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산문(山門)이고 싶다


난 요즘 산문(散文)이다

散文이라서 장황하다

남이 없다

오직 내 얘기만 길―게

늘어놓고 있다

散文이라서 흩어진다 여기저기로

나로 집중하지 못 하고

수다스러워진다

산문(山門)이라면

더 많이 조용하고

더 많이 포용하고

더 많이 기다리고

더 많이 이해할텐데

山門!

그윽한 향기가

나를 감싼다

山門은 배척하지 않는다

山門은 재단하지 않는다

山門은 오라지도, 가라지도 않는다

오직 묵묵히 제 자리를

지키고 있을 뿐

散文의 수다는 공허(空虛)한데

山門의 침묵은 공명(共鳴)이다

난 山門이고 싶다

시(詩)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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