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사람들이 나를 이해할 수가 없다고 한다. 이유인적은 시어머니와의 관계때문이다.
차 한 잔 먹을려고 가게를 들어섰다가도 어머니와 통화를 하는 것을 아는 순간
1시간후에 와야겠네 하며 알아서들 비켜준다. 그리고 다 들 한마디씩 거든다.
"도대체 시어머니랑 뭔 할 말이 그리도 많느냐" 다들 시어머니와 아침 저녁으로
별일을 제외하곤 1시간 통화가 기본인 나를 보고 비정상이라고 한다. 그래 비정상일수도 있지.
그러나 난 그쪽으로는 비정상으로 살아가기로 작정을 한 사람이다.
타지에 살다가 어머니와 합치면서 난 밤하늘의 별을 자주 봤다. 소현이를 낳자 마자 같이
살게 되었는데 K는 다시 돌아온 고향에서 나를 혼자 내 버려두고 늘상 친구들과 재회의
기쁨을 나누었다. 부모님과 같이 사는 지라 K에게 바가지를 끌기에는 너무나 조심스런
하루 하루였다. 오히려 어머님이 전화를 걸어 어디냐 술 그만 먹어라 빨리 안 들어오냐며
정말 난리셨다. 그러시는 어머니 앞에서 난 할 말도 없었다. 내 속은 모르고 전화를
좀 해라고 더 애태우셨다.
어머닌 새벽5시도 안되어서 항상 일어나셔서 집을 청소를 하고 다니셨다. 내가 일어나면
집안엔 먼지 하나도 없었다. 또한 세탁기를 전혀 사용하지 않으셨다. 아이를 낳고 일주일이 되던
날부터 난 어머니보다 더 빨리 일어나 이곳 저곳을 헤집고 다녔다. 누워있으라는 어머니의 말씀에
자꾸 움직여야 된다며 마음과는 다른 행동을 하였다. 빨래가 너무 힘들어 어느날은 삶은 것을
세탁기에 넣어 그대로 돌렸는데 용케도 알아 보시고 다시는 세탁기에 돌리지 말라고 하셨다.
손으로 빨면 까실까실해서 좋으시다는 거다. 너무 깔끔한 시어머니 밑에서 살림을 배웠다.
된장 간장 젓갈 담그는것부터 시작하여 .....그러기에 밤하늘의 별들을 너무도 많이 본 것 같다.
그 별을 보면서 엄마가 그리워 울었고 혹 딴 생각이 들 때면 아버지를 생각하며 울었다.
내가 유일하게 좋아하는 가게를 하면서 문 닫고 들어가면 녹초가 되면서도 남들이
생각하면 멍청하다고 할 정도로 어머님 시키는 대로 행하였다.
그렇게도 완고하고 엄하시던 어머님이 무너지고 계신다. 차츰 애기가 되어가신다.
결국엔 밤 늦게 너무 피곤하다며 가게에서 생활을 하기를 원하셨기에 자연히 분가한
나는 늘상 어머님이 맘에 걸렸다. 극기야는 가게 맞은편 20발자국도 안되는 곳에 집을 사서
어머니가 옮기시길 원했건만 거절당했다. 힘이 남아 돌때 힘차게 돌아다닐란다는 이유다.
그래서 아침 저녁으로 1시간씩 계속 통화를 하는 것이다. 어딜 돌아다니시는 지 바쁘기도
참 바쁘시다. 공짜로 받는 물리치료며 어디서 좋다는 약은 다 듣고 오신다. 그래서 며느리인
나에게 살짝 살짝 귀뜸을 하신다. 당신의 아들에게 말하면 욕만 매일 실컷 먹는다는 이유로
절대 이야기를 안하신다.
이젠 그만 치워라는 소리는 입에 붙어셨고 어머니 옆에 누워라는 소린18번이 되었다.
그렇게 두 여자가 누워서 조잘 조잘 하다가 잠이 든다. 어머니의 애기 같은 웃음소리.....
33살에 더 낳고 싶어도 낳을 기회도 없이 혼자가 되신 어머닌 아직까지도 울 시아버지를
그리며 사신다. 정말 인물이 동네에서 제일 훤하였다고 하시면서 자랑을 하신다.
시아버지가 위암으로 돌아가시고 어린 아이들과 남편이 그리워 산속의 묘를 찾아가셨다는
이야기를 하시고 내려오는 데 사람이 너무 겁이 나서 그 뒤로는 가고 싶어도 못갔었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내 가슴 또한 미어지는 것 같았다.
난 어머니께 연민을 느끼며 산다. 같은 여자로 보면서 산다. 그래서 무슨 이야기든 속이
상하더라도 들어주려고 한다.
누가 그러더라. 절에 와서 백번 천번 만번 절하지 말고 집에서 부모님께 한 번 절하라구...
어머님께 속상한 일이 왜 없겠는가? 그런데 이젠 그런일을 하도 많이 겪다보니 허허 웃음이 나온다.
남편한테도 죽고 나서 후회하지말고 말이라도 좀 다정히 해 보라고 한다. 그러나 고것이 잘 안되는것이
남편의 성격이다. 전화가 와도 단 두마디다."기다려 봐라. 자 받아라" 그럼 난 쨉싸게
"어무이"하고 받는다.
여러곳에서 시자가 붙은 곳에는 치를 떤다. 그러나 살면 얼마나 살겠는가! 나 늙어 노인되고
내 자식들도 다 마찬가진걸.... 조금 측은한 마음으로 바라보면 한결 나아진다....
요즘 난 어머니를 나도 모르는 새에 닮고 있다. 폭폭 삶은 빨래가 보기에 너무 좋고 여름되기전에
조갯살 사다가 냉동실에 재어놓고 재피잎으로 1년 먹을 장아찌를 담그고 있으며
김치냉장고에 묻은 김치 잔뜩 두고도 새 배추 사다가 다시 김치를 담고....꼬들밥 쪄서
단술 만들고 있으며....
정말 닮아 가고 있다... 그러나 난 내 며느리 한테는 좀 더 현명한 시어머니가 되겠지..
울 며느리도 진심으로 날 사랑해 주면 좋을텐데.....
지금은 잘 주무시고 계실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