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현주의 화가들 : 주요 화가와 그룹, 걸작선 마로니에북스 Art Book 14
가브리엘레 크레팔디 지음, 최병진 옮김 / 마로니에북스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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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와 그 화가들의 작품을 접하면서 나도 모르는 안타까움이 있다. 창작활동이 작가 혼자만의 고행으로 머물고 있다는 생각이 그것이다. 자신의 내면에 담긴 자아의식 대한 깊은 성찰과 지향하는 삶의 목표를 표현하고자 하는 열정, 그 고단한 작업과정에서 느끼는 고독과 외로움까지 다 이해한다고는 말하지 못한다. 다만, 그 긴 성찰의 과정과 그보다 더 긴 창작 활동을 지켜봐 온 사람으로 누군가 마음 털어 놓고 그 작업에 대한 마음을 공유 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순진한 마음이 든다.

예술가들의 삶을 들여다보면 동시대를 살아가는 벗들이 있었다. 스승이라고 해도 좋을 사람도 있어 작업과정에 대한 공유으로부터 힘을 얻고 새로운 영감을 얻기도 하고 때론 갈등을 통해 자신을 돌아보는 기회를 삼기도 했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예술가들과 함께 했던 그런 사람들은 있었다. 가까운 우리역사인 조선시대의 도화서 화원들 사이에도 있었고 도화서와는 거리가 멀었던 화원들도 벗과 스승 그들과 마음의 소통을 하며 자신의 발전을 도모했다.

현대를 살아가는 화가들 사이에 그런 마음의 교류를 나누는 사람들이 얼마나 있을까? 현실의 벽과 내부의 갈등을 비롯하여 화가에게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은 수도 없이 많지만 그걸 내놓고 함께 헤쳐 나가는 화가들보다는 혼자만의 싸움으로 여기며 그 긴 고독을 이겨내고 있는 모습이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혹 이런 풍조가 예술품에 대한 거리감을 형성하고 있는 중요 요인 중 하나가 아닐까 생각한다.

복잡하고 지난한 과정을 통해 탄생한 예술작품이 많은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야 하고 그런 기회를 통해 작가나 관람객이 공감하는 소통하는 기회가 늘어감에 따라 창작활동의 주체인 작가들도 보다 가까이 관람객에 다가갈 수 있을 것인데 하는 아쉬움이 있다. 이런 현실 속에 예술가들의 작품을 쉽게 접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ART BOOK 시리즈를 만들고 있는 마로니에북스의 노력에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

이 책은 표현주의 화가들에 대한 작품과 작품이 탄생하게 되는 시대적 상황, 그리고 그들의 삶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표현주의는 20세기 초 세계대전이라는 사회분위기 속에서 만들어 졌다. 1차 세계대전과 히틀러의 집권으로 강압적인 사회적 분위기는 많은 예술가들을 은둔하게 만들었고, 나치주의는 표현주의 화가들을 퇴폐적 예술가로 낙인찍었다. 이렇게 어려운 환경에서도 그들은 미술작품 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자신들의 창작 활동을 펼쳐나갔다. 표현주의 미술사조는 화가 개인의 자아를 굉장히 주관적으로 표현하는 감정표출에 대한 미술이라고 한다.

[표현주의 화가들] 이 책의 구성은 독일에서 시작된 다리파, 청기사운동, 오스트리아와 스위스의 표현주의, 새로운 대상성 등 시대별로 구분하며 각 분야와 관련이 있는 화가들의 작품을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에밀 놀데, 빈센트 반 고흐와 폴 고갱, 구스타프 클림트, 실레, 그로스, 크리스티안 샤드, 에른스트 바를라흐] 등 20여 명의 예술가들과 그들의 작품 300여 점을 통해 자세하게 보연준다. 다양한 예술작품에서도 보여지 듯 표현주의 사조가 미술영역 뿐만 아니라 문학, 연극, 음악, 영화, 건축분야 등 많은 분야에서 큰 발자취를 남겼다는 것을 잘 보여주고 있다. 
익숙한 사람도 있지만 대부분 낫설다. 그 낫선 예술가들을 작품과 삶을 통해 가까이 느낄 수 있게 해주는 책이다.

모든 창작 활동은 시대정신의 산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 싶다. 한 시대를 대표하는 예술사조가 시대의 방영이라면 그 시대를 살아가는 예술가들 또한 동시대의 현실적 문제에 대한 해답과 미래를 바라보는 희망을 제시하는 것도 예술가들이 담당해야 하는 몫이라고 한다면 억지일까? 
[표현주의 화가들]은 예술가 개인의 경험이나 삶에 대한 열정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작품을 통해 우리시대를 살아가는 예술가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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