들을 보면 아이를 올바르게 키우려면 저부터 바로 살아야겠단 생각이 들어요. 소현인 이쁘게 잘 클거에요. 책울님이 반듯하시니....
 

사랑하는 나의 흑설공주에게.

소현아 안녕!.

오늘은 봄비가 무척이나 많이 내렸지! 햇살이 내리쬐는 일요일이었으면 기차여행을

갔다 오고 싶었는데 그만 비가 내려 하루종일 꼼짝도 못했구나.

그러나 민수랑 귀신놀이도 하고 아빠랑 집 화단에 풀 뽑기도 하고 해서 조금은 덜
심심했겠다는 생각도 든단다.

엄만 요사이 너를 보면 소현이가 꼭 엄마의 친구같다는 생각이 든단다.

 오늘도 너가 수제비 반죽을 하는 것을 보니 엄마의 가슴이 벅차더구나.

잘 못하는 반죽이라도 그 고사리 손으로 만지작거리는 것을 보니 엄마의 가슴은
솜털구름 같았단다.

그러나 엄마는 좀 걱정도 되는구나... 너가 엄마의 일도 도와주고 너 할일도 해야 되고
거기에다 민수까지 돌봐주는 것을
보니 엄마가 너를 힘들게 하는 것이 아닌지..

.소현아 언제든지 엄마한테 말하렴... 엄마도 잘못하는 것 있음 꼭 고칠게.

항상 우린 모든 것이 통하지 않니. 그지...

곤히 자는 너를 보며 아빠는 너의 선물을 고민하시더구나. 며칠 있으면 어린이날이잖니.

엄마도 무척이나 고민 된단다. 그러나 엄마와 아빠는 선물보단 편지를 쓰기로 했단다.

아빠도 너에게 편지를 쓰고 엄마도 편지를 쓰고....그리고 선물은 너가 꼭 필요한 물건이

있으면 언제든지 너의 의견을 듣기로 했단다.

엄마와 아빠는 너가 건강하게 커가는 모습 자체가 선물이고... 너가 엄마의 딸이 되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우린 하느님께 감사하단다.

애구!!! 엄마의 말이 또 자꾸 길어 질려고 하고 있구나. 미안 미안...

그러나 이말 만은 꼭 해야지...

엄만 공부1등하는 아이보다 건강한 아이가 최고더라.

그리고 한가지 더 소현이가 세상의 모든 걸 사랑할 줄 아는 따뜻한 마음을 가진

아이로 자랐으면 하는 것이야....

이 새벽에 어린이 날을 축하하며 엄마의 소망을 소현이에게 전한단다....

그럼 엄마 잘게.... 나중에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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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나무 2004-05-03 08:13   좋아요 0 | URL
나도 소현이같은 딸이 있었으면~~~~~^^

sooninara 2004-05-03 09:44   좋아요 0 | URL
나무님..둘째는 꼭 딸로..^^
타리님..편지 선물 너무 멋집니다..

이리스 2004-05-03 10:34   좋아요 0 | URL
이야... 우린 모든 것이 통하지 않니.. 이 구절이 팍 꽂힙니다. 저 말은 가장 친한 단짝 친구와 나누던 말이 아닌가요. 엄마와 가장 친한 친구인 딸.. 너무나 멋집니다. 짝짝~~

연우주 2004-05-03 12:08   좋아요 0 | URL
편지 내용.. 너무 좋은 걸요? 아. 저도 딸이 있었으면 좋겠단 생각 처음 합니다.

바람구두 2004-05-03 12:51   좋아요 0 | URL
그런데 왜 흑설공주죠?
그것이 알고 싶어지네요.
 
 전출처 : 느티나무 > 손무덤

손무덤, 박노해


올 어린이날만은
안사람과 아들놈 손목 잡고
어린이 대공원에라도 가야겠다며
은하수를 빨며 웃던 정형의
손목이 날아갔다

작업복을 입었다고
사장님 그라나다 승용차도
공장장님 로얄살롱도
부장님 스텔라도 태워 주지 않아
한참 피를 흘린 후에
타이탄 짐칸에 앉아 병원을 갔다

기계 사이에 끼어 아직 팔딱거리는 손을
기름먹은 장갑 속에서 꺼내어
36년 한많은 노동자의 손을 보며 말을 잊는다
비닐봉지에 싼 손을 품에 넣고
봉천동 산동네 정형 집을 찾아
서글한 눈매의 그의 아내와 초롱한 아들놈을 보며
차마 손만은 꺼내 주질 못하여싸

훤한 대낮에 산동네 구멍가게 주저않아 쇠주병을 비우고
정형이 부탁한 산재관계 책을 찾아
종로의 크다는 책방을 둘러봐도
엠병할, 산데미 같은 책들 중에
노동자가 읽을 책은 두 눈 까뒤집어도 없고

화창한 봄날 오후의 종로거리엔
세련된 남녀들이 화사한 봄빛으로 흘러가고
영화에서 본 미국상가처럼
외국상표 찍힌 왼갖 좋은 것들이 휘황하여
작업화를 신은 내가
마치 탈출한 죄수처럼 쫄드만

고층 사우나빌딩 앞엔 자가용이 즐비하고
고급 요정 살롱 앞에도 승용차가 가득하고
거대한 백화점이 넘쳐흐르고
프로야구장엔 함성이 일고
노동자들이 칼처럼 곤두세워 좆빠져라 일한 시간에
느긋하게 즐기는 년놈들이 왜이리 많은지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얻을 수 있고
바라는 것은 무엇이든 이룰 수 있어---
선진조국의 종로거리를
나는 ET가 되어
얼나간 미친 놈처럼 헤애이다
일당 4,800원짜리 노동자로 돌아와
연장노동 도장을 찍는다

내 품속의 정형 손은
싸늘히 식어 푸르뎅뎅하고
우리는 손을 소주에 씻어 들고
양지바른 공장 담벼락 밑에 묻는다
노동자의 피땀 위에서
번영의 조국을 향락하는 누런 착취의 손들을
일 한하고 놀고먹는 하얀 손들을
묻는다
프레스로 싹둑싹둑 짓짤라
원한의 눈물로 묻는다
일하는 손들이
기쁨의 손짓으로 살아날 때까지
묻고 또 묻는다

 

    5월 1일 노동절, 사실 며칠 전만 해도 노동절엔 무엇이라도 해봐야겠다고 생각했었는데, 정작 오늘은 잊어버리고 있었다. 나에게 올 우편물이 우체국 노동자들의 휴식으로 배달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고 나서야 오늘이 노동절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이런 무신경이라니!

   작년까지만 해도 아이들에게 오늘은 노동절이라고 어설프게 이 시를 읽어 주었던 기억이 난다. 매년 그랬다. 여기 이 학교의 아이들은 이 시 속의 이야기가 달나라 속 이야기보다도 더 비현실적으로 들렸는지라 별다른 감흥 없이 지나가버렸지만, 전에 있었던 공고(工高)에서는 달랐다.

   뭔가 공포감 같은 것이기도 하고, 아릿한 슬픔이기도 한, 어쩌면 패배감 같은 것이었을 지도 모를 숙연한 분위기가 평소엔 한정 없이 낄낄대는 녀석들에게도 느껴졌었다. 특히, 학년이 올라갈수록 숙연한 분위기의 농도는 더욱 짙었다.

   이것은 분명히 의식의 퇴보다. 이런 시 한 편을 교실에서 읽으면 불온(不溫)한 교사라고 생각하시는가? 이 시가 너무 과격하다는 느낌을 먼저 받으시는가? 그런 질문을 하기에 앞서 '이 시가 현실을, 삶의 진실을 왜곡하고 있는가'를 물어야 하지 않을까?

   아이들에게 이런 시 한 편 읽어줄 여유를 잃어버리고 서 있는 교단, 나는 무엇을 위해, 어디에 서 있는가? 이 부끄러운 자문(自問)에, 늦었지만 다시 박노해의 '손무덤'을 읽는다. 내가 아는 한 이 시는 아직도 현실이다. 이 현실의 근처에도 안 가 본 사람은 잘 모르겠지만... (그런 사람일수록 세상은 변했다고 말한다. 과연 그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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