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가해자의 엄마입니다
수 클리볼드 지음, 홍한별 옮김 / 반비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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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 4월 20일 미국의 콜럼바인 고등학교에서 총기난사 사건이 있었다. 교사 한 명을 포함하여 학생 12명이 죽고 20여명이 부상을 당한 사건이었다. 총기 규제가 거의 없는 미국에서 지금도 빈번하게 총기난사 사건이 일어나지만 고등학교에서 이런 사건이 일어난 것은 거의 없었나 보다. 이 사건이 미국에 굉장한 충격을 안겨준 것을 보니.

 

이 사건이 있고 나서 많은 사람들이 원인 규명에 목소리를 냈다. 학교 따돌림이 문제라느니, 가정 교육이 잘못되었다느니, 총기 소지가 자유로워서 그랬다느니, 아이들의 정신에 문제가 있었다느니, 또는 아이들이 약물을 복용했다느니, 잘못된 종교때문이라느니... 많은 원인 진단이 있었지만, 어느 것도 명확한 원인이 되지 못했다.

 

그러니 이 사건을 일으킨 부모는 어떤 심정이었을까. 언론에서는 가정교육이 잘못되었다고 단 한 줄이라도 기사 또는 방송을 내보내면 그 부모는 속절없이 죄인이 되어 전전긍긍할 수밖에 없다. 이 책을 쓴 수 클리볼드도 마찬가지였다.

 

이들은 자식을 괴물로 잘못 키운 죄인이 되었다. 자식을 잃은 슬픔을 치유할 겨를도 없이 왜 자신의 자식이 그렇게 되었는지 이해하려고 든다. 도대체 왜 내 자식이? 무슨 이유로? 답을 찾지 못한다. 아니 답은 없다.

 

수 클리볼드의 아들인 딜런은 집에서는 착한 아이였다고 한다. 세상 어느 부모에게 자신의 자식이 나쁜 아이이겠는가. 부모 말 잘 듣고, 다른 사람에게 해를 입히지 않는 그런 자식들 아니겠는가. 그런데 그런 자식이 어느날 살인자가 되어 자신들 앞에 나타난다.

 

부모들이 느낄 당혹, 절망감... 말로 표현할 수 없다. 수 클리볼드도 마찬가지다. 정신을 추스릴 수가 없다. 처음에는 믿지 않는다. 자신의 아들도 희생자일 뿐이라고... 그러다 처절한 진실을 깨닫기 시작한다.

 

어쩔 수 없이 살인에 가담한 것이 아니라 철저하게 계획한 살인에 자신의 아들이 가담한 것이라는 것을. 자신의 아들은 살인자라는 것을. 절망 끝에 서게 된다.

 

이육사의 '절정'의 한 부분을 떠올리게 된다. 수 클리볼드의 심정은 바로 이런 심정이었을 것이다.

 

'하늘도 그만 지쳐 끝난 고원 / 서릿발 칼날진 그곳에 서다 // 어데다 무릎을 꿇어야 하나 / 한 발 재겨 디딜 곳조차 없다' (이육사 '절정 2-3연)

 

절망의 끝. 그러나 엄마의 사랑은 아들을 감싸안는다. 아들이 살인을 저지른 것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살인을 저질렀음에도 자신의 아들임을 인정한다. 자신에게는 사랑스런 아들이었음을.

 

그렇다면 한 발 나아가야 한다. 수 클리볼드는 처절하게 아들과 지내온 날들을 되돌아본다. 어디서부터 잘못되었을까? 무엇이 잘못되었을까? 되돌아보면서 아들이 자신에게 수많은 신호를 보냈음을 파악하게 된다.

 

아들은 우울증을 앓고 있었고, 심한 절망에 빠져 있었다. 술도 마셨으며 총기를 구입하기도 했다. 그런데 그들은 까맣게 모르고 있었다. 아들과 대화를 잘했고, 아들은 착하게 살았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아들이 사건을 일으키기 몇 해전부터 사소한 사고를 일으키고는 했지만 이는 아들들이 커나가면서 겪게 되는 성장통이라고 생각했다. 어느 부모가 그렇게 생각하지 않겠는가. 부모는 우선 자식을 믿어주지 않는가. 게다가 폭력적인 가정교육을 방침으로 삼지 않는 부모라면 더더구나.

 

이들은 아들이 보내는 미세한 신호들을 놓치고, 결국 아들은 살인-자살을 감행하기에 이르른다. 사건이 벌어진 뒤 수 클리볼드는 이 사태에 대해 이해하려고 노력한다. 처절한 노력이다. 그리고 그 노력 끝에 이 책을 내기까지 한다.

 

피해자들에 대해서 용서를 구하고 그들의 마음이 치유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기본적으로 깔려 있고, 자기의 아들과 같은 일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이런 일이 특별한 아이, 특이한 가정에서 자란 아이에게만 일어나는 일이 아님을 명심하라고... 이런 일은 우리 모두에게 일어날 수 있다고.

 

그래서 아이들이 보내는 신호들을 잘 살펴야 한다고... 겉모습만으로 아이들을 판단하지 말라고.

 

콜럼바인 고등학교 총기난사 사건에 대해서 다시 생각하게 해주는 글이다. 마이클 무어 감독의 '볼링 포 콜럼바인'이라는 영화를 보고 미국의 총기 문제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있는데, 이 책은 총기문제보다는 아이를 어떻게 키우고 아이에게 어떻게 관심을 주어야 하는가에 더 중점을 두고 있다.

 

문제는 여기에 있다. 이 책을 읽으며 찜찜한 마음을 거두지 못하는 지점이 바로 여기다. 뇌에 문제가 있으면 사고를 치기 쉽다. 수 클리볼드는 이렇게 말한다. 그러나 뇌에 문제가 있어도 증상을 안다면 예방할 수 있다. 그것을 부모가 놓치지 말아야 한다. 즉 행동에는 유전보다는 환경이 더 중요할 수 있다는 것이다.

 

행동이 발현될 수 있는 환경, 그것을 만들지 말아야 한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이 책이 한 발 더 나아갔으면 했다. 미국의 총기 소지 자유에 대해 총기 규제를 해야 한다고 강력하게 주장하는 쪽으로 말이다. 물론 이 책에도 총기 소지 자유에 대해 비판적인 부분이 나오기는 한다.

 

하지만 쉽게 총을 소지할 수 있는 사회에서는 순간적인 분노가 총기 사고를 일으킬 수도 있고, 계획적인 총기 사고를 일으킬 개연성을 더 높이기 때문에 총기 난사 사건을 개인적인 뇌 문제, 심리 문제, 가정 문제로 국한시켜서는 안된다. 사회문제로까지 확대해야 한다. 그래야만 이런 사고를 방지할 수 있다.

 

아이들은 어디로 튈지 모르는 공과 같다. 그런 공이 잘못 튀어도 치명적이지 않은 환경을 만들 의무가 어른들에게 있지 않을까.

 

아이들을 잘 살피고, 대화를 꾸준히 하며, 그들의 뇌건강도 보살펴야 하고, 또 사회적인 환경 변화도 이끌어야 하니, 부모 노릇하기 참 어렵다. 하지만 부모로 살아간다는 것, 그것은 세상에서 가장 무거운 책임을 지고 가야 한다는 것이니 어쩔 수 없다.

 

부모들이 해야만 할 일이다. 그래야만 이런 비극이 일어나지 않을 수 있다. 수 클리볼드는 이 책을 통해서 다시는 이런 비극이 일어나지 않도록 자신의 고통을 우리에게 보여주고 있다. 우리는 이 고통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

 

비록 총기난사 사건 같은 일은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일어나지 않았지만 우리나라도 학교폭력을 행사하는 아이들, 학교폭력으로 고통받는 아이들이 있으니 이 책을 꼼꼼하게 읽고 생각할 필요가 있다.

 

부모로 살아가기 정말 힘들다. 하지만 부모로 살아가야 하기 때문에 더 관심을 갖고 읽어야 할 책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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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CSI - 치밀한 범죄자를 추적하는 한국형 과학수사의 모든 것
표창원.유제설 지음 / 북라이프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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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 없는 사회, 우리가 꿈꾸는 사회일 것이다. 특히나 사람에게 상해를 입히는 범죄는 일어나지 않아야 한다. 그럼에도 해마다 많은 상해, 살해 사건이 벌어지고 있으니... 세상 참 살아가기 힘들다.

 

이런 사건이 일어나면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 범인은 반드시 잡힌다는 인식이 사회적으로 박혀 있어야 범죄가 조금이라도 줄 수 있다.

 

완전 범죄는 없다. 이것이 경찰들이 지닌 자세다. 완전 범죄가 없도록 하기 위해서는 철저한 수사가 이루어져야 한다. 철저한 수사를 통해 억울한 사람이 단 한 사람도 나오지 않도록 해야 한다.

 

이러한 수사를 하는 경찰들을 과학수사대라고 할 수 있다. 미국 드라마 CSI로 유명해진 과학수사. 우리나라는 예전에는 범인의 자백에 의존하는 수사를 많이 했는데, 이제는 용의자의 자백만으로는 그를 처벌하기가 쉽지 않아졌다.

 

그만큼 시민들의 의식이 성숙했고, 또 법에 대한 인식도 높아졌기 때문이다. 이 책은 범죄수사에 대해서 기초부터 점더 정밀한 부분까지 잘 설명해주고 있다.

 

그래서 범죄수사를 어떻게 하는지 알 수 있게 된다. 또한 그런 일이 벌어지면 안 되겠지만 사건이 벌어졌을 때 현장을 어떻게 보존해야 하는지도 일반인들이 알 수 있게 해주고 있다.

 

현장 감식부터 시작하여 지문, DNA, 혈흔 형태 분석, 미세 증거, 검시, 화재 감식으로 나누어 설명해 주고 있으며, 우리나라에서 이런 분야의 전문가라고 할 수 있는 사람들과 한 대답도 실어 놓고 있다.

 

여기에 과학수사를 이끌게 된 유명한 실패 사건들에 대해서도 우리에게 알려주고 있기에 앞으로도 더 치밀하고 정밀한 과학 수사가 이루어져야 함을 생각하게 해주고 있다.

 

사건은 일어나지 않을수록 좋다. 그러나 일어난다면 누구도 억울하지 않도록 철저히 수사해서 범인을 검거해야 한다. 그것을 맡고 있는 사람들, 그들이 바로 과학수사대다.

 

경찰을 지망하는 사람들, 또는 과학수사에 대해 관심 있는 사람들, 읽으면 도움이 많이 될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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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은 침묵하지 않는다 - 히틀러에 맞선 소년 레지스탕스 생각하는 돌 15
필립 후즈 지음, 박여영 옮김, 용혜인 해제 / 돌베개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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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견고한 벽이라고 해도 작은 틈으로 인해 무너질 수 있다. 제3제국이라는 독일 나치의 지배가 영원할 것 같지만, 이들의 지배는 작은 저항으로부터 구멍이 생기기 시작한다.

 

작은 저항, 계산하지 않는 저항, 이것은 소년들, 청소년들에게서 나온다. 이 책은 바로 덴마크 얘기다. 덴마크 정부가 힘없이 독일에 굴복했을 때, 독일을 받아들였을 때, 이웃인 노르웨이는 독일에 저항한다. 수많은 희생을 내면서도 나치즘에 굴복하지 않겠다고 작은 나라가 저항을 하는 모습을 본 덴마크 소년들은 부끄러움을 느낀다.

 

무어라도 해야 하지 않을까?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총을 들고 군인이 되지 않아도 독일에 저항하는 방법이 있지 않을까? 이들은 가만히 있으면 안 된다고, 행동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뜻을 같이 하는 친구들이 모여 자신들이 할 수 있는 일을 한다. 독일군으로부터 총을 훔친다든지, 독일 군용차량을 훼손한다든지 하는 일부터 한다. 이들은 처칠 클럽이라는 이름으로 저항을 했는데, 이는 영국이 독일에 굴복하지 않았고, 이런 영국을 이끄는 수상이 처칠이기 때문에 붙인 이름이다.

 

이렇게 이들은 독일에 저항을 하는데, 이들의 일이 독일군으로부터 벗어날 수는 없다. 어느날 이들은 체포된다. 자신들의 조국 덴마크에서.

 

이것이 덴마크 사람들의 가슴에 불을 지핀다. 소년들이 독일에 자신들이 할 수 있는 방법으로 저항을 하고 있는데 어른인 우리들은 무얼하고 있었나, 또 같은 소년들도 나는 무엇을 하고 있었나 하는 반성을 한다.

 

덴마크 사람들, 이제는 저항에 나선다. 독일에 굴복하지 않는다. 유일하게 독일과 맞서 싸우고 있던 유럽국가, 영국이 이들을 돕기 위해 나선다.

 

먼저 불을 지폈던 소년들은 감옥에 있다가 한 사람 한 사람 출소를 하고, 자신들의 삶으로 돌아간다. 그렇다고 이들은 저항을 하지 않았던 과거로 돌아갈 수는 없다. 이들은 이미 한 발 내디뎠기 때문이다.

 

그렇게 덴마크는 독일에 저항을 하고, 독일은 결국 항복을 하고 만다. 덴마크에서도 과거 청산 작업이 이루어지고, 이들은 자신들의 일상으로 돌아가는데...

 

후기에 이들이 어떻게 살았는지 간략하게 정리하고 있는데...

 

비록 크게 활약을 하지 않았더라도 굴복하지 않고 저항했던 이들의 불씨가 덴마크 사람들에게 자랑으로 남아 있게 되었다고 할 수 있다.

 

그만큼 불의가 판칠 때 그 불의에 굴복하지 않는 누군가가 있어야 함을 이 책을 통해 알 수 있게 된다. 아무리 어두워도 누군가는 불을 밝히려 한다는 사실.

 

덴마크에서 청년들이 레지스탕스 활동을 한 것과 같이 우리도 일제시대에 수많은 청년들이 이런 활동들을 했다. 비록 우리나라 광복이 미국을 비롯한 연합국에 의해 이루어졌다고 해도, 해방이 되기까지 끊임없이 저항했던 우리 민족의 저항을 빠뜨려서는 안된다.

 

그것을 되살리고 기억한다면 우리 역사 역시 부끄럽지 않음을 알 수 있는데... 어른들은 쉽게 현실에 굴복하기도 한다. 그러나 소년들은, 순수한 소년들은 쉽게 굴복하지 않는다. 이들은 자신들이 말해야 할 때, 행동해야 할 때 움직인다.

 

그래서 이 책 제목 "소년은 침묵하지 않는다"처럼, 이런 소년들은 어둠 속에서도 불을 밝히는 존재가 된다. 부끄럽지 않은 역사가 되게 한다.

 

덴마크에서 이런 '처칠 클럽'의 저항이 있었다면, 독일에서도 '백장미단'- 잉게 숄, 아무도 미워하지 않는 자의 죽음 -과 같은 저항이 있었음을, 남녀를 불문하고 젊은이들이 불의에 저항하는 역사가 끊이지 않았음을 이 책을 통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다.

 

학생들, 청소년(청소녀)들에게 정치에 관심을 가지지 말고 공부만 하라고 하는 어른들이 있는데, 이 책을 보라. 과연 그런 말을 해야 하나? 정치는, 사회문제는 누구나 관심을 갖고 참여해야 하는 문제다. 그래야 사회가, 세상이 변할 수 있다.

 

오히려 세상의 변화는 젊은이들에게서 올 수 있음을 이 책은 잘 보여주고 있다. 권위에 굴복하지 않고 또 권위에 현혹되지 않고 '임금님이 벌거벗었다'고 말하는 어린이가 진실을 알려주듯이, 그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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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파일러 표창원의 사건 추적 - 한국 사회를 뒤흔든 희대의 사건을 파헤치다
표창원 지음 / 지식의숲(넥서스)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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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사건들이 일어나지 않으면 좋으련만, 참 읽기에 거북한 사건들이 많다. 그러나 사건들이 일어나면 해결해야만 한다. 해결하지 않고 미제 사건으로 남겨두면 더 큰 비극이 지속되기 때문이다.

 

사건이 해결되는데 큰 기여를 하는 사람들이 파로 프로파일러다. 이들은 사건분석가라고 할 수 있는데, 작고 적은 단서를 가지고서도 범죄자를 추적하는 사람들이다.

 

표창원은 현재 우리나라 국회의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하지만 그는 우리나라 최초의 프로파일러라는 이름도 지니고 있다. 범죄수사학에서는 꽤 알려진 사람이다.

 

그런 그가 우리나라에서 벌어진 여러 사건들에 대해서 알려주고 있다. 사건 추적이라고 하기보다는 사건 설명이라고 하는 편이 더 좋은데...

 

어떻게 사건을 해결해 갔는지를 잘 설명해주고 있다. 성폭행으로 후유증으로 인한 범죄부터 시작하여 사기 사건까지 많은 사건을 다루고 있는데, 이 책을 읽으며 우선적으로 생각할 것은 범죄의 책임을 개인에게만 전가할 수 없다는 거다.

 

생물학적으로, 또 유전학적으로 어떤 유형이 범죄를 저지르는가를 따지기보다는 어떤 환경이 범죄를 쉽게 저지를 수 있게 하는가, 어떻게 해야 재범을 막을 수 있는가를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범죄자에게 초점을 맞추는 것도 중요하지만 범죄의 피해자에게도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는 것... 피해자들이 그 상처를 이겨낼 수 있는 사회적 제도를 마련해야 함을 이 책 곳곳에서 주장하고 있다.

 

범죄자를 어떻게 검거하고 처벌할 것인가도 중요하지만 이런 범죄가 어떻게 하면 일어나지 않게 할 수 있을까와 이미 일어난 범죄 피해에 대해 어떻게 해야 피해자들이 상처를 극복하고 사회 생활을 지속해 나갈 수 있을 것인가를 고민하고, 그런 제도를 만들어야 함을 우리가 인식하도록 하고 있다.

 

사건이 일어나지 않으면 가장 좋지만, 이미 일어난 사건은 최선을 다해서 해결해야 한다. 그것이 바로 프로파일러들이 하는 일이다. 이들로 인하여 해결이 안 될 것 같았던 사건들이 나중에라도 해결이 된 경우가 있으니 다행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에서 언급한 사건들 중에 이태원 살인사건 같은 경우는 이 책이 발간되고 난 뒤에 주범으로 지목된 패터슨이 우리나라로 송환되었으며 재판을 받아 징역 20년 형이 최종적으로 선고되었음을 밝힐 수 있어서 다행이다.

 

그러나 여전히 '제주도 여교사 살인 사건' 같은 경우는 해결되지 않고 있으니... 이 사건들도 프로파일러와 경찰들의 노력으로 해결되길 바란다.

 

공동체가 와해되고 있는 것이 지금 우리나라의 현실이다. 공동체가 와해될수록 묻지마 범죄가 일어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할 수 있는데... 우리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서로가 서로를 신뢰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것 아닐까 한다.

 

신뢰가 있는 사회에서는 범죄는 쉽게 일어나지 않는다. 왜냐하면 서로가 서로를 믿고 돕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도 단순히 사건을 추적하는 것이 아니라 이런 사건이 일어나지 않도록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그런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 지금까지 일어났던 사건들을 추적하고 설명한 이러한 글들을 참조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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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장소, 환대 현대의 지성 159
김현경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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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장소, 환대"가 제목이다. 사람은 홀로가 아니라 더불어 특정한 공간에서 특정한 시간을 살아간다. 이곳이 바로 장소다. 단순한 공간을 넘어 관계가 이루어지는 곳이라는 의미로 장소라는 말을 사용한다.

 

이 장소에서 사람들은 주체로서 서로 관계를 맺는다. 장소에서 주체가 되지 못하는 사람은 사람다움을 잃은, 그래서 자신의 권리를 주장하지 못하는 존재가 된다. 이들은 같은 공간에 살고 있더라도 같은 장소에서 살아가고 있다고 말하기 힘든 존재이다.

 

여기서 환대라는 말이 등장한다. 상대를 자신과 동등한 존재로 인정하고 그에게 장소를 제공하는 것, 그것이 바로 환대다. 이런 환대는 장소 속에서 사람과 사람이 관계맺는데 필수요소가 된다.

 

환대가 없으면 서로를 이용해야 하는 존재 또는 종속된 존재, 추방해야 하는 존재로 보게 된다. 환대 없이 진정한 공동체가 이루어지지 않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그렇다면 우리가 사회를 파악하는데 있어서 이 환대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환대를 한다는 것은 상대를 사람으로 인정한다는 것이고, 그에게 장소를 제공한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 있는 사람들이 주체로서 서로 관계를 맺고 있는가를 살펴보는데 이 환대를 적용해 보면 된다.

 

'환대란 타자를 도덕적 공동체로 초대하는 행위이다. 환대에 의하여 타자는 비로소 도덕적인 것 안으로 들어오며, 도덕적인 언어의 영향 아래 놓이게 된다. 사회를 만드는 것은 규범이나 제도가 아니라 바로 환대이다.' (242쪽)

 

'절대적 환대가 타자의 영토에 유폐되어 자신의 존재를 부인당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의 손길을 뻗치는 일, 그들을 인지하고 인정하는 일, 그들에게 '절대적으로' 자리를 주는 일. 즉 무차별적이고 무조건적으로 사회 안에 빼앗길 수 없는 자리/장소를 마련해주는 일이라면, 우리는 그러한 환대가 필요하며 또 가능하다고 말할 수 있다.  ...... 환대는 공공성을 창출하는 것이다.' (204쪽)

 

저자는 이렇게 환대를 이야기하고 있다. 환대란 바로 상대를 사람으로 인정하는 것이고, 그에게 어떤 대가를 바라지 않고 장소를 제공하는 것이다. 그런 환대가 잘 이루어지는 사회가 좋은 사회이고, 그것이 바로 공동체라고 할 수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우리 사회는 어떤가? 우선 외국인 노동자들의 경우를 보면 우리는 그들을 환대하고 있지 않다. 그들에게 우리는 어떤 선을 긋고 그들이 그 선을 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그들과 우리는 다름을 의식적, 무의식적으로 인정하고 행동하고 있다.

 

단지 외국인 노동자들만이 아니다. 우리 사회에서 약자에 해당하는 사람, 소수자에 해당하는 사람에 대해서도 우리는 환대를 하고 있지 않다. 그들을 끊임없이 배제하고 있다.

 

이런 사회는 건강한 사회가 아니다. 공공성을 창출하지 못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 이런 문제점에 대해서 이 책에서는 여러 근거를 들어 비판하고 있다.

 

하나의 공간이 사람들이 관계를 이루며 살아가는 공동체인 장소가 되기 위해서는 환대가 필요하다. 환대, 그것은 조건 없는 행위이다. 이런 환대들이 우리 사회에 더 퍼져나가야 한다.

 

왜 환대가 필요한지 저자는 이 책을 통해서 잘 보여주고 있다. 여전히 우리 사회는 통합이 되지 않고 있다. 통합으로 가는 여러 논쟁들은 필요하다. 그러나 그 논쟁이 상대를 배척하고 몰아내는, 자신들의 장소에서 쫓아내는 그런 논쟁이 아니라, 서로가 같은 장소에서 살아가고 있음을 인정하는 그런 논쟁이었으면 좋겠다.

 

공동체는 개인의 영역을 모두 버리는 것이 아니라고 했다. 오히려 공동체는 개인의 영역을 인정하고 지켜주는, 그런 개인들의 영역들이 서로 공존하는 장소라고 할 수 있다고 한다. 이렇게 만드는데 환대가 작용한다.

 

우리 사회 역시 그렇게 가도록 해야한다는 생각이 들게 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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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0-30 09:3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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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0-30 09:5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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