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싶은 마음에'
죽녹원, 첫눈 오는 동안 푸른 잎에 하얀 눈 쌓인 그 모습이 보고 싶었다. 오래전 지리산 노고단에서 화엄사 길을 끝자락에서 보았던 그 정경이 늘 함께한 이유다.
햇볕 앞에 눈처럼 허망한 것이 또 있을까. 조급한 마음보다 더 빠르게 눈은 제자리로 돌아가는 중이었다. 눈 대신 비를 다시 맞으면서 지난 여름 기억 속 그 길을 걷는다. 그때 그 의자는 그자리 그대로 기다리고 있다. 다정했던 그 대나무도 여전하다.
쫘아악~대나무 터지는 소리다. 눈 무게에 스스로 터져버린 대나무 소리예 놀란 마음은 나뿐이 아닌 듯 서로 몸을 부비며 남은 눈을 떨군다. 대나무를 지키기 위해 발걸음도 분주하다
대나무 엑스포를 치루는 동안 제법 많이 변했다. 그 변화가 어색하기도 정겹기도 하다. 때론 가꾸고자 하는 사람 손길 더 무서운법, 대나무는 곳곳에서 목숨을 위협받고 있다.
눈 속에 묻혀서도 하얀꽃은 더 깊은 향을 건낸다. 내 그대의 향기에 마음 빼앗긴 그때처럼ᆢ
