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마냥'
산 허리를 감싸는 안개의 포근함만으로도 충분하다. 비에 담겨 전해지는 그 마음이 이미 내게 닿았기에ᆢ

산도 안개도 서로의 틈을 메워주는 비가 있어서 꿈을 꿀 수 있는 것이다. 닫힌듯 열린듯 수시로 변하는 서로를 향한 마음처럼 저 산을 감싸는 안개도 그것을 안다.

긴 시간을 돌고 돌아왔기에 버겁다. 몸도 마음도 제자리를 찾아 쉴 수 있으려면 다시 그만큼의 시간이 필요할지도 모를 일이다. 조급해하지 않아야 한다는 말이다.

그러니 그대, 조금 더디게 가자. 같이 걸어온 길 무엇하나 허튼게 없었으니 조금 더딘 걸음이라도 걸릴게 없는 걸음이라는걸 이미 안다.

겨울 문턱에 봄비마냥 포근한 비가 내린다. 이제 꼬박 한철 숨고르기 해야할 모든 생명들에게 편안한 쉼의 자리라도 만들어주려는 마음으로 보인다. 그대도 그렇게 이 비를 맞이하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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