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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는 한 민족의 정신을 이어온 바탕으로 작용했습니다. 로마나 그리스 신화에 익숙한 우리들에게 보다 필요한 것은 한국의 신화에 대한 이해라고 생각합니다. 이 책은 '살아있는 우리 신화'의 개정판으로한국 문화와 한국인의 정신의 바탕이 되었던 한국신화에 대한 이해를 넓힐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리라 생각합니다.

 

 

 

 

 

인문학이라는 이름을 걸고 진행되는 다양한 시민강좌가 개최되고 있습니다. 인문학을 빼면 안되는 것과 같은 현상에 대해 부정적 측면이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인문학이 대중의 곁으로 다가와 사람의 삶에 대한 이해를 넓혀가는 측면에서 긍정적인 측면이 크다고 할 것입니다. 이 책에서 저자의가 주목하고 있는 문학, 철학, 경제학, 사회학, 수학, 생물학 등을 총망라한 압도적 지식, 눈부신 통찰을 통해 ‘이성과 마음’의 문제를 인간중심주의를 넘어선 무엇에서 현시대 통용되는 인문학에 대한 정의와 그 실용성에 대해 깊이 있는 이해를 할 수 있는 기회라 여겨집니다.

 

 

 

 

 

 

세상살이가 힘들고 고단한 현대인들의 관심사 하나는 동시대를 살고 있는 성공한 사람들의 삶을 엿보는 것입니다. 이는 자신의 삶의 고난을 극복하는 지혜를 찾는 방법이거나 아니면 위로 받고 싶은 마음이 있어서 일 것입니다. 우리시대 성공한 사람들 중 소리꾼 장사익, 배우 김미숙, 정목 스님, 고(故) 김열규 교수 등 각자의 자리에서 우직하게 삶을 이끌어온 열두 인물과 만나 풍요로운 인생 담론을 만날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되리라 생각됩니다.

 

 

 

 

 

역사를 보는 시각과 방법이 다양화 되어가는 것에 대단한 흥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조선의 역사 중 정사인 조선왕조실록을 통해 그 안에 담겨진 다양한 이야기를 모아 한 시각으로 다시 조선사회를 바라보는 것과 같은 방법입니다. 이 책 조선 동물기도 선비들이 기록한, 조선시대 사람들의 눈에 비친 동물에 관한 이야기. 고전 속에서 우리 선비들이 동물을 어떻게 바라보고 관찰했으며, 동물에 대한 지식과 관심은 어떠했는지를 살펴보고, 그들의 시각에 대한 현대 과학의 평가를 함께 이해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입니다.

 

 

 

 

 

 

 

우리 선조들의 옛그림은 지난 역사속 인물이지만 현재 우리들의 자화상과도 같습니다. 한국미술사의 쟁쟁한 화가들 중 같으면서도 다름을 통해 이해할 수 있다면 깊이있는 화가와 그림에 대한 접근이 될 것입니다. 이 책에서 겸재 정선과 단원 김홍도, 추사 김정희와 다산 정약용, 청전 이상범과 소정 변관식, 대향 이중섭과 미석 박수근, 여덟 작가에 대하여 라이벌이라는 시각으로 살핀 이 책에 몹시 관심을 가져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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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혼
배명훈 지음 / 문예중앙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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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인사이의 거리는?

사람관계에서 시간과 거리는 어떤 작용을 할까? 꼭 물리적인 시간과 거리만을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다. 보통의 경우 함께 보내는 시간이 많을수록 두 사람 사이의 거리는 함께 한 시간에 의해 가까운 사이가 될 가능성이 많다. 사람과 사람사이의 시간과 거리는 두 사람의 관계에 종류에 의해 결정되는 경우가 흔하다. 사랑하는 사람 사이라면 함께하는 시간이 많을수록 두 사람의 친밀도는 더 가까워질 것이며 거리가 멀다면 함께하는 시간의 제약으로 인해 예기치 못한 다양한 문제를 노출하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사람의 관계에서 어느 정도의 거리가 적당할까? ‘서로가 사로에게 별이 되는거리는 어떨까? 밤하늘의 별을 보며 그 별에서도 지구를 별로 인식할만한 거리라면 시공을 초월한 시간이 거리일 것이다.

 

배명훈의 청혼은 우주와 지구라는 두 공간의 거리를 두고 사랑하는 사람의 이야기다. 중력이 존재하지 않은 곳에서 태어난 사람과 지구에서 태어난 사람 사이의 사랑이니 서로 처한 조건의 상이함만큼 상상을 초월한 시간개념이 등장한다.

 

우주공간에서 전투 중한 남자가 지구의 여자에게 자신이 치룬 전투와 처한 환경을 적어 청혼편지를 보내는 형식의 이 소설은 중심무대가 우주공간이다. 광속이라는 단위에 의해 시간을 계산하고 공기가 없어 소리가 전달되지 않은 환경이다. 그 속에서 우주전함을 타고 전투를 벌이고 있는 것이다. 저자의 상상력이 빛을 발하여 우주공간에서의 전투일상이 비교적 상세하게 그려진다. 무한한 공간이 우주에서 서로의 존재를 별로 인식하는 거리만큼 떨어진 고립상태를 겪어가며 전쟁 중인 남자의 마음이 지구라는 공감에서 태어나고 자란 사람에게 어떻게 전달될 수 있는지에 대한 탐구와도 같다. 이는

빛으로 딱 30초 거리만 떨어져 있어도 내 눈에 보이는 풍경이 30초 뒤에도 그대로일 거라고는 확신을 못해. 이미 진실이 아닌 거지. 거리가 멀수록 모든 게 왜곡돼서 결국 그 어느 것도 투명하게 느껴지지 않는 순간이 오는 거야. 빛의 속도로 30. 그게 얼마나 먼 거리인지 실감이 나니?”

 

라는 문장에서 드러나고 있다. ‘서로가 서로에게 별이 되는라는 물리적 거리감이 두 사람에게 어떤 작용을 할지 주인공의 고백을 통해 담담하게 탐구해 가고 있다. ‘사랑이 가져오는 두려움과 외로움, 애틋함서로가 서로에게 별이 되는곳에서 어떻게 나타나는지를 우주공간의 적막함을 통해 그려간다. 우주와 인간, 사랑과 외로움, 시간과 존재와 같은 사랑에 대해 본질적인 물음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것이다.

 

우주와 지구라는 물리적 거리는 결국 사랑하는 사람 사이의 거리를 이야기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중력의 지배를 받는 것과 같은 동일 환경에서 살아가는 사람일지라도 두 사람 사이의 거리를 서로가 서로에게 별이 되는 거리만큼의 상실감을 느낄 때도 있다. 전투를 벌이지만 적이 누구인지도 확실치 않은 것과 같이사랑과 외로움이 동시적으로 작용하는 보통의 사람들 사이에서는 어떤 해결방법을 찾아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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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와 딸, 바람의 길을 걷다 - 고비사막에서 엄마를 추억하며 딸에게 띄우는 편지
강영란 지음 / 책으로여는세상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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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리사랑이라고 했던가?

내 엄마도 그러셨을 것이다. 방법이 다르고 서투르지만 자식을 향한 마음은 모든 부모가 같기에ᆢ 말이다. 내 엄마는 시부모님과 함께 살면서 농사를 지어야 하는 팍팍하고 일상을 살아야 했기에 자식을 향한 애뜻한 마음을 어떻게 표현할 방법도 찾지 못하고 눈치만 보았을 것이다. 겨우 아이들이 다 커 독립한 후에야 비로소 아들, 딸을 돌아 볼 수 있었을 것인데 그때는 이미 손자들에게 그 사랑을 나눠줄 때라 자식은 뒷전으로 밀릴 수밖에 없었다. 어떻게 보면 불쌍한 우리들 부모세대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에 안쓰러움이 앞선다.

 

부모가 되어 자식인 딸에게 주고 싶은 것이 있었다. 딸아이에게 남겨줄 것이 별로 없는 아빠로써 세상과 자연 속에서 동시간대에 같은 것을 보고 가슴에 담을 무엇인가 있길 바란 것이다. 아빠를 생각하면 떠오르는 추억이 있길 바랬다. 함께했던 딸과의 어릴 적 그 시간이 고스란히 가슴에 쌓여 살아가는 동안 조그마한 추억이라도 되길 바라면서 커가는 걸 지켜보는 것이 할 수 있는 전부였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위해 중학생부터 집에서 독립했던 그 딸이 대학생이 되었다. 딸과 아빠사이 차츰 무엇을 더 할 시간은 줄어들 것이고 그 만큼 아쉬움과 안타까움이 그 시간을 채워갈 것이다. 지금까지는 아빠와의 거리가 더 가깝게 느껴지지만 점차 엄마와 가까워질 것이고 또 그러길 바란다. 딸아이와 엄마가 친구처럼 든든한 마음 붙잡고 삶을 살아갈 수 있길 바란다.

 

부러운 모녀 관계를 책에서 만난다. 내 딸과 그 딸의 엄마가 꼭 이런 사이가 되었으면 싶다. 엄마와 딸이 고비사막을 함께 여행하는 동안 엄마는 자신을 키워준 엄마를 그리며 엄마에게 못다 한 마음을 자신의 딸에게 넘겨준다. 딸아이가 성장하는 동안 여행을 통해 소통했던 모녀사이의 간절한 소망들이 따스한 마음으로 상대방을 향하고 있다. 엄마와 그의 엄마 그리고 딸이 고비사막의 풍경 앞에서 하나가 된다. 지평선으로 둘러싸인 고비사막과, 고비사막과 하나가된 게르에서 맛본 칼국수, 낙타를 매어놓은 밧줄 하나, 황금빛 모래사막과, 황홀경과 같았던 사막에서의 달밤은 모두 엄마에 대한 기억으로 이어진다. 초원과 사막을 함께 걷고 별들이 쏟아질 듯한 밤하늘 아래서 엄마와 딸은 속내를 나눈다. 엄마에게서 딸로 다시 그 엄마의 딸에게로 전해는 것은 자신이 다하지 못한 엄마에 대한 사랑을 담아 딸에게로 고스란히 전해진다.

 

일상에서 벗어나 자신을 돌아보게 하는 것이 여행이라고 한다. 일상을 벗어나 낯선 곳에서 느끼는 해방감이 세상과 자연 그리고 사람들에게 가슴을 열 수 있는 기회를 주기에 누구나 여행을 선망한다. 일상을 함께하는 가족이라면 더욱 이런 소중한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하지만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은 아니기에 부러움의 대상이 된다. 얼마나 축복받은 사람들이며 엄마와 딸 사이인지 모르겠다. 그 딸도 시간이 흘러 엄마가 될 것이기에 다시 그 엄마의 딸에게로 이어지는 마음이 내리사랑으로 이름 붙었을 것이다.

 

엄마와 딸, 바람의 길을 걷다을 읽으며 필연적으로 내 엄마를 생각한다. 아버지를 먼저 보내고 홀로 남은 엄마의 속내가 어떨지 짐작만 할 수 있지만 여전히 서툰 표현이 안타깝다. 아들 향한 그 마음 짐작할 수 있기에 서러운지도 모르겠다. 홀로 봄을 맞고 있을 엄마의 마음에 봄꽃이 함께하길 바래본다. 또한, 내 딸과 그 딸의 엄마도 이런 소중한 시간을 꼭 갖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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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사는 달 - 권대웅 달詩산문집
권대웅 지음 / 김영사on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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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가슴에 달이 들어

달하면 가장먼저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다. 조선시대 신윤복의 월하정인에 담긴 달이다. “눈썹달이 침침하게 내리 비치고 있는 야밤중에 등불을 비춰 든 선비 차림의 젊은이가 쓰개치마를 둘러 쓴 여인과 담모퉁이를 돌아가고 있다. 이들이 어떤 사이이며 어디로 가는지 알 수 없지만, 호젓한 곳에서 남의 눈을 피하여 은밀히 만나야 하는 사람들인 것만은 틀림이 없는 듯하다.”에서 연상되는 그 풍경 속 달이다. 그림 한쪽에 달빛이 침침한 한밤중에, 두 사람의 마음은 두 사람만이 안다.(月沈沈夜三更, 兩人心事兩人知)”라는 글귀가 선명하다. 함께 있는 달은 두 사람의 마음을 위로하고 있는 듯하다. 월하정인에서 보이는 달을 좀처럼 볼 수 없는 눈썹달의 모양을 담았다. 우리가 자주 보는 달의 모습에선 찾기 힘든 모양이라 그 달을 놓고 설왕설래가 많다. 그 달을 내 눈으로 확인하기 위해 날마다 계절을 이어가며 달을 바라보았으나 확인하지 못했다. 우리 옛그림에 대한 지극한 애정을 가졌던 오주석의 해석에 의하면 분명 우리가 볼 수 있는 달의 모습이라고 했다. 화제에 야삼경의 모습을 담았다고 했다. 야삼경은 자정 무렵이라 그렇게 깊은 밤도 아니기 때문에 볼 수 있을 줄 알았는데도 말이다.

 

지구에 사는 모든 생명체는 달의 영향을 받고 산다. 그래서일까? 달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많다. 달에 비추어 사람들의 마음을 반영한 선인들의 시, , 화를 비롯하여 다양한 방법으로 표현되었다. 옛날 사람도 아니고 현재를 살아가는 시인이 사람의 곁을 지켜왔던 그 달에 자신의 마음을 담아 많은 사람들과 소통하며 공유한다. 그 결과물이 달산문집인 당신이 사는 달을 발간했다. 나 역시 페이스북을 통해 이미 공감하고 있었기에 저자의 달에 대한 이야기를 주목했다. 달을 그리고 그 달과 함께 글을 써 저자의 마음을 담은 달와 저자가 살아오는 과정에서 얻은 경험을 바탕으로 따스한 울림이 깊은 글이 어울려져 달에게 띄우는 연애편지 같은 느낌의 산문집이다.

 

철쭉꽃이 환하게 핀 봄밤, 저자는 머리 위에 뜬 달을 오래도록 바라보다 와락 눈물이 났다. 초승달, 반달, 보름달로 차고 기울면서 달은 이 세상 존재의 비밀들을 알려주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달은 인류가 살아온 이야기들을 알고 있다. 수많은 사랑과 뜨거움, 그리움과 외로움으로 얼룩진 밤들을 알고 있다. 그리고 지금도 밤마다 온 세상에 따스한 빛을 비추며 그 모든 이야기를 보내고 있다.”

 

그리운 모든 것은 달에 있다는 저자의 고백은 달의 배경으로 꽃, 사람, 집 등으로 장식하고 있는 달그림에 그대로 담겨있다. 스물세 편과 달와 달로는 다하지 못한 저자의 마음을 글로 담았다. 따스한 느낌의 그림과 그 그림에 어울리는 시만으로도 당신이 사는 달은 이미 달의 마음을 닮았다. 저자의 그런 마음이 저자가 세상살이를 굳건하게 살아가는 힘으로 작용한 것은 아닐는지. 이는 세계 각지를 여행하며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에서 그대로 드러난다. 달을 그렇게 사람을 변화시키는 힘의 원천인 것이다. 달이 차고지는 것처럼 사람들의 인생살이 또한 그 달을 닮았다.

 

하지만 달이 주는 느낌은 받는 사람에 따라 다를 수밖에 없다. 이 달산문집을 대하는 독자 역시 각자의 느낌으로 읽을 것이다. 하여 달와 산문에 실린 사진은 어딘지 모르게 부조화가 느껴진다. 저자가 외국 여행에서 담아온 사진이라고 하니 저자에겐 남다른 애정이 있을 것이지만 내용과 적절하게 어울리는 사진을 실었다면 더 좋았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있다.

 

당신이 사는 달이라는 달산문집이 주목받으면서 자연스럽게 달을 바라보는 사람들도 늘어날 것이다. 달이 어떤 느낌으로 다가올지는 각자의 몫이지만 밤하늘을 지키며 사람들과 함께하는 달의 존재로부터 고단하고 지치기 쉬운 인생의 길에서 자신만의 달을 찾아 고독을 직시하고 위로받기를 바란다는 저자의 마음에 공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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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도전과 조선건국사 - 고려 멸망과 조선 개국
조열태 지음 / 이북이십사(ebook24)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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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도전이 없는 조선건국사

오늘도 여전히 역사드라마는 인기리에 방영된다. 비결이 무엇일까? 잘 만든 드라마여서라기보다는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살아왔는가라는 엿보고 싶은 욕망과 역사에 대한 궁금증에서 출발하는 것은 아닌가 싶다. 한창 방영중인 정도전이라는 역사드라마를 나 역시 보고 있다. 우선은 권력을 둘러싼 사람들의 이합집산 과정에서 개인들의 욕망이 어떻게 펼쳐지는지가 궁금하고 우리를 있게 한 역사적 사건들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우리들의 삶의 현주소를 알고 싶은 마음에서이다. 그렇다고 역사드라마가 그 모든 것을 채워준다고도 말 할 수 없다. 역사드라마는 흥미위주의 드라마라는 범주에 속하기 때문이다. 역사적 사실을 왜곡할 수 있다는 역사드라마의 부정적 측면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을 역사의 한 장면 속으로 불러와 역사에 관심을 갖게 만들고 역사를 이해할 수 있는 단초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환영한다. 이 또한 역사를 보는 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조열태의 정도전과 조선건국사드라마로는 다 담을 수 없는 고려멸망과 조선 건국에 관한 얽히고설킨 흥미진진한 이야기라고 광고하고 있다. 저자는 우선 역사를 이긴자의 기록이라고 규정하며 이 책의 중심이 되는 고려의 역사 역시 조선을 건국한 이긴자들의 시각으로 써 놓은 고려사고려사절요를 바탕으로 그 시간대를 따라가며 자신의 추리를 전개하고 있다.

 

원나라와 명나라 사이에서 좌충우돌하는 고려 말을 이끌었던 왕 중에서 공민왕(1351.10~1374.9), 우왕(1374.9~1388.6), 창왕(1388.6~1389.11), 공양왕(1389.11~1392.7) 시대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이끌고 있다. 이 시대를 주름잡았던 권문세가와 귀족, 신흥사대부들의 이야기를 왕들의 통치와 비교하여 분석하고 있다. 당연히 중심인물로 이성계, 정도전, 정몽주, 이인임, 최영 등이 활약하고 있다. 정사를 바탕으로 사건전개를 따라가며 원과 명나라를 중심으로 한 북방세력들의 변화와 이에 대응하는 고려의 정책을 둘러싼 정치적 갈등이 쉼 없이 전개되는 정치일정이다 보니 따라가는 동안 벅차기도 하다.

 

이 책의 출발은 저자의 궁금증을 해결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그동안 논란이 되어오던 이성계와 정도전 출신부터 공민왕과 관련된 갖가지 의혹, 위화도 회군은 계획된 것이었나? 정도전과 이성계의 만남, 이성계와 정도전, 정몽주의 삼자관계 등을 역사기록을 헤쳐가면서 다시금 지금까지의 의문을 제기하고 역사의 기록을 살펴 저자의 견해를 밝히고 있다. 찬반이 오가는 역사적 사건에 대해 결론을 도출하기 보다는 의견을 모아 새로운 결과물을 이끌어낼 수 있는 근거들을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당시의 국제정세와 고려 내부 사정들을 고려하여 판단하는 것 등으로부터 객관성을 유지하려는 저자의 노력이 돋보인다.

 

이 책의 제목이 정도전과 조선건국사이다. 조선건국사는 결국 고려가 어떤 상황에서 조선을 건국하게 되는 시초를 마련해주었는가 이기도 하다. 그런 측면에서 저자의 이야기를 따라가면 무리 없이 이해되는 점이 많다. 하지만, 정도전의 활약상은 그리 큰 비중을 두고서 다루지 않고 있다. 제목과 어울리지 않는다는 말이다. 조선 건국에서 정도전을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는 것이기에 아쉬움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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