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국립민속국악원 
기악단 하반기 정기공연 '2015 本鄕'


'韶林'소림


*프로그램
-기악합주 : '심청전 뱃노래, 신뱃노래'
 국립민속국악원 기악단 연주
-서용석류 해금산조
 해금 김승정ᆞ박선호, 장단 서은기
-서용석류 대금산조
 대금 성수봉, 아쟁 박지용, 장고 김성주
-기악합주 : 사계절의 노래(초연)
 편곡 박지용, 국립민속국악원 기악단 연주
-태평소와 관현악
 태평소 허진, 국립민속국악원 기악단 연주


*국립민속국악원의 기악단 하반기 정기공연은 민속악의 대부로 불리우는 고 소림 서용석 명인의 음악을 중심으로 작품을 구성하고 연주를 펼쳤다.


소림 서용석은 대금 명인으로 잘 알려진 선생은 대금뿐 아니라 해금, 가야금, 거문고 등 관ᆞ현악기를 능수능란하게 다루었다고 한다. 또한 작곡에도 능통하여 국악계 팔방미인이셨단다. 오늘 국립민속국악원 기악단의 연주로 서용석 선생의 음악을 만난다.


올 한해 국립민속국악원의 공연을 빼놓치 않고 보려고 했다. 공연으로 만난 국립민속국악원의 연주와 공연은 빼어난 실력으로 관객과 소통하려는 열정을 만나는 감동의 시간이었다. 접하기 쉽지 않은 국악공연에 대한 갈증해소에 국립민속국악원이 있었다. 먼길 마다않고 달려가는 이유다.


오늘 기악단의 연주는 민속악의 흥으로 이어진 맛과 멋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연주가 전하는 울림은 공연장에만 머무는 것이 아닌 감동으로 가슴에 담겨 차가운 겨울을 온기로 날 수 있는 힘이 될 것이다. 새해와 함께 다음 국립민속국악원의 공연이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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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같은 세상 - 스물두 명의 화가와 스물두 개의 추억
황경신 지음 / 아트북스 / 200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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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극히 개인적인 시각으로 그림 읽기

그림 읽어주는 책을 제법 만났다읽어주는 이들의 시각에 공감과 동의를 하는 경우가 그리 많지는 않았다.당연한 일이기에 새삼스러운 일도 아니다그림을 그린 작가는 자신의 감정과 의지를 담아 작품을 만들어 내지만 그것을 보는 감상자는 그만의 감정과 의지로 작품을 대하는 이 차이가 그것을 만들어 내는 근간이 될 것이다.

 

이 차이가 작가와 작품 그 사이 감상자의 간격을 넓혀온 것이 현실이었다감상자가 작가의 의도에 집중하는 바에 따라 작품 이해를 한정시키는 풍조가 이를 대변한다고 보았다하지만 그림 읽어주는 책이 등장하면서 작가와 작품 그 사이 감상자의 간격을 좁혀주었으며 이는 더 많은 사람들을 미술작품으로 안내하는 역할을 해왔다.

 

황경신의 '그림 같은 세상'은 이와 같이 그림 읽어주는 책으로 스물두 명의 화가와 그들에 관한 황경신의 시각을 봄여름가을겨울로 구분하여 묶었다황경신이 주목한 화가는 주가 서양화가다학교수업에 익숙한 사람들에게 익숙한 화가들이다보니 자연스러운 결과로 보인다.

 

구스타브 클림트앙리 마티스클로드 모네조르주 쇠라마르크 샤갈파울 클레르네 마그리트,알베르트 비어슈타트에드바르드 뭉크빈센트 반 고흐,

파블로 피카소이중섭’ 등 22명이 그들이다.

 

화가의 선정과 작품에 지극히 개인적 시각에서 출발한다당연하지만 지극히 개인적인 시각이란 의미는 그것이 공감과 소통의 근거도 되지만 때론 그 반대도 가능하다는 점에 있다내게 어떤 의미로 다가올지 책장을 펼쳐간다나도 좋아하는 그림이기에 읽어가다 손에서 놓아버리는 일은 없기를 바란다.

 

"나와 전혀 상관없을 것 같았던 그림이 내 인생으로 들어왔다내가 잘 알지 못하는 세계는 언제나 나를 격렬하게 끌어당긴다그 에너지가 나를 살아 있게 한다내 심장을 뛰게 한다어떤 그림을 처음 만날 때마다,그 속에 뻗어 있는 무한한 길들을 감지한다그 안에서 길을 잃으면 또 어떻겠는가여기 실린 이 글들은아름다운 그림 속에서 길 잃어버린 어느 몽매한 여행자의 기록이다"

 

책 표지에 담긴 황경신의 글이다그만큼 조심스런 접근이라는 말일 것이다하지만 글을 구성하고 써가는 작가의 이야기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나아간다각각의 화가와 드림에 대한 이야기가 지극히 개인적인 시각에서 출발하면서 일반적 명제의 도출로 이어지는 글로 구성되어 있다섬세하고 여리다그렇기에 더 감성적인 글이 독자와 거리감을 줄여주고 있다.

 

"나도 그림에 대해 말할 수 있는가?"라는 물음으로 시작하는 것은 홍순명과의 인터뷰만에 한정된 이야기가 아니다. 22명의 화가와 그림을 이야기하는 동안 내내 유지되는 기조로 보인다그림에 거리감을 두거나 담을 쌓았던 사람들에게 나도 그림과 친해질 수 있으며 내 마음대로 그림 읽어가는 일에 도전할 기회를 제공해 준다고 보인다그것만으로도 충분한 의미가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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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킨포커 2015-12-11 00: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너무 즐겁게 읽었던 책이에요.
 

'차향 머무는 시간'

눈 속의 겨울매화, 비 내린 후의 난초
雪裡寒梅雨後蘭설리한매 우후난

보기는 쉬워도 그리기는 어려워라
看時容易畵時難간시용이 화시난

세상사람 눈에 들지 못할 것을 일찍 알았던들
早知不入時人眼조지불입시인안

차라리 연지(燕脂) 잡고 모란이나 그릴 것을
寧把膽脂寫牧丹영파담지사목단

*1498년 무오사화(戊午士禍)의 단서를 제공하고 부관참시를 당한 인물. 조선 전기 훈구파에 대항한 참신한 정치 세력이었던 사림파의 영수 김종직(1431~1492)의 시다.

자신을 알아주지 않은 세상에 대한 원성을 사뭇 심각하게 담았다. 그런다고 그로써는 세상쫒아 모란을 그릴 수야 없었을 것이다. 그것은 이미 눈 속 매화의 절개와 비 맞은 난초의 기품을 알아버린 고수의 몫은 아닌 것이었기에ᆢ

시를 쓴 사람이 담은 뜻 따로 있겠지만 이 시를 대하자니 마음은 대숲에서 눈맞고 고개숙인 차꽃이 머문다. 이제 찬바람에 눈 쌓이는 겨울임에 틀림없다. 몸보다는 마음 깃 잘다독여서 낙안땅 금둔사 납월매의 그 붉은 마음 음미할 날을 기다리련다.

겨울이 춥기만해서 마냥 피할것 만은 아니다. 매향, 차향 담은 꽃과 새 잎도 이 차가운 겨울 덕분에 가능한 일 아닌가. 그대 몸 버거운 것도 이와 다르지 않다. 그러니 마음 깃 잘 여며서 이른봄 매화향이 맞이해야 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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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어서 더 아득한'
가을도 미쳐 보내지 못하고 버거워하는데 첫눈의 과한 마음을 받고야 말았다. 첫눈을 준비없이 맞이했기에 가불한 월급처럼 그렇게 허망하게 또 보내고 말았다. 

포근한 날씨에 눈도 사라지고 아스라이 붉은 저녁노을을 눈이 사라진 그 자리에 담는다.

첫눈은 이처럼 허망하게 사라져야 본격적으로 차가운 바람과 눈으로 메워질 겨울 그 시간이 기다려지는 법이다. 첫눈이 남기고간 설렘의 자리에 사람과 사람 사이를 채워줄 온기를 더한다.

차마 저 산을 넘지 못하는 노을은 강물에 그림자를 남기고서야 아쉬움을 거둔다. 허망하게 사라져버린 첫눈의 그 마음도 이와같을 것이다. 붉어서 더 아득한 노을의 마음이 그러하다.

아픈 몸과 마음으로 무엇보다 긴하루를 보냈을 그대, 저 노을빛 가슴에 담고 이제 편히 쉬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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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 싶은 마음에'
죽녹원, 첫눈 오는 동안 푸른 잎에 하얀 눈 쌓인 그 모습이 보고 싶었다. 오래전 지리산 노고단에서 화엄사 길을 끝자락에서 보았던 그 정경이 늘 함께한 이유다.


햇볕 앞에 눈처럼 허망한 것이 또 있을까. 조급한 마음보다 더 빠르게 눈은 제자리로 돌아가는 중이었다. 눈 대신 비를 다시 맞으면서 지난 여름 기억 속 그 길을 걷는다. 그때 그 의자는 그자리 그대로 기다리고 있다. 다정했던 그 대나무도 여전하다.


쫘아악~대나무 터지는 소리다. 눈 무게에 스스로 터져버린 대나무 소리예 놀란 마음은 나뿐이 아닌 듯 서로 몸을 부비며 남은 눈을 떨군다. 대나무를 지키기 위해 발걸음도 분주하다


대나무 엑스포를 치루는 동안 제법 많이 변했다. 그 변화가 어색하기도 정겹기도 하다. 때론 가꾸고자 하는 사람 손길 더 무서운법, 대나무는 곳곳에서 목숨을 위협받고 있다.


눈 속에 묻혀서도 하얀꽃은 더 깊은 향을 건낸다. 내 그대의 향기에 마음 빼앗긴 그때처럼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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