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꽃여뀌
풀숲에 빼꼼히 얼굴을 내밀고 있다. 얼핏 스치는 관심거리로는 눈맞춤할 수 없는 지점이다. 굳이 알리지 않아도 된다는양 눈에 잘 보이지도 않게 피어 오롯이 자신의 존재를 뽑내고 있다.
꽃잎에 꽂술마져 흰색이다. 순백의 단아함이 돋보인다. 저희들끼리 자잘거리는 속삭임이 보이는 듯이 앙증맞다. 그 작은 것이 꽃잎에 꽃술까지 완벽하게 피어 속내를 가만히 드러내고 있다.
흰꽃여뀌라는 이름은 꽃이 백색인 것에서 비롯하는데, 사실 백색뿐만 아니라 연한 분홍색을 띠는 경우도 있다. 여뀌 종류도 다양하여 하나하나 구분하기가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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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노랑이
확장 공사가 끝난 국도변에 못보던 꽃이 보였다. 차를 세우고 돌아서서 확인한 것이 서양벌노랑이였다. 서양이 있으면 토종도 있을 것이라 여기며 언젠가 보겠지 했는데 울진과 제주의 바닷가에 이어 남쪽에서도 보인다.
순하면서도 친근한 노랑색이다. 자잘한 꽃들이 모여 있어 존재를 확실하게 드러낸다. 서양벌노랑이의 꽃이 3~7송이씩 뭉쳐 피는데 비해 벌노랑이는 꽃이 1~3송이씩 붙는 점이 다르다. 구분이 쉽지는 않다.
노란 꽃이 나비 모양을 닮은데다 벌들이 이 꽃을 좋아하여 벌노랑이라 부른다고 한다. 이미 열매를 달고 있는 것을 몇개 얻어왔다. 뜰에 심어서 살펴보는 재미를 누리려고 한다. '다시 만날 때까지'라는 꽃말을 떠올리면 저절로 미소가 번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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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랑어리연
내가 서 있는 그곳이 어디든 상관없다. 나침판이 방향을 알려주듯 밝힌 불은 스스로를 비추는 거울이 된다. 이렇게 밝힌 불은 투명하리만치 밝아 스스로 부끄럽지 않은 길 위에 설 수 있는 힘이 된다.
가까이 꽃을 두고 싶고 틈만나면 꽃을 보는 이유가 어쩌면 이렇게 스스로 투명해지는 순간을 만나기 위함인지도 모르겠다.
'노랑어리연'은 수생식물로 근경이나 종자로 번식하는 여러해살이풀이다. 연못, 늪, 도랑에서 자란다.
'노랑어리연'이라는 이름은 고인 물터에 사는 연꽃 종류를 닮았고, 잎이 작으며, 꽃이 노란색이어서 붙여진 이름이다.
햇살에 비친 노랑어리연꽃을 보고 있으면 '수면의 요정'이라는 꽃말이 아주 잘 어울려 보고 또 보게 된다. 섬진강에서 만난 노랑어리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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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란초
울진, 망양. 이제는 눈에 익은 바닷가다. 몇 년 사이에 주기적으로 방문했고 그때마다 눈맞춤한 꽃들이 있어 어디에 무슨 꽃이 피는지도 알게 되었다.
동해바다 해돋이 구경은 구름의 방해로 포기하고 꽃을 보고자 길을 나섰다. 바닷가를 따라 걸으며 눈에 띄는대로 눈맞춤 한다. 모래사장을 걷기도 하고 솔숲을 어슬렁거리는 시간도 좋다.
그렇게 만난 꽃 중에 하나가 바로 이 꽃이다. 해란초海蘭草는 바닷가에 자라는 난초 같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동해안을 따라 남북으로 길게 분포하는 여러해살이풀이다.
짙고 옅은 노랑색의 조화가 돋보이는 꽃이다. 땅으로 기듯 자라는 줄기 끝에 모여 꽃이 핀다.
화려하지 않아도 이렇게 순하디 순한 꽃이 주는 편안함이 좋다. 달성이라는 꽃말이 의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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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비기나무
꽃이 기억되는 계기는 꽃마다 다르다. 언제 어디서 누구와 봤는가에 따라 구분되기도 한다. 대부분 혼자 보는 꽃이라서 때와 장소의 그날의 상황이 주를 이루지만 간혹 함께한 사람으로 기억되는 특별한 경우가 있다.
1004 섬으로 유명한 신안군의 한 섬인 가란도를 걷다 처음으로 만났다. 모처럼 딸아이와 함께 걸으며 만났으니 당연히 딸과 함께했던 온통 그 시간으로 기억된다.
긴 입술을 내밀듯 연보라색의 꽃이 독특하다. 가을로 가는 바닷가를 장식하고 있다. “열매를 가을에 채취하여 햇볕에 말린 다음 베개에 넣어두면 두통에 효과가 있다” 것처럼 꽃도 꽃이지만 열매로 더 유용한 식물이라고 한다.
순비기나무라는 이름은 해녀들이 물질할 때 내는 소리인 ‘숨비소리’, ‘숨비기 소리’에서 유래된 것으로 추측된다고 한다. 해녀들의 만성두통 치료제로 애용되었을 정도로 해녀들의 삶과 깊은 관련이 있나 보다. '그리움'이라는 꽃말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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