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중국! - 중국학자 아빠가 딸에게 들려주는 중국 이야기 보리 청소년 교양 문고 1
김희교 지음 / 보리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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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안다고 생각했는데 이 책을 읽으니, 내가 알고 있는 중국은 언론에서 이야기한 중국에서 한발짝도 벗어나지 않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중국을 바라보는 시각도 있구나.


그동안 매우 편향된 중국 이야기만 듣고 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안경을 나역시 끼고 있었으면서 그것을 알지도 못하고 지냈구나 하는 생각.


다른 관점에서 쓴 글이나 이야기를 듣고, 사실을 확인하려는 노력을 했어야 하는데, 마치 남의 일처럼 그냥 다른 사람들이 하는 이야기만 받아들이고 있지 않았나 하는 반성을 하게 하는 책이다. 그렇다고 이 책에 나와 있는 내용을 모두 받아들이라는 얘기는 아니다.


이 책에서도 누차 이야기하지만 자신은 이런 관점으로 중국을 바라본다고, 기존에 중국에 대한 이야기들이 한쪽에 치우쳐 있다고 알려주고, 그들과 다른 중국의 모습을 이야기하는 역할을 한다고 하니, 이렇게 다른 관점의 내용을 읽고 자신만의 관점을 만들어가야 한다.


하지만 이 말은 가슴에 와닿는다. 우리가 그동안 중국을 바라보았던 관점.


  우리에게 중국을 볼 때 쓰는 특수한 안경이 있다. 한국에 사는 사람들 대부분이 중국을 볼 때 그 안경을 낀다. 그 안경에는 대략 세 가지 렌즈가 있다.

  하나는 노란색이다. 서양 사람들이 중국을 볼 때 써 온 그 안경이다. 중국인을 일종의 미개인으로 보는 시각. 19세기에 미국에 널리 퍼졌던, 이른바 황화론이다. 

  다른 하나는 빨간색이다. 중국인을 붉은 마오쩌둥의 후예로 여기는 렌즈. 중국을 사회주의로만 바라보는 렌즈. 그 속에는 사회주의는 무조건 나쁘다, 없애야 한다는 생각이 숨어 있다.

  마지막 하나는 검은색이다. 중국이 부상하면서 등장했다. 중국이 힘을 쥐는 세상에 대한 공포가 깔려 있다. (42쪽)


자, 나는 어떤 안경을 쓰고 있었나? 이 안경들을 어쩌면 겹쳐서 쓰고 있지 않았나? 발전해 가는 중국에 경외감을 느끼면서도 어떤 위협감을 느끼고 있지 않았나, 그러면서도 중국은 무질서한 나라라는, 또는 아직 우리나라를 따라오려면 멀었다는 생각도, 또 사회주의라면서 무슨 빈부격차가 저리 심한가 하는 생각도.. 이렇게 많은 렌즈를 돌아가면서 또는 한꺼번에 끼고 중국을 보지 않았나 싶다.


내 필요한 안경을 그때그때 찾아서 쓰고 중국을 판단하고, 그에 맞는 이야기들을 취사선택해서 듣지는 않았는지 반성하게 만든 책이다.


다양한 사건들에 대해서 중국의 관점에서 파악해야 한다고, 그 관점에서 해석하면 어떻게 판단될 수 있는지를 '방공식별구역과 동북공정'에서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그동안 다른 매체에서는 잘 만날 수 없었던 방공식별구역, 동북공정에 대한 다른 관점을 이 책에서 만날 수 있다. 그것이 바로 검은색 안경을 쓰고 중국을 바라보는 관점이었다는 주장을... 논란이 많은 이 문제에 관해서는 다양한 관점에서 쓴 글들을 읽어보아야 한다. 


그러니 사람도 하나로 판단할 수 없는데, 하물며 나라는 어떻겠는가. 그것도 작은 나라도 아니고 50여개가 넘는 소수민족이 함께 살고 있는, 영토로도 세계에서 손꼽을 정도로 넓은 나라를 단일하게 파악할 수는 없다.


이렇게 딸에게 편지를 쓰는 형식으로 그동안 중국에 대해서 일방적으로 전달되었던 내용들에 그동안 중국학을 한 학자답게 자신의 생각을 설명하고 있어서, 내가 알고 있던 것에 대해서 의문을 지니게 한다. 다시 질문을 하게 한다. 그것이 과연 중국을 제대로 설명하고 있는가 하는.


제목만 보면 "안녕? 중국!"이라는 말에서 가볍게 읽을 수 있겠단 생각이 들지만, 내용은 전혀 그렇지 않다. 역사적 지식도 있어야 하지만, 자신만의 세계관을 확립해야 하고, 다른 사람들의 의견에 흔들리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로까지 나아가고 있어서, 읽으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책이다.


무엇보다도 중국과 평화롭게 공존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말에 공감한다. 우리는 중국과 대결해서 얻을 게 별로 없다. 현명한 정치인들이라면 중국과 공생하는 방법으로 외교관계를 맺어야 할 것이고, 정치인들이 그렇게 하게 하기 위해서는 우리들 모두가 중국을 제대로 알고, 중국과 평화롭게 지내 우리가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도록 압력을 가할 수 있어야 한다.


정치인은 우리를 대변하고 있으니, 지금까지 중국과 갈등 국면을 만들어갔던 정치인들은 바로 우리들이 잘못 알고 있던 관점을 외교관계로 확장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니 우리 자신이 중국에 대한 바른 관점, 즉 색안경을 벗고 맨눈으로 제대로 보고 행동하면 정치인들 역시 그렇게 외교관계를 맺으려 노력할 것이다. 


저자가 마지막 부분에서 한 말 마음에 새겨두고 싶다.


'우리가 지속 가능한 민주주의와 동북아시아의 평화, 더불어 잘 사는 세상을 바란다면 그런 세계관을 가진 사람들이 다수가 되어야 한다.' (328쪽)

'모든 혁명적 변화는 한 사람의 변화와 선택에서부터 시작되는 거란다. 심지어 국가 간의 관계조차 한 사람 한 사람의 힘이 모여 결정된다. 그것이 근대의 특질이다.' (328쪽)


그렇다. 우리가 평화롭게 지내기 위해서는 중국에 대해서 제대로 된 관점을 지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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