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관령에 오시려거든
김인자 지음 / 푸른영토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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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관령 바람의 빛과 온도

책을 만나는 통로는 다양하다. 동네 서점에서 인터넷 서점으로, 추천에서 찾아보기로, 꼬리를 무는 책과 책사이로 거기에다 sns의 화면을 통해서 알게 되는 것을 추가한다. 어쩌면 요사이 주요한 통로는 오히려 sns로 그 중심이 옮겨온 것일지도 모르겠다. 페이스북에 꾸준히 글을 올리며 독자들과 소통하는 한 작가의 책 역시 그런 경로를 통해 알게 된 것이다.

 

Ji Won Kim이라는 이름으로 페이스북에서 만난 김인자이 ‘대관령에 오시려거든’이 바로 그 책이다. 이 책은 저자가 페이스북에 ‘대관령 통신’이라는 제목으로 올린 글들의 모음이다. 제법 많은 이들이 공감하며 좋아했던 글들이라서 종이책으로 다시 읽은 새로움을 만난다.

 

대관령 통신은 저자가 대관령에 거처를 마련하고 반 도시 반 농촌의 삶을 시작한 이후 대관령의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동안 깨달게 된 다양한 이야기들이 글의 주제가 되었다. 그러하기에 자연의 변화를 따라가는 형식으로 봄부터 겨울까지 시간의 흐름에 중점을 둔 짜임새로 엮어졌다. 하지만 저자는 이 이야기가 귀농일기는 아니라고 이야기한다. “사정상 반 도시 반 농촌 생활을 하며 여행하고 글 쓰는 사람으로써의 대관령의 이국적인 자연과 삶을 기록한 글로 앞부분에는 사계를 다뤘고 뒤에는 연가(戀歌)로 채웠다.”고 설명하고 있다.

 

하여, 계절의 특징적인 이미지를 스스로 체득한 경험을 바탕으로 깊이 있는 사고의 과정을 거친 이야기들이 담겼다. 저자가 계절을 만나는 방식은 여느 사람들과 큰 차이를 보이지는 않는다. 보다 근본적인 차이는 계절의 변화를 통해 누구나 느낄 수 있는 감정의 변화로부터 시작하지만 저자의 시각을 통한 계절이 주는 성찰의 결과는 사뭇 달라짐을 느끼게 한다.

 

이는 외부로부터 받아들이는 변화는 어떤 숙성의 과정을 거쳤느냐에 따라 결과가 사뭇 달라지듯 저자의 성찰의 깊이를 알 수 있는 글들이 대부분이다. 하여 짧은 한 페이지를 넘기는 시간이 제법 오래 걸린다. 그만큼 되새겨야 할 이야기들로 넘쳐난다는 이야기가 된다.

 

저자가 자연과 스스로를 돌아본 성찰의 결과가 확실히 달라져 보이는 부분은 ‘사랑, 그 미완의 문장’과‘너에게 간다는 말’에 담긴 이야기들이다. 스스로와 세상을 보는 저자의 깊이 있는 시각은 지극정성으로 스스로를 돌보며 사랑한 결과물로 보인다.

 

"세상에 옷은 널려있지만 자신에게 딱 맞는 옷은 드물다. 나는 수년을 아끼고 애용해 내 몸에 딱 맞는 옷 하나가 대관령에서 보내는 시간이란 걸 의심하지 않는다."

 

누구든 일상이 꿈과 직결되는 사람은 드물 것이다. 하여, 꿈은 현실을 살아가는 힘이 되기도 하지만 때론 자신의 삶을 구속하는 장애물이 되기도 한다. 스스로에게 잘 맞는 옷을 입는 것이 그래서 중요한 것이다.꿈과 현실 속에서 현실에 방점을 둘 때 저자처럼 자신에게 잘 맞는 옷이 입고 아주 단순한 삶을 즐길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저자가 보내는 ‘대관령 통신’은 독자들로 하여금 자신의 가슴에 담긴 세상이 어떤 빛과 온도를 가졌는가를 돌아보게 만드는 힘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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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를 가둔다.

생명을 품고 있는 대지 위에 물을 담아 또다른 생명을 꿈꾼다. 본격적인 한해 농사 시작임을 알리는 못자리에 물을 가뒀다.


소금쟁이, 물방개 물 위 아래를 활개치는 때가 된 것이다. 

대지에 비 스미듯 봄은 그렇게 가슴에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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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동백나무"
꼭 한번은 보고 싶었다. 때죽나무 꽃필때면 어김없이 생각나는 나무다. 쪽동백 피었다는 소리를 들으면 열병을 앓듯 가슴앓이를 한다. 이곳엔 없는줄로만 여기고 먼 곳에서 전해지는 소식에 목맨다는 것을 쪽동백 너도 아는 것이리라. 꽃을 보고 잎도 보고 수피까지 만져본다. 나무를 만나는 나의 방식이다. 드디어 첫 눈맞춤 했다.


한국·일본 원산이며 산지의 계곡에서 주로 자라는 잎지는 큰키나무로 줄기가 하나 또는 몇 개씩 올라오며 가지가 옆으로 많이 벌어져 위가 둥글어진다.


꽃은 5~6월에 새로 나는 햇가지에 흰색으로 핀다. 같은 길이로 어긋나게 갈라진 꽃대가 나와 가지 끝에서 모여 핀다. 꽃모양이 비슷한 때죽나무보다 잎이 크고 꽃차례가 길며 꽃이 많이 달린다.


쪽동백나무라는 가지가 쪽쪽 벗겨지고 동백기름처럼 쓴다고 붙여진 이름이며 지방에 따라 정나무, 산아즈까리나무, 개동백나무, 왕때죽나무라고도 한다.


꽃도 곱고 이쁘며 향기까지 좋지만 애써 자신을 드러내지 않음에 '겸손'이라는 꽃말을 붙였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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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밤 그리고 비'

봄 탓으로 분주했던 마음 쉬라는 듯

짧은 봄 밤, 내리는 비도 숨죽여 오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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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동나무'
지나가던길 기어이 차를 돌려서 보고야 만다. 언제부턴가 버릇처럼 눈에 들어오는 식물을 보면 하는 일이다. 피치못할 사정이면 다음에 다시 그 자리를 찾는다.


높은 가지에 피는 꽃이라 멀리서만 보다가 눈높이에 핀 오동나무꽃을 만났다. 어찌나 반가운지 이 나무와 꽃을 보면 선조들이 만들었던 현악기를 떠올리며 악기하는 딸아이를 생각하게 한다.


한국 특산종으로 낙엽지는 큰키나무다. 사람사는 곳 가까이 심는다. 빠르게 자라며 쓰임새가 다양한 나무로 사랑받았다.


꽃은 5∼6월에 보라색으로 피고 가지 끝의 모여 달린다. 갈래조각은 달걀 모양으로 길며 끝이 뾰족하고 서기도 하고 퍼지기도 하며 양 면에 잔털이 있다.


오동나무의 목재는 나뭇결이 아름다우며 재질이 부드럽고 습기와 불에 잘 견디며, 가벼우면서도 마찰에 강해 가구를 만드는 좋은 재료이다. 또한 목재가 소리를 전달하는 성질이 있어 거문고·비파·가야금 같은 악기를 만드는 데에도 쓴다.


'오동은 천년이 지나도 가락을 잃지 않고, 매화는 일생 추워도 향기를 팔지 않는다'고 했던가 오동은 '고상'이라는 꽃말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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