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박
여리디 여린 것이 다른 것에 의지해 무성하게 번진다. 꽃의 크기가 곧 열매 크기를 결정하는지 크기가 비슷하다. 앙증맞은 것이 손에 쥐고 심심풀이 장난감 삼아도 좋겠다.
애달아 하지 않고 때를 기다려야 한다고 속삭여주는 듯 때가 되니 꽃과 열매를 한꺼번에 보여준다. 이렇듯 식물은 내게 벗이자 스승이다.
'새박'은 강뚝이나 물가의 풀밭에 자라는 덩굴성 한해살이풀이다. 줄기는 가늘고 길다. 잎은 어긋나며, 덩굴손이 마주난다.
들이지 않았는데도 뜰에 들어와 이곳저곳에서 별처럼 꽃을 피우더니 많은 열매를 맺었다. 실처럼 가느다란 줄기는 금방 끊어질듯 보이지만 여간 질긴게 아니다. 다 살아가는 힘은 스스로 갖고 태어나는 것을 다시 알게 된다.
'새알처럼 생긴 박'이라는 뜻에서 새박이라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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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느리밑씻개
무엇이든 만들어지는 당시의 시대를 반영하지 않는 것은 없다. 며느리배꼽, 며느리밑씻개, 며느리밥풀 처럼 식물 이름에 며느리가 들어가는 것 역시 마찬가지다. 남자중심의 가부장적 사회에서 고부간의 갈등의 산물이 아닌가 싶다.
그늘진 숲 가장자리에 연분홍 색으로 곱게도 핀다. 꽃의 끝 부분은 적색으로 줄기나 가지 꼭대기에 달린다. 줄기에 억쎈 가시를 달았다고는 상상이 안될 정도니 꽃을 더 가까이 보고싶어 다가서면 어김없이 긁히게 된다.
며느리밑씻개라는 이름은 화장지가 귀하던 시절 시어머니가 며느리를 미워하여 부드러운 풀잎 대신 가시가 나 있는 이 풀로 뒤를 닦도록 했다는 이야기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고부 간의 갈등으로 생긴 시대상이 반영되어 이름을 붙여진 것이라고 본다.
'가시덩굴여뀌'라고도 하고, 북한에서는 '사광이아재비'라고도 부른다. 날카로운 가시를 품고 있어 서로의 존재를 인정하고 공존하기 위해서는 적당한 거리가 필요함을 미리 알려주는 듯하다. '시샘', '질투'라는 꽃말이 이해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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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꽃여뀌
풀숲에 빼꼼히 얼굴을 내밀고 있다. 얼핏 스치는 관심거리로는 눈맞춤할 수 없는 지점이다. 굳이 알리지 않아도 된다는양 눈에 잘 보이지도 않게 피어 오롯이 자신의 존재를 뽑내고 있다.
꽃잎에 꽂술마져 흰색이다. 순백의 단아함이 돋보인다. 저희들끼리 자잘거리는 속삭임이 보이는 듯이 앙증맞다. 그 작은 것이 꽃잎에 꽃술까지 완벽하게 피어 속내를 가만히 드러내고 있다.
흰꽃여뀌라는 이름은 꽃이 백색인 것에서 비롯하는데, 사실 백색뿐만 아니라 연한 분홍색을 띠는 경우도 있다. 여뀌 종류도 다양하여 하나하나 구분하기가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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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노랑이
확장 공사가 끝난 국도변에 못보던 꽃이 보였다. 차를 세우고 돌아서서 확인한 것이 서양벌노랑이였다. 서양이 있으면 토종도 있을 것이라 여기며 언젠가 보겠지 했는데 울진과 제주의 바닷가에 이어 남쪽에서도 보인다.
순하면서도 친근한 노랑색이다. 자잘한 꽃들이 모여 있어 존재를 확실하게 드러낸다. 서양벌노랑이의 꽃이 3~7송이씩 뭉쳐 피는데 비해 벌노랑이는 꽃이 1~3송이씩 붙는 점이 다르다. 구분이 쉽지는 않다.
노란 꽃이 나비 모양을 닮은데다 벌들이 이 꽃을 좋아하여 벌노랑이라 부른다고 한다. 이미 열매를 달고 있는 것을 몇개 얻어왔다. 뜰에 심어서 살펴보는 재미를 누리려고 한다. '다시 만날 때까지'라는 꽃말을 떠올리면 저절로 미소가 번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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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랑어리연
내가 서 있는 그곳이 어디든 상관없다. 나침판이 방향을 알려주듯 밝힌 불은 스스로를 비추는 거울이 된다. 이렇게 밝힌 불은 투명하리만치 밝아 스스로 부끄럽지 않은 길 위에 설 수 있는 힘이 된다.
가까이 꽃을 두고 싶고 틈만나면 꽃을 보는 이유가 어쩌면 이렇게 스스로 투명해지는 순간을 만나기 위함인지도 모르겠다.
'노랑어리연'은 수생식물로 근경이나 종자로 번식하는 여러해살이풀이다. 연못, 늪, 도랑에서 자란다.
'노랑어리연'이라는 이름은 고인 물터에 사는 연꽃 종류를 닮았고, 잎이 작으며, 꽃이 노란색이어서 붙여진 이름이다.
햇살에 비친 노랑어리연꽃을 보고 있으면 '수면의 요정'이라는 꽃말이 아주 잘 어울려 보고 또 보게 된다. 섬진강에서 만난 노랑어리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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