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 인생이 선사한 가장 아름다운 선물
틱낫한 지음, 이도흠 옮김 / 아름다운인연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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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제가 엄마를 사랑한다는 걸 아세요?

내게 엄마는 늘 가슴 속 먹먹함과 함께한다. 왜 그런지 딱히 이유가 떠오르지 않지만 늘 그렇다. 내게 증조할머니가 살아 계셨고 할머니 또한 100세 가까이 살아 계셨기에 늘 어른과 함께 살아오셨고 엄마 본인이 할머니가 되고도 한참 시어머니를 모시고 살아오며 겪은 마음의 부담을 지켜봐서 일까? 거친 말투에 강해보이지만 유난히 마음 약하셨던 엄마에게 느끼는 안쓰러움도 함께한다.

일찍 엄마 곁을 떠나 학교생활하면서 가끔 찾아뵙는 엄마의 얼굴에서 보는 아들에 대한 그리움과 원인모를 어두운 그늘이 늘 가슴에 남아있다. 자식에 대한 사랑이 넘치지만 유독 표현에 서툴렀던 모습이 내게 그대로 전달되어 나 또한 가슴속 살아있는 엄마에 대한 사랑의 표현을 다 하지 못한다. 그것이 내내 가슴속 먹먹함으로 남아있나 보다.

이 책 [엄마]는 엄마를 그냥 나를 태어나게 한 모태라는 의미보다 더 큰 의미임을 알게한다. 엄마에 대한 애뜻함이 늘 함께하지만 표현하지 못하고 그냥 머물게 되는 이유가 뭘까? 가슴속에 담겨있는 마음을 말하지 않아도 당연하게 알고 있을 것이라는 그 무모하기만한 자기 편리함은 어디서 오는 걸까? 엄마라는 존재는 모태를 통해 나와 온 우주를 연결해 주는 소통의 연결고리라고 한다. 무궁무진한 우주의 보물을 나에게 안겨주는 통로인 것이다.

이 책 [엄마]는 엄마와 우리가 하나인 이유, 영원히 변치 않은 엄마의 사랑 속에서 살 수 있는 법, 엄마에 대한 화와 실망을 사랑으로 바꾸는 법, 엄마를 행복하게 해 드릴 수 있는 네 가지 방법 등 엄마와의 마음의 소통을 할 수 있는 방법들을 소개하고 있다.
예를 들어 엄마의 얼굴을 가만히 바라보고 의아해 할 엄마에게‘제가 엄마를 사랑한다는 걸 아세요?’라고 말했을 때 서로의 가슴 깊이 번지는 따뜻함을 느낄 수 있게 하는 책이다.

저자인 베트남 승려 틱낫한은 책으로, 생명운동가, 평화주의자 등으로 우리에게도 널리 알려진 사람이다. 사회적 문제든 개인적인 일이든 문제에 접근하는 방식이 불교경전이나 이론적인 접근이 아니라 평범한 생활 속에서 실천 가능한 방법을 제시한다. 이 책에서도 엄마에 대한 자신의 경험을 들려주며 모든 사람들이 엄마라는 존재에 대한 근본적인 생각을 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그래서 더 깊은 감동받고 공감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늘 내 가슴을 먹먹하게 하는 엄마에 대한 마음을 담아만 두지 말고 마음을 소통 할 무엇인가를 찾아야겠다. 전화 한통화로도 충분한 출발이 될 것이기에 늦기 전에 시작하자. 마음의 짐을 벗어 엄마와 나 사이의 보물을 확인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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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인디아 - 엉뚱발랄 15인의 발칙한 보고서
하정아 지음 / 나무수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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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돌아온 곳으로 다시 가게 만드는 힘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의 마음은 제각각이다. 어떤 조건에서 떠나든지 이유는 분명하겠지만 떠났던 곳을 다시 찾게 되는 힘은 어디에 있을까? 자연환경에 매료되어 그 모습을 다시 보고자 할 때도 있을 것이고 누구도 경험하지 못했던 자신만의 추억이 있어 다시 찾게 될 것이다. 여러 요인 중에서도 사람에 대한 따스한 마음이 가장 중요한 요인이 아닐까. 즐거운 추억 때론 고생을 함께 나눈 사람들... 이유야 여러 가지 있겠지만 다 사람의 따스한 가슴을 만났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위대한 자연환경에 고개 숙이고 다른 풍습에 낫설어 하면서도 줄곧 함께한 사람들에 대한 기억이 있어 여행은 늘 따스한 가슴일 것이다.
사람에게 지쳐 그 사람들로부터 도망치듯 떠난 곳에서 다시 만난 사람들, 그들에게서 삶에 대한 의미와 미래를 살아갈 희망을 찾게 되는 것이다.
 

이 책 [그래! 인디아]는 [골 때리는 나라] 인도를 한 젊은 여행자가 각기 다른 가슴으로 느낀 인도 이야기다. 살아온 나라도 성별도 나이도 다 다른 사람들이 보고 느낀 이야기를 작가가 인터뷰 형식으로 정리했다. 그러기에 인도가 중심이지만 그곳엔 사람이 있다. 그 사람들 가슴에 살아 숨 쉬는 생생한 인도 여행 보고서라고 생각된다.
젊은 작가의 이력도 만만치 않다. 젊어서 그런가? 낫선 곳을 열린 가슴으로 바라보고 있는 그대로를 인정 할 수 있는 것 역시 젊은 가슴이기에 가능하지 않을까?

‘에라 모르겠다’그래 인디아로 가자
이 책에 등장하는 간단치 않은 여행자들의 삶속에 도전정신이 물씬 풍긴다. 인도 전통 댄스에 반해 앞뒤 없이 인도로 날아가 매일 밤 숙소 옥상에서 갠지스 강을 바라보며 춤을 추는 행동파가 있는가 하면, 달랑 5,000원 손에 쥐고 두루마리 휴지 세 개와 색소폰만 들고 인도를 헤매는 무대포도 있다. 인도가 제집인 냥 스쿠터를 몰고 다니는 겁 없는 녀석도 있고, 뻔한 루트 속을 돌고 도는 쳇바퀴 인생이 싫어 3일 만에 회사를 그만두고 훌쩍 자전거 여행에 오른 자유인도 있다. 

이들을 통해 본 인도는 각종 여행기와 뉴스에서 본 이미지를 확 깨는 장면들이 많다.
명상과 사색의 여행지, 인도? “그건 니 생각이고~!!”"인도는 싫은데 좋아요. 화나는데 즐겁고, 더러운데 행복해”이런 인도에 대한 인상은‘조용한 고대문명의 나라’시적이고 영적이기만 한 상상 속의 인도라는 각종 여행기나 텔레비전의 사전정보가 가져다주는 환상이 깨지면서도 다시 찾게 되는 인도라는 나라의 매력이은 어디에 있는 걸까?

행복하려고 작정하고 보면
소가 똥 싸는 것만 봐도 행복하다니까.
모든 것은 내 마음에서 비롯되는구나.
바라나시에서 배운 건 바로 이것인 것 같아요.
일상의 작은 기쁨들을 놓치지 않고 기쁨 그 자체를 받아들이는 것.
(춤추어라. 갠지스가 너를 보고 있다 중에서)
 

솔직하고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가슴열고 보줄 아는 젊음이 있기에 가능한 여행이라는 느낌이다. 어디를 가서 무엇을 보던지 닫힌 마음으로 내 것만을 고집하면서 본다면 결코 얻을 수 없는 것들이다.
세상을 향해 가슴열고 내딛는 발걸음에는 세상의 넓이만큼 커다란 별빛이 내 가슴에서 빛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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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되어도 좋아
김진아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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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동안 무엇에 무모할 정도로 과감하게 도전 할 수 있다는 것은 상상만으로도 행복한 일이다.
많은 사람들은 그 길에 당당하게 나서기 보다는 늘 아쉬운 마음만을 간직한 채 망설이다가 포기하고 만다.
하지만 누군가를 그 일을 시작한다. 그리고 그 시작하는 사람만이 느끼는 특별한 무엇인가가 있다.
그것도 하던 일상을 접고 새로운 세상으로의 여행이라면 얼마나 기분 좋은 변화일까?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자신을 둘러싼 여러 조건을 고려해야 하는 사람들의 삶이기에 더욱 그렇다.

[세상에서 가장 느린 마음 여행자] 얼마나 멋진 말인가?
그 멋진 일을 하기에 모든 것이 다 좋기만은 않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다.
도전하고 성취한 사람만이 느끼는 여유일 것이다.

낫선 곳에서 낫선 바람을 맞으며 길을 걸어가다 만나는 모든 풍경과 사람들의 따스한 마음까지 가슴에 담아 둘 수 있다면 지친 여행자의 발걸음일지라도 얼굴엔 늘 미소가 머물고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바람이 되어도 좋아]의 저자는 그 일을 시작한 사람이다.

성균관대 공대를 졸업하고 삼성전자 연구원으로 일했다. 서른 살이 되던 해 인생의 쉼표를 찍었다. 특별한 서른을 위해 ‘세상끝’ 남극점으로 훌쩍 떠나 주로 두 발로 걷는 여행을 하며 길 위의 풍경과 사람들에게 스스로를 들여놓아 소통하는 여행자로 변신했다.
남극 칠레 아르헨티나 네팔 파키스탄 인도 스페인 중국 그리스 말레이시아 캄보디아 태국 싱가포르 캐나다 미국 일본 등 낮선 땅을 가장 느린 걸음으로 걷고 있는 사람이다.

[바람이 되어도 좋아]는 저자가 발끝으로 느끼며 마음으로 본 세상에 대한 이야기이다.
1부 [남극 내 생애 가장 혹독한 휴가]
2부 [인도 인더스 히말라야 나를 닮은 인연에게]
3부 [파키스탄 K2 세상 지붕 위에서 슬픔을 내려놓다]
4부 [네팔 안나푸르나 사랑, 그 은밀한 비밀]
5부 [칠레 아르헨티나 세상 끝 나의 집]
6부 [스페인 카미노 데 산티아고 순례자, 나를 만나러 떠나다]

[바람이 되어도 좋아]는 여행에서 지친 몸으로 돌아와 편안하게 몸을 누이고도 아직 함께 오지 못한
마음을 기다리며 미소 지을 수 있는 넉넉함을 보여주고 있다.
별보다 많은 길을 걸어 세상 끝에 설 수 있는 여행자만이 느끼는 감정이 아닐까?
솔직한 마음이 그대로 들어나는 생동감 넘치는 글의 맛도 좋고 미소를 머물게 하는 사진까지 있어 자연스럽게 저자가 느끼는 감정에 이입될 수 있게 한다.
걷는 동안 보고, 느끼고, 담았던 풍경과 그 풍경에 하나 된 사람들의 이야기 속에 이방인이 아니라 늘 함께하는 하나 됨을 느끼는 여행이면 몸은 한곳에 묶여 있지만 마음으론 늘 여행길에 나서고 싶은 많은 사람들의 오랜 소망이 아닐런지...
가지 못할 곳들을 동경하며 만나지 못한 사람들을 그리워하며 버는 족족 비행기를 타고
그저 짧은 휴가로 방랑벽을 잠재워야만 했던 이십대의 마지막이자 서른의 문턱에서 일상의 쉼표를 찍고 떠난 작가의 용기가 그저 부럽기만 하다. 

여행의 끝에서 별보다 빛나는 자신을 발견했다는 저자는 걷는 도중 지치고 힘들어 하며 흘렸던 땀방울들이 모이고 모여 그 빛을 발하는 원동력이 되었으리라 믿는다.
그 빛을 다시 걸어갈 길을 밝혀 줄 희망의 불빛일 것이다.

인생에서 도전이란, 그것이 무엇이든 살아가며 꼭 해볼 만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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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현주의 화가들 : 주요 화가와 그룹, 걸작선 마로니에북스 Art Book 14
가브리엘레 크레팔디 지음, 최병진 옮김 / 마로니에북스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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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와 그 화가들의 작품을 접하면서 나도 모르는 안타까움이 있다. 창작활동이 작가 혼자만의 고행으로 머물고 있다는 생각이 그것이다. 자신의 내면에 담긴 자아의식 대한 깊은 성찰과 지향하는 삶의 목표를 표현하고자 하는 열정, 그 고단한 작업과정에서 느끼는 고독과 외로움까지 다 이해한다고는 말하지 못한다. 다만, 그 긴 성찰의 과정과 그보다 더 긴 창작 활동을 지켜봐 온 사람으로 누군가 마음 털어 놓고 그 작업에 대한 마음을 공유 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순진한 마음이 든다.

예술가들의 삶을 들여다보면 동시대를 살아가는 벗들이 있었다. 스승이라고 해도 좋을 사람도 있어 작업과정에 대한 공유으로부터 힘을 얻고 새로운 영감을 얻기도 하고 때론 갈등을 통해 자신을 돌아보는 기회를 삼기도 했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예술가들과 함께 했던 그런 사람들은 있었다. 가까운 우리역사인 조선시대의 도화서 화원들 사이에도 있었고 도화서와는 거리가 멀었던 화원들도 벗과 스승 그들과 마음의 소통을 하며 자신의 발전을 도모했다.

현대를 살아가는 화가들 사이에 그런 마음의 교류를 나누는 사람들이 얼마나 있을까? 현실의 벽과 내부의 갈등을 비롯하여 화가에게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은 수도 없이 많지만 그걸 내놓고 함께 헤쳐 나가는 화가들보다는 혼자만의 싸움으로 여기며 그 긴 고독을 이겨내고 있는 모습이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혹 이런 풍조가 예술품에 대한 거리감을 형성하고 있는 중요 요인 중 하나가 아닐까 생각한다.

복잡하고 지난한 과정을 통해 탄생한 예술작품이 많은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야 하고 그런 기회를 통해 작가나 관람객이 공감하는 소통하는 기회가 늘어감에 따라 창작활동의 주체인 작가들도 보다 가까이 관람객에 다가갈 수 있을 것인데 하는 아쉬움이 있다. 이런 현실 속에 예술가들의 작품을 쉽게 접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ART BOOK 시리즈를 만들고 있는 마로니에북스의 노력에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

이 책은 표현주의 화가들에 대한 작품과 작품이 탄생하게 되는 시대적 상황, 그리고 그들의 삶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표현주의는 20세기 초 세계대전이라는 사회분위기 속에서 만들어 졌다. 1차 세계대전과 히틀러의 집권으로 강압적인 사회적 분위기는 많은 예술가들을 은둔하게 만들었고, 나치주의는 표현주의 화가들을 퇴폐적 예술가로 낙인찍었다. 이렇게 어려운 환경에서도 그들은 미술작품 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자신들의 창작 활동을 펼쳐나갔다. 표현주의 미술사조는 화가 개인의 자아를 굉장히 주관적으로 표현하는 감정표출에 대한 미술이라고 한다.

[표현주의 화가들] 이 책의 구성은 독일에서 시작된 다리파, 청기사운동, 오스트리아와 스위스의 표현주의, 새로운 대상성 등 시대별로 구분하며 각 분야와 관련이 있는 화가들의 작품을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에밀 놀데, 빈센트 반 고흐와 폴 고갱, 구스타프 클림트, 실레, 그로스, 크리스티안 샤드, 에른스트 바를라흐] 등 20여 명의 예술가들과 그들의 작품 300여 점을 통해 자세하게 보연준다. 다양한 예술작품에서도 보여지 듯 표현주의 사조가 미술영역 뿐만 아니라 문학, 연극, 음악, 영화, 건축분야 등 많은 분야에서 큰 발자취를 남겼다는 것을 잘 보여주고 있다. 
익숙한 사람도 있지만 대부분 낫설다. 그 낫선 예술가들을 작품과 삶을 통해 가까이 느낄 수 있게 해주는 책이다.

모든 창작 활동은 시대정신의 산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 싶다. 한 시대를 대표하는 예술사조가 시대의 방영이라면 그 시대를 살아가는 예술가들 또한 동시대의 현실적 문제에 대한 해답과 미래를 바라보는 희망을 제시하는 것도 예술가들이 담당해야 하는 몫이라고 한다면 억지일까? 
[표현주의 화가들]은 예술가 개인의 경험이나 삶에 대한 열정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작품을 통해 우리시대를 살아가는 예술가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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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을 위한 변명
신명호 지음 / 김영사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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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 그들도 인간이였다.
동북아 3국 즉 중국, 한국, 일본의 역사를 살펴보면 왕조국가였다는 공통점이 있다. 하지만 그들 국가의 왕조 중 한국의 왕조만큼 오랜 기간을 이어온 왕조는 어느 나라에도 없다. 이 특징은 전 세계사를 통틀어서도 마찬가지다. 천년의 신라역사, 고려 9백여 년, 조선왕조 5백년 등 실로 막강한 왕조의 나라였다. 하지만 이 세 나라의 왕조는 조금의 차이를 보인다. 그 차이가 왕조의 운명을 결정지은 것이라고도 본다.

중국의 왕조는 삼국 중 가장 절대적 권력의 왕이였다. 천자(天子)라고 해서 그 권력은 백성과 신하 위에 무소불위(無所不爲)의 권력이였다. 그러다 보니 역으로 반역을 키워 온 온상이기도 해 긴 역사의 왕조는 존재하지도 못햇다. 일본의 경우는 중국과는 반대로 왕권(王權)보다 신권(臣權)이 우위에 있어서 왕은 이름 뿐 이여서 신권에 의해 언제든 엎어질 수밖에 없었다. 반면 한국의 왕조들은 왕권(王權)과 신권(臣權)이 줄다리기 하는 양상을 보여왔다. 명목상으로는 백성과 신하위에 엄밀하게 왕권(王權)이 존재했지만 조화로운 권력의 분배를 통해 서로의 권력을 유지 해 온 것이다. 

때론 왕권(王權)과 신권(臣權)의 권력 불균형이 생겨 왕권(王權)이 무너지는 반역이 성공하기도 했고 권력의 한 축이였던 신하들의 목숨이 파리 목숨보다 못 할 때도 있었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왕권(王權)과 신권(臣權) 두 권력의 조화가 5백년에서 천년에 가까운 왕조를 유지 할 수 있었다.

왕권(王權)과 신권(臣權)의 조화는 결국 서로 권력을 가진 자들이 자신의 권력을 그대로 유지하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였다면 그 속에 백성들의 안위는 그야말로 피폐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너무나 인간적인 왕의 고뇌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는 왕이라기 보다 왕권(王權)과 신권(臣權) 사이의 줄다리기를 해야 할 입장에 있었던 왕이라면 어떤 마음이였을까?
이 책 [왕을 위한 변명]은 바로 그런 입장의 왕에 대한 이야기가 아닐까 한다. 왕이라는 권력의 상징으로써 그 권력을 제대로 누리지 못하는 상황에 처한 왕들의 인간적인 고뇌로 살펴본 시각이라 신선함이 있다.
조선시대 27명의 왕 중에서 10명, 태종, 세종, 세조, 연산군, 중종, 광해군, 인조, 영조, 정조, 고종 등에 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들은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조선왕조 500년간 굵직한 발자취를 남긴 왕들이었다. 격동기의 역사를 온 몸으로 살아온 왕들이기에 그 인간적 고뇌가 얼마나 컷을런지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다. 그 기록이 조선왕조실록과 승정원일기로 나타나고 있다. 

아버지의 아들로서, 태종 / 형제인가 경쟁자인가, 세종 / 불교를 향한 염원에 담긴 뜻, 세조 / 한 세상 내 마음대로 원을 풀리라, 연산군 / 극도의 공포심이 빚어낸 이중성, 중종 / 저주를 혹신한 극단의 심리, 광해군 / 무엇이 천륜마저 저버리게 했을까, 인조 / 이복형 경종의 죽음 앞에서, 영조 / 만들어진 천재성, 정조 / 외롭고 고단한 황제, 고종

태종은 태상왕 이성계와 갈등을 겪으며 끊임없이 아버지의 애정과 신뢰를 얻고자 했다. 천운을 갖고 태어났다는 세종은 왕좌에 올랐으나 형제들에게는 경쟁자였다. 세조의 불교를 향한 염원은 원인 모를 병이 원인이었고, 연산군은 폐비 윤씨의 빙의로 무병을 앓았다. 신하들을 이용해 권력의 중심에 섰던 중종은 오랫동안 가슴속 깊이 숨겼던 본심을 자신도 모르게 드러냈다. 광해군은 자기 확신과 포용력 그리로 용인술이 부족한 왕이었다. 존명사대의 틈에서 실리를 찾으려 했던 인조는 소현세자의 죽음에 고개를 떨구었다. 국왕으로서 영조의 일생은 자신의 결백을 증명하기 위한 일생이었다. ‘천재 임금’으로 성장한 정조의 뒤에는 어머니 혜경궁 홍씨의 태교와 최고의 교육환경이 있었다. 고종은 을미사변 이전까지는 항상 누군가에 의지해 살았다.

[왕을 위한 변명]을 통해 살펴 볼 때 새로운 시각으로 역사의 중심에 있었던 한 인물 특히 왕에 대한 고찰은 많은 한계를 가질 수 밖에 없다. 그 심정을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많은 부분을 상상하고 억측하고, '인간 통찰'이라는 미명으로 채워 넣을 수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굳이 이런 시도를 한 이유는 역사의 주체는 역시 인간일 수밖에 없다는 생각 때문이다”. 

인간이라는 존재를 넘어선 특별한 인간 이상의 왕은 아니였다.
절대권력 그 속에 담긴 무시무시한 비인간적 요소에서 한 발짝 물러나 외교, 신하, 부모, 형제들과의 사이에서 고뇌하며 나약한 한 인간의 모습으로 다가온 왕들. 그런 왕들을 오히려 다 가깝게 느끼는 계기가 되어 따스한 미소가 머문다.
역사는 결국 사람의 삶에 대한 기록이며 그를 통해 미래의 희망을 마련하는 기틀이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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