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읽는수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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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월의 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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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가

먼저 달려드는

산자락 아래 집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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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낮에도

불을 끄지 못하는

여자가 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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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의 눈 밑에 난

작고 새카만 점에서

나도 한 일 년은 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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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럿이 같이 앉아

울 수도 있을

너른 마당이 있던 집

​

나는 그곳에서

유월이 오도록

꽃잎 같은 책장만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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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략과 주름과 유목과 노을의

페이지마다 침을 묻혔다

​

저녁이 되면

그 집의 불빛은

여자의 눈 밑 점처럼 돋아나고

​

새로 자란 명아주 잎들 위로

웃비가 내리다 가기도 했다

​

먼 능선 위를 나는 새들도

제 눈 속 가득찬 물기들을

그 빛을 보며 말려갔겠다

​

책장을 덮어도

눈이 자꾸 부시던

유월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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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 시인의 시 '유월의 독서'다. 마침 비가 내렸다. 싱그러움이 가득한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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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읽는 하루'는 전남 곡성의 작은 마을 안에 있는 찻집 #또가원 에 놓인 칠판에 매주 수요일에 올려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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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성 #곡성카페 #농가찻집 #곡성여행 #섬진강 #기차마을 #구례통밀천연발효빵 #들깨치아바타 #곡성천연발효빵

전남 곡성군 오산면 연화길 5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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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으로 파고드는 햇살이 생명을 키우듯 지금은 시우時雨, 때맞춰 내리는 비가 필요한 시간이다. 숲에 햇볕이 쏟아지듯 흐린 하늘에서 한바탕 비를 쏟고 나면 다시 환한 햇살 만날 수 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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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위는 그 다음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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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자난초'

먼데서 오는 꽃소식이라도 마음을 언제나 반갑다. 볼 수 있을지 없을지는 알 수 없지만 꽃 피었다는 소식에 만나러 갈 생각만으로도 설렌다. 시간을 내고 찾아갈 수 있다는 것, 지금 내가 누리는 이 행복 또한 꽃이 준 선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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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길가 나무 밑에 있지만 볕이 드는 순간 유난히 빛나는 꽃이다. 꽃대에 많은 꽃을 달았고 그 하나하나가 모두 빛을 발하고 있다. 녹색 꽃대와 황갈색 꽃, 하얀 꽃술이 어우러진 모습이 매력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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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감자난초일까. 둥근 알뿌리가 감자를 빼닮아서 감자난초라고 한단다. 감자라는 다소 투박한 이름과 어울리지 않지만 그 이름 때문에 더 기억되기도 한다. 크기와 색으로 쉽게 알아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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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 속에서 만나는 꽃들은 모두가 숲의 요정이 아닐까 싶다. 있을 곳에 있으면서 그곳에서 빛나는 모습이라야 더 의미가 있을 것이다. 꽃말이 '숲속의 요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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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시우행 2023-06-20 05: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눈요기합니다.ㅎㅎ
 

미스김라일락

꽃보러 간다며 나선 길이었다. 국도를 빠르지 않은 속도로 지나가다 언듯 눈에 들어 온 꽃이 있었다. 돌아오는 길에 확인하기 위해 위치를 기억해 두었다. 돌아와 차를 세우고 확인해 보니 만개한 미스김라일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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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특한 이름의 미스김라일락은 라일락과 같은 수수꽃다리속에 속한다. 미국 군정시절 미국 군정청 소속 식물 채집가 엘윈 M. 미더가 도봉산에서 자라고 있던 털개회나무의 종자를 채취하여 미국으로 가져가 개량하였다. 그 당시 식물자료 정리를 도왔던 한국인 타이피스트 김(kim) 씨의 성을 따서 ‘미스김 라일락'이라는 이름을 붙였다고 한다. 1970년 대 우리나라에 수입되어 정원식물로 심기 시작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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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김라일락은 꽃봉오리가 맺힐 때는 진보라색이다가 점점 연보라색으로 만개할 때는 하얀색으로 변한다. 짙은 향을 내며 꽃은 라일락에 비해 자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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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는 차 안에서도 분명하게 알아볼 수 있을 정도로 하얗게 빛나고 있다. 나비 한마리 날아오더니 팔랑거리며 여기저기를 탐한다. 이쁜 모습을 찾는 나와 무엇이 다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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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사꽃

무릉의 신선이 보낸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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寄雙溪齊桃花洞 기쌍계제도화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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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嶽攢靑矗幾層 북악찬청촉기층

雙溪流水碧澄澄 쌍계유수벽징징

桃花萬樹紅如海 도화만수홍여해

未必桃源在武陵 미필도원재무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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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계재의 도화동에 부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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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악산 푸른 봉우리 몇 층으로 솟았는가?

쌍계에 흐르는 물은 맑디맑아 푸르네.

일만 그루 복사꽃이 바다처럼 붉으니

도원이 무릉에만 있는 게 아니로다.

-서거정, '사가시집' 권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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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 보면 반할 꽃시(성범중ㆍ안순태ㆍ노경희, 태학사)에 열세 번째로 등장하는 서거정(徐居正,1420∼1488)의 시 "寄雙溪齊桃花洞 기쌍계제도화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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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서는 동양에서 복사꽃에 대한 이미지를 두가지 상반된 이중성을 보여준다고 한다. 필 때는 모두 꽃구경을 갔으면서도 화려하게 핀 꽃이 너무 흔해서 천시하는 태도가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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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복사꽃은 안평대군의 꿈을 그렸다는 안견의 그림 "몽유도원도"가 강한 인상으로 남아있다. 동양에서 도화원이나 도원경의 이상향에 등장하는 복숭아꽃의 그 이미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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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슷한 느낌을 받았던 곳이 있다. 이곳에서 가까운 어느 시골 골짜기에는 복숭아나무가 천지다. 경사면을 이룬 그곳에 복숭아꽃이 필 때면 많이 이들이 찾아 도원경을 감상하곤 한다. 나도 매년 찾아가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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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뜰에도 복숭아 나무를 심었다. 첫 열매가 열리고 신기해하다가 익은 제법 많은 복숭아를 따서 아주 달콤하게 먹었다. 그 처음을 끝으로 다시는 맛을 볼 수 없었다. 매년 벌레를 이기지 못하여 그냥 꽃만 보고 만다. 열매보다 꽃이다라며 스스로를 위로 하지만 첫 수확 때의 그 맛을 잊지 못하고 있다. 첫 복숭아나무는 죽었고 다시 심은 나무에 올해도 제법 많은 열매가 달려 있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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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 보면 반할 꽃시', 이 책에 등장하는 꽃시를 따라가며 매주 한가지 꽃으로 내가 찍은 꽃 사진과 함께 꽃에 대한 내 나름의 이야기를 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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