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만 버텨라 - 1년을 버티면 갈 길이 보인다
허병민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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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나만의 1년을 살아보자
무한경쟁의 사회에서 살아남기란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그렇다보니 자기계발과 관련된 각종 서적의 출간 또한 붐을 이루고 있다. 그 책만 보면 마치 자신의 문제가 당장이라도 해결될 듯 한 광고 문구에 끌리기도 하고 남들은 다 하는데 나도 뭔가 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 부합되어 이러한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기도 한다. 

하지만, 관련 서적을 읽다보면 그 책이 그 책이고 그 내용이 그 내용인 것들이 많아 실망하는 경우가 많고 그렇다보니 누구는 이런 걸 몰라서 못하고 있나 하는 반발심까지 일어날 때도 있다. 현실이 이렇다보니 도움을 받아야할 자기계발 서적에 오히려 기피현상까지 일어나게 되는 경우도 있다.

이 책 ‘1년만 버텨라 : 1년을 버티면 갈 길이 보인다’는 다분히 자극적인 제목임에 틀림없다. 보통 사람들이 평생 걸어온 길임에도 해답을 찾지 못해 해매고 있는데 1년만 버티면 길이 보인다고 하니 솔깃할 수밖에 없다. 요사이 말로 낚이더라도 무슨 말을 하고 있나 하고 관심 갖게 만드는 제목이다.

제목처럼 이 책은 흥미로운 내용으로 가득차 있다. 흥미롭다는 것은 우선 저자 자신의 솔직한 이야기가 담겼다는 점이다. 뿐만 아니라 성공한 경험담이 아니라 철저하게 실패를 교훈 삼아 그 속에서 찾아낸 알짜배기 경험담이라는 점이다. 1년도 버티지 못하며 자신의 진가를 알아주지 않은 회사로부터 자발적(?)으로 퇴출당하며 체득한 삶의 경험이기에 독자들로 하여금 가장 현실적으로 자신의 문제를 찾을 수 있게 한다는 점이다. 회사 생활의 실패 경험과 경영 및 리더쉽 컨설턴트로서의 경험을 최대한 살렸다.

저자는 이러한 실패와 컨설턴트로서의 경험에서 찾아낸 자신의 노하우를 12가지 주제로 제시하고 있다. ‘회사는 능력을 보지 않는다’, ‘잘나가고 싶다면 쫓겨나는 시나리오를 써라’, ‘감춰라, 알려지리라’ 등처럼 제목만으로는 무슨 이야기인지 감을 잡기가 쉽지 않다. 그동안 보아왔던 그런 피상적인 이야기가 아닐 것이라는 느낌이 강하다.

저자가 파악하는 회사, 조직 생활의 근본은 ‘관계’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사회적 관계를 벗어나서는 살아갈 수 없는 사람들의 모든 문제의 출발은 바로 이 관계를 어떻게 설정하는 가에 따라 달렸다고 보는 것이 아닌가 한다. 동료, 선후배, 상사 등 인간적 관계가 기본을 이루는 회사에서 일순간 독불장군처럼 주목받는 사람이 오랫동안 살아남지 못하는 이유를 찾는다. 바로 ‘소통의 문제’라는 것이다. 이 소통이 단절될 때 팀워크가 이뤄지지 않으며 자신의 진심 또한 통하지 않아 사람들 속에서 단절이 되며 스스로 고립되는 결과를 초래하여 자신의 자리를 잡아나가지 못한다는 점이다.

소통의 기본 타자를 인정하는 것으로부터 출발한다. 나 이외 다른 사람의 존재를 인정하고 그 사람들과 더불어 공존할 수 있는 자기 준비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저자가 말하는 ‘피드백은 당신의 브랜드다’는 것 역시 같은 의미일 것이다. 이것을 위해서는 ‘경청’해야 하며 ‘2인자’임을 인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즉 자신이 처한 현실을 즉시하고 다른 사람과 더불어 공존할 수 있는 자신만의 비법(?)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 아닐까 싶다.

‘있는 듯 없는 듯, 묵묵하고, 진득하게’ 이는 어떻게 보면 지는 사람들의 모습일지도 모른다. 순간을 지는 것 같은 사람이 결국은 오랫동안 살아남아 승자의 위치를 차지한다는 의미가 아닐까 싶다. 저자의 말처럼 ‘1년이면 결판난다’는 말은 그냥 죽어지내는 1년이 아니다. 평생을 보면 적은 1년이지만 초년병에게 1년이라는 사이클은 결코 적지 않은 시간일수도 있다.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 역시 자신에게 달렸다. 이 책을 비롯한 수많은 자기계발서들에서 제시한 방법들이 문제가 있어서 현실의 문제를 극복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다. ‘현재의 나 자신을 인정하고’ 지금 할 수 있고 해야 할 일부터 당장 하지 않기 때문에 어제와 오늘이 늘 같은 그 처지를 벗어지지 못하는 것이라는 점이다. 저자는 뼈아픈 실패를 통해 성장했으며 이제 자신의 길을 당당하게 가고 있다. 저자 자신이 했듯 독자들에게도 분명 할 수 있다는 점을 알려주고자 한 것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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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와 불량선비 강이천 - 18세기 조선의 문화투쟁
백승종 지음 / 푸른역사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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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세기 조선, 문화투쟁의 시기였다
누구나 자신이 보고자 하는 것을 본다. 자신을 둘러싼 주변을 살필 때, 사람과 이야기를 나누면서도, 좋아하는 책을 보면서도 그 속에서 자신의 구미에 맞는 것을 골라 밑줄을 긋거나 오랫동안 눈길을 주는 것이다. 인지상정이라고 말할 수도 있지만 이는 때론 아주 심각한 오류를 보이기도 한다. 특히, 역사적 인물에 대한 평「� 할 때 자신이 무엇을 보고자 하는가에 따라 그 인물에 대한 평가가 극과 극으로 분명하게 나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렇기에 이러한 역사적 인물에 대한 평가는 무엇을 보고자 함인지를 명확하게 할 필요가 있다.

몇 년 사이 조선시대에 대한 관심도가 높여지면서 자연스럽게 조선 왕들에 대한 평가도 주목받고 있다. 특히 조선후기 정조 왕에 대한 관심 정도는 다양한 시각에서 접근하며 대표적으로 관심 받는 왕 중에 한명이다. 이렇게 역사에 대한 관심을 높여가는데 한 몫 한 것이 텔레비전 드라마의 영향도 있겠지만 ‘조선 왕을 말하다’의 저자 이덕일의 역할도 크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덕일은 기록문헌에 묻혀 있었던 역사적 사건이나 인물들에 대해 자신의 독특한 시각을 통해 대중들에게 주목받았다.

이덕일의 정조에 대한 평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정조 왕의 죽음에 대한 문제제기’와 ‘개혁군주’로 칭하는 것이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런 정조 왕에 대해 다른 시각을 제시하는 책을 만난다. 백승종의 저작 ‘정조와 불량선비 강이천’은 정조 왕과 강이천이라는 인물을 둘러싼 이야기가 중심을 이루기에 접근하는 시각이 다르지만 이덕일의 정조 왕에 대한 평가와는 분명한 시각의 차이를 보여준다. 이렇듯 무엇을 보고자 하는가에 따라 인물에 대한 평가는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정조와 불량선비 강이천’ 이 책은 저자 백승종이 서문에서 분명하게 밝히고 있듯 두 인물에 대한 평가가 주를 이룬다. 18세기 조선을 이끌었던 왕 ‘정조’와 그의 정치적 흐름에 반대한 인물로 옥사한 ‘강이천’을 주목하고 있다. 

저자는 18세기 영정조의 조선시대 후기는 정치, 철학, 학문, 종교 등 외부로부터 유입되는 새로운 사조와 조선 내부의 오래된 갈등 등으로 혼란스러운 시대상황에 대한 대안을 모색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일어나는 시기였다고 규정한다. 이러한 일환으로 대두되는 것이 바로 예언서 ‘정감록’과 ‘천주교’의 급속도로 확산이라고 보고 있다.

저자는 18세기 조선 후기의 영, 정조 시대에 대한 일반적인 시각인 문예부흥기 ‘르네상스’로 파악하는 것에 대해 문제제기를 시작하고 있다. 정조 왕이 진정으로 혼란스러웠던 당시 사회를 개혁하고 싶었는가에 대해 말하며 어떤 학자보다 뛰어난 성리학적 가치관과 정치적 식견을 가진 군주였다는 점은 인정하지만 정조 왕의 정치적 방향은 성리학을 기본이념으로 하는 조선 사회에 대한 개혁이 아니라 그 기본 사회의 틀을 유지하는 방향이었다고 보고 있다. 그의 증거로 ‘문체반정’을 든다. 성리학적 기풍과 그에 호응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지켜가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한 것이 ‘패관소품’을 척결하는 정조의 ‘문체반정’이라는 것이다.

또한, 저자는 이 기존 체제를 개혁하고 새로운 세상에 대한 열망의 한 가운데 있었던 인물 중 ‘강이천’姜彛天(1768~1801)이라는 사람에 주목하고 있다. 강이천은 강세황의 손자로 어려서부터 뛰어난 문학적 소질을 인정받았고 성균관에 입학하여 정조 왕과도 여러 차례 대면했던 기대가 촉망되는 선비였다. 이 강이천이 연루된 역모사건이 일어나 유배에 이어 결국 옥사하게 되었다. 

이 강이천이 연루된 역모사건과 신유박해로 대표되는 천주교에 대한 다른 관점을 가진 정조 왕과 강이천을 비교분석하는 것이 이 책의 중심 주제다. 저자는 정조 왕이 강이천 사건을 바라보는 시각을 ‘문화투쟁’으로 규정지으며 분석한다. 기존체제를 유지 강화하려는 정조 왕 측과 새로운 사회를 열망하는 강이천을 비롯한 세력 사이에서 벌어진 ‘문화투쟁’이라는 것이다. 저자의 독특한 시각이라고 볼 수 있는 부분이다.

강이천의 사건을 따라가다 보면 당시 조선 사회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를 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 주목받지 못한 강이천이라는 인물과 정조 왕의 정치적 행보를 통해 18세기 조선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다는 의미다. 바로 한 시대를 놓고 정조와 강이천이 시대를 다르게 인식하였고 이것을 바탕으로 다른 결과를 도출하였다는 점을 분명하게 밝히고 있다. 저자는 자신의 의문점과 관심사를 밝혀 가는데 각종 기록물에 대한 검토를 세심하게 하고 있다. 독자들로 하여금 저자의 그런 관심이 분명 가치 있고 의미 있는 것으로 다가오는 점이라고 할 것이다.

무엇을 보고 싶은가에 따라 달라지는 점에서 중심은 바로 그 ‘무엇’에 있다. 한 인물, 한 시대에 대해 새로운 시각을 만난다는 것은 자못 흥미롭다. 그것도 충분한 자료와 연구를 바탕으로 제기하는 이 새로운 시각은 역사를 한층 더 깊이 있게 볼 수 있도록 안내하는 훌륭한 안내자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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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드드립 커피 좋아하세요? - 시시때때로 커피가 그리운 사람들을 위한 커피 안내서
김훈태 지음 / 갤리온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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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 그 것도 같고 아닌 것도 같다
좋아하는 게 있나요? 라는 질문에 선 듯 '커피 좋아해요‘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루에도 몇 잔씩이나 마시면서 그 맛을 음미하며 넉넉한 마음의 여유를 찾는다는 것, 소소하지만 얼마나 행복한 시간일까? 누려본 사람만이 아는 것이리라. 하지만 이런 호사를 누리면서도 무슨 맛으로 마셔요? 라는 질문에 선 듯 답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이는 자신이 좋아하는 커피의 맛을 몰라서가 아니라 마땅히 언어로 표현할만한 말을 찾지 못해서일 수도 있다. 

무릇, 무엇인가를 좋아한다는 것은 그것을 즐겨 찾고 자주 누린다는 것이다. 좋아한다고는 말하면서도 자주 찾지 않고 또 즐기지도 않는 것이라면 그것은 좋아하는 것이 아니다. 단지, 좋아하고 싶은 마음의 표현일 뿐인 것이다. 이는 커피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영화, 음악, 책, 나들이 등과 같이 사람이 살아가는 동안 잠시라도 본업에서 벗어나 짬을 누리는 시간동안 함께할 수 있는 것들이다. 하여, 좋아하면 찾게 되고 자주 누리게 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렇게 좋아해서 시작한 것들 중에 주종이 전도되어 본격적으로 자신의 일상과 본업을 결합하는 사람도 생기게 마련이다. 이 책 ‘핸드드립 커피 좋아하세요?’의 저자도 그런 사람 중 하나가 아닐까 한다. 커피한잔을 마시기 위해 3시간이 넘는 시간 동안 버스와 택시를 갈아타면서 갈 수 있는 사람은 흔치 않다. 저자는 그렇게 자신이 좋아하는 커피를 마시기 위해 그 시간을 아낌없이 소비하면서도 행복을 담을 줄 아는 사람인 것이다.

커피를 싫어했던 그가 커피를 마시게 된 동기에서부터 커피 마니아가 되기까지의 과정이 이 책속에 녹아있다. 이 책에는 저자의 말처럼 ‘시시때때로 커피가 그리운 사람들을 위한 커피 안내서’다 커피의 종류, 원산지, 원산지별 커피의 특징, 로스팅, 핸드드립 커피 만드는 법, 커피 즐기는 법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 물론 저자의 커피사랑이 듬북 담겨있다 점이 더 매력적이다.

하지만, 원두고르기, 로스팅 그리고 한 잔의 커피가 완성되기까지 무수한 과정에 벌어지는 다양한 맛의 변화를 다 감지하며 마시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버릇처럼 때론 뭔가 빠져있는 것 같은 아쉬움이 커피를 마시는 주요한 이유가 아닐까도 생각해 본다. 저자가 소개하는 맛있는 거피를 마시려면 무지 복작한 과정을 거쳐야 하고 또 진정으로 그 맛을 낼 수 있는 곳이 별로 없는 현실이다. 그를 따라 진정한 커피 맛을 느낄 수 없는 것이라면 그저 동전 몇 개로 해결되는 자판기 커피가 최고일 때도 있지 않을까 한다.

이 책에는 금방이라도 갓 볶은 원두의 향이 물씬 풍길 것 같은 사진 또한 커피 향만큼이나 매력적으로 보인다. 그 향기는 본문에 등장하는 몇몇 거피전문점 사장의 전문가의 포스가 강하게 풍기는 향기라기보다는 핸드드립 커피를 마신다는 택시 운전사의 향기에 더 가깝지 않을까? 이는 저자가 커피원산지의 노동자들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을 전하는 것과도 상통할 것이라고 본다.

시인 원재훈은 ‘바다와 커피’라는 소설에서 ‘한 잔의 커피는 인생’과도 같다는 말했다. 인생도 당야한 변수를 거치며 자신만의 향과 맛을 만들어 가듯 ‘그 것도 같고 아닌 것도 같지만 은근한 매력이 있어 벗어날 수 없는 것’ 같이 조금은 벅찬 삶을 가꾸는 사람들이 자신만의 그 맛을 찾아가는 것이 진정 무엇인가를 좋아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고운 햇살이 창문으로 번지는 따스한 곳에 앉아 코끝을 자극하는 커피 향에 취해 잠시 몸과 마음을 짓누르는 일상을 벗어난 호사를 꿈꿔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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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할 시간은 그리 많지 않다 - 우리 시대의 스승 열여덟 분의 행복법문
고산스님 외 17인 지음 / 불광출판사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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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누구도 아닌 나 자신을 사랑하는 일
누구나 행복을 꿈꾼다. 그렇지만 자신이 행복하다고 하는 사람은 찾아보기 힘들다. 왜 그럴까? 늘 행복을 꿈꾸면서도 행복하지 않은 일상을 살아가는 것은 암울하기만할 텐데도 여전히 행복하지 못한 일상을 살아간다. 유사 이래 눈 밝은 이들은 그 이유를 찾아 수많은 질문하고 그 해답을 찾아왔다. 하지만 여전히 그 의문은 지속된다.

이 행복한 삶에 대한 해답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면 답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왜 행복하지 않은 삶을 살아갈까? 이 딜레마에 대해 또 답을 제시하는 지혜로운 사람들의 이야기를 만난다. 자신과 이웃의 진정한 행복을 찾아 속세를 떠나 모진 수행의 길에 서 있는 사람들이 그 답을 제시하고 있다. 

이 책 ‘사랑할 시간은 그리 많지 않다’는 수행의 과정에 있는 큰 스님들이 대중을 향해 자비심의 마음으로 내 놓은 수행의 결과물들이다. 그 스님들이 불교계 주간신문과 월간지를 통해 발표했던 이야기를 모아 엮어낸 책이다. 고산, 밀운, 종진, 정무, 법산, 청화, 도법, 무여, 종광, 수진, 청전, 우송, 법만, 지광, 심산, 청안, 해주, 일진 스님 등 이미 대중적으로 알려진 스님을 비롯하여 수행에 전념하시는 스님 열여덟 분이 대중과 함께 행복을 찾는 법문이다.

이들 법문 속에는 불교와 익숙하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다소 생소한 말들도 분명 있다. 하지만 행복을 꿈꾸는 사람들이 읽어 가는데 그리 큰 장애로 다가오지는 않을 정도라고 생각된다. 물론 사람에 따라 개인차는 있을 것이다. 그렇더라도 일상에서 부딪치는 지극히 현실적인 문제에 대한 사람들의 마음가짐을 이야기하기에 머리를 끄덕일 수 있다. 

부처님의 모든 이야기는 결국, 모든 사람들에게 자신이 찾는 꿈이 실현 가능하며 그 힘은 자신에게 있다는 점을 알려주는 것이리라. 인류의 스승들이 밝혀 놓은 삶의 지혜가 있음에도 늘 행복하지 않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대부분인 것은 답이 없어서가 아니라 그 답이 자신의 것이 아니기 때문일 것이다. 이런 점에 비추어 보면 이 책 역시 마찬가지일수도 있다.

‘수천의 생을 반복한다 해도 사랑하는 사람과 다시 만난다는 것은 드문 일이다. 지금 후회 없이 사랑하라. 사랑할 시간은 그리 많지 않다’. 샨티데바『입보리행론』中 

인간이 느끼는 다양한 문제의 근본은 사랑에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자신과 이웃 그리고 자신을 둘러싼 모든 생물에 대해 사랑하는 마음을 펼칠 때 비로소 행복은 내 앞에 나타는 것이 아닐까? 스님들이 내 놓은 법문들의 요체는 바로 사랑일 것이다. 진정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은 자신을 존재하게 한 근원에 대한 성찰과 더불어 그 마음을 이웃에게도 나눌 것이기에 말이다. 스님들의 말처럼 ‘행복과 불행은 둘이 아니며 스스로 지은 것’이기에 내 마음 살펴 자신과 이웃을 사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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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후기 성 소화 선집 문학동네 한국고전문학전집 9
김준형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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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놓고 말하지 못하지만 누구나 관심 있는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고 한다. 지나친 것은 미치지 못한 것과 같다는 점에 있어서 농담 삼아 이야기하는 것들이 대부분이 아닐까 한다. 말에 걸리지 않고 하는 사람도 듣는 사람도 쉽사리 흘리게 되는 것은 아마도 성(性)과 관련된 이야기가 아닐까 싶다. 하지만 때론 웃자고 시작한 이야기에서 울게 되는 경우도 생기기 마련이다. 바로 과유불급이 문제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성(性)과 관련된 많은 이야기가 전해 온다. 우리나라 역시 마찬가지다. 인간의 근본적인 욕망과 무관하지 않을 이 성 이야기는 시대의 생활상을 반영하며 각색되고 변색되어 오늘에 이르게 된 것이리라. 하지만 이러한 성 이야기가 자주 언급되는 시기는 따로 있는 듯하다. 생활이 각박하거나 혼란스러운 사회상을 반영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한다. 

이 책 ‘조선 후기 성 소화 선집’도 그런 의미에서 불안정했던 조선 후기의 시대상을 반영하고 있다고 보여 진다. 이 책의 근거가 되고 있는 ‘이야기책’, ‘소낭’, ‘진담론’, ‘파수추’, ‘어스신화’, ‘성수패설’, ‘기문’, ‘교수잡사’, ‘각수록’, ‘파적록’, ‘거면록’ 등 여러 종류의 책들이 만들어진 시기 역시 신분상의 문제나 사회적 제약에 의해 뜻한 바를 이뤄가기 힘들었던 시기에 작성된 것들이 대분이라고 한다. 이 책은 바로 이러한 기록물들에서 성 이야기만을 선별하여 해석하고 편찬한 책이다.

은밀하고 때론 도발적인 이러한 이야기들이 엄격한 신분사회에서 공유되었다는 것이 새삼스럽기도 하지만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소통되었다는 점은 분명 이유가 있을 것이다. 노골적으로 대놓고 말 할 수 없었던 이야기를 이러한 성과 관련된 이야기로 풍자하여 양반이나 권력에 대한 대항의 의미도 있었다는 점이 눈여겨 볼만한 것이 아닌가 싶다. 이는 현대 사회에서도 성로비 등에서 보이듯 돈, 권력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조선 후기 성 소화 선집’에 등장하는 대부분의 이야기는 권세를 부리는 양반들이 자신의 욕망을 충족하기 위해 사회적으로 통용되었던 기생이나 첩들과 사이의 이야기다. 또한 그 범위에만 한정된 이야기가 아니라 버젓이 행세께나 했던 양반가의 부부사이에서도 마찬가지다. 무색하고 당혹스러운 이런 이야기들은 인간의 근본적인 욕망과 관련된 것이 바로 성 이야기이기에 저변에 확산되고 소통되는 근간이 아닐까 싶다.

이 책은 열 한권이나 되는 여러 책에서 발간 시대 순으로 옮겨온 것이라고 한다. 다양한 책들에서 모았기에 비슷한 이야기가 중복되기도 한다. 이해되는 이야기가 대부분이지만 무슨 뜻을 담았는지 모두지 알 수 없는 이야기도 있다. 하지만 짧은 글들이 대부분이기에 읽어가는 대에는 무리가 없다. 번역자는 이들 이야기들을 통해 당시 지식인들이 사회적으로 억눌린 감정을 발산했을 것이라 이야기하고 있는데 일면 타당성이 있는 지적으로 보인다.

누구도 대놓고 이야기 하지만 못하더라도 은근히 관심 갖는 것이 성 이야기다. 이것은 시대나 남녀노소를 불문한다. 타고난 인간의 본성이기에 그럴 것이지만 이러한 이야기 속에 사회적 한계나 본능에 대한 욕심을 해학을 통해 그 속에 진정으로 담고 싶었던 뜻을 알아가는 것도 흥미로운 일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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