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랑어리연
내가 서 있는 그곳이 어디든 상관없다. 나침판이 방향을 알려주듯 밝힌 불은 스스로를 비추는 거울이 된다. 이렇게 밝힌 불은 투명하리만치 밝아 스스로 부끄럽지 않은 길 위에 설 수 있는 힘이 된다.
가까이 꽃을 두고 싶고 틈만나면 꽃을 보는 이유가 어쩌면 이렇게 스스로 투명해지는 순간을 만나기 위함인지도 모르겠다.
'노랑어리연'은 수생식물로 근경이나 종자로 번식하는 여러해살이풀이다. 연못, 늪, 도랑에서 자란다.
'노랑어리연'이라는 이름은 고인 물터에 사는 연꽃 종류를 닮았고, 잎이 작으며, 꽃이 노란색이어서 붙여진 이름이다.
햇살에 비친 노랑어리연꽃을 보고 있으면 '수면의 요정'이라는 꽃말이 아주 잘 어울려 보고 또 보게 된다. 섬진강에서 만난 노랑어리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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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란초
울진, 망양. 이제는 눈에 익은 바닷가다. 몇 년 사이에 주기적으로 방문했고 그때마다 눈맞춤한 꽃들이 있어 어디에 무슨 꽃이 피는지도 알게 되었다.
동해바다 해돋이 구경은 구름의 방해로 포기하고 꽃을 보고자 길을 나섰다. 바닷가를 따라 걸으며 눈에 띄는대로 눈맞춤 한다. 모래사장을 걷기도 하고 솔숲을 어슬렁거리는 시간도 좋다.
그렇게 만난 꽃 중에 하나가 바로 이 꽃이다. 해란초海蘭草는 바닷가에 자라는 난초 같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동해안을 따라 남북으로 길게 분포하는 여러해살이풀이다.
짙고 옅은 노랑색의 조화가 돋보이는 꽃이다. 땅으로 기듯 자라는 줄기 끝에 모여 꽃이 핀다.
화려하지 않아도 이렇게 순하디 순한 꽃이 주는 편안함이 좋다. 달성이라는 꽃말이 의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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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비기나무
꽃이 기억되는 계기는 꽃마다 다르다. 언제 어디서 누구와 봤는가에 따라 구분되기도 한다. 대부분 혼자 보는 꽃이라서 때와 장소의 그날의 상황이 주를 이루지만 간혹 함께한 사람으로 기억되는 특별한 경우가 있다.
1004 섬으로 유명한 신안군의 한 섬인 가란도를 걷다 처음으로 만났다. 모처럼 딸아이와 함께 걸으며 만났으니 당연히 딸과 함께했던 온통 그 시간으로 기억된다.
긴 입술을 내밀듯 연보라색의 꽃이 독특하다. 가을로 가는 바닷가를 장식하고 있다. “열매를 가을에 채취하여 햇볕에 말린 다음 베개에 넣어두면 두통에 효과가 있다” 것처럼 꽃도 꽃이지만 열매로 더 유용한 식물이라고 한다.
순비기나무라는 이름은 해녀들이 물질할 때 내는 소리인 ‘숨비소리’, ‘숨비기 소리’에서 유래된 것으로 추측된다고 한다. 해녀들의 만성두통 치료제로 애용되었을 정도로 해녀들의 삶과 깊은 관련이 있나 보다. '그리움'이라는 꽃말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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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추
부추가 꽃을 피우면 게으른 농부라고 했다는 말을 들었다. 꽃 피기 전에 부지런히 베어다 먹어야 한다는 것인데 이곳 부추는 꽃이 만발하다.
부추, 솔, 정구지 등 지역에 따라서 다양하게 부르는 부추는 야생에서 들어와 재배하는 식물이 되었다고 한다.
밭에 있는 부추가 아니라 농부를 탓 할 수도 없기에 꽃구경만 실컷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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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릇
곧장 하늘로 솟아 올라 오롯이 꽃만 피웠다. 풍성하게 꽃을 달았지만 본성이 여린 것은 그대로 남아 있다. 키가 크면 큰대로 작으면 작은대로 꽃이 주는 곱고 단아함은 그대로다.
연분홍색으로 피는 꽃은 줄기 윗부분에서 꽃방망이 모양으로 뭉쳐서 핀다. 흰꽃을 피우는 것은 흰무릇이라고 한다. 꽃도 꽃대도 여리디여린 느낌이라 만져보기도 주저하게 만든다.
어린잎은 식용으로, 뿌리줄기는 식용이나 약용으로, 비늘줄기와 어린잎을 엿처럼 오랫동안 조려서 먹으며, 뿌리는 구충제로도 사용하는 등 옛사람들의 일상에 요긴한 식물어었다고 한다.
꽃은 '무릇' 이러해야 한다는듯 초록이 물든 풀숲에서 연분홍으로 홀로 빛난다. 여린 꽃대를 올려 풀 속에서 꽃을 피워 빛나는 무릇을 보고 '강한 자제력'이라는 꽃말을 붙였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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