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릴만한 고집'
남과 나를 가르는 기준이며 자신으로 살아온 근거다. 꼭 필요하지만 대부분은 자신을 가두는 벽으로 통할 때가 더 많다. 누군가에게 오해받는, 누군가를 곁에 머물도록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슬 머금고 붉은 속내를 드러내고 있는 '송엽국'은 질긴 생명력으로 삶의 터전을 넓혀왔다. 척박한 땅, 매마른 담장 위, 어디든 뿌리 내릴 틈만 있어도 살아남았다. 삶에 대한 고집으로부터 출발한 까닭이다. 그리하여 송엽국은 타인의 시선이 닿는 붉은빛으로 고단함을 위로 받는지도 모른다.

어제의 견디기 힘들었던 아픔은 오늘의 잠시 누리는 조그마한 위안으로 잊혀진다. 그로인해 오늘을 버티고 내일을 맞이할 수 있다. 늘상 같은자리를 멤돌면서도 벗어나지 못하는 이유가 거기에 있지만 그것도 '부릴만한 고집'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되돌이표를 찍는 일상이지만 그 속에서 내가 나로 그대곁에 머물 수 있는 이유는 '부릴만한 고집'을 부려서이고 그대가 '부릴만한 고집'을 인정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하여, 나도 그대의 그 고집을 인정한다. 그대의 '부릴만한 고집'의 의미를 알기에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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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국립민속국악원 절기공연


"겨울, 동지맞이 송년국악잔치"


2015.12.22 화 오후 7시
국립민속국악원 예원당


*프로그램
-'쟁이 하늘로 솟다' 중 사물놀이 '판굿'
-'소림' 중 기악합주 '사계절의 노래'
-판소리 춤극 '심청이 울었다' 중
-'판소리 창극 오락가락' 중


*동지의 긴긴 밤만큼이나 객석이 가득찼다. 동지를 기억하는 나이든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한해를 마무리하는 의식을 치루고자하는 마음들이 모인 것이다. 가득찬 객석을 메운 관객들의 세월도 꽉 차 보인다. 가득차서 기쁨과 행복의 감정도 자연스럽게 번진다.


한 해 동안 정성으로 마련해서 무대에 올렸던 작품들 중 선정해서 다시 관객과 만나는 자리다. 무대에 선 사람도 객석의 사람도 즐겁고 기쁜 마음으로 함께 한다. 국악을 중심으로 한 우리 문화의 누림이다. 그 한복판에 국립민속국악원이 있어 행복의 시간이었다. 2016년의 공연도 관심갖고 참여할 것이다. 공연이 끝나고 손에 들린 따뜻한 동지죽만큼 다정하다.


딸아이가 방학으로 집에오면서 국립민속국악원 공연을 접하고 난 후 두번째로 온가족이 함께했다. 짧은 방학이겠지만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시간을 함께 보네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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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관 - 하 - 왕을 기록하는 여인
박준수 지음, 홍성덕 사진 / 청년정신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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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를 기록한다는 것의 의미는?

왕조의 역사기록인 조선왕조실록이 유네스코 세계기록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다조선왕조실록의 기록물로써의 가치를 인정해주는 것이라는 의미가 있다이 조선왕조실록을 기록한 사람을 우리는 사관으로 기억하며 그들에게 주어졌던 역할과 의무를 함께 기억한다.

 

사관은 조선시대 실록 편찬을 담당한 춘추관의 예문관 소속으로 사관 8(봉교 2대교 2검열 4)은 역사 기록에 관련된 직무만 전문적으로 담당했던 사람들이다한림翰林이라고도 하였다.”비교적 낮은 직위의 신분이었지만 항상 임금 곁에서 기록을 담당하는 임무를 가지고 있었으므로 왕도 이들의 눈치를 살피는 존재들이었다매우 엄격한 선발기준에 의해 임명되었고 그 신분을 보장받았으며 정부의 중요직으로 진출하는 교두보이기도 했다.

 

우리의 역사에서 사관제도를 두었던 이유는 어디에 있었을까사관 제도는 정확한 직필直筆로써 국가적인 사건임금의 언행관리들의 공과그 시대의 사회상 등을 기록하여 후세에 정치를 하는 데 거울로 삼게 하려는 것이었다그렇기에 사관의 기록인 사초는 사관 이외에는 왕을 포함해 누구도 볼 수 없었다.

 

박준수의 왕을 기록하는 여인사관은 바로 이 사초에 주목하면서 이야기를 끌어가고 있는 작품이다계유정난의 주인공들인 수양과 공신들을 한 축으로 하고 이 과정에서 죽임을 당했던 한 축이 그 사건의 역사적 기록에 대한 사명을 가지면서 갈등하는 이야기다수양이 죽고 난 후 성왕이 실록에 어떻게 기록될 것인가를 두고 왕과 갈등을 겪는 사관들의 이야기가 흥미롭게 진행된다이 이야기 흐름에 덤으로 여자 사관을 등장시켜 다른 한 축을 형성하고 있다.

 

여자 사관의 필요성을 어디에서 기인한 것일까자고로 임금의 일거수일투족을 알고 싶어 하는 신하들은 두 부류가 있다고 전재하며 한 부류는 사관으로 자신들이 직접 알 수 없는 궁궐의 깊은 곳에 대한 관심이며 다른 부류로는 권신으로 자신의 권세를 지키기 위해 왕의 은밀한 사생활까지 알고 싶어한다는 것이다이 전재가 여자 사관을 상정하게 하는 근거다.

 

사관이 기록한 사초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갈등에서 주목하는 것은 사관의 역할이다그래서 사관의 기록물인 사초는 시비를 가리지수정도 가하지 못하도록 되어 있었으며사관이 권력의 눈치를 살펴 스스로 검열하지 않도록 일종의 면책권까지 주었다그만큼 역사의 기록을 사실에 근거해서 후세에 남기고자 했던 것이다.

 

어차피 역사란마지막에 살아남은 자들이 쓰지하지만 그것을 평가하는 것은 그들이 아니라 후인들이라네후인들은 그리 어리석지 않을 것이네그들이 아무리 역사를 왜곡할지라도후인들은 반드시 진실과 거짓을 가려내어 엄중한 평가를 내릴 것일세.”

 

역사는 기록하는 자의 가치관이 적극적으로 반영된 결과이다하여 역사를 해석하는 것이 필요하며 이때의 해석 또한 그 해석을 하는 사람의 가치관을 반영하기 마련이다하지만 이러한 과정에서 언젠가는 진실이 드러나게 된다역사의 해석을 둘러싼 민감한 상황에서 역사를 어떻게 볼 것인가에 대한 시사점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이 작품의 의미를 찾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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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비마냥'
산 허리를 감싸는 안개의 포근함만으로도 충분하다. 비에 담겨 전해지는 그 마음이 이미 내게 닿았기에ᆢ

산도 안개도 서로의 틈을 메워주는 비가 있어서 꿈을 꿀 수 있는 것이다. 닫힌듯 열린듯 수시로 변하는 서로를 향한 마음처럼 저 산을 감싸는 안개도 그것을 안다.

긴 시간을 돌고 돌아왔기에 버겁다. 몸도 마음도 제자리를 찾아 쉴 수 있으려면 다시 그만큼의 시간이 필요할지도 모를 일이다. 조급해하지 않아야 한다는 말이다.

그러니 그대, 조금 더디게 가자. 같이 걸어온 길 무엇하나 허튼게 없었으니 조금 더딘 걸음이라도 걸릴게 없는 걸음이라는걸 이미 안다.

겨울 문턱에 봄비마냥 포근한 비가 내린다. 이제 꼬박 한철 숨고르기 해야할 모든 생명들에게 편안한 쉼의 자리라도 만들어주려는 마음으로 보인다. 그대도 그렇게 이 비를 맞이하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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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미는 빛을 따라'
"태양이 북쪽으로 다시 여행을 시작하기 전에 휴식을 취하기 위해 남쪽 집으로 여행을 떠나는 달"


어떤 부족이 12월에 부여한 의미다. 회귀, 곧 자신의 본래 자리로 돌아가 다시 시작한다는 말일테니 마지막이 아니라 시작에 방점을 둔다.


먼동트고 번지는 햇살에 온 마을을 점령했던 안개가 사라지듯 마음에 쌓였던 무게도 사라지는게 순리다. 산을 넘지 못하는 안개도 그 무게를 덜어 햇살에 기대어 산을 넘는다.


세상 속으로 스미는 햇살 가슴에 담아 여행을 떠날 수 있는 바탕으로 삼자. 그대, 십이월 첫날을 다소 다른 마음으로 시작할 그대의 하루가 버겁지 않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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