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되어도 좋아
김진아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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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동안 무엇에 무모할 정도로 과감하게 도전 할 수 있다는 것은 상상만으로도 행복한 일이다.
많은 사람들은 그 길에 당당하게 나서기 보다는 늘 아쉬운 마음만을 간직한 채 망설이다가 포기하고 만다.
하지만 누군가를 그 일을 시작한다. 그리고 그 시작하는 사람만이 느끼는 특별한 무엇인가가 있다.
그것도 하던 일상을 접고 새로운 세상으로의 여행이라면 얼마나 기분 좋은 변화일까?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자신을 둘러싼 여러 조건을 고려해야 하는 사람들의 삶이기에 더욱 그렇다.

[세상에서 가장 느린 마음 여행자] 얼마나 멋진 말인가?
그 멋진 일을 하기에 모든 것이 다 좋기만은 않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다.
도전하고 성취한 사람만이 느끼는 여유일 것이다.

낫선 곳에서 낫선 바람을 맞으며 길을 걸어가다 만나는 모든 풍경과 사람들의 따스한 마음까지 가슴에 담아 둘 수 있다면 지친 여행자의 발걸음일지라도 얼굴엔 늘 미소가 머물고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바람이 되어도 좋아]의 저자는 그 일을 시작한 사람이다.

성균관대 공대를 졸업하고 삼성전자 연구원으로 일했다. 서른 살이 되던 해 인생의 쉼표를 찍었다. 특별한 서른을 위해 ‘세상끝’ 남극점으로 훌쩍 떠나 주로 두 발로 걷는 여행을 하며 길 위의 풍경과 사람들에게 스스로를 들여놓아 소통하는 여행자로 변신했다.
남극 칠레 아르헨티나 네팔 파키스탄 인도 스페인 중국 그리스 말레이시아 캄보디아 태국 싱가포르 캐나다 미국 일본 등 낮선 땅을 가장 느린 걸음으로 걷고 있는 사람이다.

[바람이 되어도 좋아]는 저자가 발끝으로 느끼며 마음으로 본 세상에 대한 이야기이다.
1부 [남극 내 생애 가장 혹독한 휴가]
2부 [인도 인더스 히말라야 나를 닮은 인연에게]
3부 [파키스탄 K2 세상 지붕 위에서 슬픔을 내려놓다]
4부 [네팔 안나푸르나 사랑, 그 은밀한 비밀]
5부 [칠레 아르헨티나 세상 끝 나의 집]
6부 [스페인 카미노 데 산티아고 순례자, 나를 만나러 떠나다]

[바람이 되어도 좋아]는 여행에서 지친 몸으로 돌아와 편안하게 몸을 누이고도 아직 함께 오지 못한
마음을 기다리며 미소 지을 수 있는 넉넉함을 보여주고 있다.
별보다 많은 길을 걸어 세상 끝에 설 수 있는 여행자만이 느끼는 감정이 아닐까?
솔직한 마음이 그대로 들어나는 생동감 넘치는 글의 맛도 좋고 미소를 머물게 하는 사진까지 있어 자연스럽게 저자가 느끼는 감정에 이입될 수 있게 한다.
걷는 동안 보고, 느끼고, 담았던 풍경과 그 풍경에 하나 된 사람들의 이야기 속에 이방인이 아니라 늘 함께하는 하나 됨을 느끼는 여행이면 몸은 한곳에 묶여 있지만 마음으론 늘 여행길에 나서고 싶은 많은 사람들의 오랜 소망이 아닐런지...
가지 못할 곳들을 동경하며 만나지 못한 사람들을 그리워하며 버는 족족 비행기를 타고
그저 짧은 휴가로 방랑벽을 잠재워야만 했던 이십대의 마지막이자 서른의 문턱에서 일상의 쉼표를 찍고 떠난 작가의 용기가 그저 부럽기만 하다. 

여행의 끝에서 별보다 빛나는 자신을 발견했다는 저자는 걷는 도중 지치고 힘들어 하며 흘렸던 땀방울들이 모이고 모여 그 빛을 발하는 원동력이 되었으리라 믿는다.
그 빛을 다시 걸어갈 길을 밝혀 줄 희망의 불빛일 것이다.

인생에서 도전이란, 그것이 무엇이든 살아가며 꼭 해볼 만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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