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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을 바꾼 29통의 편지 - 스물아홉, 이제는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는 마지막 인생 조언
후쿠시마 마사노부 지음, 유윤한 옮김 / 21세기북스 / 2011년 9월
평점 :
가까운 사람들의 손을 잡고가자
나를 둘러싼 세상은 늘 나만을 배신한다고 생각한다. 남들이 싫어하는 일은 언제나 내 몫이고, 무엇 하나 생각대로 되는 것도 없고, 하는 일도 재미없고, 무엇 때문에 사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우리 주변에는 제법 많다. 같은 곳에서 같은 일을 해도 다른 결과가 나오는 것을 보며 원래 나는 그런 사람이라고 좌절도 한다. 그런 일상이 싫어 무엇이든 해보고 싶은데 막상 떠오르는 것 하나 없다.
이런 생각으로 일상을 보내는 사람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일까? 선배나 상사의 조언도 귀 기울이지 않을 상황이다 보니 그런 사람과 함께 있는 주변사람들조차 늘 불안한 일상을 보내게 된다. 살다보면 일순간 찾아오는 것이 아니라면 이를 극복하는 대에는 많은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는 점은 굳이 말하지 않아도 다 아는 일이다. 하여, 그 많은 자기개발과 관련된 책이나 프로그램이 등장하지만 자신에게 꼭 맞는 방법을 제시해주는 것을 만나기란 쉽지 않다. 그렇기에 모처럼 용기를 내 생각을 바꿔보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별로 도움이 되지 못하고 만다.
이런 모습의 전형적인 인간형을 보여주고 있는 책이 바로 ‘내 인생을 바꾼 29통의 편지’의 주인공 스물아홉 살의 ‘츠요시’다. 일어나기 싫은 아침 억지로 눈을 떠 만원 지하철에 시달리며 회사에 출근하지만 즐거운 일은 하나도 없다. 그나마 이직한 친구와 술 한 잔하며 울적한 기분을 토로하는 것이 위안거리다. 그런 그에게 어느 날 발신지가 적혀있지 않은 편지를 받는다. 자신에게 하는 이야기 같지만 그것이 정확히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 수 없는 문구가 적힌 편지를 받고 의아해 하며 계속해서 전달되는 편지에 대한 궁금증이 더해간다.
그러던 어느 날 말썽 많은 후배와 더 이상 함께 일하지 못하겠다는 이야기를 듣던 상사가 고객용 프리젠테이션을 맡기면서 더 깊은 좌절에 빠지게 된다. 하는 일마다 꼬이기만 한 주인공은 그 상황을 벗어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기에 이른다. 이런 일상 속에서도 의문의 편지는 계속되고 더군다나 발주를 했던 회사에서 문제제기를 하기에 이른다. 이런 난관을 어떻게 해결할지 난감하기만 한 주인공은 고객회사로 찾아가지만 무엇이 문제인지를 알지 못한 상황이라 더욱 당황하게 된다.
‘내 인생을 바꾼 29통의 편지’는 이처럼 특정한 주인공을 내세워 누구나 직면할 수 있는 현실을 실감나게 그려가고 있다. 주인공 ‘츠요시’는 나일수도 있고 내 동료일수도 있다. 굳이 30대를 눈앞에 둔 청년이 아니라 삶의 어느 순간 자신에게 다가오는 난관을 경험하는 사람이라면 모두가 주인공일 수 있다는 점이다. 이렇게 자신이 감당하기 어려운 문제를 직면한 사람들에게 무엇이 문제인지, 어떻게 그 난관을 해결해 갈 것인지에 대해 근본적인 성찰을 요구한다. 그 성찰의 매개로 편지를 활용하고 있다.
‘어떤 일이든 자기답게 하면 꿈이 된다’, ‘극한의 고통 속에서 무엇을 얻을지 생각하라’, ‘보려고 하는 대로만 보인다’, ‘비오는 날에도 구름 너머에는 태양이 빛나고 있다’, ‘지금 하지 않으면 평생 할 수 없다’, ‘꿈이 있으면 싫은 사람도 필요한 사람이 된다’
절망의 순간에 해답을 손에 쥐어줘도 그것이 답인 줄 모르는 경우가 많다. 이 책의 주인공도 그런 경우다. 하지만 주변 사람의 애정 어린 관심과 격려로 스스로 가지고 있는 한계가 무엇인지를 알아가며 편지가 말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게 된다. 그것이 바로 자신을 변화시키는 원동력으로 작용하는 것이다. ‘모든 변화의 시작은 바로 자신이다’라는 것은 확인하기까지 수많은 어려움을 겪지만 막상 그것을 알더라도 끝까지 밀고 나가지 못하는 현실 또한 잊지 않고 있다.
아버지의 후배인 직장 상사와 그 상사의 친구 그리고 동료의 노력이 있었기에 주인공은 스스로를 변화시킬 수 있었다. 편지에는 특별한 처방이 있는 것이 아니었다. 이미 알고 있지만 나와 관련 없다고 생각되었던 것들이 편지를 통해 자신의 문제로 인식하게 된 계기가 된 것이다. 나를 위해 도움의 손길을 내밀고 있는 주변 사람들의 마음을 외면하지 않고 어쩌면 두 번 다시 오지 않을 수도 있는 주변의 손길과 더불어 삶의 즐거움을 누릴 수 있길 희망을 찾아가게 하고 있다.
이 책은 누구나 겪을 수 있는 문제를 탄탄한 스토리 구성과 편지라는 소재를 이용하여 자연스럽게 문제의 중심으로 독자들을 안내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