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싫어하는 말 - 얼굴 안 붉히고 중국과 대화하기 위한 최소한의 지식
정숙영 지음 / 미래의창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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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 강대국 사이에서 주권을 지키고, 국민들 행복을 유지할 수 있으려면 현명한 정책이 필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그 나라는 힘든 상황에 처하게 된다. 우리나라가 그렇다. 지정학적으로 좋은 위치라는 말은 지정학적으로 강대국들 사이에 끼여 있다는 말도 된다.


현명한 외교가 국민들을 위험에 빠뜨리지 않는다. 물론 정치인들에게만 해당하지 않는다. 몇몇 국민들의 실수로 외교관계가 난관에 빠지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제대로 알아야 한다. 알아야 대응을 할 수 있다. 감정의 문제가 아니라 이성의 문제다. 국제관계는.


어느 순간부터 중국은 우리의 최대 교역국이 되었다. 교역국뿐만 아니라, 우리들 삶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는 나라가 되었다. 좋은 의미든 좋지 않은 의미든 중국은 우리에게 떼려야 뗄 수 없는 나라가 되었다.


이런저런 이유로 중국에 관한 책을 몇 권 읽고 있는 중이다. 알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그것이 아님을 알려주는 책들이다. 특히 [안녕? 중국!]은 그동안 매체에서 접할 수 있었던 내용과 많이 달라서 사실관계를 확인해야 한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이 책을 읽으며 그 책에 나온 내용들이 상당 부분 정당하다는 생각을 했다.


[안녕? 중국!]보다는 좀더 쉽게 쓰여졌다고 할까? 편지글이 더 읽기 쉬울텐데, 전문적인 내용이 많아서 중국에 대한 지식이 별로 없으면 이해하기 까다로운 책이 [안녕? 중국!]이었다면, 이 책은 여러 자료들을 제공하면서 중국에 대한 지식을 채워주고 있어서 중국을, 또 중국사람들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 


어떤 사람들이 중국에 진출하려다 왜 실패했는지를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서 설명해주고 있으니 더더욱 이해하기 쉽고. 두 권을 함께 읽으면 좋겠단 생각을 한다. 적어도 중국에 대한 편협한 관점을 떨쳐버릴 수 있게 해주는 책들이니.


책 처음부터 호기심을 자극한다. 중국지도다. 그래, 아무 생각없이 중국지도를 보라고 하면 그냥 중국지도일 뿐이다. 그런데, 그 지도 하나가 중국인들의 감정을 건드릴 수 있다니...


다른 나라와 만날 때 주의해야 할 점이 매우 많지만 특히 우리는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하지만 당사국 사람들에게는 민감한 사항이 있다면 그것에 대해서는 깊이 생각하고 움직여야 함을 이 책 처음에서부터 알 수 있게 된다.


그렇다. 중국지도를 그릴 때, 그들은 늘 하나의 중국이라고 주장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그 지도에서 대만과 해남도를 빼놓아서는 안 된다는 사실. 별것 아니라고? 그럴지도 모른다. 그런데 이 책에서 적절한 예를 들어주고 있다.


우리나라 지도에서 독도를 뺀다? 특히 일본 사람들이 그린 우리나라지도에서? 그러면 우리는 어떻게 반응하는가? 화낸다. 그건 잘못이라고, 그렇게 해서는 안 된다고... 중국도 마찬가지란다. 그들에게 대만과 해남도는 우리의 독도와 비슷한 감정을 느끼게 하는 곳이란다. 그러니 우리가 중국 사람들과 만나 영토에 대해서 이야기할 때, 또 그들 출신지역을 물을 때 조심해야 한다고 한다.


홍콩, 마카오, 대만, 티벳을 중국은 국가로 인정하지 않고 중국이란 나라의 한 부분으로 여기고 있다는 점... 이렇게 첫부분부터 지도, 출신지역 문제부터 중국인들의 감정을 악화시키는 부분이 있다고 알려주고 있으면서, 티벳 문제로, 또 중국 정치 체제 문제, 중국 문화에 대한 인식, 최근에 문제가 된 중국의 '일대일로' 정책까지 다루고 있다.


어떤 문제를 건드렸을 때 중국이 반발하는지, 그 문제의 원인이 무엇이고, 어떻게 접근해야 현명하게 관계를 맺을 수 있는지를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서 알려주고 있다. 특히 정치문제에서 1989년 천안문 사건은 언급해서는 안 된다는 점.


시위를 통해 민주화를 이루었던 우리 경험에 비추어 쉽게 천안문 사건을 언급할 수 있지만, 중국에서는 금기어라고 한다. 그들에게는 아직도 해결되지 않은 문제고, 자신들의 정체성을 위협한다고 여기고 엄격한 검열을 유지한다고 하니...


우리 시위문화에 익숙해져서 중국인들을 만났을 때 천안문 사건을 어땠어?라고 묻는 실수를 하지 말아야 한다고... 그래서 중국에서 금지어로 쓰는 말들을 알면 중국과 또 중국인과 더 좋은 관계를 맺을 수 있다고 한다.


많은 사례들이 책에 나오기 때문에 중국에 대해 관심이 있는 사람들, 또 언론에 나온 중국에 관한 이야기에 고개를 갸우뚱 하는 사람들이 읽으면 좋을 책이다. 균형 있는 관점을 지니게 하는데 도움이 될 만한 책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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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중국! - 중국학자 아빠가 딸에게 들려주는 중국 이야기 보리 청소년 교양 문고 1
김희교 지음 / 보리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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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안다고 생각했는데 이 책을 읽으니, 내가 알고 있는 중국은 언론에서 이야기한 중국에서 한발짝도 벗어나지 않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중국을 바라보는 시각도 있구나.


그동안 매우 편향된 중국 이야기만 듣고 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안경을 나역시 끼고 있었으면서 그것을 알지도 못하고 지냈구나 하는 생각.


다른 관점에서 쓴 글이나 이야기를 듣고, 사실을 확인하려는 노력을 했어야 하는데, 마치 남의 일처럼 그냥 다른 사람들이 하는 이야기만 받아들이고 있지 않았나 하는 반성을 하게 하는 책이다. 그렇다고 이 책에 나와 있는 내용을 모두 받아들이라는 얘기는 아니다.


이 책에서도 누차 이야기하지만 자신은 이런 관점으로 중국을 바라본다고, 기존에 중국에 대한 이야기들이 한쪽에 치우쳐 있다고 알려주고, 그들과 다른 중국의 모습을 이야기하는 역할을 한다고 하니, 이렇게 다른 관점의 내용을 읽고 자신만의 관점을 만들어가야 한다.


하지만 이 말은 가슴에 와닿는다. 우리가 그동안 중국을 바라보았던 관점.


  우리에게 중국을 볼 때 쓰는 특수한 안경이 있다. 한국에 사는 사람들 대부분이 중국을 볼 때 그 안경을 낀다. 그 안경에는 대략 세 가지 렌즈가 있다.

  하나는 노란색이다. 서양 사람들이 중국을 볼 때 써 온 그 안경이다. 중국인을 일종의 미개인으로 보는 시각. 19세기에 미국에 널리 퍼졌던, 이른바 황화론이다. 

  다른 하나는 빨간색이다. 중국인을 붉은 마오쩌둥의 후예로 여기는 렌즈. 중국을 사회주의로만 바라보는 렌즈. 그 속에는 사회주의는 무조건 나쁘다, 없애야 한다는 생각이 숨어 있다.

  마지막 하나는 검은색이다. 중국이 부상하면서 등장했다. 중국이 힘을 쥐는 세상에 대한 공포가 깔려 있다. (42쪽)


자, 나는 어떤 안경을 쓰고 있었나? 이 안경들을 어쩌면 겹쳐서 쓰고 있지 않았나? 발전해 가는 중국에 경외감을 느끼면서도 어떤 위협감을 느끼고 있지 않았나, 그러면서도 중국은 무질서한 나라라는, 또는 아직 우리나라를 따라오려면 멀었다는 생각도, 또 사회주의라면서 무슨 빈부격차가 저리 심한가 하는 생각도.. 이렇게 많은 렌즈를 돌아가면서 또는 한꺼번에 끼고 중국을 보지 않았나 싶다.


내 필요한 안경을 그때그때 찾아서 쓰고 중국을 판단하고, 그에 맞는 이야기들을 취사선택해서 듣지는 않았는지 반성하게 만든 책이다.


다양한 사건들에 대해서 중국의 관점에서 파악해야 한다고, 그 관점에서 해석하면 어떻게 판단될 수 있는지를 '방공식별구역과 동북공정'에서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그동안 다른 매체에서는 잘 만날 수 없었던 방공식별구역, 동북공정에 대한 다른 관점을 이 책에서 만날 수 있다. 그것이 바로 검은색 안경을 쓰고 중국을 바라보는 관점이었다는 주장을... 논란이 많은 이 문제에 관해서는 다양한 관점에서 쓴 글들을 읽어보아야 한다. 


그러니 사람도 하나로 판단할 수 없는데, 하물며 나라는 어떻겠는가. 그것도 작은 나라도 아니고 50여개가 넘는 소수민족이 함께 살고 있는, 영토로도 세계에서 손꼽을 정도로 넓은 나라를 단일하게 파악할 수는 없다.


이렇게 딸에게 편지를 쓰는 형식으로 그동안 중국에 대해서 일방적으로 전달되었던 내용들에 그동안 중국학을 한 학자답게 자신의 생각을 설명하고 있어서, 내가 알고 있던 것에 대해서 의문을 지니게 한다. 다시 질문을 하게 한다. 그것이 과연 중국을 제대로 설명하고 있는가 하는.


제목만 보면 "안녕? 중국!"이라는 말에서 가볍게 읽을 수 있겠단 생각이 들지만, 내용은 전혀 그렇지 않다. 역사적 지식도 있어야 하지만, 자신만의 세계관을 확립해야 하고, 다른 사람들의 의견에 흔들리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로까지 나아가고 있어서, 읽으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책이다.


무엇보다도 중국과 평화롭게 공존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말에 공감한다. 우리는 중국과 대결해서 얻을 게 별로 없다. 현명한 정치인들이라면 중국과 공생하는 방법으로 외교관계를 맺어야 할 것이고, 정치인들이 그렇게 하게 하기 위해서는 우리들 모두가 중국을 제대로 알고, 중국과 평화롭게 지내 우리가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도록 압력을 가할 수 있어야 한다.


정치인은 우리를 대변하고 있으니, 지금까지 중국과 갈등 국면을 만들어갔던 정치인들은 바로 우리들이 잘못 알고 있던 관점을 외교관계로 확장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니 우리 자신이 중국에 대한 바른 관점, 즉 색안경을 벗고 맨눈으로 제대로 보고 행동하면 정치인들 역시 그렇게 외교관계를 맺으려 노력할 것이다. 


저자가 마지막 부분에서 한 말 마음에 새겨두고 싶다.


'우리가 지속 가능한 민주주의와 동북아시아의 평화, 더불어 잘 사는 세상을 바란다면 그런 세계관을 가진 사람들이 다수가 되어야 한다.' (328쪽)

'모든 혁명적 변화는 한 사람의 변화와 선택에서부터 시작되는 거란다. 심지어 국가 간의 관계조차 한 사람 한 사람의 힘이 모여 결정된다. 그것이 근대의 특질이다.' (328쪽)


그렇다. 우리가 평화롭게 지내기 위해서는 중국에 대해서 제대로 된 관점을 지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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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중국을 읽을 시간 2 - 중국어 교사들이 제안하는 중국 바로 알기 지금은 중국을 읽을 시간 2
중국을읽어주는중국어교사모임 지음 / 민규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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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권이다. 중국이라는 나라가 크듯이, 중국에 대해 이야기하는 내용도 많을 수밖에 없다. 그들의 풍습에 대해서 어찌 책 한 권으로 정리할 수 있겠는가. 그래서 중국어교사들이 학생들에게 중국에 대해서 알려주기 위해서 책을 내도, 한 권으로 끝낼 수가 없다. 


2권에서도 다양한 중국의 모습을 알려주고 있다. 내용별로 짤막하게 서술하고 있어서 읽기에 편하다. 그리고 그런 지식들을 모아 중국의 모습을 그려볼 수 있다.


2권에는 주로 문화에 관련된 내용이 많다. 1권과 연결지으면 중국인들은 색깔로는 빨간색을, 숫자로는 8을 좋아한다는 사실. 그리고 그들은 관계를 중시하는데, 이를 꽌시라고 한다고... 이 꽌시를 잘 맺으면 중국인들과 지내는데 실패하지 않는다고.


하긴 어느 나라인들 관계가 중요하지 않겠느냐마는, 중국인들도 우리나라 사람들과 비슷하게 체면을 중시하고, 그 체면을 잃지 않기 위해서 자신이 말한 내용은 지키려고 노력한다고 하니, 그들은 겉과 속이 다르다고 여겨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든다.


사람에 관해서는 잘 알아야 하기 때문에 여러모로 많은 시간을 두고 관찰을 한다고 하니, 만만디라는 습성이 사람 사귀는데 장점으로 작동한다고 한다.


중국 남자들이 요리를 잘한다는 사실은 예전부터 알고 있었지만, 지금도 그들은 요리를 즐겨하고, 요리를 못하는 남자는 결혼하기도 힘들다고 하니, 그 점은 아직까지도 우리나라와 다르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우리나라 남자들도 이제는 요리를 하기 시작했으니, 곧 비슷해지기는 하겠지만 말이다.


우리나라 남자들이 얼마나 요리를 못했는지 알려주는 텔레비전 프로그램이 예전에 했던 '집밥 백선생' 아니었던가. 남자들이 집에서 요리를 못하고 있으니, 간단하게라도 집에서 요리를 해 먹을 수 있게 가르쳐주던 프로그램.


이 프로그램에 이어서 '삼씨세끼'라고 시골에 가서 살면서 남자들이 요리를 해서 살아가는 모스블 방영하기도 했었는데, 이제는 우리나라도 많이 달라져서 배우 차승원같이 요리를 잘하는 남자, 최근에는 조인성같이 요리를 하는 남자들도 많아지고 있으니, 이런 모습들이 중국처럼 일반화될 때가 오겠지 하는 생각을 한다.


이런저런 중국에 대한 이야기들이 실려 있는데, 중국의 술자리 문화라든지, 결혼 풍습, 입시제도, 그리고 주거문화 등등에 대해서 간략하고도 쉽게 잘 설명해주고 있다.


특히 중국의 소수민족에 대해서도 이야기해주고 있어서, 다민족 국가인 중국에 대해서 이해하게 되기도 한다.


이렇듯 이 책은 1권과 더불어 중국에 대한 이해를 돕는 내용이 많다. 우리가 잘못 알고 있던 사실도 바로잡아주기도 하고. 천천히 읽으면 많은 도움이 되는 책이다. 어차피 중국은 역사적으로도, 지리적으로도, 또 지금은 경제적으로도 우리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나라 아닌가. 알아야만 하는 나라니, 이런 책을 통해서 중국에 대해서 접근해보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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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중국을 읽을 시간 1 - 중국어 교사들이 제안하는 중국 바로 알기 지금은 중국을 읽을 시간 1
중국을읽어주는중국어교사모임 지음 / 민규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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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광대한 나라다. 이번에 동계 올림픽을 통해서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안 좋은 인상을 주기도 했지만, 우리 이웃나라고, 또 우리에게는 중요한 무역 상대이기도 하다.


오랜 역사를 통하여 우리나라와 관계를 맺어온 나라이기도 하지만, 한때 중국이 공산화 된 다음에는 교류가 끊기기도 했었다. 그러다 아주 활발한 교류를 해 중국 관광객들로 인해 호황을 누리다가, 코로나로 인해서 또 사드 배치로 인해서 갈등이 일어나 지금은 예전만 못하게 되었다.


그럼에도 중국은 우리에게 중요한 나라다. 지리적으로도 그렇고 경제적으로도 그렇다. 중국을 도외시하고 지낼 수는 없다. 여기에 우리나라도 들어오는 조선족들과 더불어 중국 국적을 지닌 사람들이 많아졌고, 서울의 어느 초등학교는 입학생 대다수가 중국계라고 하기도 했으니, 이래저래 우리는 중국에 대해서 알아야 한다.


이 책은 중국어 교사들이 제안하는 중국 바로 알기라는 작은 제목을 달고 있다. 그래서 중국의 역사나 문화, 정치, 경제를 전문적으로 풀어서 설명하지 않고, 우리가 궁금해 할 만한 중국에 관한 일들을 알려주는 형식을 택하고 있다.


그동안 잘못 알고 있었던 사실을 바로잡아 주기도 하고, 잘 몰랐던 사실을 자세하게 알려주기도 한다. 가령 우리는 결혼식이나 장례식이나 부조를 할 때는 흰봉투에 돈을 넣어서 한다. 그러나 중국에서는 흰색은 죽음과 관련된 색이라서 축하하는 자리에서는 흰봉투에 돈을 넣어 주지 않는다고 한다. 우리로서는 이상하게 느껴지겠지만 빨간봉투에 넣어서 준다고 하니... 생활에서 우리와 다른 점들을 이 책을 통해서 알게 된다.


또 중국에서는 모자를, 특히 녹색 모자를 선물하면 안 된다고... 이는 부인이 다른 사람과 바람을 피는 경우에 "남자가 녹색 모자를 쓴다"는 표현을(234쪽) 한다고 하니... 명심해야 할 일이다. 


여기에 더해 우리와 다른 점은 병문안을 가서는 사과를 선물하면 안 된다고...이는 상하이 말로 사과의 발음인 '핑구'와 '병으로 죽다'는 뜻인 '삥구'가 비슷하기 때문(235쪽)이라고 하니, 이런 것들은 잘 알아둘 필요가 있다.


거기다 중국 지폐에 왜 마오쩌둥만 있나 했더니, 여러 인물로 했을 경우에는 액수에 따라서 갈등이 생길 수 있다는 이야기도 이 책에서 만날 수 있고, 중국 학생들의 대학입시에 대해서도 설명해주고 있어서 우리나라 입시와 비교할 수도 있다. 


이렇게 질문에 대한 답변을 하는 방식으로 짤막하게 중국에 대해서 알려주고 있기 때문에 부담없이 읽을 수 있고, 그런 이야기들을 통해서 중국의 문화에 대해서도 알 수 있게 된다.


중국과 일본은 우리와 인접해 있는 나라, 우리가 모르고 지낼 수 없는 나라. 그러니 이 두 나라에 대해서는 알아두어야 하는데, 그 중에서도 중국에 대해서는 잘못 알려진 것들도 많기 때문에 이 책은 중국을 바로 아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


1권은 빠르게, 흥미롭게 읽었는데, 2권은 어떨지... 여전히 모르고 있는 중국에 대해서 많은 사실을 알려줄 거라 믿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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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을 위한 재판 - 소년부 판사, 소년법을 답하다
심재광 지음 / 공명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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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이 주로 해야하는 역할이 무엇일까? 처벌일까? 교화일까? 법을 통해서 사회에서 격리시키는 경우가 많고, 구치소, 교도소는 그런 목적으로 설치되어 있기도 하다.


소위 범죄를 저지른 사람을 사회로부터 격리해서 다른 선량한 사람이 피해를 받지 않도록 한다는 취지에서... 그러나 그들을 영원히 가둘 수는 없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언젠가 교도소에서 나온다. 사회 생활을 하게 된다. 그렇다면 교도소가 하는 일은 무엇일까? 


가둬두는 데서 그치지 않고 같은 잘못을 다시 저지르지 않도록 해서 사회에서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어울리며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을 해야 하지 않을까?


코스타리카에서는 교도소가 거의 호텔급이라고 했는데, 그만큼 그들에게 사회에 대한 반감을 갖도록 하지 않고, 다시 사회에 나가서 생활할 수 있는 디딤돌 역할을 하도록 한다고 하는데... 반대로 그냥 가둬두기만 하는 교도소는 그들이 출감했을 때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게 만든다.


영화 '쇼생크 탈출'을 보라. 감옥에 오랫동안 갇혀 있던 사람이 출옥을 했을 때 사회에서 어떻게 지내는지, 많은 사람들은 적응을 하지 못해 같은 범죄를 또 저지르거나 또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경우가 있음을 그 영화는 보여주고 있다.


성인들도 그런데, 아이들은? 소년들은? 잘못을 저질렀다고 해서 마냥 격리시켜 가둬두는 방법이 좋은 방법일까? 소년에게는 무기징역도 없는데, 그들이 길어도 20년이면 나올 수 있는데, 그냥 가둬두기만 한다면, 나중에 어떻게 될까? 


사회에 더 큰 부담으로 다가올 가능성이 많다. 왜냐하면 그들은 변하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그들을 변하게 해서 사회에서 함께 잘 살아갈 수 있도록 할 것인가?


바로 여기에서 소년법은 출발한다고 할 수 있다. 격리, 처벌보다는 교육을 통한 반성, 그리고 새로운 삶을 찾도록 기회를 주는 일. 어쩌면 성인 범죄를 다루는 일보다 소년들의 범죄를 다루는 일이 더 어려울 수 있다. 그냥 법대로 딱딱 자를 수 없기 때문에...


이 책은 소년부 판사가, 소년법을 설명하면서, 그동안 재판 과정에서 만났던 소년들에 대해서도 이야기해주고 있다. 소년부 판사가 직접 썼기 때문에 소년을 위한 재판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절차나 결과에 대해서 자세하게 설명을 하고 있다.


소년들에게는 성인과 같은 형사처벌보다는 소년법으로 재판을 하는 것이 더 유용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소년들의 범죄에 너무 관대한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결코 그렇지 않다고... 지금 소년법으로 처벌을 받는 소년들은 성인과 같이 형사처벌을 받는 것보다 더 강도 있게 처벌을 받고, 또 변화가능성을 이끌어 내어 사회에 유익하다는 점을 사례를 통해서 보여주고 있다.


촉법소년이라는 말이 언론에 오르내린 적이 많은데, 이들에 대한 처벌이 너무 가볍다는 의미로 촉법소년이란 말을 썼는데, 그렇게 되어서는 안 된다고... 촉법소년이라도 이들에게 합당한 징계를 하고, 또 촉법소년이 행동에 변화를 일으켜 사회에 부담이 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소년법이라고 말하고 있다.


각종 교육이 이루어지고, 그 교육의 결과가 재판부에 통보가 되며, 통보 내용에 따라 소년들에 대한 재판부의 판결이 달라진다는 점... 


그렇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우리가 소년들의 범죄를 처벌하려고만 했지, 그들이 반성하고 행동을 교정하도록 하는데는 인색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한다.


재판부에서 교육을 보내려고 해도 마땅히 보낼 교육기관이 많지 않고, 또 성과가 있는 교육기관은 이미 포화상태인 경우가 많으며, 소년이 지내게 되는 소년원이라든지, 위탁시설 역시 열악하다는 내용을 읽으며, 또 만14세가 지나 소년부로 배당이 안 된 소년들은 어른들과 같은 공간에 갇혀 지내면서 안 좋은 쪽으로 더 변해가기도 한다는 내용을 보면서, 무엇보다도 소년들의 행동을 교화할 수 있는 기관이 더 확충이 되어야 하고, 그런 시설 쪽에 더 많은 투자가 이루어져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가해자에 대한 징계도 중요하지만 피해자가 더 이상 상처를 입지 않도록 하는 일, 상처를 이겨내도록 사회에서 할 수 있는 일이 아직도 부족하다는 지적에는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그렇다. 피해자가 상처를 딛고 일어설 수 있도록 하는 일 역시 중요하다. 


소년법에 대한 많은 이야기들, 소년법으로 처벌할 수 있는 징계 조치들, 1호부터 10호까지.. 그 조치들의 성과와 한계, 그리고 소년법에서 미진해서 개정했으면 하는 부분들까지, 이 책을 순서대로 읽어나가면 왜 소년법이 있고, 그 법으로 소년들을 대하는지 이해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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